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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유주(幽州)를 떠날 준비하다.

DUMMY

18. 유주(幽州)를 떠날 준비하다.


후 태수에게 서신을 보낸 지 얼마 되지 않아.

공손찬이 학당에 나타났다.

표정엔 지금의 상황이 그리 탐탁지 않은 게 보였다.

그는 맡고 있던 관직을 버리고 탁현으로 왔다.

이곳엔 온 건 공손찬의 의사가 아니었다.

후 태수가 추진한 일이다.

사위가 잘되라고 한 일인데,

정작 본인은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실제로 강론에 들어가니 졸고 있었다.

그렇게 지내다가 심심한지 유비와 어울렸다.


‘아···. 저 둘이 수업 분위기를 망치네. 공손찬을 괜히 받았나.’


유비는 한량이었다.

공손찬은 아내와 자식을 두고 타지에 나와 있었다.

두 사람은 서로 잘 어울렸다.


“밤엔 함께 밤놀이도 가는 모양이오.”


장비가 일러바쳤다.


“너도 가고 싶냐?”

“.... 그건 아니지만···.”

“근묵자흑(近墨者黑)이라고 했다. 저들과 어울리면 아버님에게 이르겠다.”

“......”


놀고 싶은 장비를 단속했다.

유비와 어울리자.

공손찬의 표정이 좋아졌다.

요서에서 데릴사위 노릇 하다.

번화한 탁현에서 자유롭게 노니 즐거운 것이다.

자신이 유부남인 걸 잊은 채 신나게 놀고 있었다.

좋은 장소를 안내하는 사람은 유비였다.

돈은 공손찬이 내었다.


‘어울리는 바퀴벌레 한 쌍이군.’


공손찬은 의기소침하던 유비에게 날개를 달아 주었다.

유비 덕분에 탁현에서의 생활이 즐거웠다.

둘이 짝짜꿍이 잘 맞았다.

밤늦게까지 놀고 들어와 수업 시간에 졸기까지 했다.

하지만 공손찬은 미방도 대하기가 어려웠다.


‘이래서 안 받으려 했는데···.’


우선 요서 태수의 사위였다.

나름대로 유주에서 공직 생활을 하여 인맥도 있었다.

나이 차이도 나서. 함부로 대하기도 어려웠다.

공손찬에게 사형이라고 내세울 수 없었다.


‘저 사람하고는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이야.’


서로 함부로 하기가 어려워.

공대를 하면서 데면데면하게 대했다.

그러자 가만히 있던 유비가 나섰다.

공손찬이 오자. 기가 살아 슬슬 기어오르기 시작했다.


“어이, 사형. 왜 공손 형님은 공손 형으로 부르고, 나는 유비라고 하대하오. 공손 형님도 사형의 사제가 아니오.”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으로 유비가 공격해 들어왔다.


-너는 황족이라는 것밖에 내세울 것 없는 놈이고. 공손찬은 유주 실세의 사위인데. 어찌 같이 대할 수가 있나.-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다른 사제들 앞에서 그리 이야기할 수는 없었다.

미방은 나름대로 이곳에서 신망이 있는 사형이었다.

장비도 이 모습을 보고 있었다.


“그건, 공손 형은 결혼을 하지 않았느냐. 예로부터 결혼을 하면 한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으로서 어른으로 대하는 법이다.”


그건 사실이었다.


“그래서 내가 공손 형을 존중하는 것이야. 그 일은 예법에도 맞는 일이니. 더 이상 언급하지 말도록 해라.”

“그럼, 사형은 내가 결혼을 하면 형으로 존중해 줄 거요.”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 보자. 아직 네가 결혼한 것도 아니지 않느냐.”

“내가 사형에게 형 소리를 들으려면. 빨리 결혼해야겠군.”


‘그런 일은 없을 거다, 이놈아. 누가 너와 같은 한량에게 딸을 주려고 하겠느냐. 너의 첫 부인은 내 누이다. 이 나쁜 놈아, 처자식을 버리고 도망치는 천하의 나쁜 놈.’


미방이 유비를 싫어하는 이유가 이것이었다.

꿈에서 유비는 처자식을 버리고 혼자만 도망을 쳤다.

그 때문에 하나밖에 없는 누이가 죽었다.

그래도 미축 형은 충을 강조하며 그를 계속 따랐다.

여기에서 서로의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이었다.

미방은 유비를 충성할 가치가 없는 사람으로 보았다. 형은 그래도 믿고 따랐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이 되자.

미방은 유비를 버렸다.

형은 그러한 동생을 부끄러워하며 죽었다.

미방은 배신자로 낙인이 찍힌 채 살았다.

꿈에서 깨어 생각해 보니.

굳이 그때 유비에게 누이와 전 재산을 바치고 유비를 따를 이유가 없었다.

사기꾼에게 속은 것이다.

미가는 스스로 독립하여 군웅이 될 수도 있었다.

꿈에서 깨어난 후 그 가능성을 보았다.

그것을 위해 필요한 지식도 얻었다.

그래서 지금 군웅이 되기 위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었다.


“유비, 네가 결혼을 해도 내가 너를 형으로 부를 일은 없을 것이다. 헛된 꿈을 꾸지 말고 열심히 공부나 하여라.”


유비의 머리에 꿀밤을 때렸다.


“아니, 사형은 왜 이리 손이 먼저 나오시오. 내가 이래 보여도 소싯적에 한가락하던 사람이오.”

“그래. 그럼, 다시 한 번 붙어 볼 테냐.”

“아, 참, 사형은 왜 나만 가지고 그러시오.”


* * *


벌써 노식 문하로 활동한 지도 1년이 다 되어 갔다.

이제 슬슬 여기의 생활도 정리할 때가 되었다.

노식 선생과의 인연도 맺었다.

미가 상단도 유주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이제 여기에서 오래 일하는 건.

노식 선생에게 계속 마소(馬牛)로 부려지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문제는 어떻게 수석 제자 자리에서 빠져나가느냐.

자연스럽게 서주로 다시 내려가느냐였다.

지금 내려간다고 하면.

노식 선생이 안 보내 주려고 할 것이다.

다행히 그에게 말할 좋은 핑계가 있었다.

유학자들에게는 아버지의 신선님처럼 만사형통(萬事亨通)이 있었다.

그것을 사용하기로 했다.


“스승님, 아버님께서 이제 연로하여 자식으로서 옆에서 봉양해야 할 것 같습니다.”


유학(儒學)에서 가장 큰 덕목은 충과 효이다.

이것은 유용하게 쓰인다.

충과 효를 들먹이면 유학자들은 그것을 거부 못한다. 그 둘은 유학의 핵심 가치였다.

그래서 관료들이 관직에서 물러날 때 가장 많이 사용되는 말이···.


[부친이 연로하여 자식으로서 도리를 다하고 싶다.]


[부친의 건강이 안 좋으셔서 옆에서 봉양해야 한다.]


...라는 말이었다.

그러면 왕이나 황제도 그를 만류하기가 어려워진다. 효(孝)는 충(忠)만큼 중요했다.

아니, 충을 효에 빗대어 놓았다.

효를 지키지 않는 사람은 충을 쉽게 어기는 사람으로 보았다.

이 말이 나오면 왕이나 황제라도 어쩔 수가 없었다. 효를 하겠다는 것을 막는 건 신하의 충을 막는 것과 같았다.


“춘부장(椿府丈)께서는 아직 연세가 젊지 않은가?”


‘요. 너구리 같은 사람. 눈치가 빨라.’


아버지의 건강은 아마 10년은 거뜬하실 것이다.

집에 미방이 가지 않더라도 봉양할 사람은 많았다.


“불혹(不惑)을 넘기신 지···. 이미 여러 해가 지났습니다.”


이 시절에는 평균 연령이 낮았다.

40대만 되어도 이제는 나이가 많은 축에 속했다.

부모의 건강 상태는 누구도 알 수 없었다.

알아볼 수도 없었다.

잘 지내던 사람이 급사할 수도 있었다.

그래서 그 핑계로 쉽게 관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효를 다하겠다고 하는데 막을 수 없었다.

병을 핑계로 하는 것이나.

후학을 양성하겠다고 말하는 것보다 효과가 더 좋았다.


“효는 중요하지. 하지만··· 네가 떠난다고 하니 곤란하구나. 이 학당을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학당의 중요한 일을 미가의 하인과 수석 제자(미방)가 처리하고 있었다.

노식 선생은 미방이 떠나고 난 후 학당 운영에 대해서 걱정하는 것이다.

“우선, 미가의 사람들은 계속 남아서 스승님을 도울 것입니다.”


노식은 안도의 표정을 지었다.

거기에 쐐기를 박았다.


“그리고 지금 바로 떠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후임자에게 일을 가르치겠습니다. 그가 그 일을 충분히 맡아서 할 수 있게 한 다음 떠나겠습니다.”


그 말에 마음이 여유로워졌다.


“그렇다면 문제는 없겠구나. 그런데 언제쯤 떠날 거냐?”

“이것저것 마무리하려면 반기(半期)는 걸리지 않겠습니까?”


노식은 일단 반기라는 말에 안심했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었다.

바로 떠나지 않고,

인수인계를 충분히 하고 난 후에 떠난다는 말에,

노식은 고향으로 돌아가는 걸 허락했다.


“그렇다면 그렇게 하려무나.”


‘그럼, 그렇지.’


“그런데 학당의 일은 누구에게 맡길 것이냐?”


학당을 인수인계할 사람이 마침 제자 중에 있었다.

그것은 공손찬이었다.


“공손찬 사제입니다.”

“그가 그 일을 잘해 낼까?”

“그것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일 처리는 확실하니까요.”


공손찬은 학문에 뜻이 없었으나 일머리는 좋았다.

그는 후 태수 밑에서 하급 관리로 시작했다.

뛰어난 일 처리로 그에게 발탁되었다.

후 태수는 공손찬을 괜찮게 보고 딸까지 맡겼다.

공손찬은 성격이 문제지.

능력은 좋은 사람이었다.

그래서 사위로 삼아서 키우는 것이다.

지금까지 지켜보았는데···

사람이 조금 과격하지만,

일 못하는 건 아니었다.

공손찬을 불러 학당을 맡기겠다고 이야기했다.


“공손 형, 본가에 일이 생겨 고향으로 내려가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공손 형에게 이 학당의 책임을 맡기고자 합니다.”


공손찬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다.

자신이 인정받았다는 것은 기쁘지만,

귀찮은 일을 맡기 싫은 것이었다.


“내가 학문의 성취(成娶)가 부족하여 제대로 학당을 관리할 수 있을지 모르겠소.”


그는 한 발 뒤로 물러섰다.


“그것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강론은 뛰어난 사제들이 있으니. 그들에게 시키면 됩니다. 저만큼은 아니지만 대부분 수재입니다.”


걱정거리인 강론은 다른 이에게 맡기고,

자신은 학당의 관리에만 신경을 쓰면 되는 일이었다.


“공손 형은 학당의 전반적인 일을 맡아 주시면 됩니다.”

“그래도···.”


귀찮았다.

지금처럼 유비와 노는 게 좋았다.

그에게는 지금이 휴가였다.


“미가의 하인도 남아 공손 형을 도울 것입니다.”


그러자 공손찬의 얼굴이 펴졌다.

사람을 부리는 일은 그가 잘하는 일이다.

해 볼 만하다고 느꼈다.

게다가 학당에서 자신의 권위가 올라가니 좋은 일이었다.

그도 유비에 못지않게 권력욕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렇다면 내가 사형을 대신하여 한번 해 보겠소.”

“그럼, 잘 부탁합니다.”


그날부터 조금씩 학당 일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학당이 크고 시설이 많아 생각보다 일이 많았다.

그러한 일을 가르치는 데도 시간이 걸렸다.

괜히 여기에 오래 있으면···.

노식에게 마소(馬牛)로 부려진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었다.

거의 대학의 학과 조교에 버금가는 일이었다.

인수인계를 하기 시작하자 시간에 여유가 생겼다.

그동안 신경을 덜 썼던 미가 상단의 일을 신경 쓰기로 했다.


***


미가 상단은 유주에서 일을 잘하고 있었다.

미방이 하는 일은 거기에 조금 더 기름칠하는 것뿐이었다.

유주를 책임지는 상단의 책임자를 불렀다.


“도련님, 어인 일로 부르셨습니까?”

“유주에 철광산이 많고 철이 풍부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맞습니다, 도련님. 유주는 다른 지역에 비해서 철광산이 많고 철이 풍부합니다.”


익주나 유주에는 산이 많았다.

그래서 철광산도 많았다.

유주에서 생산되는 철은 전국에서 생산되는 양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소금 우물도 많지만···.

익주와 달리 바다가 가까웠다.

소금 산업은 익주만큼 발달하지 않았다.


“아직, 미가 상단은 철 거래는 안 하지요?”

“예. 그게,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고 있습니다.”

“이유가 뭔가요?”

“철은 이 지역의 호족들이 꽉 잡고 있습니다. 그들과 거래를 트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지역의 호족은 철광산을 가진 사람들이 많았다. 유주의 경우에는 농업보다 광산업이나,

이민족과의 교역이 비중이 컸다.

호족 중에는 광산업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았다.

유주가 변방임에도 나름대로 부유했다.

호족과 인구가 많은 것도 그 덕이었다.

공손찬이 유주에서 세력을 키운 것도 그것에 기인했다.

유우와 유주를 양분하고 있었는데도···.

공손찬이 보유한 군대가 많았다.

다른 주에 못지않은 부를 가지고 있었다.

유주는 부유하고.

지역 호족이 광산업을 장악했다.

그만큼 외부 상단이 파고들 틈이 적었다.


“철은 꼭 필요한 상품입니다.”


평상시에는 농업용으로 농기구로 사용할 수 있었다.

전시에는 녹여 병장기로 사용할 수 있었다.

아직 철의 가격이 비싸서 농업용으로는 많이 사용되지 않았다.

이번에 철제 농기구를 대량으로 서주에 보급할 생각이었다.

그렇게 되면 농업 생산량이 늘 것이다.

광작(廣作)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호족들과 거래를 터야 했다. 그들이 거래하는 상단에 미가 상단도 포함시켜야 했다.


‘내가 이 일을 위해 미리 작업을 좀 했지. 하하.’


그것을 위한 좋은 방법이 있었다.

그것은 학연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미리 광산업을 하는 이들을 사제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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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유주(幽州)를 떠날 준비하다. +7 24.07.18 6,093 13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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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6. 노식(盧植)의 학당(學堂). +4 24.07.16 6,174 15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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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4. 예의(禮儀)의 근본(根本). +9 24.07.14 6,256 15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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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2. 목마장(牧馬場). +6 24.07.12 6,446 150 15쪽
11 11. 어물전(魚物廛). +9 24.07.11 6,437 140 13쪽
10 10. 증류주(蒸溜酎). +13 24.07.10 6,558 14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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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8. 종이와 복식부기의 의미. +10 24.07.08 6,678 15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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