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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낙양(洛陽)의 거점(據點).

DUMMY

22. 낙양(洛陽)의 거점(據點).


미방은 태수의 의도와 원하는 걸 읽었다.

이 건도 마찬가지였다.

누군가가 16세 나이에 추천한 걸 문제 삼으면···.


[노식의 문하에 그의 명성이 높아 추천하였소.]라고 이야기를 하면 되었다.

둘 다 사실이었다.


‘역시 이 시대에도 간판은 중요해.’


나이 기준은 선례(先例)에 의해 이미 깨어졌다.

노식의 문하라 하면 문제 삼을 사람이 없었다.

이래서 누구의 문하라는 것이 중요했다.

그 사람의 간판이자, 인맥이 되는 것이었다.


“태수님, 앞으로 같은 사문으로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하하, 그래. 서로 잘 지내보세. 나도 자네 가문에 도움을 받을 일이 많네.”


이러한 효렴도 서로 인맥이 되었다.

추천한 사람과 추천받은 끈끈한 인맥으로 이어지게 된다.

태수와 미가는 이제 한 몸이 되었다.

앞으론 서로 밀어주고 끌어 주게 되는 것이다.

돈과 이권을 서로 편하게 주고받는 관계가 된 것이다.

뇌물로 2,000만 전을 쓸 정도이니.

그의 가문도 빵빵했다.

사세삼공(四世三公)으로 유명한 원소와 원술의 원가나.

조조의 조가에는 못 미쳐도 나름대로 권세를 부리는 가문이었다.

그러니 그가 추천받아 유명한 마융의 문하로 들어가고.

뇌물로나마 태수라는 고관이 된 것이다.

이 시대의 흐름에 편승(便乘)하여 천하로 날아오를 생각이었다.


***


“하하. 잘되었다. 방아.”


동해군 태수가 아들을 추천하기로 했다는 말에 아버지는 크게 기뻐했다.

세상을 다 얻은 표정이었다.


“아직 결정된 건 아무것도 없습니다.”

“태수의 추천을 받았으니. 잘되지 않겠느냐?”


효렴으로 추천을 받았다고,

바로 관료가 되는 건 아니었다.

관직으로 나가기까지 약간의 과정과 시간이 걸렸다.

태수가 적은 장계(狀啓, 보고서)가 낙양으로 간다.

그런 장계를 신하들이 검토하여 궁궐로 보낸다.

환관의 손을 거쳐 황제가 읽게 되는 것이다.

그 과정에 환관과 신하의 의견이 반영되는 것이다.

여러 단계의 거름망이 있었다.

황제가 승인(옥새를 찍어야)해야 효력이 발생했다.

사람을 추천하는 건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이다.

신하와 환관, 황제의 거름망에 걸려,

반려(返戾)되면 면(面, 체면)이 상하는 일이었다.

추천한다고 다 되는 건 아니었다.


“기뻐하는 건, 옥새가 찍힌 조서(詔書)를 받은 후에 해도 됩니다.”


그때 비로소 관직으로 나갈 길이 열리는 것이다.


“그래도 웬만하면 되지 않겠냐?”


200만 전을 태수 혼자 먹는 건 아니었다.

자신의 체면이 상하지 않기 위해 위에 기름칠했다.

환관과 신하, 심지어 황제에게도 돈이 흘러 들어갔다.

영제(靈帝)는 황제 본인이 직접 매관매직에 나섰다.

지금은 그 영제의 시대였다.


“불안하시면 태수에게 돈을 더 보내시죠.”

“그래. 그래야겠다. 100만 전을 추가로 줘야겠구나.”

“그 정도면 충분할 것입니다.”


효렴으로 300만 전이면 큰돈이었다.

확실하다면 더 쓸 수도 있었다.

가문의 부는 충분했다.


***


“그런데···. 장소는 왜 벼슬길을 포기했는지 모르겠구나.”


효렴은 기본적으로 추천받는 자의 의사와 관계없었다.

각 지역의 명망이 있는 자를 태수가 알아서 추천하는 것이다.

추천받는 자는 거부권이 있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 않겠습니까?”

“무슨 이유?”


옥새가 찍힌 조서(詔書)를 받아도 여러 가지 사유를 들어 관직으로 나가는 걸 고사(固辭)할 수도 있었다.


“돈이 없는 이는 벼슬하기 힘든 시기가 아닙니까?”


병사를 다루는 이가 아니라면,

뇌물 없이 제대로 된 관직을 받기 어려웠다.

중간 관료로만 맴돌 수 있었다.

뇌물을 주고받아도 문제였다.

본전을 찾으려면 백성을 쥐어짜야 했다.

얼굴에 철판을 깔 수 있어야 했다.

그에 비하면 동해군은 좋은 보직이었다.

미가가 알아서 챙겨줬다.

보통은 호족과 영합하여 이득을 취했다.

농민은 땅을 빼앗기고 소작농이 되거나.

유리걸식(遊離乞食, 떠 돌아다니며 구걸)했다.

그러다 산적이나 도적이 되는 것이었다.

그런 이들이 모인 것이 황건적이다.


“효렴으로 추천받았다는 자체가 자신과 가문의 명예이기도 합니다.”


단지 그 명예만을 원하는 사람도 있었다.


“팽성상(彭城相)은 무슨 생각으로 그런 이를 추천했는지. 쯧쯧”

“인재를 추천하는 건 지방관의 의무입니다.”


관료의 평가 항목에도 들어갔다.

그러나 아무나 추천할 수 없었다.

벼슬하는 데 돈이 들었다.

병사를 다루는데 재주가 없거나,

돈이 없으면 출사를 꺼리게 되었다.

거부하면 망신이었다.

할 수도 안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하필 장소 같은 이를···.”


장소가 추천을 거부함으로써 팽성상은 체면을 구겼다.

그래도 어쩌지 못했다.

서주는 호족의 세력이 강했다.


“장소의 집안은 팽성의 유명한 호족이 아닙니까. 당연히 받을 것으로 생각했겠지요.”


명성이 높고 부유했다.

당연히 관직을 받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차인 것이다.

추천한 사람만 뻘쭘해졌다.


“그러다 장소가 언젠가 된통 당하겠군.”


‘세상을 보는 눈은 유학만 아는 사대부보단 나으시군.’


아버지의 예측이 맞았다.

훗날 서주 자사가 되는 도겸이 장소를 무재로 추천했다.

장소는 그것도 거부했다.

도겸은 성정(性情)이 사나운 이였다.

장소를 죽이려 했다.

강남으로 도망쳐 손책의 부하가 된다.


“어쨌든 저희에겐 잘된 일입니다.”


기존의 벼슬길인 향거리선제가 무너지고 있었다.

효렴을 추천해 달라는 건 원칙에 맞지 않았다.

지금의 세태는 그러한 원칙이 깨어지고 있었다.

돈을 주고 벼슬을 살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시운(時運)이 저희에게 유리하게 흐르고 있습니다.”

“그래, 이번 기회에 네가 우리 가문을 크게 일으키거라.”

“저를 믿고 맡겨 주십시오.”


이번엔 미축 형 대신에 가문을 차지할 생각이다.

아버지는 100만 전을 추가로 태수에게 건넸다.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황제의 옥새가 찍힌 조서가 구현으로 내려왔다.


“하하. 역시 네 말대로구나.”


아버지의 마음속에 미방의 비중이 점점 커졌다.


***


옥새가 찍힌 조서를 받았다고,

바로 낙양으로 가는 건 아니었다.

추천을 받은 이도 준비할 시간이 필요했다.

황제의 관직 수여(授與, 제수)에 감사를 표하고,

언제까지 올라가겠다는 표(表)를 보냈다.

보통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두고 날짜를 보냈다.

그동안 관직에 나가기 위해 준비했다.


“낙양으로 가기 전에 몇 가지 일을 하고자 합니다.”


우선 낙양(洛陽)에 거점을 만드는 일이었다.


“그래. 뭐가 필요하냐.”


아버지는 뭐든 들어줄 태세였다.


“우선 낙양에 저택이 필요합니다.”

“당연히 그래야지. 우리 가문이 그곳에서 무시당할 수야 없지.”


낙양은 한나라의 수도였다.

다양한 이들이 살았다.

벼슬과 가문의 지위,

가진 부에 따라 사는 곳이 다 달랐다.

무시당하지 않으려면,

그에 맞는 곳에 살아야 했다.

집을 보고 사람을 평가하는 건 어디나 비슷했다.


“그래. 낙양의 어디에 구할 생각이냐.”

“낙양 성내에 구할 것입니다.”

“당연히 그래야지. 내가 큰돈을 써서라도 구해주마.”


낙양은 100만 명이 사는 대도시라고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그건 정확한 사실은 아니다.

100만 명은 하남윤(河南郡)에 사는 사람을 말했다.

수도권에 사는 인구를 모두 합한 것과 같았다.

실제 낙양 성내 인구는 채 10만 명이 안 되었다.

그 인구가 세로로 4km, 가로로 2.5km의 좁은 공간에 모여있었다.

그 공간의 절반을 궁궐이 차지했다.

나머지 지역은 사공부와 태위부, 사도부, 대장군부, 6조가 차지했다.

태학과 벽옹, 명당, 영대와 같은 관청은 자리가 없어 성 밖에 있었다.

궁전과 관청을 제외하고 나면,

낙양성 안에 사람이 사는 거주지역은 좁을 수밖에 없었다.

이름 높은 권세가의 저택만 성안에 있었다.

그 외의 사람은 성 밖에서 살았다.

관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머무는 집을 성내에 구해준다는 건 정말 큰돈을 쓰는 것이었다.

관직을 구하는 것보다 더 많은 돈이 들었다.

돈 없는 이가 관직을 꺼리는 건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먼 곳에서 (매일 같이 성문을 지나 관청으로) 출근하는 건 고역이었다.


“그곳에 미가 상단도 함께 들일 생각입니다.”


낙양에 가는 김에 미가 상단도 진출하기로 했다.

관직에 나아가도 돈이 필요했다.

원하는 보직을 받고 인정받으려면,

뇌물(접대비)과 활동비가 필요했다.

돈이 필요하지 않은 곳은 없었다.

명사와 교류하는 데에도 많은 돈이 들었다.

명성과 명망은 그냥 쌓이는 게 아니었다.

노식이 고향에 와서도 바쁜 이유였다.

인맥 관리가 중요했다.


“음···. 상단이 들어갈 저택이라···. 그렇다면 구하기가 쉽지 않겠구나.”


낙양은 오래된 도시였다.

자리가 비좁았다.


“낙양 성내에 큰 저택을 지을 땅이 없을 거다.”


미가 상단이 원하는 것은 규모가 큰 저택이었다.

새로 지을 땅은 없었다.

기존의 저택을 구해야 했다.

매물도 적고 가격도 비쌌다.


“상단은 성밖에 두는 것이 어떻겠느냐.”

“성내에도 시전이 있습니다. 힘 있는 이들은 그곳을 이용합니다. 상단을 성내에 두는 게 더 낫습니다.”


힘 있는 이들은 궁궐과 관청, 권세가였다.

그들이 큰손이었다.

장사는 큰손을 잡아야 했다.

인맥을 쌓고 낙양에서 일하는데도 그게 좋았다.


“낙양은 모든 돈과 물산이 모이는 곳입니다. 투자금을 회수하고 충분한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미가 상단의 주요 품목인 소금과 고량주, 염장 어물을 낙양에 직접 팔아 볼 생각이다.

많이 소비되는 상품이었다.

유주 지부에서 취급하는 모피와 약재, 말도 있었다.

그 외에 각 지부에서 취급하는 특산품도 낙양에 팔 수 있었다.

미가 상단은 팔 상품이 많았다.

낙양에는 그걸 사 줄 큰 시장이 있었다.

상단이 진출을 안 할 이유가 없었다.


“그래. 네 말이 맞다. 우리가 돈이 없는 건 아니니···. 이왕이면 성내에 구해보자꾸나.”


낙양에 사람을 보내 저택을 알아보았다.

마침 매물이 있었다.


***


“낙양에 괜찮은 저택을 구했습니다.”


술도가를 담당하는 이를 낙양에 보냈다.

술은 독이지만···.

사람 관계에선 윤활유 역할을 했다.

은근히 거간(居間, 흥정) 능력이 좋았다.

좋은 정보도 물어왔다.


“아직 낙양에 당고의 화(黨錮之禍)로 인한 여파가 가시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때 낙양의 많은 수의 권세가가 쓸려나갔다.

그 후로도 외척과 환관의 갈등은 이어졌다.

사화(士禍)가 일어날 때마다···.

가세가 기울어 저택을 파는 이들이 있었다.

그러한 한차례의 물결이 지나가면,

다른 사람이 그 자리를 채운다.

떠나가는 사람을 대신해 새로 들어오는 이가 있었다.

지금도 낙양에 새롭게 입성하려는 사람은 많았다.

그 사이에서 빈자리를 구했다.


“큰 어른께서 비용을 상관하지 말라 하셨습니다.”


재벌로서 재산이 많은 미가였다.

아버지가 통 크게 쓰셨다.

가격이 아주 비쌌지만,

낙양성 안에 괜찮은 저택을 구할 수 있었다.

원소나 원술, 조조가 거주하는 고급 주택가에 있었다.


‘사세삼공을 배출한 원가(袁紹)가 대단하긴 하지.’


100년 동안 권력을 유지하긴 쉽지 않았다.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다.

현재로 보면 가장 세력이 강했다.


“시전의 자리는 정말 힘들게 얻었습니다.”


미가 상단은 성 안팎의 시전에 자리를 구했다.

낙양의 시전(市廛)은 성안의 사람과 관청, 권세가가 이용하는 서쪽 성벽의 금시(金市)가 있었다.


“상서문(上西門)과 옹문(雍門) 가운데 있어. 궁궐의 나인(內人)과 내시(內侍)들이 많이 들립니다.”


나인과 내시는 궁에서 일 보는 사람을 말했다.

궁녀와 환관, 시종, 호위병을 모두 포함하는 말이었다.

그들과 함께 고관대작(高官大爵)과 황제인 영제도 들렸다.

황제의 취미가 저잣거리 구경이었다.

낙양 밖에는 일반인이 이용하는 남시(南市)가 있었다.

낙양은 시전이 두 개였다.

시전에서 자리를 구하려면 막대한 돈이 들었다.

남시는 그나마 저렴했으나,

금시는 엄청나게 비쌌다.

그들은 새로운 상인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허가를 내어주지 않았다.

텃세였다.


“기존의 자리를 사들였습니다.”


자리를 구하는 데 엄청난 재물이 들었다.

금시의 금은 황금(黃金)을 뜻했다.

그래도 낙양에서 상단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시전에 자리가 필요했다.

낙양은 수도라 오고 가는 돈이 막대했다.

동탁(董卓)이 낙양을 망가트리기 전까지 본전은 뽑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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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 낙양(洛陽)의 거점(據點). +7 24.07.22 6,085 135 13쪽
21 21. 인운(人運)을 만들어가다. +5 24.07.21 6,131 147 13쪽
20 20. 자애로운 미가의 둘째 공자. +7 24.07.20 6,136 155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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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5. 행간(行間)을 읽다. +9 24.07.15 6,241 151 15쪽
14 14. 예의(禮儀)의 근본(根本). +9 24.07.14 6,251 152 15쪽
13 13. 탁현(琢縣)으로 가는 길. +12 24.07.13 6,324 153 15쪽
12 12. 목마장(牧馬場). +6 24.07.12 6,439 150 15쪽
11 11. 어물전(魚物廛). +9 24.07.11 6,429 140 13쪽
10 10. 증류주(蒸溜酎). +13 24.07.10 6,554 142 13쪽
9 9. 학연. +13 24.07.09 6,613 15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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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6. 마상 창술. +11 24.07.06 6,962 154 14쪽
5 5. 안장과 등자. +19 24.07.05 7,233 145 12쪽
4 4. 천일염을 만들다. +14 24.07.04 7,377 155 12쪽
3 3. 배우는 즐거움. +21 24.07.03 7,770 149 13쪽
2 2. 새로운 꿈을 꾸다. +27 24.07.02 8,685 17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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