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 역대급 재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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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천일염을 만들다.

DUMMY

4. 천일염을 만들다.


후한의 2대 소금 산지는 서주와 촉이라 부르는 익주(益州)였다.

익주엔 염정(鹽井, 소금 우물)이 많았다.

땅을 파면 고염도의 소금물이 흘러나왔다.

고산 지대의 암염이 지하수에 녹은 물이다.

소금물을 천연가스로 끓이거나,

햇빛에 말려 소금을 만들었다.

그곳에선 자염과 천일염 방식을 모두 사용했다.

그렇게 생산되는 소금은 해염보다 가격이 저렴했다.

쓴맛이 적어 품질도 우수했다.

익주의 부는 이러한 소금과 철, 비단에서 나왔다.

제갈량이 북벌을 시도할 수 있었던 건,

소금과 함께 철, 비단 산업을 발전시킨 덕분이었다.

그는 신묘한 전략으로 유명하지만,

실제론 내정을 더 잘했다.


‘제갈량은 꼭 얻고 싶은 인재야.’


앞으론 무력뿐만 아니라 내정도 중요했다.

아무리 용맹한 장수도 먹지 않고 싸울 순 없었다.


‘그는 서주(徐州) 낭야국(琅邪國) 양도현(陽都縣)에 살았다고 했나?’


같은 동향이라고 한 게 기억이 났다.

이곳에서 가까운 곳에 살았다.

문제는 그가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지금부터 9년이 지난 후에야 태어나지.’


제갈 가문은 서주 대학살을 피해 형주((荊州))로 간다.

그곳에서 수경 선생(사마휘)을 만나 스승으로 모시게 된다.

제갈량은 배워야 비로소 쓸 만한 인재가 되는 것이다.


‘인연이 되면 얻을 수는 있겠지만, 지금 당장은 손쓸 방법이 없어.’


그를 얻으려면 시간을 두고 기다려야 했다.

난세에 그와 그 가문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다.

서주에 계속 남아 있을지.

형주로 갈지.

아니면, 전혀 다른 지역으로 갈지.

지금으로서는 예측할 수 없었다.

다만, 시간이 될 때 서주의 제갈 가문과 인연을 쌓아 둘 생각이었다.


***


생각에 잠긴 사이에 관리인의 말이 이어졌다.


“죄송합니다. 도련님. 아쉽게도 저희 염전에서는 그 방법을 쓸 수가 없습니다.”

“왜. 안 된단 말인가.”

“도련님도 아시겠지만···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릅니다.”


관리인은 조심스럽게 눈치를 보면서 말했다.

밑에 사람이라면 [이 바보야! 당연한 그것도 몰라!]라고 호통을 쳤겠지만,

상대는 재벌 집 아들이었다.


“하하, 알고 있네. 그 문제는 수차를 사용하면 되네.”


그러자 그는 더욱 당황했다.


“죄송합니다, 도련님. 수차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수차는 일반적으로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물의 힘을 이용해 기계를 돌리는 장치였다.

간단하게 물레방앗간을 생각하면 되었다.


“내가 말하는 것은 물의 흐름과 반대로 돌아가는 수차네.”


그에게 천일염전에서 사용하는 발로 밟아서 돌아가는 수차에 관해서 설명했다.

발판을 밟으면 수차가 물의 흐름과 반대로 돌아갔다.

수차의 날개가 물을 위로 퍼 올리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되면 인부가 많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땔감 사용은 줄지만···.

인건비는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

염전 노동은 힘든 일이었다.

인건비를 무시하지 못했다.

반쪽짜리 천일염이었다.


“음···.”


그러자 새로운 해법이 떠올랐다.


“바람개비를 이용하게.”

“그건, 애들 장난감 아닙니까?”


바람개비는 풍차(風車)로 활용되기 전 주술용 도구였다.

바람개비는 정령숭배 사상이 관련이 있었다.

솟대 끝에 달려,

바람에 돌아가는 날개는 사람들에게 신비감을 주었다.

정령의 존재를 느끼게 해주었다.

동아시아 지역에선 아주 오래된 장치였다.

시간이 흘러 아이들의 장난감이 되었다.


“그런 바람개비와 수차를 결합해 보게.”


바람에 의해 수차가 돌아가는 방식을 설명했다.

염전에 설치해 두면 바닷물을 퍼 올리는데 유용했다.

풍차를 가장 유용하게 활용한 곳이 배수(排水)였다.

구조가 그리 어렵지도 않았다.


“아하! 그런 방법이면 활용이 가능하겠습니다. 역시 이름난 수재다우십니다.”


망나니 정도는 아니지만······.

그렇게 똑똑하지는 않았다.

그냥 재벌 가문의 평범한 둘째였다.

관리인의 아부로 졸지에 수재가 되었다.


“그렇게 염전을 다단으로 만들어 위로 갈수록 염도를 높이는 게네.”


다단으로 만들면 더욱 고염수로 소금을 만들 수 있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게 두 가지야.”

“그 두 가지가 무엇입니까? 도련님.”

“맨 위의 염전에는 사각형으로 만들어 바닥에 도기나 자기를 깔게. 거기에서 소금을 채취해야 하네.”


이것은 중요했다.

소금 채취장은 특별하게 관리해야 했다.

진흙 바닥에서 소금을 만들면 흙이 섞여서 품질이 떨어진다.

고급 소금을 얻으려면 다시 녹여서 끓여야 했다.

그러한 수고를 줄이는 데 필요한 일이었다.


“도련님, 죄송합니다. 다만···.”

“뭐가 문젠가?”

“그 비싼 도기와 자기를 어찌 염전에 깔겠습니까?”


도기와 자기는 가격이 비쌌다.

타일 형태로 만든다고 해도···.

들어가는 땔감과 유약이 만만치 않았다.


“그럼, 옹기로 깔게.”

“.......”


빵(쌀)이 비싸다 하니,

호밀빵(보리)을 먹으라고 말하는 것과 같았다.

옹기로 해도 염전에 깔려면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미방은 염전 관리인의 표정을 보고 한마디 덧붙였다.


“그래서 내가 두 가지라 말하지 않았나. 사람의 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하는 법이네.”

“아! 죄송합니다. 도련님. 다른 것은 무엇입니까?”


“염지(鹽池)를 만들어야 하네.”

“소금 연못 말입니까”

“내 이야기를 잘 들어보게.”


염지에 대해 염전 관리인에게 설명했다.

염지란 고농축 바닷물을 보관하는 곳이다.

그건 두 가지 목적이 있었다.

소금 만드는 건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

일조량이 많고,

건조한 여름을 가진 사막이나 지중해성 기후에선 천일염을 쉽게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서주와 한반도 남부는 여름에 비가 많이 오는 지역이었다.

비가 내리면 기껏 올려놓은 염도가 내려갔다.

그 지역에서 천일염을 몰라서 안 만든 게 아니었다.

만들기가 어려운 기후였다.

천일염 보급이 서양보다 늦은 이유였다.

그런 고민에서 개발된 것이 염지였다.

고농축 바닷물을 보관하는 곳을 따로 만들었다.

비가 오는 것을 대비하여 지붕을 씌우게 했다.

그렇게 비 피해를 막을 수 있게 되었다.

다른 한 가지 이유는···.


“소금을 채취하는 장소를 작게 만들 수 있네.”


옹기의 사용을 줄일 수 있었다.


“음···. 다만 그것도 좀······.”

“무엇이 문제인가?”

“짠 소금물을 염지로 옮겨야 하지 않습니까?”

“음···.”


생각지 못한 문제였다.

그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건···.

염지와 채염장(採鹽場) 사이에 염수를 옮기는 일이었다.

날씨에 따라 소금물을 양쪽으로 이동시켜야 했다.

풍차로 하긴 어려운 문제였다.

그러나 관리인도 바로 해법을 찾았다.


“아! 물통으로 퍼 나르면 되겠군요.”


미가의 염전 관리인이 아무나 되는 것은 아니었다.

나름대로 똑똑한 사람이었다.


“자네가 염전에 관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서 말하기가 편하군.”


무식한 방법이지만···.

천일염을 만드는 데에는 그러한 과정이 필요했다.

그의 말이 맞았다.

그렇게 하면 된다.

문제를 예측하지 못한 사람보다는 나았다.

그런데 그보다 좀 더 좋은 방법이 떠올랐다.

물을 퍼 올리는 데도 노동력이 들었다.

연료비와 함께 노동력도 비용이었다.


“나에게 좋은 방법이 있네.”


순간적으로 기압 차를 이용한 수동식 펌프가 떠올랐다.


“우선 방법이 있다고만 알아두게.”


먼저 대장간의 도움이 필요했다.

그러나 지금의 기술로도 충분히 만들 수 있는 것이다.

후한 시대에 종이가 발명되었다.

로마의 공학 기술은 상당히 높았다.

실크로드로 동서양이 기술을 교류했다.

이 시기에도 다양한 기계들이 만들어져 있었다.

벽력거나 강노(强弩)는 이미 개발되었다.

조금 있으면 연노(連弩, 연발)도 나온다.

지금의 기술 수준이 그렇게 낮지 않았다.

대장간에 원리만 설명해 주면 수동식 펌프,

양수기(揚水機)를 쉽게 만들 수 있었다.

아르키메데스 나선양수기는 이미 사용되고 있었다.

왕복 양수기(往復揚水機, 피스톤 펌프)도 만들기 어렵지 않았다.

문제는 파이프를 청동으로 만드느냐.

철로 만드느냐.


‘그것이 문제로군.’


재료에 따라 내구성과 비용이 달라졌다.


“도련님?”

“아···. 미안하군. 내가 생각이 많아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정리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다음번엔 물통보다 나은 것을 가져오지.”

“.....네.”


믿지 않는 눈치이지만···.

수동식 펌프를 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


‘마음을 달리 먹으니. 해야 할 일들이 태산이군.’


마구를 만드는 곳에 이어서 대장간에도 가야 했다.

승마도 배우고 천일염전도 만들어야 했다.

많이 아는 것도 좋지 않았다.

할 일이 많아졌다.


‘그래도 꿈속에서 본 대로 살 수는 없지.’


고생하더라도 주도적으로 상황을 이끌어가는 게 나았다.


‘내가 천하를 노리지 못할 이유가 어디에 있나.’


자신이 유비와 손권, 조조보다 못할 건 없었다.


‘이곳 서주에서 힘을 키우는 거야.’


염전 관리인과 이야기하다 보니 해안가에 도착했다.

눈앞에 드넓은 갯벌이 펼쳐져 있었다.

서주에는 강이 많았다.

남부에는 장강(長江)이라는 거대한 강이 있었다.

이 장강을 경계로 양주와 서주가 갈라졌다.

장강은 황하(黃河)처럼 엄청나게 많은 토사를 황해(黃海)로 운반했다.

하구와 그 근처에 넓은 습지와 갯벌이 펼쳐져 있었다.

서주의 중심에는 회수(淮水)라는 큰 강이 관통했다.

엄청나게 많은 개흙이 서주 앞바다로 흘러들었다.

동해군 구현 부근엔 장강과 회수의 영향으로 넓은 갯벌이 펼쳐져 있었다.

아는 게 많아지니 이곳이 달라 보였다.


“하! 이곳은 천혜의 요지로군.”

“천혜의 요지라니.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염전 관리인이 무슨 말인지 몰라 되물었다.


“소금을 만들기에 천혜의 요지라는 말이네.”


그 말에 그도 고개를 끄덕였다.

미방의 말에 동의한다는 의미였다.

염전이라는 게 갯벌이 넓어야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오히려 적당한 넓이의 갯벌이 더 좋았다.

어차피 염전은 해안가에 붙어서 만들어진다.

소금을 보관하고 나르려면,

염전이 갯벌의 너무 안쪽까지 들어가면 안 되었다.

갯벌에서 염전으로 쓸 수 있는 땅은 한정되어 있었다.

드넓은 서주의 갯벌이 구현 앞에서는 폭이 좁아졌다.

그 앞에 큰 섬이 가로막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저 섬들의 이름이 뭔가?”

“연운도(連雲島)와 양산도(羊山島), 동서연도(東西連島)입니다.”


그 섬들과 구현 사이에 적당한 넓이의 갯벌이 이어져 있었다.

그곳은 하루에 두 번 연결되는 거대한 육지였다.

염전을 만들기에 최고의 입지였다.


‘이래서 소금으로 큰 부를 얻었어.’


구현 앞에는 가까운 거리에 큰 섬들이 있었다.

그 섬들과 구현 해안가 양쪽에 염전이 조성되어 있었다.

다른 지역보다 두 배 많은 염전 지대를 만들 수 있었다.

구현 앞바다는 소금 산업이 발달할 수밖에 없는 입지였다.

그건 다른 산업에도 좋았다.

어업이었다.


‘이곳의 염장 생선이 유명한 것도 이유가 있군.’


섬들과 해안 사이를 물고기가 오고 갔다.

그곳에 죽방렴(竹防簾)이 설치되어 있었다.

해류의 방향이 바뀜에 따라 하루에 두 번 어획이 가능했다.

구현은 생선이 많이 잡히는 곳이었다.

소금과 생선.

그것은 바다가 주는 천혜의 선물이었다.

이 두 가지가 모두 한곳에 있었다.

그리고 이것들은 함께 있으면 더욱 효과가 좋았다.

그곳에서 잡힌 생선을 소금으로 절여서 판매하면 상당한 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

염장 어물은 상당히 비싼 가격에 팔렸다.

그것으로 사람들은 소금과 단백질을 동시에 취할 수 있었다.

이곳을 바라보자,

가문의 부가 어떻게 쌓였는지 알 수 있었다.

천일염 말고도 미가의 부를 늘려 줄 방법이 떠올랐다.

그전에 우선은 소금이었다.


‘정말 천혜의 요지야. 이런 좋은 곳을 버리고···. 그놈에게 모든 것을 투자하다니!’


마음속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번엔 그 모든 걸 다 바꾸어 중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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