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 좀 빌리겠습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새글

사전수
작품등록일 :
2024.06.30 22:26
최근연재일 :
2024.09.19 18:30
연재수 :
18 회
조회수 :
580
추천수 :
23
글자수 :
92,598

작성
24.09.18 18:30
조회
16
추천
0
글자
12쪽

17화. F급 헌터? (2)

DUMMY


“주, 주임님 이게⋯.”


게이트.

말로만 들었지, 실제로 본 건 처음인데. 원래 이렇게 큰 건가?


소용돌이 형태에 푸른색 아우라를 뿜어대고 있는 게이트.

보는 이를 압도하는 거대한 크기에 이태남은 눈을 깜빡일 수조차 없었다.


“원래 게이트가 이렇게 큰가요?”


이태남이 시선을 게이트에 고정한 채 성현진 주임을 향해 물었다.

C급 게이트 크기가 이 정도면 B급, A급들은 얼마나 큰 걸까.

S급 게이트는 차마 상상조차 할 수도 없겠네.


“하하. 좀 크죠⋯?”


성현진 주임이 머쓱하게 웃었다.

뭔가 켕기는 게 있는 듯 어색한 말투와 행동.

이를 눈치챈 이태남이 그 부분을 찔러보았다.


“여기 게이트 뭐 있죠?”

“예?”


이태남의 얕지만 정확한 찌름에 당황한 성현진 주임.

차마 이태남과는 눈을 마주하지 못한 채, 입술을 옴짝달싹하였다.


‘저렇게 티 나게 놀랐으니 숨기기도 힘들겠다.’


이태남의 생각대로, 잠시 머뭇거리던 성현진 주임이 감추었던 내용을 꺼냈다.


“그, 이 게이트가 C급은 맞는데, C급은 아닙니다.”

“네? 그게 무슨⋯.”


성현진 주임의 수수께끼 같은 말에 이태남이 되물었다.

C급인데 C급이 아니라니.

술은 마셨지만, 음주 운전은 하지 않았⋯. 뭐 그런 건가.


“게이트 등급이 D급부터 S급까지 나누어져 있는 거 아시죠?”


성현진 주임의 질문에 이태남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대분류로 나눈 거고, 그 등급 중에서도 난이도가 상이합니다. B급이지만 난도가 너무 낮아서 C급 같은 곳도 있는 거고⋯.”


성현진 주임이 말끝을 흐렸다.

남은 이야기까지 꺼내고 되는지 다시 한번 고민하는 듯한 눈치였다.

이미 할 말은 다 한 것 같은데.


“C급이지만, 난도가 높아서 B급 같은 곳도 있는 거죠? 여기처럼.”


이태남이 게이트를 향해 손가락을 가리켰다.

게이트는 이태남의 손가락을 집어삼킬 것 같은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눈치가 빠르시네요. 하하하.”


성현진 주임이 또다시 어색한 웃음을 흘렸다.


이태남은 그런 성현진 주임과 게이트를 번갈아 봤다.

저런 사실을 숨기고, F급인 나를 데리고 오다니. 무슨 생각인 거지.

수당이랑 현재 내 실력 체크도 해볼 겸 와 본 건데.

B급 수준이면, 내 수준에서 벅찰 것 같은데.


‘그래도 파티원이 있으니까, 호흡을 맞춰가면서 전력을 다해보면 되지 않을까?’


이태남의 얼굴이 미세하게 떨렸다.

압도적인 크기에 잠시 놀랐지만, 빨리 들어가고 싶단 생각이 다시 들었다.

당장이라도 자신을 집어삼킬 것 같은 위세의 게이트를 향해.

어떤 위험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를 게이트의 안으로.


“아, 너무 걱정은 하지 마세요.”


이태남의 떨림을 눈치챈 성현진 주임이 다급하게 말했다.


“이태남씨는 F급이기 때문에 전투에 직접적인 참여는 안 하실 겁니다. 팀 동료들도 이태남씨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신경 쓰실 거고요.”

“저는 전투에 참여하지 않나요?”


이번에 당황한 건 이태남이었다.


“네, F급은 전투 보조 역할만 수행합니다. 마정석 채굴이나 아이템 파밍 같은⋯.”


성현진 주임의 설명에 이태남이 난색을 보였다.

전투 보조라니.

내 실력 측정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는데.


“태, 태남씨?”


성현진 주임이 그의 기분을 살폈지만, 이태남의 귀엔 들어오지 않았다.

F급이라도 전투에 참여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쉽게 됐네.

일단 오늘은 레이드 참여와 보수에 이의를 두어야 하나.


‘정 안되면 레벨을 더 올려서 재측정이라도 빨리 받아보는 방법이⋯.’


“태남씨 괜찮으세요?”


이태남의 고민이 어깨에서 전해지는 작은 흔들림에 멈추었다.

흔들린 어깨를 향해 고개를 돌리자, 성현진 주임이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아, 괜찮습니다. 잠깐 다른 생각 좀 하느라.”


이태남이 고개를 약하게 흔들며, 둘러댔다.


“첫 게이트인데, 난도까지 높다니까, 걱정되시죠?”


이태남의 고민을 오해한 성현진 주임이 위로하듯 말했다.


“그래도 너무 걱정은 하지 마세요. 말씀드렸듯이 태남씨는 전투에 참여할 일도 없을 거고.”


‘그게 걱정입니다. 저는 지금.’


“난도가 높은 만큼 이번 레이드에 참여하는 인원들은 합도 좋고, 실력도 좋은 분들로 모았으니까요!”


성현진 주임의 기세등등한 말투.

이를 뒷받침하듯 그의 어깨가 잔뜩 솟아있었다.


“실력도 좋은 분들이요?”

“네, 합도 오래 맞춰본 분들이고, 심지어 A급 탱커분도 오신다고요!”


성현진 주임이 아까보다 더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이태남도 한껏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

A급 탱커.

A급이면 어떤 스킬을 갖고 있을까?

탱커면 보통 땅 속성인 경우가 많은데.


‘A급 탱커의 스킬을 빌릴 수 있다면?’


기분 좋은 상상에 이태남이 히죽거렸다.

성현진 주임은 그 광경을 뿌듯하게 쳐다봤다.


“아이고! 성 주임님!”



* * *



산 중턱에 발생한 게이트 앞이 시끌벅적하다.

소란의 출처는 성현진 주임과 남자 셋.

그중에서 도끼를 등에 멘 사내가 성현진 주임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이게 얼마 만입니까. 성 주임님. 못 본 지 오래되서 얼굴을 까먹을 뻔했습니다.”


거친 외모와 어울리는 걸걸한 목소리의 남자.

탄탄한 근육으로 무장된 피부 위엔 흉터들이 잔뜩이었다.

외형이 ‘내가 바로 탱커요’라고 말하고 있었다.


“하하하. 반갑습니다. 오늘 와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매번 외진 곳에 열리는 레이드에 빠지지 않고 와주셔서 더더욱 감사합니다.”


남자의 거친 손을 맞잡은 성현진 주임이 허리를 숙였다.

둘은 이미 일면식이 꽤 있어 보였다.


“아, 규성씨랑 영우씨도 감사합니다. 세분은 역시 항상 같이 오시네요.”


이태남이 남성의 뒤에 서 있는 두 남자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하하. 저희야 협회가 인정한 트리오 아닙니까.”

“맞습니다. 그리고, 진성이 형님이 저희 없으면, 안되는 거 아시잖아요.”

“뭐 이 새끼들아?”


트리오라는 세 남자의 너스레에 게이트 앞 분위기가 밝아졌다.

본래 밝은 사람이었던 성현진 주임도 평소보다 기분이 좋아 보였다.


“아! 태남씨.”


트리오와 한참 대화를 나누던 성현진 주임이 뒤에 홀로 있던 이태남을 이끌었다.


“인사하세요. 오늘 레이드를 같이 뛸 분들입니다. 정규성씨, 서영우씨, 박진성씨.”

“안녕하십니까.”


이태남이 트리오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이태남의 인사에 트리오는 쾌활하게 웃으며, 인사했다.


“이 세 분이 제가 말했던 합도 좋고, 실력도 좋은 분들입니다. 개인 능력도 뛰어나지만, 세 분의 합이 정말 좋습니다. 오죽하면 트리오라고 불리는⋯.”

“에이, 주임님. 레이드 뛰기도 전부터 너무 띄워주신다.”


트리오 중 가운데 선 박진성이 손을 저었다.


“너무 띄워주지 마세요. 부담스럽습니다. 하하.”


박진성이 이태남을 향해 손을 내밀었다.


“반갑습니다. 박진성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이태남이라고 합니다.”


이태남도 박진성의 거친 손을 맞잡았다.

흉터와 굳은살로 가득한 손등에 비해 손바닥에 닿는 감촉은 꽤 부드러웠다.


“참고로, 태남씨는 이번에 갓 각성하셨습니다. 등급은 F등급이라 전투 보조만 할 겁니다.”

“아. 그래요?”


성현진 주임이 이태남에 대한 설명을 덧붙였다.

설명을 들은 박진성이 모호한 눈빛으로 이태남을 흘깃거렸다.


‘저 눈빛은 무슨 의미이지?’


“F급이어도 같은 레이드 인원이니까, 잘 부탁드립니다.”

“저희가 전투하는 동안 보조 좀 잘 부탁드립니다. 저희 셋이 전투에 집중하다 보면 아이템이나 마정석을 까먹는 경우가 왕왕 있어서.”


뒤에 서 있던 정규성과 서영우가 악수를 건넸다.

이태남은 그 둘과도 악수를 나누었다.

맞붙잡은 두 남자의 손 또한 부드러운 감촉이었다.


‘탱커는 아직 안 온 건가.’


이태남이 트리오와 손을 맞댔던 손바닥을 만지작거렸다.

그가 여태 만나 본 탱커들은 하나의 공통점이 있었다.

그건 바로 손바닥에 박힌 수많은 굳은살과 거친 피부 표면.

아무래도 무겁고, 거친 무기를 다루다 보니 생긴 것이었는데.

이 셋에게는 그런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그럼, 저 박진성은 왜 저리 큰 도끼를 메고 있는 거지?’


이태남의 시선이 박진성의 등에 달린 도끼에 꽂혔다.

무기 대여 사업을 했었기에 알 수 있다.

저 도끼는 탱커들에게 인기 있는 무기이다.

그것도 꽤 고가의 무기.

저 무기를 차고 있어서, 당연히 탱커인 줄 알았는데.


“아, 참. 세 분 소개를 덜 드렸구나.”


성현진 주임이 손짓하며 트리오를 한 명씩 소개했다.


“우선, 제일 왼쪽에 계신 정규성씨는 B급 헌터십니다. 불 속성 마법을 쓰시죠.”


성현진 주임의 손이 정규성을 가리켰다.

그의 안내에 따라 이태남의 고개도 움직였다.



[인물 정보]


이름 : 정규성

나이 : 29세.

능력 속성 : 불(火).

등급 : B등급.

보유 스킬 : 파이어볼, 플레임 볼텍스

*대여 가능 스킬 : 파이어볼, 플레임 볼텍스.



이태남은 정규성 옆에 떠오른 시스템 창을 응시했다.


‘마침, 트리오의 정보 창을 확인하려던 참이었는데.’


이 사실을 알 리 없는 성현진 주임은 이태남에게 정규성에 대한 소개를 이어갔다.

이태남은 성현진 주임의 말을 들으며, 정보창에 집중했다.


“자 다음은 서영우씨.”


성현진 주임이 이번엔 오른쪽에 있는 서영우를 향해 손짓했다.

이태남이 손짓에 따라 고개를 돌리자, 이번엔 서영우의 정보 창이 떠올랐다.



[인물 정보]


이름 : 서영우

나이 : 28세.

능력 속성 : 물(水).

등급 : B등급.

보유 스킬 : 해파, 파도 일으키기.

*대여 가능 스킬 : 해파, 파도 일으키기.



‘오 물 속성은 처음 보네.’


이태남이 서영우를 흥미로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불 속성은 이번이 두 번째고, 이미 스킬도 보유하고 있는데.

물 속성은 헌터가 된 이후로 처음이고, 갖고 있는 스킬도 없으니.

이태남이 서영우의 스킬 칸을 보며 침을 삼켰다.


“자, 마지막은 트리오의 대장!”

“에헤이! 하지 마시라니까!”


성현진 주임의 띄워주기가 마음에 들긴 하는지, 박진성의 입가에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박진성씨! B등급 탱커이십니다. 참고로, B등급이지만, 동급 내에서도 실력은 탑급입니다.”

“아, 이거. 너무 띄워주셔서, 이따가 게이트 입장할 때 날아서 들어가겠는데요?”


성현진 주임과 박진성이 기분 좋게 웃음을 나누는 사이.

이태남만이 박진성에게 의문스러운 눈빛을 보냈다.


‘B급 탱커라고?’


이태남이 손으로 자기 눈을 벅벅 비볐다.

그러나 아무리 눈을 씻어도, 박진성에 대한 의문의 눈빛은 사라지지 않았다.


“저, 근데 주임님.”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파고든 이는 물 속성 헌터 서영우였다.


“설마 오늘 레이드 이렇게 넷만 가는 건 아니죠⋯?”

“그러게요. C급이면 저희 셋이 좀 빡셀 것 같은데.”


서영우를 시작으로 정규성도 걱정을 보탰다.


“그리고, 이거 크기만 봐선 보통 C급이 아닌 것 같은데요?”


둘의 걱정에 이어 박진성이 의심을 보탰다.

트리오의 합동 질문에 성현진 주임이 당황한 듯 어깨를 움찔거렸다.


“그, 이 게이트가 C급이긴 한데⋯.”

“C급은 아니라는 말이죠?”


성현진 주임이 수수께끼를 다 내기도 전에 정규성이 답을 맞혀 버렸다.

말문이 막힌 성현진 주임이 슬며시 트리오의 눈치를 살폈다.


“뭐, 난도가 높은 거야 어쩔 수가 없는 건데.”


박진성이 사람 좋은 표정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난이도보다 중요한 건 인원 구성이잖아요? 최소한 힐러 정도는 있어야 저희도 버티면서 싸우죠.”

“다, 당연하죠. 안 그래도 힐러 분 포함해서 두 분을 더 모집했는데. 왜 안 오시⋯.”


성현진 주임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졌다.

혼잣말 같은 변명을 뱉은 그는 다급하게 스마트폰을 두드려댔다.

그때.


“잠시만요!”


작가의말

긴 연휴의 마지막 날이네요....

긴 연휴 잘 보내셨나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능력 좀 빌리겠습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금주 휴재 공지 24.09.11 10 0 -
공지 「능력 좀 빌리겠습니다.」는 매주 화,수,목 퇴근을 함께 하겠습니다. 24.07.01 13 0 -
공지 안녕하세요, 작가 사전수입니다. 24.06.30 24 0 -
18 18화. F급 헌터? (3) NEW 13시간 전 7 0 11쪽
» 17화. F급 헌터? (2) 24.09.18 17 0 12쪽
16 16화. F급 헌터? (1) +2 24.09.17 19 1 11쪽
15 15화. 일일 퀘스트 (2) 24.09.10 25 1 13쪽
14 14화. 일일 퀘스트 (1) 24.09.05 22 1 12쪽
13 13화. 자격 테스트 (8) 24.09.04 25 1 12쪽
12 12화. 자격 테스트 (7) 24.09.03 26 1 14쪽
11 11화. 자격 테스트 (6) 24.08.29 24 1 11쪽
10 10화. 자격 테스트 (5) 24.08.28 24 1 13쪽
9 9화. 자격 테스트 (4) 24.08.27 25 1 12쪽
8 8화. 자격 테스트 (3) 24.08.22 32 1 14쪽
7 7화. 자격 테스트 (2) 24.08.21 28 1 12쪽
6 6화. 자격 테스트 (1) 24.08.20 34 2 12쪽
5 5화. 빌리는 것도 능력 (4) 24.07.05 36 2 12쪽
4 4화. 빌리는 것도 능력 (3) +2 24.07.04 42 2 14쪽
3 3화. 빌리는 것도 능력 (2) 24.07.03 48 2 12쪽
2 2화. 빌리는 것도 능력 (1) 24.07.02 51 2 12쪽
1 1화. 당신의 능력 좀 빌리겠습니다. 24.07.01 84 3 1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