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하면 군생활 끝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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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비
그림/삽화
아쿠비
작품등록일 :
2024.07.15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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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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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6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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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5화. 나 혼자만 영내 대기.

DUMMY

잠시 뒤 휴대폰에 메시지가 도착했다.


[미션성공! 축하드립니다!]


[칭호 획득! 월드스타의 숨겨진 여동생]


"하... 다행이다."


미션 성공 메시지를 받고, 그때야 나는 마음이 안심되었다. 남아있던 긴장이 풀렸고, 택시 창가에 머리를 기대자, 잠이 쏟아졌다.


"...님"


무슨 소리지?


"..김..장님.."


누가 이렇게 기분 나쁘게 내 귀에 속삭이는 거지?


"김수호 병장님.. 근무 가실 시간입니다.."

"으아아악!"


나는 화들짝 놀라 눈을 번쩍 떴다. 철민이였다.


나는 입에 묻은 침을 닦으며 관물대를 열어 서둘러 달력을 확인했다.


"젠장! 안 보여. 손전등, 손전등 줘봐."

"아! 예. 여기"


손전등을 비춰 달력을 확인하니 원래 그 날짜인 11월로 돌아와 있었다. 그리고 계급은 다시 병장이 되었다.


"휴..다행이다... 다시 병장이 되었어."


안심하고 관물대를 닫으려는데 그 안에 놓여있는 작은 쪽지 하나를 발견했다.


[미션성공. 보상으로 군복무기간이 복구됩니다.]


미션을 실패했을 때 놓여있던 쪽지와 같은 글씨체, 같은 종이였다. 나는 그 종이를 철민이에게 보여주며 물었다.


"야. 철민아. 이거 누가 놔둔 건지 봤냐?"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뭘까.."


다음날. 근무를 마치고 아침점호시간이 되었다.


"복무신조!"

"우이으어..하암.."


나는 복무신조 대신 하품을 하며 나에게 일어난 사건에 대해서 생각하였다.


우선 관물대에 놓여진 쪽지에 대해 생각했다. 그거야말로 물질적으로 확실한 증거이니까.


내가 지금 있는 곳은 군부대 안이다. 아무나 들어올 수 없는, 경비가 삼엄한 그런 장소다.


그런 곳에 위치한 관물대에 쪽지를 놓는 걸 보면 군부대 밖이 아니라 군부대 안에 있는 사람의 소행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우리 부대 안에 있는 사람 중에 이런 일을 짓을 할 만한 사람에 대해 떠올렸다.


장난기 많은 최지우 중사님? 아니면 속내를 알 수 없는 중대장님? 혹시 이미 전역한 오병장?


아닌가?


군부대 밖에서 들어오는 간첩일 수도 있잖아.


종종 군부대 안으로 쳐 들어오는 간첩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다. 종종 발견되는 북한선전용 찌라시들이 그 증거였다.


그런 능력이 되는 북한첩보요원이 내 관물대에 쪽지를 두고 간 것일 수도 있다.


"국군도수 체조~ 시작~ 핫 두 셋 넷"


아니, 근데 아무리 간첩이라고 해도 나를 과거로 보내거나 다른 사람의 몸에 들어가게 하거나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


생각해보니 역시 인간의 소행은 아닌 것 같다. 역시 외계인이나 초능력자의 짓인 게 분명하다.


그런데 이미 끝난 일인 게 아닐까? 어찌 되었던 나는 미션에 성공하였고 모든 게 원래대로 돌아온 것이니까...


그냥 모든 게 잘 해결된 일이니, 더 이상 생각할 필요 없는 것 아닐까?


"오늘 구보는 생략한다. 다들 알다시피 오늘은 필승제가 있으니까, 필승제 참가 인원은 아침 식사 후, 9시 30분까지 연병장에 집합하도록. 이상!"


필승제.


내가 속해있는 사단에서 하는 축제같은 것이다. 6.25전쟁때 전투를 기념하는 날이라는데, 자세히는 모른다. 그냥 너도나도 피곤한 행사일정 중 하나일 뿐이다.


"수고하셨습니다!"


그렇게 아침 점호가 끝이 났다. 점호 후엔 바로 밥이다.


'그래.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자. 군대에선 생각 없이 사는 게 맘 편하다.'


나는 어제 일어났던 일에 대해 더이상 생각하지 않기로 하고 아침밥을 먹으로 갔다. 오늘 아침밥은 쏘세지야채볶음에 미역국이었다.


"식사 맛있게 하십시오!"


쏘야는 내가 좋아하는 메뉴였다. 내가 쏘세지를 집어 먹는데 옆에서 철민이가 말을 걸었다.


"김수호 병장님. 오늘 필승제에서 위문 공연한다는 데 걸그룹 온답니다."

"그래? 좋겠다? 재밌게 놀다와라."

"어? 김수호 병장님은 안 가십니까?"

"난 병장이라 못 갈 걸? 맞지 않냐?"


나는 임창수에게 물었다.


"예. 대대장님께서 이번 행사도 이등병계급부터 낮은 순서대로 참석시키라고 하셨습니다. 인원수 제한이 있어서 김수호병장님은 못 갑니다."


"그럼 진짜 김수호 병장님은 못 가는 겁니까?"

"난 상관없어. 행사같은 거 귀찮기만해.“


나는 쏘세지 하나를 집어 입 속에 넣었다.


"그래도 김수호병장님은 군생활 하는 동안 한 참석 안 해봤는데 아쉽지는 않으십니까?"


임창수가 물었다.


"예? 한 번도 위문공연 못 봤습니까? 어.. 병장 정도 되면 위문공연 여러 번 볼 수 있는 거 아니였습니까?"


철민이가 의외라는 듯이 물어봤다.


"나도 그럴줄 알았지. 근데 다 사연이 있다.“


나는 밥 한 숟갈을 마저 먹은 뒤, 이야기를 이어갔다.


"내가 짬찌일 때는 전 대대장이 병장부터 참석시키라고 했거든. 나는 짬차고 병장 달면 행사 참여해 주겠거니~ 하면서 기다렸지.


그런데 내가 병장을 달고 나니까 갑자기 대대장님이 바뀌더니, 대대장님이 군대는 낮은 계급 병사부터 챙겨야 한다면서 항상 일이등병만 행사에 참석시키기 시작한거야.

그때부터 뭐 병장들은 찬밥 신세였지.“


"와.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억울하시겠습니다."


"뭐. 어쩌겠냐. 위문공연 그런게 대단한것도 아니고.“


"그치만 김수호병장님은 위문공연에 걸그룹에 관심이 많으시지 않습니까. 김수호 병장님이 한 번도 공연을 못 보신 건 말이 안 되는데..."


"어허! 시끄러. 어디 이등병나부랭이가 밥먹는데 말이 이렇게 많아? 안되겠다. 임창수 밑으로 집합 한번 걸어서 교육 한번 해야겠다."


"아아!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하여간 철민이 이 자식은 이등병답지않게 말이 많다.


하지만 철민이 말도 틀린 건 아니다. 억울한 게 하나도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나는 연예인을 직접 만나 본 적이 없다. 무대도 본 적이 없다. 그렇게 연예인을 동경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그래서 뭐 어쩌겠는가. 군대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는데.


이제 곧 전역하는 놈이 마음의 편지로 병장도 위문열차 보게 해주라고 항의라도 하면 들어주려나?


나는 식사 후 생활관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곧 다들 필승제에 참여하러 가고 나 혼자 남겨졌다.


할 일도 없어서 그냥 침상에 누워 천장만 바라보았다. 무기력했다.


"나 혼자만 영내 대기라니. 외롭다.말년은 외로운 거라더니. 차라리 지금 상황보다 오디션 볼 때가 더 나을지도."


그렇게 생각하며 조용히 누워있으니 나도 모르게 스르륵 눈이 감겼다.



******



"뭐...뭐야?!"


뭔가 어색한 공기에 눈떠보니, 또 이루다의 몸 속이었다.


내가 눈을 뜸과 동시에 핸드폰이 시끄럽게 울렸다. 메시지였다.


[미션! 등급평가에 참여하여 'A' 등급를 받으세요.]


"아아아뭐냐고오오... 왜 또 이루다가 된거지?"


나는 괴로운 마음에 머리를 감쌌다. 이 상황이 짜증이 났다.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상황이 완전히 끝난 것으로 생각했는데 완전 착각이었다.


방심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최대한 정보를 얻어놨어야 하는 건데.


낮잠에 들지 말았어야 하는 건데...


방심하고 낮잠에 들어버렸던 나 자신 때문에 다시 한번 짜증이 났다.


하지만 짜증을 내서 무엇하리오.


내가 군생활을 하면서 깨달은 게 있다. 뭐든 그냥 후다닥 끝내버리기만 하면 장땡이라는 거다.


"후우.. 그래 진정하자. 진정하고 차분히 생각해보자."


나는 심호흡을 하고 마음을 다잡았다. 그리고 미션을 다시 한번 살펴보았다.


"전에는 오디션이었는데 이번엔 등급평가."


등급 평가는 마이픽업아이돌의 1회에서 등장하는 시스템이다.


마픽아는 총 100명의 참가자가 출연하는데 1회에서 그 인원들은 A,B,C,D,F 등급로 나눈다.


당연하게도 실력이 좋은 자들이 A등급, 실력이 최악인 자들이 F등급로 배정된다.


A등급의 인원은 총 13명. 실력으로 100명 중 13명 안에 들어야 한다는 이야기.


쉽지 않다.


하지만 난 마이픽업아이돌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마픽아는 사기업에서 시청률만을 노리고 만드는 예능방송일 뿐이지, 정부에서 개최하는 능력평가시험 같은게 아니다.


마이픽업아이돌의 등급은 절때 실력만으로 평가되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피디가 고르는 거지."


심사위원이네, 국민 투표네 하는 것들은 전부 거짓말이다.


이 오디션 방송 애청자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주작의 티가 팍팍 났으니까.


뭐, 처음부터 내가 알 수 없는 곳에서 이루어지는 로비같은 게 있을 수도 있다.

그래서 피디가 찍어놓은 사람들이 대부분 A등급를 받는 걸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건 내가 손댈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그렇다고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것도 아니다.


마픽아 애청자라면 알 수 있는 또 한 가지 분명한 사실.


이 마픽아의 피디가 재미와 감동 하나는 기가 막히게 보장한다는 거다.


그것을 보면 피디의 주작질이 로비로만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방송의 재미 측면에서 많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방송 피디의 눈에 얼마나 재밌는지, 얼마나 시청률을 많이 끌어모을지가 참가자들의 순위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내가 A등급에 들어가기 위해 노려야 하는 것은 그것이다.


"결국 A등급이 되는 자는 시청률을 보장하는 자라는 것."


그러기 위해 중요한 것은 방송용 페르소나.


실제로 A등급을 받았던 참가자들이 모두 탑급 실력을 가진 것도 아니었고, 탑급의 실력을 가진 참가자가 모두 A등급을 받은 것도 아니었다.


유명 소속사 연습생 출신.

활동 경력이 있는 아이돌 출신.

아역배우 출신 혼혈...


이런 사연이 있고 스토리가 있는 자들이 A등급을 받았다.


나 또한 A등급을 받기 위해선 그런 자가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이 몸뚱어리의 주인이신 이루다는..."


월드스타 이루리의 숨겨진 여동생! 그리고 뛰어난 춤 실력의 소유자!


이걸로 충분한가? 이것만으로 A등급를 얻어 낼 수 있을까? A등급이 되기엔 살짝 부족하지 않나?


한참 머리를 굴리고 있는데 메시지가 도착했다.


[특별보상 도착!]


['이루다'의 몸에 복귀하신걸 환영합니다.]


[복귀 선물 도착! 원하는 특수능력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1. '따라하기의 달인' 레벨업!]

(룰렛에 나온 하나의 능력에 "따라하기" 능력을 추가 부여합니다.)


[2. new! '노력의 보상']

(모든 능력치가 배운 만큼 상승합니다.)


[3. new! '압도적 미모력']

(얼굴, 몸매 능력치가 상승합니다.)


[4. - 잠김 -]

(능력치가 충분하지 못하여 아직 사용할 수 없습니다.)


특별보상? 새로운 특수능력을 얻을 수 있다는 건가?


나는 고민에 잠겼다. 어떤 능력을 선택하든지 나에게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따라하기의 달인'의 레벨을 올려 노래 능력을 향상시키면 딱 좋긴 하다. 하지만 룰렛을 돌려 나오는 능력이 노래라는 보장이 없었다.


'노력의 보상'.. 누군가에게는 홀깃한 능력일 수도 있지만, 솔직히 내가 보기엔 참 애매한 능력이다.


사실 노력이라는 건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이다. 이루다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다만 그 노력이라는 것은 사람마다 그 보상의 차이가 크다.


같은 것을 배울지라도 누군가는 1시간이 걸리고 누군가는 1년이 걸리기도 한다. 나는 시간이 촉박한데 노력의 보상 정도가 만족할 수준이 아닐 확률이 높았다.


사실 셋 중에 가장 끌리는 건 '압도적 미모력'이긴 하다.


아이돌에게 미모야 말로 가장 강력한 무기이다. 춤 못추고 노래 못해도 예쁜 얼굴 하나만으로 데뷔해서 탑스타가 된 자는 꽤 많다.


오죽하면 예쁜 여자로 태어나면 사시패스 한 거나 다름없더라는 말까지 있을까.


그만큼 예쁜 여자가 되면 주변에 적들도 많이 꼬여 버린다는 게 단점이긴 하다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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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28화. 팀원 선택 24.09.05 6 0 14쪽
27 27화. 미션곡 선택 24.09.04 23 0 12쪽
26 26화. 다시 만난 비투엔터의 연습생 24.09.03 28 0 13쪽
25 25화. 이등병의 편지 24.09.02 14 0 12쪽
24 24화. 비투엔터의 연습생 24.08.30 11 0 12쪽
23 23화. 데이트 24.08.29 11 0 12쪽
22 22화. 나에게서 걸려 온 전화 24.08.28 12 0 12쪽
21 21화. 그녀와의 치맥 24.08.27 14 0 13쪽
20 20화. PV촬영 24.08.26 16 1 13쪽
19 19화. 뺑이 24.08.23 16 0 12쪽
18 18화. 제설작전 24.08.22 20 0 12쪽
17 17화. 결전의 시간 24.08.21 19 0 12쪽
16 16화. 정치쇼(3) 24.08.20 27 0 12쪽
15 15화. 정치쇼(2) 24.08.19 22 0 12쪽
14 14화. 정치쇼(1) 24.08.16 23 0 12쪽
13 13화. 동기 생활관 24.08.14 21 0 12쪽
12 12화. 전투샤워 24.08.12 24 1 11쪽
11 11화. 엔들리스 리액션 24.08.09 24 0 11쪽
10 10화. 드디어 재평가. 24.08.07 25 0 11쪽
9 9화. 병장님과의 재회는 최악이었다. (3) 24.08.05 30 1 12쪽
8 8화. 병장님과의 재회는 최악이었다. (2) 24.08.02 34 1 12쪽
7 7화. 병장님과의 재회는 최악이었다. (1) 24.07.31 33 1 12쪽
6 6화. 예쁜 건 죄야. 24.07.29 34 0 12쪽
» 5화. 나 혼자만 영내 대기. 24.07.26 39 1 12쪽
4 4화. 훈련소 아니, 오디션장으로 가다. 24.07.24 35 1 11쪽
3 3화. 군생활이 늘었다. 24.07.23 37 1 12쪽
2 2화. 눈뜨니 입대일이다. 24.07.19 48 1 12쪽
1 1화. 나는 병장이다. 24.07.17 73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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