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하면 군생활 끝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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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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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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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5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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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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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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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화. 다시 만난 비투엔터의 연습생

DUMMY

"야. 뭐해? 니 혼자만 보지 말고 같이 봐."



아직 밥을 먹고 있던 이루리가 입을 오물거리며 물었다.

나는 이루리에게 미션 메시지를 보여주었다.



"이번 미션은 그룹 미션입니다."


"그룹 미션? 흠... 이번 미션은 팀원을 잘 만나야겠네."


"예. 이제부터는 저 혼자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닐 겁니다."


"그리고 곡도 잘 만나야겠다."



이루리 말이 맞았다.

그룹 미션에서 중요한 건 팀원도 있지만, 곡을 잘 만나는 것이 중요했다.


그룹 미션은 사전에 제작진이 준비해 준 곡을 무대에서 선보여야 한다.

그 곡 중에는 유명한 곡도 있지만, 그 중엔 꼭 폭탄 같은 곡도 섞여 있었다.


뜬금없이 20년 전에 유행했던 댄스곡이라던가, 별로 유명하지도 않은 서브타이틀 곡이라던가.


팀원에, 곡 선택에...


갈수록 미션을 성공시키기 위한 계산이 복잡해지는 것 같아서 골치가 아팠다.



"우선 어떤 곡을 고를지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곡을 고를 수 있어?"


"예. 개인 순위 12위까지는 팀의 리더가 돼서 곡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제 순위는 5위였으니까 아마 원하는 곡을 고를 수 있을 겁니다."



나는 휴대폰의 메모 어플을 켰다.

그리고 군대에서 마이픽업아이돌을 봤던 기억을 더듬으며 그룹 미션 곡의 리스트를 적어 내려갔다.



"너는 이거 어떻게 알아?"


"전에 말하지 않았습니까. 군대에서 마이픽업아이돌을 질리도록 보고 왔었다고."


"아, 맞다. 그랬지, 참."



그룹 미션에서 나오는 곡은 6곡.


1. bvy의 Shining Lights

- 보이그룹 bvy의 데뷔곡. 강렬한 힙합 비트와 중독성 있는 후렴, 강하고 반항적인 느낌의 곡이다.


2. 빌러니스의 like this

- 힙합 비트와 강렬한 후렴, 걸크러쉬 스타일의 안무 퍼포먼스가 특징인 곡이다.


3. 모모네틱의 Swagger!

- 위트 있고 자신감 넘치는 곡이다. 의외로 높은 가창력이 요구된다.


4. 레드케이크의 echo

- 레드케이크 특유의 도도하고 우아함이 요구되는 곡이다. 세련되고 매혹적인 멜로디가 특징.


5. 루비두비의 '난 네가 좋다'

- 내가 초등학생때 처음 들어봤던 곡이다. 청순하고 밝은 노래이지만 오래된 곡이다.


6. 티티의 Dont know Love

- 귀엽고 통통 튀는 곡이다. 쉽지만 인상적인 안무가 특징이다.



나는 내 기억력에 내심 뿌듯했다.

리스트를 다 적으니, 이루리가 그걸 골똘히 쳐다보더니 말했다.



"어? 내 노래다. like this!!"



빌러니스.


이루리가 속했던 4인조 걸그룹이다.

빌러니스는 첫 데뷔 때부터 전 세계의 관심과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데뷔 이후에도 꾸준하게 완벽한 퀄리티의 노래와 안무, 뮤직비디오를 선보이면서 최정상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각자 개인 활동에 집중하고 있어서 2년에 한 번 모일까말까 한 그룹이다.



"정확히는 이루리씨 노래가 아니라 빌러니스 노래지 말입니다."


"그거나, 그거나. 내가 곧 빌러니스가 빌러니스가 곧 나지. 내가 다 해 먹었는데"



하여간 대단한 자존감이다.


이루리가 반짝거리는 눈으로 날 쳐다보며 말했다.



"이거 하자. like this."

"안 됩니다."


"엥?! 아, 왜!"


like this는 주인공을 위한 곡이다.

강렬하고 걸크러쉬한 무대는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기에 최고였다.

솔직히 나도 탐이 나는 곡이다.


하지만 이번 미션에서만큼은 like this는 고르면 안 되는 곡이다.

내가 기억하는 마픽아 방송에서 like this를 선택한 팀들은 모두 망한 점수를 받았다.



"저는 echo가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치. 이유가 뭔데?"


"그룹 미션 1위 곡이 echo였습니다."



최고의 점수를 받아 간 팀은 echo를 고른 팀이었다.


이번 그룹 미션은 한 곡을 두 팀이 부르게 된다.

A팀, B팀으로 나뉘게 되어 서로 같은 곡을 무대에서 선보인다.

그리고 현장 관객들에게 평가받고 표를 받게 된다.


그 말은 곧 A팀과 B팀이 서로 비교당하게 되는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echo는 이 시스템을 가장 잘 이용할 수 있는 곡이었다.

내가 기억하는 방송에서 echo를 고른 두 팀은 실력 차가 확연했다.


A팀은 실수 없는 깔끔한 무대를 만들지만, B팀은 실수투성이의 무대를 보여주고 말았다.

현장 투표에 참여한 관객들은 A팀에게 몰표를 주었다.


A팀 291표. B팀 10표.


결국 최종 순위에서 echo의 A팀이 1등을 했고 최고의 점수를 받아 갔다.



나는 그 점수를 받고 싶었다.


1위의 점수를 받아 간다면 이번 미션의 조건인 '자신의 팀원을 전원 생존시켜라.'라는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echo를 해야 1등을 할 수 있고 1등을 해야 제 팀원 전원을 생존시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Like this 말고 echo를 골라야 합니다."



이번 그룹 미션의 끝에는 탈락자가 발생하게 된다.

탈락자는 온라인 투표 점수와 그룹 미션 점수를 합친 종합 점수로 결정하게 된다.


온라인 투표는 PV가 공개되는 동시에 시작되고 일주일간 진행된다.

이때 투표를 통해 점수를 얻게 된다.

한 표가 1점이 된다.


사실 나는 퍼스트센터를 했기 때문에 투표에 대한 걱정이 없었다.

퍼스트센터를 했기 때문에 대중들에게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게 되었다.


딱히 노력하지 않아도 많은 표를 이미 확보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저번 이루다처럼 싸가지없는 짓만 하지 않는다면 온라인 투표에서 표를 많이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걱정해야 하는 것은 이번 미션에 딸린 조건.



[조건 : 팀원들을 전원 생존시키세요.]



나는 미션에 성공하기 위해 팀원 전원을 생존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 그룹 미션에서 1등을 노려야 했다.

그룹 미션에서 1등을 하면 1만 1천 점의 추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그 점수라면 내 팀원이 누구든 간에 탈락으로부터 생존시킬 수 있다.



"마픽아 같은 방송에서는 실력 차이가 크게 보일수록 잘하는 대상이 표를 압도적으로 많이 받는 경향이 있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방송에서 echo를 고른 두 팀의 실력 차이가 월등히 컸습니다. 그 덕분에 한 팀은 1등. 다른 팀은 꼴등을 했습니다."



내 설명을 듣고 이루리가 짜증을 내듯 말했다.



"바보냐. 그렇다고 그 곡을 고르는 건 위험 부담이 너무 커. 네가 실력 없는 팀에 들어갈 수도 있잖아."



이루리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내가 A팀이 아니라 B팀이 될 수도 있었다.



"맞습니다. 이건 일종의 도박입니다.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아니야. 분명 다른 방법이 있을 거야. 안전한 방법 말이야."



이루리는 고민하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야. 그만 먹고 가자."


"어디로 말입니까?"


"어디긴 어디야. 연습실이지."



이루리가 나를 데리고 온 곳은 비투엔터의 연습실이었다.


그곳에는 크고 작은 연습실이 여러 개 있었다.



"여기 제가 써도 되는 겁니까?"


"이거 다 내가 벌어준 돈으로 만든 건데, 뭐 어때."



이루리가 비투엔터의 연예인이라는 게 이럴 땐 참 편리한 것 같다.

그런데 미리 온 손님들이 있었다.

빈 연습실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흠.. 역시 없나? 야. 네가 저쪽 연습실 확인 좀 해봐."



'빈 연습실 있나 확인해보라는 건가?'



나는 다른 연습실에 빈자리가 없나 살펴보는데, 한 작은 연습실에서 익숙한 실루엣에 사람이 춤을 추고 있었다.

나는 유리 창문에 다가가 얼굴을 붙이고 그 안을 자세히 살폈다.



김연진이었다.


비투엔터 건물에서 김연진을 만나는데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저번에 파티에서도 만났었고.


그런데 김연진이 추고 있는 그 안무.


자세히 보니 bvy의 'Shining Lights' 였다.

그 곡은 그룹 미션곡 리스트에 있던 곡이었다.


나는 그 곡에 맞춰 김연진이 연습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조금 놀랐다.



"뭐 봐?"



내가 그녀를 곰곰이 살펴보고 있자 내 옆으로 이루리가 다가왔다.

이루리도 연습실 안을 들여다보고 말했다.



"어? 있다. 쟤 이름이... 김연자였던가?"


"김연진입니다. 저랑 같은 마픽아 참가자입니다."


"그거나 그거나~"



이루리는 뭔가 기막힌 꿍꿍이가 떠올랐다는 표정을 지었다.



"저거 그룹 미션 곡 맞지?"


"네. 맞습니다."


"야. 너 잠깐 숨어있어라."



이루리는 그렇게 말하더니 연습실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갔다.

나는 그런 이루리의 돌발행동에 깜짝 놀라 나는 미처 이루리를 말리지 못했다.


대신 나는 열려있는 문틈으로 두 사람이 뭘 하는지 엿보기로 했다.

그런 이루리의 등장에 김연진은 깜짝 놀라며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앗! 안녕하십니까! 선배님!"



그러자 이루리가 당연하다는 듯이 가볍게 손을 들며 인사를 받았다.



"어. 그래. 연습하던 중이니?"



이거 완전 이등병 생활관에 들어온 주임원사 포스였다.



"좀 있어도 되지?"


"예? 예, 물론이죠, 선배님! 저야 영광이죠."



표정이 별로 영광이 아닌 거 같은데.

저번에 만났던 김연진의 모습과는 좀 딴판이었다.

저번에 만났을 때는 여유로운 모습이었는데 오늘은 다소 당황한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이루리를 많이 어려워하는 것 같았다.

김연진은 딱 봐도 가짜 미소를 지으며 이루리를 대하고 있었다.


하긴 그럴 만도 한 게 이루리는 벌써 연예계 데뷔 6년 차이다.

연습생 입장에서는 훈령병이 중대장을 만난 느낌이려나.


김연진에게 있어 이루리는 편하게 있어~ 라고 말하는 불편한 사람 중 한 사람일 것이다.



"그런데 말이야. 연습하고 있는 거. 그거 마이픽업아이돌 미션곡 맞지?"


"앗.. 그게.. 네. 맞아요."


"송민효 이사가 알려줬지? 민효 이사는 엄 PD한테 들었을 테고."


"네.."



나는 그들의 대화를 엿듣고 김연진이 왜 'Shining Lights'를 연습하고 있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송민효 이사는 저번 파티에서 봤던 사람이었다.

엄홍석 PD가 송민효 이사를 통해서 김연진에게 미리 그룹 미션에 나올 곡들을 전부 알려준 것이었다.



나는 김연진에게 조금 배신감이 들었다.


김연진은 그다지 욕심이 없는 사람처럼 보였는데 반칙까지 써가면서 연습할지는 몰랐다.



하긴.

나도 미래에서 어떤 곡이 나올지 다 보고 온 사람이라 다른 말 할 처지가 아니긴 하다.


반칙하는 것을 들킨 김연진은 창피한 듯 고개를 숙였다.

그런 김연진에게 이루리가 웃으며 말했다.



"괜찮아, 괜찮아~. 이쪽 업계는 다 그렇게 일하는 거야. 나도 옛날엔 그랬었어. 뭐. 내가 연습 도와줄까?"


"아니요! 아니요! 괜찮습니다. 저 혼자 연습하는 게 편합니다."


"아. 나랑 있으면 불편하다?"


"아니요! 그게 아니라 그게 그러니까.."



이루리는 김연진을 가지고 놀려 원하는 대답을 듣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농담이야~. 그건 그렇고 왜 그 곡을 연습하는 거야? 내가 알기로는 bvy노래 말고 다른 미션 곡도 많이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이루리는 자신이 미션곡 리스트에 대해 알고 있다는 사실을 말했다.

하지만 다행히 김연진은 이루리가 미션곡 리스트를 어떻게 알고 있는지를 묻지는 않았다.


어쩌면 이루리 정도 스타면 그 정도 정보는 알고 있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걸지도 모른다.

실제로 마픽아 촬영장에도 찾아와서 엄홍석 PD와 친분이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니, 더욱 그렇게 생각하기 쉬웠다.



"내 곡도 있고 말이야. 맞지? 왜 like this는 안 해?"



이루리가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 표정으로 김연진에게 묻자, 김연진이 겁먹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그게, 엄홍석 PD님이 like this 보다는 Shining Lights를 더 추천해 줬데요. like this는 편집이 많이 될 거라면서요."


"뭐? 이씨. 짜증나네."



이루리는 대놓고 짜증을 냈다.

자신의 곡이 두 번이나 까인 게 많이 서운했던 모양이다.


이루리가 대놓고 짜증을 내자 김연진이 살짝 쫄아서 이루리의 눈치를 봤다.



"후... 알았어. 나 갈테니까 편하게 연습해."



이루리는 그렇게 말하고 연습실을 나왔다.

이루리가 문을 열자, 난 후다닥 벽 쪽으로 몸을 숨겼다.

그리고 이루리가 연습실 문을 닫고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들었지?"


"예. 듣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할 거야?"



이루리는 나에게 질문했다.



"작전을 바꿔야겠습니다."


작가의말

밥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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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29화. 센터 할 사람? 24.09.06 5 0 12쪽
28 28화. 팀원 선택 24.09.05 6 0 14쪽
27 27화. 미션곡 선택 24.09.04 22 0 12쪽
» 26화. 다시 만난 비투엔터의 연습생 24.09.03 28 0 13쪽
25 25화. 이등병의 편지 24.09.02 14 0 12쪽
24 24화. 비투엔터의 연습생 24.08.30 11 0 12쪽
23 23화. 데이트 24.08.29 11 0 12쪽
22 22화. 나에게서 걸려 온 전화 24.08.28 12 0 12쪽
21 21화. 그녀와의 치맥 24.08.27 13 0 13쪽
20 20화. PV촬영 24.08.26 15 1 13쪽
19 19화. 뺑이 24.08.23 15 0 12쪽
18 18화. 제설작전 24.08.22 19 0 12쪽
17 17화. 결전의 시간 24.08.21 19 0 12쪽
16 16화. 정치쇼(3) 24.08.20 26 0 12쪽
15 15화. 정치쇼(2) 24.08.19 22 0 12쪽
14 14화. 정치쇼(1) 24.08.16 22 0 12쪽
13 13화. 동기 생활관 24.08.14 21 0 12쪽
12 12화. 전투샤워 24.08.12 23 1 11쪽
11 11화. 엔들리스 리액션 24.08.09 24 0 11쪽
10 10화. 드디어 재평가. 24.08.07 24 0 11쪽
9 9화. 병장님과의 재회는 최악이었다. (3) 24.08.05 30 1 12쪽
8 8화. 병장님과의 재회는 최악이었다. (2) 24.08.02 34 1 12쪽
7 7화. 병장님과의 재회는 최악이었다. (1) 24.07.31 33 1 12쪽
6 6화. 예쁜 건 죄야. 24.07.29 33 0 12쪽
5 5화. 나 혼자만 영내 대기. 24.07.26 38 1 12쪽
4 4화. 훈련소 아니, 오디션장으로 가다. 24.07.24 34 1 11쪽
3 3화. 군생활이 늘었다. 24.07.23 37 1 12쪽
2 2화. 눈뜨니 입대일이다. 24.07.19 47 1 12쪽
1 1화. 나는 병장이다. 24.07.17 72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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