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광의 숨은 재산
아직 이른 시간에 영롱 카페로 들어서자 카페 이름 처럼 영롱하게 생긴 여자가 그랜드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고.
혼술하는 사람을 위한 긴 탁자에, 남자 2 여자 1이 앉아서 술을 마시고 있다.
무언가 예전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술을 따뤄주며, 고객의 말에 응대해 주는 여자 바텐더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맞이한다.
”어머, 뉴 비네. 이리 젊은 분이. 오는 건 흔치 않은데..“
”그래? 난 별로 젊지 않은데..“
“호호, 아닌데요? 굉장히 젊어요, 아니 어려요..”
하긴 여기가 아직도 새파란 사내가 드나들 분위기는 아니다.
“바텐더님, 정 가연이 여기 아직 있나요?”
“아, 가연 언니 아시는 분이구나! 왠 일이야, 뉴 페이스가 가연 언니를 다 찿고..”
바텐더가 호출기를 누르자 정 가연이 얼굴 내밀다 나를 보고, 놀라 소리친다.
“어머, 우리 작은 새가 왠 일이야?”
“나한테, 홀딱 반해서, 나보려고 복비모아 온 거 아냐? 안 도광 새끼처럼 공짜 술 주라고 하는 인간은 이제 없을 거고..”
크크, 정 가연의 화법이 좀 재미있다.
“에고, 어찌 그리 잘 아누, 가연씨가 공짜 술 좀 주면 안될까?”
“한번 주는거야, 어렵지 않지만, 버릇 들면 우 사장 인생 고달퍼진다.”
요건 진심이 느껴진다.
바텐더가 약간 놀랐다.
“어머, 아시는 분인가 보네..”
“알다 말다요, 정 가연이 내 정신적인 애인 인데요.”
“푸훗, 정신적 애인 그게 뭐야!”
“야, 넌 저쪽 손님들 응대해라, 여기서 알짱 거리지 말고..”
“젊은 애만 보면 애가 정신을 못 차려 !”
바텐터는 입을 삐쭉거리며 다른 자리로 가버렸다
“후후, 1프로 , 도 도희 그 마담은 어디 갔어?”
“쳇, 안 도광 그 인간이 잡혀가고 말이야, 여기가 꾸릿한 곳이라 소문이 나니까, 손님이 팍 줄었어, 안 도광이 있을 때, 사업 하는 인간, 정당 관계자. 고위 공무원이 좀 오더니, 안 도광이 잡혀 가니, 싹 자취를 감추더라. 유탄 맞기 싫다 하더라.”
“결국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고, 돈 안 되니, 도 도희도 그만 두고 예전 근무지로 돌아갔어.”.
“여기는 뮤지컬 가수 출신인, 할머니 입구에 다다른 분이 인수했어, 사람 참 좋아, 절대 간섭 안 해, 잘 나오지도 않고..”
"여기를 작은 문화 공간으로 생각해, 그 분이."
“그럼 네가 두목 인거야.?”
“어휴 나도 여기가 터가 안 좋은 거 같아서 그만 두려 했는데, 두목 자리를 주니, 그만 둘 수가 없었어.”
"성공 했네, 뭐"
“성 사장, 안 회장 둘 다 쇠고랑 찬 곳이라 찜 찜해. 아무래도 터가 안 좋아”
“여기는 압류 안 들어 왔나? 범죄 수익으로 취득한 재산이라, 압류가 들어 올텐데...”
“나도 몰랐는데 다른 사람 이름으로 되어 있어서, 여긴 무사했나 보던데..”
이 새끼가 다 안 빼앗기고 이런 걸 숨겨두었다.?
“누구 명의였는데?”
“김 이사라던데?”
“혹시 기획 부동산 하는 여자 아니야?”
“맞아! 자기가 부동산 하는데 좋은 땅 있으니 사라고 꼬시던데, 자기도 몇 필지 투자했다고..”
“그 여자가 그러던데..이 카페 매매 대금이 안 도광 회장 재기 밑천이라고...”
“7억 2천 인가 손에 쥐었다지, 아마.”
이런!
재기를 하시겠다.
그래서 구치소 안에서도 재기를 하니 마니 그랬었나?
몰랐으면 몰라도, 이건 뿌리를 제거해야지, 이 카페 매각 대금 7억 2천만 해도 상당히 큰 돈이다.
내가 할 다음 일은 안 도광의 마지막 자금 줄을 끊는 일로 정했다.
재백이가 등장했다.
촌스럽게 두리번거리는 폼이 이런 고급 싸롱은 경험이 없나 보다.
“우심 소장, 벌써 와 있었네, 벌써 한잔 받아 놓고..”
“어째, 이곳에 있으니 더 편안하게 보인다.”
“어머, 우심 소장이 여기 단골인데요?”
“뭐?”
말도 안 된다는 눈길로 정 가연을 의심스럽게 바라본다.
“전무님이 미팅이 있어 조금 늦을거라 했어!”
정 가연이 재백이의 양복에 달린 뱃지를 알아본다.
“어머, SHL 사원이세요?”
“여기 내 친구가 SHL 물산하고도 기획실 엘리트야!”
“와우, SHL 사람들이 매너가 좋던데..”
“매너 제일 더러운 진상 고객은 어떤 사람들인데..”
“아버지가 물려준 농지, 임야가 개발 되어 보상금 몇십, 몇 백 억 받은 부동산 졸부가 제일 꼴 볼견, 나머지는 빤하잖아, 사회 지도층이라며 술 얻어 먹으면서 거들먹 거리는 못난이 놈들...”
“그 사람들 자기 돈으로 안 먹어, 법인 카드로 접대 하는 사람이 다 결제 해 주더라.”
서로 말을 편하게 하는 걸 본 재백이는
“허, 우심이 너 여기 정말 많이 드나든 것 같네.”
“넌?”
“나는 이런 곳은 처음이야!”
“적어도 부장 급 이상은 되어야, 접대 손님 모시고, 법인 카드 들고 들락거리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 와중에
전무가 들어온다.
인사도 채 하기 전에 정 가연이 환호성을 지른다.
“어머, 이사님! 여기서 다 보네요!”
“어, 정 가연 네가 여기에서 일하고 있었어?”
“그리 되었어요.”
“자네가 아주 괜찮은 사람이었지, 아는 것도 많고, 털털하고, 인정도 있고...”
“어머. 그런 금 칠을 ..감사해요.”
“우심 소장이 여긴 어떻게 알고...”
재백이가 성 진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나는 안 도광에 대해, 간략히 이야기 해 주었다.
전무가 아주 흥미있어 한다.
“이 조그마한 싸롱에 그런 도시의 흑 역사가 있었다 말이지..재미 있네.”
“세 분 들어 가세요, 룸으로..”
“그러자, 다른 사람 들이지 마라, 콜 하면 너만 들어와.”
“우리가 지금 유흥 즐기러 온 거 아니다, 이야기 장소가 필요한데, 너 한테 홀딱 반해 내가 여기 오자 한 거 뿐이야, 알았지.”
“어머, 도 도희가 우심씨 보고 못 생긴 여자 좋아하는 변태 새끼라더니, 정말 그러나 보네.”
"나보고 그 놈이 혹시, BL 아니냐면 묻길래, 한참 웃었어! 나 좋아하는 거라 했더니, 얼글 표정이 볼만 하더라,,키키.. 좀 통쾌했지 도 도희를 납짝하게 만든 건 그게 처음 이었어."
전무가 이 꼴을 보고 크게 웃는다.
“야, 정 가연 네가 못 생겼다면 대한민국 여자는 다 못 생긴 거다.”
룸으로 옮겼다.
여기는 기본적으로 비싼 술로 셋팅 하는 건 변함이 없다.
“아, 이제 보니 저 작은 새가 전무님 믿고 여기 온 거네요.”
“정 가연 ! 우심 소장에게 잘 해라, 오늘 우심 소장이 양껏 쓸 수 있는 SHL 골드 법인 카드 받았다.”
"네에?"
정 가연이 알고 있기로는
SHL 골드 법인 카드라면 전무급 이사만 사용하는 접대용 카드로 알고 있는 데 무슨 일로 우심이 그 카드를 받았다는 건지 어리둥절하다.
"설마?"
“여하튼 매상 좀 뽑아 먹으려면 우심군에게 잘해”!
"저분이 k 공인중개사야!"
정 가연은 k 라는 말이 무언가 한참 이해 안되는 표정을 짓다가 빵 터진다.
"와우! K 공인중개사요? 이제 중개사 세계에도 K 컨텐츠가 세계적으로 명성을 날리나 보네요."
"그래, K 중개사가 이번에 국제적으로 크게 한 건 했다.
나도 다시 그 장면을 떠올리니 미소가 절로 나온다.
"후후, 전무님이 미국 에이전트에게 우리는 k 공인 중개사가 있어요, 하고 말할 때 너무 우스워 빵 터질 뻔 했지요!"
정 가연은 저 인간이 SHL에 무언가 큰 기여를 했나 보다, 눈치로 때려 잡는다.
“전무 이상에게만 지급 되는 골드 법인 카드리니, 무슨 큰 일을 해치웠길래..”
전무는 빙그레 웃기만 한다.
"그 정도만 알고 만족해라, 더 이상은 기업 비밀이다."
“작은 새는 무슨 소리야?”
“글세, 정 가연 저 인간이 나 같이 순진한 인간은 안 도광 같은 빌런 놈에게 이용 당하다 은 팔찌 차게 된다며 걱정 해 주느라, 그리 표현 한 거지요.”
“하하, 재밌네, 정 가연 저 애가 좀 착하긴 하지.. 은근히 로맨틱 한 구석도 있어.”
로맨틱 그 단어가 정 가연 입에서 나오더니 전무 입에서도 나온다.
"어머, 전무님이 저에게 그런 금 칠을..."
“자 오늘은 큰 일하나 마무리한 뒤풀이네.”
“마침 불금이고 하니, 마음 풀어 놓고 마시세.”
먹고 마시고 흰 소리하고, 정 가연이 이 장면을 아주 잘 맞추며 조연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전무는 나를 아예 k 공인중개사 부른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내 머릿속은 안 도광, 그 새끼의 마지막 밑천을 거덜 낼 궁리로 가득 차 있다.
***
주말을 조용히 집에서 보내고, 나는 내가 잠시 몸 담았던 강남의 합동 사무실로 찾아갔다.
그 옆 사무실을 얻어 놓고 기획 부동산 하는 김 이사라는 여자를 만나기 위해서다.
안 도광이 남겨진 비자금으로 무얼 하려는 지 알아 내어, 완전한 거지로 만들어 주어야 한다.
합동 사무실은 여전히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빠르게 돈이 오고 가는 현장은 언제나 치열하다.
“어, 한 소장 요즈음 먹고 살만한가 보네, 신수가 훤해 졌어.”
”하하, 밥은 먹고 살만하지요.“
”그래, 그 자리가 중개 사무소 자리로는 1급지 이긴 하지, 공단 근로자들이 왔다 갔다, 회전이 빠르니..할 만 할 거야, 여긴 무슨 일이야?‘
“옆 사무실에 볼일이 있어서요,.”
“김 이사라는 여자가 하는 사무실은 여전하겠지요?”
“그 여자가 항상 에너지가 넘치는 여자지, 요즈음 무얼 하는지 더 바쁜 거 같더라.”
나는 아는 얼굴들에게 간단히 인사하고 김 이사가 하는 천지 기획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
중식 시간이긴 하지만 항상 너댓명 되던 직원들이 어디 갔는지 혼자 컴퓨터를 보며 앉아있다.
“어, 한 소장이 무슨 일이야, 땅 산다 해 놓고 땅은 안 사고 , 안 도광 회장 밑에서 일하더니, 안 회장 저리 되니 지금은 새 되었겠네!”
"하하, 새 되었지요, 작은 새!"
“그래도 면회는 다녀왔다며?”
“인간적으로...”
“그래야지, 나도 일주일 전 면회 다녀 왔는데, 안 회장이 우심 소장 말 안 듣다 그리 되었다며 엄청 후회하더라.”
이것 봐라, 안 도광이 내가 그리 심한 욕을 퍼부었는데,그 인간이 내가 개 쌍 욕한 이야기는 안 했다?
그 이유는 김 이사의 다음 말에서 알 수 있었다.
“그래도 안 회장이 주위 사람에게 잘하고 살다 보니, 면회도 가고, 욕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나 보더라.”
생각해 보니 안 도광 이 새끼가 처세를 아주 잘한다.
직원이던 놈한테 그런 쌍 욕을 들었다는 이야기를 발설 한다면 주위 사람들에게 의리 있고, 잘 챙겨 준다는 이미지를 깍아먹을 것이고,..그러면 사람들이 떨어져 나갈 것이다.
이미지 만드는 처세술이 그럴 듯하다.
어디 가서 주위 사람에게 욕먹을 짓은 안 한다는 거지.
이건 그 빌런 놈에게 한 수 배운 거 같다.
“그런데 김 이사님은 왜 이사지요, 아무래도 이 사무실 대표인 거 같은데...”
“호호, 이 사무실 대표는 명목상 이지만 안 회장 사촌 누나야,”
“그럼 이 사무실이 사실상 안 회장 거라는 말씀인가요?”
“법인 이잖아, 내 지분도 꽤 많아, 20 프로는 돼!”
“20 프로 지분이면 상당한데요? 그래, 지금 무슨 일 하시나요?”
“왜? 안 회장이 저리 되니 갈 곳이 없나 보네?”
똑똑한 여자라는 듯 아주 으스대며 이야기 하지만 정보에 어두운 멍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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