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민왕의 쌀먹왕자에게 조선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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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1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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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화. 동북면의 늑대들

DUMMY

40화.



백두산.

한반도 북부에 우뚝 솟은 민족의 영산.


함경도의 대부분은 백두산 아래 펼쳐진 개마고원이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이 개마고원 곳곳에는 동해에 접한 살기 좋은 평야지대로 진입하는 길이 몇 갈래 존재했다.


“쉬잇······.”


그 몇 갈래 길 중.

압록강 상류에 위치해 도강이 간편한 갑주(甲州, 현대의 혜산, 갑산 일대)에 한 무리의 여진족이 잠복해 있었다.

아니, 겉은 여진족 사냥꾼처럼 보였지만 사실 그들은 특별한 임무를 받은 정예병 그 자체.

세자가 농을 섞어 야만전사라 부르는 이들이었다.


“이 교위님······.”


그때, 멀리 있는 수풀 틈새에서 사람 대가리가 불쑥 튀어나왔다.

얼굴까지 시꺼멓게 칠한 모습이 상당히 기괴했다.


“······놈들이 왔네?”


그를 맞은 건 이 일대를 눈 감고도 다닐 수 있는 이지란이었다.

‘놈들’을 발음하는 이지란의 말이 묘하게 의미심장했다.


“예.”

“가자이. 내 눈으로 확인해야겠다이.”


그렇게 이지란은 복귀한 부하를 따라 그가 경계하던 장소로 나아갔다.


방금 불쑥 나타난 부하는 압록강변 수풀에 며칠째 잠복하고 있던 자.

그렇게 익숙한 길을 따라 압록강까지 나아간 이지란의 눈에, 예상하던 장면이 잡혔다.


“빨리빨리 도강하라!”

“갈 길이 급하다! 어서!”


척후를 맡은 부하는 알아듣지 못했던 언어가 이지란의 귀에 꽂혔다.


그것은 바로 몽골어.

몽골 이름인 쿠룬투란테무르(古倫豆蘭帖木兒)까지 가진 이지란이 저 말을 못 알아들을 리가 없었다.

그리고, 압록강 상류를 한참 건너오는 자들의 복장 또한, 그들이 원나라 소속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요동에서 온 놈들인 모양이네?”

“요동이라면······.”

“심양에 주둔하던 나하추 놈의 병력이 분명하다이. 가자이!”


정체를 확인한 이지란이 급히 가슴에서 웬 호각을 꺼내 들었다.

곧 새 모양으로 조각된 호루라기 소리가 날카롭게 산중에 울려 퍼졌다.

곳곳에 잠복시킨 이지란의 척후조들은 이것을 듣고 집결지로 복귀할 것이었다.


“그 말씀은······.”

“성니메의 말이 맞았다이!! 세자 저하께서 천기를 읽으신 대로, 나하추 놈이 동북면을 노리고 있었네!!”


이지란과 부하의 발걸음은 날 듯이 빨랐다.

이 소식은 한시바삐 함주에서 기다리고 있을 이성계에게 전해져야 했다.


“좋아······!!”


그렇게 집결지에 가장 먼저 도착한 이지란은 작은 칼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적당한 나무토막을 집어 들더니, 순식간에 괴상한 기호들을 그 위에 새겼다.


“자, 받으라이!!”


그것은 이성계의 다국적 휘하 일부만이 알아볼 수 있는 일종의 암호였다.

이지란의 전사 중 가장 발이 날랜 이자라면 그것은 금세 함주까지 전달될 것이었다.


하지만, 이지란은 부하를 따라 함주로 향하지 않았다.

그에게는 더 중요한 임무가 남아 있었다.


“교위님!”

“어서 가라이!! 남은 쿠하(전사)들은 아직 여기서 할 일이 있지 않네!!”

“······무운을 빕니다!!”


이지란을 향해 깊이 고개를 숙인 부하는 곧바로 남쪽을 향해 뛰어 나갔다.

떠난 이의 뒷자리를 묵묵히 바라보던 이지란이 몸을 돌린 건 잠시 후였다.


그의 예민한 귀는 마치 들짐승처럼 쫑긋거리고 있었다.


“왔구마이.”


그리고.

이지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그의 주변을 둘러치고 있던 수풀 곳곳에서 사람의 머리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방금 그가 호각으로 보낸 신호를 받은 척후조 전원이 복귀한 것이었다.


“뭐, 성니메가 시키지 않으면 보통은 이런 험한 일, 안 맡는 성격인데······.”


평소답지 않게 진지한 말투로, 이지란이 중얼거렸다.

늘 익살맞던 그의 표정도 지금만은 차갑게 굳어져 있었다.


“이 퉁두란, 아니 이지란도 사람 새끼답게 굴어야 하는 때는 알고 있단 말씀.”


이지란의 머릿속에는 완전히 변한 함주의 모습이 스치고 있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돌아간 그의 부락에서 목격한, 포동포동 살이 오른 부족민들의 모습 또한.


그 변화를 전부 누가 가져온 것이던가.

이지란이 한 짓을 보고 기겁하면서도 중요한 임무만은 늘 믿고 맡겨주던.

언제나 냉정하던 성계 성니메가 자신도 모르게 감정을 드러내게 만드는.


고려의 세자.

위대하신 분.


평소엔 높으신 어린 분께서 자신을 격의 없이 대해주는 것이 좋아서.

이지란은 자신도 모르게 세자 앞에서 선을 여러 번 넘곤 했었다.


‘뭐, 물론 앞으로도 아주 그만둘 생각은 없지만 말이지비······.’


하지만 이지란은 해야 할 때를 아는 사내였다.

그리고 지금이 바로 그때였고.


“감히 저하와 성니메가 일궈낸 동북면의 평화를 망치려 들다니. 용서할 수 없지비. 안 그러냐이?”


얼굴을 잔뜩 찌푸린 이지란이 매서운 눈빛으로 북쪽을 노려봤다.


이제 그는 고려와 여진족의 평화를 깨려 물밀 듯이 밀려오는 몽골 놈들에게.

아주 약간의 장난질을 칠 것이었다.

그것도 아주 귀찮고 괴로운 것으로.


“좋다이. 한번 놀아볼까이?”


이지란의 입꼬리가 심술궂게 삐쭉 올라갔다.



**



개마고원을 북에서 남으로 관통하는 길은 매우 험준하다.

특히 짐승이 다니는 길과 다를 바가 없이 좁아, 흙이 드러난 부분 바로 옆에는 울창한 수풀이 자라있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이야. 이거 무슨 물속을 걷는 것도 아니고······.”

“이런 곳을 지나가는 건 또 처음인데······.”


좁은 오솔길 바로 옆에 울창한 원시림이 자라는 웅장한 풍경.

주로 초원과 평원, 늪지투성이인 요동에 주둔하던 몽골군에게 이 개마고원의 샛길은 별세계 그 자체였다.


“잡담 말고 빨리빨리 걸어라!”

“조금이라도 늦으면 엄히 죄를 물을 것이다!!”


하지만 처음 겪는 험한 지형을 돌파하느라 나하추의 보병들이 애로사항이 꽃피는 것과는 달리.

그들을 이끄는 군관들은 마음이 급해 보였다.

그 이유는······.


“병사들을 더 재촉하지 않아도 괜찮겠습니까?”

“이 정도면 아직 괜찮다. 합류할 기병대는 더 멀리 돌아오고 있으니까.”


지금 개마고원의 샛길을 돌파 중인 부대는 오로지 보병뿐이었다.

나하추의 최정예 기병대는 조금 더 멀리 두만강 상류를 돌아, 평탄한 회령-청진 루트를 타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기병은 그만큼 속도가 빠르지 않습니까. 더 병사들을 독려해도······.”

“그렇다고 지금 이상 속도를 내는 것도 무리다. 조금 늦더라도 병력을 온전히 보전하는 게 낫다.”

“맞다. 그리고 어차피, 우리에게는 든든한 길잡이도 있지 않나?”


군관 하나가 앞장서 나하추군을 안내하는 길잡이를 가리켰다.

그는 이전 쌍성 총관, 조소생의 부하였다.


조소생이 누구던가.

원나라가 쌍성총관부라는 이름으로 고려의 동북면을 지배하던 시절의 우두머리이자.

공민왕이 이자춘과 내응해 동북면의 원나라 세력을 박살 냈을 때 쫓겨났던 놈이 아니던가.


애초에 고려가 동북면을 빼앗긴 것부터가 놈의 증조부, 조휘 때문이었다.

조휘가 땅을 들고 원에 투항하면서 고려의 동북면에 쌍성총관부가 설치된 것이다.

그런데, 조상이 그렇게 원나라에 동북면을 팔아먹은 걸 알면서도 조소생은 고려에 크나큰 앙심을 품고 있었다.

놈의 입장에서는 제 영지라 생각하던 동북면을 통째로 빼앗겼으니 그럴 만도 했다.


그렇게 동북면에서 쫓겨난 후, 조소생은 압록강을 넘어 원나라 땅으로 도망쳤다.

그 뒤 흘러 흘러 기어 들어간 곳이 바로, 나하추가 지배하고 있는 심양이었다.


그래서 나하추군이 험난한 개마고원을 돌파한다는 선택지를 고른 것이었다.

동북면에서 나고 자란 조소생에게서 훌륭한 길잡이를 제공받을 수 있으니, 이 정도 지형은 극복할 수 있다는 계산이었을 터.


나하추군이 이대로 개마고원을 돌파하면, 그들은 남대천이 흐르는 북청 일대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북청에서 서쪽으로 나아가 고개 하나만 넘으면 동북면의 심장부, 함주였다.


현지인의 협조를 받아 재빨리 적의 핵심을 노리는 전격전.

나하추가 선택한 건 보통의 상대라면 손쓸 틈도 없이 당할 수밖에 없는 작전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나하추의 상대는 보통은커녕 모두의 예상을 아득히 초월하는 존재였단 것.


“알겠습니다. 그럼······. 끄윽······.”


그렇게 납득이 끝났던 나하추군의 군관은 채 말을 끝마치지 못했다.

어느새 그의 목덜미를 날카로운 화살촉이 관통하고 있었던 것이다.


“뭐, 뭐야······!!”

“적습!! 적습이다!! 길잡이를 지켜······!!”


이건 명백한 적의 기습.

하지만 나하추군의 행동보다 미리 매복 중이던 적의 행동이 더 빨랐다.


이미 먼저 앞서 나가던 길잡이는 화살을 맞고 바닥에 쓰러진 상태였다.

그 와중에 적의 정체를 파악하려 눈알을 굴리던 군관의 눈에, 화살깃의 낯선 형태가 들어왔다.


“저건······!!”

“여진족 놈들 물건 아닌가? 감히 야만인 놈들이 간덩이가 부었나?”


나하추군 군관들도 알고는 있었다.

여진족 놈들이 이런 산골짜기를 지나는 민간인이나 상인을 약탈하곤 한다는 걸.


하지만, 지금 놈들이 배짱 좋게 습격한 건 수만에 달하는 나하추 휘하 정규군이다.

그것도 여진족 놈들의 미개한 부락 정도는 단숨에 쓸어버릴 수 있는 강력한 군대였던 것이다.

애초에 부족 단위로 몰려다니는 놈들과 대원제국의 정규군을 비교하는 것부터 말이 안 되는 이야기다만.


그런데, 동족들과 자살이라도 하고 싶지 않은 이상 감히 나하추군을 건드려?

여진족들의 이상 행동에, 나하추군의 군관들이 혼란과 함께 분노에 휩싸였을 때였다.


탕!


그때.

적막이 감돌던 산자락에 날카로운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갑작스러운 기습에 주위를 둘러보던 병사 하나가 그대로 풀썩 쓰러졌다.


“뭐, 뭐야?”


삽시간에 혼란이 전군에 퍼져나갔다.

소수의 약탈자에게 병사 몇이 당하는 건 요동에서도 흔히 있는 일이었지만, 지금 겪는 일은 차원이 달랐다.


“설마, 화약인가······?”

“하지만 여진족 놈들이 화약을 쓴다고? 거기다가, 그 무거운 걸 이 깊은 산골까지?”


당시 개발된 화약 무기는 대부분이 무겁고 덩치가 큰 물건들.

개인 화기로 개발된 화창(火槍) 같은 무기도 있었지만, 그건 거의 눈앞에서 발사해 사용하는 무기였다.


때문에, 군관들의 상식으로는 화약 무기를 이 험한 장소까지 가져오는 것부터 말이 안 됐다.

게다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화약 무기로 공격을 당했단 사실 자체부터 이해가 안 되지 않는가.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사실은, 방금의 한 발이 전부가 아니었단 것.


탕!!

타탕!!


순식간에 탄환의 비가 오솔길에 쏟아지기 시작했다.

짙게 우거진 수풀 탓에 피할 장소마저 마땅치 않았던 터라, 나하추군 병사들은 말 그대로 좋은 표적이 되고 있었다.


“아, 아니······!!”

“대체 이게 무슨 일이냐!!”


병사들을 통솔해야 하는 장수와 군관들마저 이 모양이었으니, 혼란이 수습될 리는 없었다.


그렇게 정체 모를 공격 앞에 군이 유린당하는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쏟아지던 공격은 결국 끝을 보였다.

아무래도 대군이 잠복해 나하추군을 단숨에 끝장내려는 시도는 아니었던 듯했다.


“······어쩌지?”


한차례 불었던 폭풍이 잦아들고.

그 아래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참사를 멍하니 보며, 군관 하나가 중얼거렸다.


“그래도 이 정도의 기습에 당하는 건 병가지상사다. 물러날 셈이야?”

“지금 아군의 기병대는 이 순간에도 적진을 향해 달리고 있는데, 늦기라도 하면?”


하지만, 그들에게 선택지는 없었다.

이미 나하추군 보병들은 개마고원 깊숙이 발을 디딘 상황.

게다가 정해진 날짜까지 집결지에 모이라는 추상같은 군령이 떨어진 마당이다.

그 엄격한 명령을 고작 기습 한 번 당했다고 무를 수 있겠는가.


그렇게 군관들 사이에서 말없이 눈빛이 오고 갔다.

곧 내려질 결론은 하나뿐이었다.


“가자.”

“일부를 희생하더라도 어쩔 수 없는 일이지.”


하지만.

그들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이지란과 그의 부하 야만전사들.

그리고 이지란이 포섭한 여진족 전사들까지.

고려를 침공한 침략군에게 고려군이 특별히 준비한 매복은 이제 시작일 뿐이었다.


타타탕!!

타탕!!


그렇게 반나절을 더 나아간 뒤.

나하추군은 또다시 매복을 맞닥뜨렸다.

그리고 아무 손도 쓰지 못한 채 쏟아지는 화살과 탄환의 비를 그대로 버텨야 했다.


그리고 이 매복 공격은 그들이 개마고원의 길고 긴 샛길을 지나는 내내 이어졌다.

그것도, 끝없이 이어지는 고원을 벗어나 북청군에 펼쳐진 평지를 맞닥뜨릴 때까지 계속해서 말이다.


개마고원의 늑대 무리는 거대한 목표물을 사냥할 때, 이 같은 모습을 보이곤 했다.

무리를 지어 추격하며 여러 차례에 걸쳐 사냥감을 습격해, 상대가 쉬지도 못하고 너덜너덜해지는 걸 노리는 것이었다.


이지란과 여진족 사냥꾼, 그리고 그들에게 배운 고려군 특공대는 그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결국, 개마고원을 가로지르던 나하추군 보병들은 고려의 늑대 무리가 드러낸 이빨 앞에 누더기가 될 운명이었던 것이다.



**



“간나 새끼······.”


그로부터 얼마 후, 함주.

이지란의 보고가 새겨진 목간(木簡)을 전해 받은 이성계가 씩 웃었다.


“하면 할 줄 아는 놈이······. 이래야 내가 저하께 면이 서지 않겠네?”


이성계에게 진한 욕설을 이끌어냈다는 것.

그건 상당히 드문 일이었다.

그만큼 이지란이 이뤄낸 전과는 눈부셨다.


게다가, 이번 매복 작전에 투입된 고려군은 이지란 휘하 정예 화총병 일부.

나머지 병력 대부분은 동북면 일대에 거주하던 여진족 전사들이었던 것이다.


이전까지는 가끔씩 교류를 이어가거나 심지어는 일부가 이성계의 영지를 노략질까지 하던 놈들이었다.

그러나, 이제 여진족 다수는 고려군의 작전에 흔쾌히 협력하고 있었다.

아마도 그 이유는······.


“놈들도 은혜를 알긴 아는 모양이구마이. 하기야, 저하께서 베푼 은혜가 좀 컸어야지비.”


쌀과 소금.

그리고 양심적으로 이뤄지는 교역.


세자가 동북면 여진족에게 베푼 자비는 이렇게 커다란 반대급부로 돌아오고 있었다.

고려의 영향력 아래에서 안정적인 삶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 보니.

오히려 이제 여진족에게는 동북면을 침공한 원나라 군사들이 적으로 보이기 시작한 것이었다.


뭐, 지금 고려에 협력하는 자들이 여진족의 전부는 결코 아니다만.

두만강, 목단강, 그리고 저 멀리 송화강과 흑룡강 일대에도 숱한 여진족들이 살고 있었고, 그들은 여전히 고려에 적대적이었다.


하지만 어떻게 첫술에 배가 부르겠는가.

이미 동북면 일대의 여진족들이 고려에 이토록 친화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것부터 이성계와 고려에는 큰 수확이었다.


“저하께서는 이런 미래를 꿰뚫고 계셨던 것인가······.”


그렇다면, 충성스러운 심복으로서 이성계는 세자의 뜻을 충실히 받들어야 할 터.


하지만 여진족을 고려의 편으로 끌어들이는 큰 그림 이전에.

이성계에게는 먼저 처리해야 할 중대한 일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이지란이 너덜너덜하게 만들어 놓은, 고려를 침략한 나하추군을 박살 내는 일.


“넣어 두라이.”

“옛!”


그렇게, 이성계는 이지란에게서 온 목간을 뒤를 따르던 부관에게 넘겼다.

그리고, 삽시간에 말을 몰아 앞으로 뛰쳐나갔다.


곧 그의 앞에 나타난 건.

거친 환경에서 단련된 동북군 5천과.

현재 동북아 최강의 전력임이 분명한 가별초 3천.


강을 넘은 나하추군의 병력이 수만에 이른다는 사실은 이성계에게 아무 상관이 없었다.


몇만 명이 쳐들어오든.

몇십만 명이 쳐들어오든.

자신의 영지와 고려를 노리는 적을 쳐 없애버리는 것이 동북의 지배자인 그의 의무.


저 멀리, 그의 심장부를 노리고 짓쳐들어오는 적군이 마치 보이기라도 하는 것처럼.

이성계가 중얼거렸다.


“······오게 두어라.”


그의 코에는 이미 전장에서 흐를 피 냄새가 짙게 풍기고 있었다.


“함관령과 함주 평야를 적의 피로 적실 때가 왔으니.”


작가의말

내일 연재분부터는 점심 12시 20분에 업로드됩니다!


그리고 제목 또한 변경 예정인데요.


‘공민왕의 쌀먹왕자에게 조선은 없다’


로 변경 예정입니다.

유입이 비슷한 순위 다른 작품들에 비해 한참 부족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독자 여러분께 혼동을 드린 점 송구하게 생각하며,

약간 혼란스러우시더라도 깊은 양해 부탁드립니다 ( _ _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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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47화. 위기는 곧 기회 NEW +11 16시간 전 1,986 106 16쪽
46 46화. 첫눈과 아이스크림 +11 24.09.18 2,880 137 12쪽
45 45화. 불신(佛神)이 아니라 불신(不信) +14 24.09.17 3,313 131 15쪽
44 44화. 짭짤한 황금 +11 24.09.16 3,778 133 16쪽
43 43화. 승자가 패자에게 거둘 권리 +13 24.09.15 4,093 143 19쪽
42 42화. 함주 평야 회전 +11 24.09.14 4,151 169 16쪽
41 41화. 함정의 함정의 함정 +11 24.09.13 4,216 161 20쪽
» 40화. 동북면의 늑대들 +14 24.09.12 4,308 164 16쪽
39 39화. 각오 +11 24.09.11 4,399 173 15쪽
38 38화. 묵직한 무장의 결의 +10 24.09.10 4,578 154 19쪽
37 37화. 미래를 위한 한 걸음 +14 24.09.09 4,764 163 16쪽
36 36화. 괴짜가 두 배 +15 24.09.08 4,930 175 18쪽
35 35화. 두 명의 불도저 +17 24.09.07 5,068 182 16쪽
34 34화. 전부 내가 짊어지겠다 +13 24.09.06 5,147 173 19쪽
33 33화. 포기하지 마라, 내가 널 포기하기 전까지 +17 24.09.05 5,089 196 19쪽
32 32화. 명군과 명장의 자질 +15 24.09.04 5,147 185 16쪽
31 31화. 넌 못 지나간다 +13 24.09.03 5,145 175 13쪽
30 30화. 세자가 정체를 숨김 +12 24.09.02 5,243 158 16쪽
29 29화. 귀여운 세자의 서경 사수 쇼 +8 24.09.01 5,285 164 17쪽
28 28화. 폭풍전야 +11 24.08.31 5,298 163 14쪽
27 27화. 노병은 죽지 않는다 +12 24.08.30 5,349 174 16쪽
26 26화. 여진해병 이지란과 기합찬 야만전사들 +15 24.08.29 5,453 171 14쪽
25 25화. 용의 피를 타고난 아이 +14 24.08.28 5,481 187 13쪽
24 24화. 고려가 힘을 숨김 +14 24.08.27 5,451 193 18쪽
23 23화. 천 리 바깥을 꿰뚫는 눈 +13 24.08.26 5,364 195 14쪽
22 22화. 카사르테무르 +17 24.08.25 5,418 203 15쪽
21 21화. 마음을 사는 방법 +20 24.08.24 5,448 211 15쪽
20 20화. 동심결(同心結) +18 24.08.23 5,510 196 13쪽
19 19화. 고려세자삼합과 황좌의 게임 +19 24.08.22 5,624 201 15쪽
18 18화. 천기누설 +18 24.08.21 5,623 206 13쪽
17 17화. K-상추쌈과 삼겹살 +13 24.08.20 5,818 189 14쪽
16 16화. 700년 전의 한류(韓流) +15 24.08.19 5,927 189 18쪽
15 15화. 큰 그림 그리기 +16 24.08.18 5,899 193 14쪽
14 14화. 화력고려의 태동 +15 24.08.17 6,052 209 15쪽
13 13화. 하, 총 마렵다 +14 24.08.16 6,030 202 13쪽
12 12화. 염전 인부 대식이 +15 24.08.15 6,093 234 14쪽
11 11화. (딸깍) +18 24.08.14 6,235 220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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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8화. 사기템 +17 24.08.11 6,683 245 12쪽
7 7화. 기적의 볍씨 +14 24.08.10 6,795 233 14쪽
6 6화. 연철의 연금술사 +13 24.08.09 6,897 228 17쪽
5 5화. 은이 필요해요. 아주 많이 +12 24.08.08 7,219 234 14쪽
4 4화. 동북 촌놈과 재능충 +17 24.08.07 7,870 242 17쪽
3 3화. 명마 고르기 +23 24.08.06 8,221 259 15쪽
2 2화. 공민왕과 노국공주의 혼혈왕자 +17 24.08.05 8,810 258 13쪽
1 1화. 고려에서도 쌀먹이 가능할까요 +36 24.08.05 9,777 25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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