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 길드 마스터의 천마재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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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화진명
작품등록일 :
2024.07.22 18:18
최근연재일 :
2024.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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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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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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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누가 합니까?

DUMMY

"아뇨. 안 괜찮습니다 당연히."


나는 칼같이 대답했다.


'...너무 단호하게 잘라 말했나?'


그렇지만 누가 미쳤다고 천마의 대행을 하겠는가?


그저 간단한 용어의 정의만 알려주는 게 전부인 이 [중원백과사전]에서도 천마를 두고 '전쟁을 일으켜 피바람을 불러온 마인'이라고 하는데,


아마 이 천마라는 놈은 내가 모르는 수많은 악행을 저지르고 다녔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내가 괜히 2대 천마를 자칭해서 천마에게 원한을 가진 자들의 눈에 띄게된다면...


'그 업보를 내가 대신 다 뒤집어쓰게 되는건데, 절대 안될 말이지.'


"그래. 그렇겠지."


내 걱정과는 달리, 상철호는 의외로 순순히 받아들였다.


"괜찮겠습니까? 그, 제가 이 마교의 역사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순간, 마교라는 단어를 들은 상철호가 약간 움찔하는 것 같았지만 일단 무시하고 말을 계속했다.


"제가 얕게나마 알고있는 지식과 노 장로의 언행에 비추어보자면,


그 천마라는 존재는 마교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존재인 것 같습니다만,


우호법님의 입장에서도 마교를 이끌어가는데 있어서 천마가 필요한 것 아닙니까?"


"..."


내 질문에 우호법이 처음보는 표정을 지었다.


굉장히 복잡한 표정이었다.


후회, 분노, 망설임... 온갖 감정이 뒤섞여 복잡한 심정을 대변하는 표정이었다.


그렇게 그는 한참 입을 꾹 다물고 말을 않더니,


"자네는 교의 원래 이름을 혹시 알고 있나?"


겨우 입을 떼고서는 역으로 내게 질문을 던진다.


"현백교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래, 현백교..."


상철호는 말을 하다 말고 다시 미심쩍은 눈으로 쳐다봤다.


'어떻게 기억을 잃은 이방인이 현백교라는 단어도 알고 있냐 이거지?


그래서 뭐 어쩔건데.'


일단 그가 나에 대해 캐묻지 않겠다고 한 이상, 쉽게 말을 뒤집지는 않을 것이다.


이제 이 양반 눈치는 안보고 [중원백과사전]에서 알려주는 내용은 그냥 말할거다.


"...가 교의 본래 명칭이네."


그가 간신히 말을 잇는다.


"지금 그 유서 깊은 교의 역사와, 천마가 교에 행한 악업들을 일일이 자네한테 읊어줄 수는 없지만,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그의 얼굴에 분노가 깃든다.


"나는 천마를 인정하지 않는다네.


나는 스스로를 현백교인이라고 여겼지, 한번도 마교인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다네.


그리고 앞으로의 교의 미래에도, 그 악귀의 존재는 교는 물론이고 중원 전체에 해(害)가 됐으면 됐지 도움이 되지는 않을걸세."


뭐, 대충 상철호의 언행에서, 그가 천마에게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을 것이란 건 짐작이 갔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한번도 마교라는 단어를 입에 담은 적이 없었거든.'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나는 혹시 상철호까지 나더러 천마하라고 붙잡으면 어쩌나 내심 걱정하고 있었기에, 속으로 안도했다.


"몸이 낫는대로 떠나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그게 나을걸세. 혹여나 교 밖으로 자네가 천마라는 소문이 퍼지기라도 한다면,


그때 자네는 두 번째 무림공적이 되어서 무림맹의 추적을 받게 될테니 말일세."


상철호는 태연하게 끔찍한 소리를 내뱉는다.


"그...럼 큰일이겠군요. 하하."


"그렇지. 그래도 걱정말게.


일단 장로님께는 아직 천마가 힘을 온전히 되찾지 못했으니 그 전까지는 최대한 천마의 존재를 숨기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청을 드렸고,


의식에 참여했던 자들에게도 기밀유지를 명했다네.


다행히 의식 직후에 오미호의 습격이 있어서, 그들도 경황이 없어 장로가 시키는대로 천마가 재림했다는 소식을 다른 데에 퍼뜨리지는 못했지."


"휴..."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감사합니다. 우호법님이 아니었으면 제 처지가 곤란해질 뻔했습니다."


"아닐세. 따지고보면 자네는 말려든 피해자의 처지이니, 자네가 겪었던 곤란한 일을 수습한 것 뿐일세.


괘념치 말게나."


상철호라도 상식적인 사람인 것이 나한테는 천만다행이다.


"그러면 자네가 낫는대로 교를 떠날 것으로 알고 있겠네.


의원이 말하기로는 자네가 자상에 골절, 화상 등 요수와의 전투에서 여러 심각한 부상을 입었으며 내공까지 소진했으나,


체력이 좋고 원기가 충만하여 생각보다 회복이 빠를 것이라고 했네.


십오일 정도 걸린다고 했던가."


"으음... 제 생각보다 좀 깁니다만..."


"무슨 소리인가. 오미호와의 전투 후에 자네 꼴이 어쨌는지 잊은겐가. 그정도만해도 굉장이 운이 좋은 걸세."


'...사실 화염 장벽에 휩싸이고 빠져나왔다가 오미호한테 당한 뒤로는 기억이 거의 없는데 말이지.'


여튼 십오일 뒤에 자네가 떠나는 것으로 알고 그때까지 자네에게 줄 물자들을 내 챙겨놓겠네."


"감사합니다."


"그래. 내가 하려했던 말은 이게 전부일세."


상철호는 대화를 마치려고 의자에서 일어난다.


"내가 가능한한 자네를 교의 다른 인물들과 접하지 않게 하고, 장로님은... 일단 내 능력이 닿는 데까지 최대한 말려보겠네.


그러니 맘 편히 몸조리 잘하게."


그가 뒤를 돌아 떠나려는 찰나, 갑자기 어떤 아이디어가 번뜩인다.


"저, 잠시만요!"


서둘러 그를 붙잡는다.


"음? 왜 그러는가. 무언가 용건이 더 있는 것인가?"


"혹시, 무공에 대해서 좀 아십니까?"


"...무공?"


"네."


"...잘 아냐고?"


"네."


"...일단, 잘 알고 있지. 자네 우호법이 뭐하는 자리인지 모르는겐가?"


"모릅니다."


뭔가 중요한 자리인거 같긴 한데.


"...그런가. 알겠네. 비록 천하를 호령하는 고수들에게는 미치지 못하지만, 내 나름대로 일생을 무학을 탐구하며 보냈으니, 자네를 가르칠 정도는 될 것일세."


...그런거 치고는 뭔가 허약하던데. 학자같이 연구만 한 타입인가?


영 미심쩍지만 지금으로서는 상철호말고는 매달릴 사람도 없다.


"그럼 마침 잘됐습니다. 아까 오미호 건에 대해서 반드시 은혜를 갚겠다고 하셨잖습니까?


굳이 뒤로 미루실 필요 없습니다."


나는 씨익 웃었다.


"제게 무공을 좀 가르쳐주십시오."





상철호는 다시 내 침대 옆 의자에 앉아있다.


"일단 지금 자네 몸 상태로는 수련을 한다던가 하는 것은 불가능하네.


그러니 혹시 떠나기로 한 일자 전에 자네가 조금 더 일찍 회복한다면, 그 사이에 짧게나마 직접 연습해보는 걸로 하지.


지금 당장은, 자네 몸 상태로 할 수 있는 간단한 수련부터 가르쳐주겠네."


고개를 끄덕이며 그의 말을 경청한다.


"우선 하나 물어보겠네.


자네 내공이 무엇이며, 그걸 모으는 원리에 대해 알고 있는가?"


"기본적으로 내공이란 건 단전에 모이는 기를 뜻하며, 무공을 수련하거나, 영약을 먹거나, 운기조식을 통해 내공을 모을 수 있습니다."


[중원백과사전]이 알려주는 내용을 그대로 읊는다.


"그렇지. 잘 알고 있군.


뭐, 자네가 오미호를 쓰러뜨리는 것을 내 직접 보지는 못했으나, 마지막에 자네가 펼친 검술도 그렇고 어느정도 무공을 쓸 줄 아는 것 같은데, 아닌가?"


"맞습니다. 다만, 저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한 가지 무공을 썼을 뿐, 그게 정확하게 무엇인지, 어쩌다 알게 된 것인지는 모릅니다."


"그런가... 그렇다면 운기조식하는 법도 모르겠군. 아닌가?"


"어떤 것이다라는 이론만 얕게 알고 있지, 실제로 하는 법은 모릅니다."


"그럼 잘됐군. 내가 운기조식하는 법을 알려주겠네."


"그건 저처럼 다친 상태에서 누워서도 할 수 있는 것입니까?"


"정신을 집중하기 위해서는 가부좌를 트는 것이 좋네만, 굳이 외형에 얽매일 필요는 없지.


그리고 외상의 유무는 중요하지 않다네.


자네가 단전이나 기가 흐르는 맥을 다친 것이 아닌 이상, 운기조식을 하면 오히려 기의 순환을 촉진시켜 상처의 회복을 도울 수 있지."


"오..."


마침 지금의 내게 딱 맞는 수련법 아닌가.


"그럼 그걸 가르쳐주기에 앞서, 먼저 내가 자네의 맥을 짚어보도록 하겠네.


의원이 한번 진맥을 했겠지만, 만약을 위해 내가 한번 더 자네의 맥과 단전을 살펴보겠네. 괜찮겠나?"


"예. 물론입니다."


"그래, 그럼 바로 시작하지."


그는 곧바로 내 오른팔의 소매를 걷고, 손목 안쪽을 두 손가락으로 짚었다.


가만히 기다리고 있자니, 그의 손가락에서 내 손목을 통해 기묘한 에너지가 흘러들어오는 것이 느껴진다.


'오, 이것이 내공이라는 거군.'


이전에 운영보를 쓰면서 단전에서 기가 흘러나오는 것을 느끼기는 했는데, 다른 사람의 기가 몸으로 들어오는 것은 또 신기한 경험이다.


그렇게 천천히 전신을 따라 흐르는 그의 미약한 기를 느끼고 있는데...


'어라?'


상철호의 상태가 이상하다.


마치 보이지 않는 심각한 내상이라도 입은듯, 안색이 파리해지며 몸이 미약하게 떨고 있다.


"큭..."


심지어는 그의 악문 입술 사이로 미약한 신음소리까지 새어나온다.


"괜찮으십니까?"


"말...하지 말게."


그의 상태가 신경쓰였지만, 일단 그가 시키는대로 입을 다물고 진맥이 끝나기를 기다린다.


"후우... 후우..."


상철호가 내 팔에서 손을 떼고,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거친 숨을 연신 내쉰다.


"진맥이라는게 어려운 일입니까?"


"아닐세. 단지 내 상태가 좋지 못해서 어려움을 좀 겪은 것이니, 신경쓰지 말게."


영 신경쓰이지만, 저렇게 단호하게 말하니 더 물어보기도 그렇다.


그냥 빨리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것이 낫겠다.


"그래서, 맥을 짚어보시니 어떻습니까?"


"..."


상철호가 대답을 망설인다.


"혹시 제 상태가 안좋은 겁니까? 어디 문제라도..."


"...아니, 아닐세."


그가 고개를 젓는다.


"오히려 너무 단전에 쌓인 내공의 양이 많으면서도 정순하여 놀란 것일세."


"어, 그렇습니까?"


"그래. 지금 자네 단전에 쌓인 내공의 양은, 아마 어지간한 문파의 집중적인 지원을 받는 후기지수 정도는 충분히 될걸세.


그 내공의 종류도, 천마가 퍼뜨린 마공이나 사파의 잡스러운 무공과는 달리 정말로 고절한 내공심법을 익히기라도 한듯


물과 같이 맑으며 바람과 같이 경쾌하게 단전과 절맥을 흐르고 있다네."


"오..."


뭐라는지 다는 이해가 안되지만, 좋다는 것이군.


"자네 정말로 자네가 누구인지 기억 안나는가? 출신이라도?


이정도의 내공이면 어디 구파나 명문 세가의 자식일 것 같은데...


아니, 하지만 자네는 중원 사람이 아닌데...


이상하군, 정말로 이상한 일이야."


"정말로 그렇습니다."


일단은 나도 모르는척 해야겠다.


"혹시나 뭐라도 생각나는 것이 있다면 바로 말해주게.


만약 자네가 이름있는 가문이나 문파 출신이라면 그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테니."


"그러겠습니다."


"그래... 헌데 이상한 것은 그것 뿐만이 아닐세."


"네?"


이게 다가 아니란 말인가.


"자네 심장을 감싸면서 순환하는 이질적인 기운이 있다네."


상철호가 자못 심각한 표정을 짓는다.


"이건 전혀 느껴본적 없는 기란 말이지... 아니 내공이 맞기는 한가 애초에?"


아.


그렇지. 그것도 있었지.


'내공으로도 마나를 탐색할 수 있는 모양인가보네.'


자 그럼.


"모르겠네, 이건 정말로 모르겠어. 심장을 흐르는 내기라니..."


이 마나 하트(Mana heart)란 것을 중년의 무림인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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