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 길드 마스터의 천마재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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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화진명
작품등록일 :
2024.07.22 18:18
최근연재일 :
2024.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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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5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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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철호의 경고

DUMMY

"그러니까 자네 말은, 자네의 심장에 흐르는 이 기운이 내공이 아닌 미지의 기운이며,


그것이 무엇인지는 자네도 그 이름이 마나(魔拏)라는 것 말고는 모르고,


그 마나를 이용해서 요술을 부리면 피부를 단단하게 할 수도 있고,


근육을 일시적으로 증강시킬 수도 있는데다,


심지어 화기나 냉기를 직접 다루는 것도 가능하다, 이건가 지금?"


상철호가 믿을 수가 없다는 듯이 되묻는다.


"네. 정확히는 요술이 아니라 마법이라고 부르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마나(Mana)는 중원어가 아니고.


"허..."


상철호는 이마를 짚고 입을 닫을 생각도 못한 채 충격에서 벗어나지를 못한다.


'으음... 지금까지 얼버무렸던 것처럼 내 마나 하트도 뭔지 기억 안난다고 우길까 고민도 해봤지만,


이것까지 모른다 그러면 상철호가 마음을 바꿔서 또 의심하기 시작할지도 모르고 말이지.'


그런 결론을 내린 나는, 상철호에게 내 마나 하트(Mana heart)의 존재를 들킨 김에 그에게 마나와 마법의 개념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주고, 그의 반응을 살펴본 것이다.


'어쨌건 이걸로 확실해졌군.'


상철호의 반응으로 미루어볼 때, 이 세계에서는 마나나 마법이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정확하게는 내가 전이한 곳 주변의 대륙에 존재하지 않거나 적어도 일반적인 것은 아닌 것 같다.


[중원백과사전]에는 간단한 단어에 대한 설명만 내재되어 있기 때문에,


'이 중원에 마법의 개념이 실존하는가?' 같은 서술형의 질문에 대한 답은 구할 수가 없었다.


'덕분에 좀 귀찮은 방식을 고르는 수 밖에 없었고."


"아니... 그런게 존재할 수 있는가?


사교나 새외에서는 무공 외에도 신비로운 기운을 다루는 사술이 있다고 하지만..."


상철호는 내 존재도 잊고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사색에 빠진다.


그러더니 번뜩, 나를 날카롭게 노려본다.


"자네... 정말로 모르는가? 이건 내가 경험해보기는 커녕 온갖 무학 서적을 읽으면서도 단 한번도 보지 못한 것일세.


그런 희귀한 것을 자네가 우연찮게 가지고 있고, 심지어 그 연원은 기억 안난다, 이건가?"


상철호의 마음 한 구석에 의심의 불씨가 다시 피어오른듯 하다.


"다 기억하고 있으면서, 내게는 일부만 알려주고 나머지는 숨기는 것이..."


"그럴 생각이었다면,"


단호하게 그의 말을 끊고 들어간다.


"그냥 뭔지 모른다고 했을겁니다.


아니, 애초에 맥을 짚게 두지도 않았을겁니다.


우호법님을 신뢰하기에, 진맥도 허락한 것이고, 제가 기억에 남아있는 내용을 최대한 말씀드린 겁니다."


말을 마치고 그의 두 눈을 똑바로 바라본다.


둘의 눈빛이 허공에서 맞부딪친다.


침실의 고요함이 숨막힌다. 이따금 문 밖에서 불어오는 동굴 통로의 바람소리만이 그 적막을 깨뜨린다.


그렇게 한참을 서로 눈씨름을 하다가,


"으음..."


상철호가 눈을 감고 고민에 빠진다.


"흠..."


고개를 푹 숙인다.


"흐으음......"


이번엔 왼쪽으로 삐딱하게 기울인다.


'거 엄청 고민하네.'


그러더니 양손으로 허벅지를 탁하고 치고는,


"알겠네. 믿도록 하지."


굳은 각오를 다졌다는 듯 비장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래. 자네가 교를 해할 다른 속셈이 있었다면 내게 굳이 맥을 짚게할 이유도 없었겠지.


아니, 애초에 요수가 습격했을 때 그 혼란을 틈타 공작을 했으면 됐겠지.


교의 은인을 의심해서 미안했네."


"아닙니다. 저도 말하면서도 우호법님이 믿어주시지 않을까 걱정했습니다."


"으음."


상철호는 지금까지의 언행이 부끄럽다는 듯 고개를 숙인다.


"일단 그 자네의 마나나 마법이란 거는 아까 말했듯이 내 한번도 접해보지 못한 것일세.


자네가 요양하는 동안 한번 서고에서 관련된 내용이 있는지 서적들을 탐독해 보겠네."


"감사합니다."


"단, 한 가지 주의해야 하네."


"무엇을 말입니까?"


"나 이외에게는 누구에게도 자네 심장의 그 기이한 기운에 대해서는 말하지 말게.


진맥도 물론 허용해서는 안되네. 기를 모르는 의원이 치료를 목적으로 진맥을 하는건 상관 없으나,


만일 그 의원이 내공을 다룰줄 아는 이라면 진료를 받지 않는 것이 좋을걸세.


특히 무림인들에게는 무조건 숨겨야하네. 무조건.


혹여 그 마법이란걸 그들 앞에서 써야한다면, 철면피를 깔고 이건 무공이라고, 그렇게 우겨야 한다네."


"어... 그야 당연히 아무데서나 떠벌리고 다니지는 않을겁니다만, 그렇게 심각하게 말씀하실 정도로 사안이 중한 겁니까?"


"중하지."


상철호가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의자를 내쪽으로 바싹 당겨 앉는다.


"무인들은 강해지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네.


내공을 쌓겠답시고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은둔하여 살아가는 영물들도 굳이 포획하고,


사람 죽이는 걸 식사보다도 손쉽게하는 요수들한테도 덤벼들어 기어이 사냥하고는, 그 영단을 꺼내어 게걸스럽게 삼키지.


영기가 쌓인 약초를 찾는답시고 산과 숲을 죄다 헤집어 놓으며,


심지어는 다른 문파의 땅에 영험한 약초가 있다면 침범하여 강탈하고, 그 과정에서 사람이 죽건 말건 개의치 않는다네.


약초랍시고 독초를 복용하고는 그대로 황천으로 가는 자는 차라리 선인(善人)이겠지."


상철호가 무시무시한 얼굴로 경고를 쏟아낸다.


"특이체질에 다다르면, 더 말할것도 없다네.


극한의 양기를 타고 태어난다는 구양절맥(九陽絶脈), 그와는 반대로 음기를 타고나 냉공을 자유자재로 다룬다는 구음지체(九蔭之體),


심지어 마공을 익히기에 적합한 신체를 타고난다는 마강체(魔强體)까지.


무공을 익히는 데 도움이 되는 특이체질은 무림인들이 갈망하다 못해 환장하는 것일세.


이를 탐하여 특이체질을 지닌 자를 배우자로 들여 후손에게 그 피를 물려주고자 하는 것은 기본이고,


아주 성질이 극악한 자들 중에서는 아예 이들을 해부하여 연구 재료로 삼는 이까지 있네."


말을 속사포처럼 쏟아내던 그가 잠시 숨을 고른다.


"그리고 자네의 그 기이한 심장은 전례가 없는 특이체질이란 말일세.


만일 자네가 특이체질이라는 사실이 퍼지기라도 한다면...


그때부터 자네를 유혹하려는, 혹은 해하려는 자들이 상처입은 사슴을 발견한 이리떼처럼 꼬여들걸세."


"그... 그렇군요."


그정도로 심각한 일이었나...?


"내 말 명심하게. 나도 절대로 자네의 신체에 대해서 발설하지 않을테니, 자네도 각별히 주의하게.


이건 순수하게 선배로서 하는 충고라네."


상철호의 마지막 충고를 끝으로 그의 일장연설이 막을 내렸다.


...일단 이 마나 하트가 무림인들에게 얼마나 탐이 나는 존재이며, 그렇기때문에 극비로, 조심스럽게 다뤄야한다는 사실은 확실하게 알았다.


'좀 우습기도 해. 원래 세계에선 마나하트라면 어지간한 사람들은 다 가지고 있는 거였는데.'


하여튼 조심하라니 조심해야겠지.


다행히 상철호는 노망난 노 장로를 성실하게 모시는 것도 그렇고, 요수 토벌 건에 관해서 내게 찾아와 직접 감사인사를 전하는 것도 그렇고


충직한 인물인 것 같으니 어느정도는 믿어도 될 것 같다.


"...그래.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새버렸군.


자네에게 운기조식에 대해 알려주겠다 했었지."


"네."


"알겠네. 이미 내공은 충분하고 무공도 다룰 줄 아니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일세.


일단 눈을 감고, 자네의 단전을 느끼는 것에서 시작해보세..."





침대에 누워서 눈을 감고, 아랫배에 있는 그릇을 상상한다.


그 그릇에는 내공이라는 물이 담겨있다.


"후우..."


천천히 그 물을 맥을 따라, 흐르게 한다.


물은 맥을 타고 몸의 중심에서 머리, 손, 발까지 뻗어나간다.


그렇게 말단에 도달한 물이, 다시 돌아와 단전에 도달하는 순환이 완성된다.


그 순환이 한바퀴 끝나면, 다시 물을 거두어 들여, 그릇에 담는다.


"...하아."


눈을 뜬다.


상철호가 내게 운기조식을 가르쳐준 것이 4일 전이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할 일이 침대에 누워있는 것 밖에 없던 나는 집중력이 허락하는 한도까지 반복해서 운기조식을 시행했다.


'조금 늘었나?'


단전을 살핀다. 확실히 처음 무공을 썼을 때보다 내공이 늘은 것 같기도 하고...


상철호가 가르쳐 준대로, 운기조식을 하면 할수록 마음이 안정되고 몸이 좀 편안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인지 이제 몸도 어느정도 움직일 수도 있을 것 같고 말이지.'


의원은 회복에 15일이 걸릴 것 같다고 말했지만, 이제 4일 째가 되었는데 벌써 통증은 거의 가셨고 화상도 대충보면 티가 안 날정도로 사라졌다.


아직 오미호가 할퀸 가슴팍에는 커다란 흉터가 남았으며 거기에 날카로운 통증이 이따금씩 스치고,


마나를 과하게 쏟은 다리는 아직 제대로 움직일 수는 없지만, 이정도면 누군가의 부축 없이도 그럭저럭 돌아다닐만한 정도가 됐다.


'슬슬 움직여 볼까.'


가만히 누워있자니 좀이 쑤시다.


몸을 일으켜 침대 옆에 쌓여있는 책들을 바라본다.


자거나 운기조식을 할 때 외에는, 상철호나 노 장로에게 책을 가져와달라고 부탁해 그걸 읽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


다만 상철호는 영 바쁜지 얼굴을 자주 보지 못해서 대부분의 경우 노 장로에게 이를 부탁했는데,


그는 제대로 된 책 -예를 들자면 기본 무공서나 중원의 역사나 상식을 다룰 수 있는 책- 도 가져다 주기는 했으나,


그보다 훨씬 많은 '천마스러운 책' - 천마심법, 마교혼원록, 천마신공, 혈강도법이라는 제목이 붙은 책 - 을 가져다 주며,


천마로서 익혀야할 것들이 담긴 책이라며 독서를 권했다.


대게는 마교의 위대함을 찬양하는 왜곡된 관점의 역사서이거나, 익히는 방법들이 하나같이 입에 담기도 끔찍한 마공이거나 그랬다.


개중에는 이거는 그래도 익혀볼만하지 않나? 싶어서 상철호에게 한번 물어보니...


"자네같이 정순한 내공을 지닌 자가 마공을 익히면 혈맥이 터져나가고 사지가 뒤틀려 죽을 것일세."


라는 그의 친절한 설명을 듣고 난 뒤로는 저 책들에는 손도 안대고 있다.


"뭐, 그래도 그간 노 장로에게 많이 도움을 받긴 했지."


지난 4일을 돌이켜보면, 의원이나 내 시중을 담당하는 하인보다도 더 많이 내 침실을 들락날락한 것이 노장로다.


식사 때마다 손수 식사를 들고 오고, 내게 아침 저녁으로 문안 인사를 올리고, 의원이나 하인이 일을 제대로 하는지 감시하고...


엄~청 부담스럽긴 하지만,


"의외로 또 그렇게 나쁘지는 않단 말이지."


일단은 나를 천마로 모시는지, 내가 해달라는 건 어떻게든 해주고 내가 싫다는 건 절대로 강요하지 않는다.


예의 그 책들도 내가 읽기 싫다하니,


"예...천마님의 뜻이 그러하시다면..."


이라면서 풀이 엄청 죽기는 했지만 굳이 읽으라고 하지는 않았다.


이렇게 지난 4일간 편하게 운기조식하고, 책 읽고, 보살핌(대부분 노 장로의)을 받으면서 푹 쉬었으니...


"이젠 좀 움직여야지, 그렇지?"


책 읽는 것도 좋지만 나는 몸을 직접 움직여야 직성이 풀린다.


"읏차..."


그대로 다리를 땅에 짚고 침대 밖으로 걸어간다.


영 어색하지만, 그럭저럭 걸을만 한 것 같다.


"한번, 이 주위를 안내받고 싶은데."


저번에 상철호가 연무장도 있다고 했으니, 거기서 가볍게 몸을 좀 풀면 될 것 같다.


"밖에 아무도 없는가?"


...


'어라, 이러면 누군가는 꼭 대답을 했는데.'


다시 불러보지만 조용하다.


'무슨 일이지?'


그때, 문 밖 저 동굴로 향하는 통로에서, 너무나도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마존이시여, 부디 마교를 구원하소서!"


그의 외침과, 통로를 다급하게 달려오는 노 장로의 발소리가 동굴 벽에 울려퍼진다.


...이거 전에 한번 겪었던 상황인거 같은데.


작가의말

늦어서 죄송합니다.

목감기에 걸려서 고생중입니다. 다행이 코로나는 아니네요.


여러분도 냉방병 조심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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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광소(狂笑)와 천마대행 24.08.23 26 0 9쪽
7 승전보, 그 후에. 24.08.22 35 0 12쪽
6 화작참연검(花斬斫連劍) 24.08.21 38 1 14쪽
5 요수사냥 24.08.16 56 0 10쪽
4 마법 혹은 무공 24.08.14 66 0 12쪽
3 임기응변 24.08.10 76 1 13쪽
2 마존강림 24.08.07 84 1 12쪽
1 끝에서, 끝나지 않다. 24.08.05 147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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