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존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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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H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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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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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5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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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남파(1)

DUMMY

-흑도맹 간부 회의의 결과에 따라 섬서에서 안휘로 가는 길목에 있는 모든 녹림도들은 화산파의 무인을 발견하는 즉시 그들을 제거할 것. 제거할 수 없을 시 무슨 수를 써서라도 본맹에 알릴 것. 어떠한 경우에도 화산파가 남궁세가로 향하는 것을 막아야 함.


정확히 용봉비무 대회가 시작하기 나흘 전 흑도맹 전력의 오할에 해당하는 전력과 살문의 전력 3할이 섬서를 향해 진격할 것임. 녹림도들은 이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섬서로 들어가는 모든 길목들을 장악하고 있을 것.-


다음과 같은 내용이었다. 사실 정확한 사실은 화산 본산이 아닌 속가문파 제거였지만 왜인지 그 내용은 빠져있었다.


이를 본 청진은 몹시 당황했다.


비무대회 나흘 전이라는 것은 겨우 3일 뒤였다.


이는 청진이 예상했던 것보다 무척이나 빠른 시기였다. 그들이 광동에서 섬서까지 오기까지 넉넉잡아 보름정도였다. 하지만 실제로는 열흘정도면 도착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이 섬서에 당도하는 때는 비무대회가 시작하고 거의 일주일이 지난 시점, 즉 한창 비무대회가 진행되고 있을 무렵이라는 것이다.


이토록 빨리 진행이 될 수 있는 경우는 한 가지밖에 없다.


이미 살문과 흑도맹 사이에 얘기가 얼추 정리된 상황이라는 것이었다.


청진의 예상대로 살문주는 귀주에서 광동으로 출발하기 전에 이미 흑도맹과의 합의를 거의 본 상황이었고, 이번 방문은 흑도맹과 살문의 연합을 확실히 하고 중원에 이를 공표하기 위한 일종의 보여주기였던 것이다.


청진은 생각했다.


’흑도맹 전력의 3할만 되어도 화산파를 상대하기에는 충분한 전력이다. 아니 충분하다 못해 넘치는 전력이다. 하오문주나 흑도맹주는 장문인을 상대하기 위해서라도 올 것이다. 또한 흑도맹의 간부 중 못해도 6명은 온다는 뜻이다. 한데 5할이라니... 이 정도면 화음에서 아니 섬서에서 화산을 아예 지워버리겠다는 것 아닌가. 거기다가 살문까지.. 정말 큰일이구나.. 어떻게 해서든 이 서찰의 내용을 화산파에 전해야 한다. 하지만 나는 남궁세가로 가야 하는데...‘


청진이 갑자기 고개를 번쩍 들더니 채주와 부채주를 보며 말했다.


”너희가 이 서찰을 화산파에 전달해주어야겠다.“


!!!


채주가 황당하다는 듯이 말했다.


”아니 그걸 왜 저희가....“


”그럼 어쩔 수 없군, 여기서 죽어라.“


스릉


말을 마침과 동시에 자신의 허리춤에 차고 있던 검을 뽑아든 청진이었다.


부채주인 장걸산이 다급히 말했다.


”알겠습니다, 대협. 전달하겠습니다.“


”그래 좋다.“


그때 장걸산이 말을 덧붙였다.


”허나 대협, 저희는 엄밀히 녹림에 속한 이들이고 또한 흑도맹에 속한 이들입니다. 만약 대협의 명을 받아 이 서찰을 화산에 전달했다는 사실을 걸린다면 저희 채 모두는 죽은 목숨입니다. 대협께서 저희의 안전을 보장해달라는 내용을 서찰에 덧붙여 써주십시오. 그래주시지 않으신다면 아무리 대협께서 저희를 죽인다 하셔도 명을 들어드릴 수는 없습니다.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이 말을 모두 들은 청진은 내심 감탄했다.


’한낱 산적이 이런 상황에서 저런 생각까지 하다니. 이 정도 머리면 산적질 대신 공부나 해서 벼슬을 할 것이지. 쨌든 저자의 말이 맞다. 그 정도는 보장해주어야 저들이 내 명을 따르겠지. 무력으로 해결한다고 될 문제도 아니니.‘


생각을 마친 청진이 답했다.


”알았다. 서찰과 글 쓸 것들을 가져와라.“


청진이 서찰에 적은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장문인, 저 청진입니다. 위 서찰에 내용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생각하신 것보다 서두르셔야할 것 같습니다. 장로님들께 전해들으셨겠지만 제 생각이 틀린 듯 싶습니다. 아무래도 본산을 노리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서찰을 전한 녹림도들 또한 72채 중 한 곳의 채주와 부채주입니다. 이들을 이용한다면 분명 놈들을 대비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일단 이들에게는 이 서찰을 전해주는 조건으로 이들의 안전을 보장해준다고 하였으니, 장문인께서 잘 판단하여 처분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서찰을 다 적은 청진이 서찰을 봉투에 넣으며 말했다.


”만일에 이 봉투를 열어 서찰을 본다면 너희의 안전은 보장되지 않을 것이다.“


이에 장걸산이 답했다.


”당연한 말씀을...헌데 저희는 그렇다치고 저희 채의 애들은 어쩝니까? 제가 말한 저희의 안전이라 함은 채주님과 저 둘뿐만이 아니라 저희 채 전체를 말씀드린 것인데...“


청진이 귀찮다는 듯 말했다.


”일단 사안이 급한 만큼 너는 채주와 함께 먼저 화산파로 가고 나머지는 뒤따라가면 되지 않겠느냐. 도착하고 나서 장문인께 이들이 너희 채에 속한 이들이라고 말씀드리면 알아서 잘 처리해주실 것이다.“


’처리‘라는 표현이 이상하긴 했지만 따를 수 밖에 없었던 장걸산이었다.


장걸산을 비롯한 채의 모든 녹림도들이 채 밖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채를 나서며 장걸산이 말했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리고 녹림도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제가 생각하기에도 좀 이상하긴 합니다만.... 이왕 이렇게 된 거 꼭 이기셔야합니다. 그래야 저희도 삽니다, 대협. 흐흐흐...“


청진이 피식 웃으며 답했다.


”빨리 좀 출발해라. 아직도 안 갔느냐?“


그렇게 그들이 출발한 뒤 청진도 다시 안휘를 향해 출발하기 시작했다.


경공을 펼치는 청진의 눈앞에 밝게 떠오르는 해가 보였다.


청진이 여느 때와 다름없이 평화롭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나아갔다.


말 그대로 폭풍전야와도 같은 평화로움이었다.


*


백풍이 말했다.


”화음에 위치한 속가문파들에게는 모두 전달한 것이냐??“


백진이 답했다.


”예, 화음에 위치한 속가문파들에게는 모두 전달하였습니다.“


”화음의 속가문파들은 우리가 지켜야 할 마지막 방어선이 될 것이다. 만약 전면전이 벌어지게 된다면 화음이 될 것이다. 최대한 대비를 잘 해놓아야 한다.“


”예, 장문인.“


”허면 섬서에 위치한 이들에게는 날이 밝는대로 알리는 것으로 합시다.“


”예, 장문인.“


백진이 물었다.


”헌데 장문인, 종남파는 어찌되었습니까? 내일이면 종남파는 안휘를 향해 출발할 터인데.“


”종남파 장문인께는 이미 연통을 넣었고 답신도 받았습니다. 내일 날이 밝는 대로 저와 백진 장로, 백상 장로 그리고 다른 장로 2명까지 총 5명이 종남파로 갈 것입니다. 그리고 어떻게 해서든 최소한의 지원이라도 받아내야 합니다.“


”예, 장문인.“


그렇게 둘이 한참 얘기를 나눌 때 백상이 다가오며 말했다.


”사형들, 날이 많이 춥습니다. 시간도 많이 늦었고요. 이만 들어가 주무시지요. 그래야 내일 종남파와 얘기도 잘 해보지 않겠습니까?“


백풍이 답했다.


”사제의 말이 맞네, 들어가지.“


백진도 백풍을 따라가며 백상에게 말했다.


”백상이 니가 오랜만에 맞는 말을 하는구나. 허허허.“


”참나....“


그렇게 시간이 지나 다음날이 왔다.


백풍이 대연무장에 화산의 모든 제자들과 장로들을 모아두고 말했다.


”오늘부터는 섬서에 존재하는 모든 속가문파들에게 어제와 동일한 말을 전달하면 된다.“


”예! 장문인.“


”화산은 태상장로분들께서 계실테니 걱정 하지 말고 조심히 다녀오기 바란다.“


”예! 장문인.“


그렇게 종남파로 향할 5인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섬서 전역으로 출발했다.


그리고 얼마 뒤 백풍을 비롯한 5인이 화산파의 산문을 나서는 그 순간.


”후.. 이거 괜히 오악이라 불리는게 아니구만.“


”그러게나 말이다. 조금이지만 숨이 다 찬다.“


화산을 오른 그들은 바로 청진의 명을 듣고 달려온 거랑채의 채주와 부채주였다.


이를 본 백풍이 말했다.


”거기 누굽니까“


물론 기감만으로 누군가 오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던 그들이었지만 누구인지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었던 그들이었다. 더군다나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더더욱.


이 말을 들은 둘이 화들짝 놀라 답했다.

정확히는 서찰을 들고 있던 부채주 장걸산이 답했다.


”저희는 청진 대협의 명을 받고 이 서찰을 화산파의 장문인께 전달드리기 위해 온 것입니다.“


백풍이 말했다.


”내가 화산파의 장문인입니다.“


그 말을 들은 장걸산이 황급히 백풍에게 달려갔다.


그때


스릉


백풍을 제외한 장로 넷이 일제히 검을 뽑아 장걸산에게 겨누었다.


그리고는 백진이 말했다.


”멈추어라.“


놀란 장걸산이 무기를 버리며 말했다.


”정말입니다. 이 서찰을 보시면 모든 게 이해되실 것입니다. 믿어주십시오.“


백풍이 허공섭물로 서찰을 자신에게로 가져왔다.


그리고는 서찰의 내용을 읽어가기 시작했다.


서찰을 다 읽고 난 백풍의 팔이 점점 떨리기 시작했다.

백풍 정도 되는 무인이 자신의 팔의 떨림을 숨기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를 본 백상이 물었다.


”왜 그러십니까, 장문인. 청진이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것입니까?“


백풍이 백상에게 떨리는 손을 내밀며 서찰을 건넸다.


이를 읽은 백상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말했다.


”5할이라니요! 흑도맹 전력의 5할이면 상상도 못할 전력입니다. 거기다 살문까지 가세한다면 종남의 전폭적인 지지, 아니 사실상 동맹을 하고 맞서더라도 가능성이 희박할 것입니다. 속가문파들을 차라리 모두 화음으로 불러들여야 합니다. 저대로 두면 설사 그들끼리 뭉치더라도 각개격파 당할 뿐입니다.“


백상이 말을 하는 동안 서찰의 내용을 모두 읽은 백진과 2명의 장로들도 말했다.


”백상이의 말이 맞습니다. 저희 속가는 물론 종남의 속가까지 모두 불러 대응해야 합니다. 또한 가능하다면 종남만이 아닌 무당이나 소림에게도 지원을 요청하여 함께 대응해야 합니다.


“솔직히 5할.... 허허허허... 5할이면 정파의 총 전력에서 못해도 3할의 해당하는 전력을 동원해야 막을 수 있을 전력입니다. 한데 고작 화산과 종남만으로는 이를 절대 막을 수 없습니다.”


백풍이 말했다.


“아무래도 계획을 대폭 수정해야 할 듯 합니다. 우선 청진이의 말과는 달리 서찰에는 속가문파에 대한 언급이 없으니 어쩌면 본산만을 공격해올지도 모릅니다. 하면... 속가문파들은 차라리 개입시키디 않는 편이 낫지 않겠습니까?”


백진이 기겁하며 말했다.


“장문인! 그게 무슨 소리십니까! 그러다가 속가만 남고 본산이 지워진다면 그게 속가입니까? 본산이 존재해야 속가도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도 엄연한 화산입니다. 과연 저들이 속가라고 가만 있겠습니까? 결국은 그들 또한 화를 면치 못할 것입니다. 같이 막아야 합니다.”


다른 장로들도 입을 모아 백진의 말에 동의했다.


백풍이 한숨을 쉬며 힘없는 목소리로 답했다.


“우선 서둘러 종남으로 갑시다. 종남의 도움조차 받지 못한다면 아무리 화산이더라도 멸문을 면치 못할 것이니...”


백진이 말했다.


“예, 장문인..”


그때 장걸산이 말했다.


“저 장문인... 급하신건 이해하지만 혹시 그 서찰의 내용에 저희 채의 안전 보장에 대한 내용이 있지 않았는지...?”


백풍이 답했다.


“뭐 있긴 있는데...청진이가 추가로 덧붙인 내용도 있어서 말이네... 아! 혹시 화음과 섬서 지역에 있는 녹림도들을 우리 편으로 돌릴 방법이 있나? 당신들도 녹림 72채 중 한 곳에 채주와 부채주라던데.”


장걸산이 답했다.


“아.... 저희 채는 화산을 도울 수 있습니다만... 다른 채들은.. 하지만 72채에 속한 녹림도들이 아닌 일반 녹림도들이라면 설득해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뭐 정 안되면 힘으로 굴복시키면 그만이지요, 하하하.”


백풍이 부탁했다. 아니 사실상 명했다.


“그렇다면 내가 알기로 화음에는 72채에 속한 채가 없으니 화음에 있는 녹림도들을 모두 설들하여 각 채의 수장들을 오늘 자시 초(오후 11시초)까지 화산파로 데려와주시오.”


장걸산이 답했다.


“앞으로 한 시진 정도 후면 저희 채의 다른 이들도 모두 도착할 것입니다. 하니 그들에게도 이를 전달한 뒤 출발하도록 하겠습니다. 화음에는 녹림도들도 거의 없을 터이니 늦지는 않을 것입니다.”


백풍이 말했다.


“알겠소. 만약 거부하는 이들이 있다면 이는 화산의 행사에 반하는 것으로 알고 필히 화를 당할 것이라 전하시오.”


“예, 장문인.”


그렇게 전달을 마친 백풍이 다른 장로들과 함께 종남파로 출발했다.


그렇게 모두 각자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바삐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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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전초전(前哨戰)(2) 24.08.24 244 2 10쪽
18 전초전(前哨戰)(1) 24.08.22 272 2 10쪽
17 남궁세가(3) +2 24.08.21 259 2 11쪽
16 남궁세가(2) 24.08.20 267 2 12쪽
15 남궁세가(1) 24.08.18 272 2 10쪽
14 종남파(2) 24.08.17 272 2 10쪽
» 종남파(1) 24.08.15 294 2 13쪽
12 거랑채(巨狼砦)(2) 24.08.14 287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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