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위 기사가 너무 강함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한번에
작품등록일 :
2024.07.28 17:50
최근연재일 :
2024.08.16 21:30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797
추천수 :
6
글자수 :
97,247

작성
24.08.02 21:30
조회
68
추천
1
글자
13쪽

3화

DUMMY

어느덧 데니스 일행과 같이 다닌 지 며칠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첫날에는 아주 죽을 맛이었다.


어찌나 말이 많은지 주인도 그렇고 충신인 기사도 똑같았다.


다행히 이제는 적응해서인지 데니스가 말을 한번 시작하기 시작하면 정신을 반쯤 비워 놓는 비기 아닌 비기를 터득했다.


엘릭은 우선 데니스가 시험을 치를 카이른 기사 학교가 있는 제월영토까지 동행하기로 했다.


카이른 기사 학교가 있는 제월영토가 세헤른 영지령과 가까운 거리에 있기 때문이었다.


데니스는 이러한 사정을 듣더니 오히려 좋아하는 모습이었다.


“엘릭!!! 어때?!!”


오랜 여행이기에 잠시 마차를 정차하고 말들이 쉬는 시간을 가졌다.


마부 티젠은 말에게 물을 주기 위해 근처에 있는 개울가에 물을 뜨러 향했다.


데니스는 몸이 근질근질한지 며칠 전부터 이렇게 잠시 마차를 정차할 때마다 엘릭에게 자기 검술을 보여 주곤 했다.


“훌륭하십니다. 도련님”


체이서는 손뼉을 짝짝 쳤다. 엘릭의 눈에는 그저 의미 없는 칭찬으로 보였다.


물론 데니스의 검술은 나쁜 편이 아니었다.


엘릭이 보기에도 오히려 꽤 재능이 있는 편에 속했다. 그러나 검술의 실력과 비례적으로 신체적 균형이 불균형적인 것 같아 아쉬움이 남았다.


아마 제대로 지도해준 사람이 없어서 이런 문제점이 남아 있는 것이다.


이 문제는 장차 해결하면 된다만 또 다른 문제가 있었다.


데니스는 상대를 공격하려고 하면 검 끝이 떨렸다.


여린 성격 때문인지 혹은 남모를 이유가 있는지 엘릭의 눈에는 이런 행동이 종종 보였다.


엘릭은 산전수전 겪어가며 4년 동안 뛰어난 기사들을 직접 눈으로 봐 왔다. 하지만 아무리 뛰어난 기사라도 마지막 순간에 상대를 배려하는 심성을 가진 기사는 살아남지 못했다. 그렇기에 데니스가 허울뿐인 기사가 아닌 진정한 기사가 되고 싶다면 이러한 문제를 스스로 고쳐야 나가야만 했다.


“휴~ 체이서 나도 물 마시러 갔다 올게~”


소매로 흘러내리는 땀을 쓱쓱 닦는다.


“같이 가시죠. 도련님.”


“됐어!! 내가 어린애도 아니고 바로 저기인데 금방 갔다 올게.”


데니스는 해맑게 티젠이 물을 뜨러 간 강가를 향해 풀숲으로 들어갔다.


데니스가 모습을 감추자 체이서가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아마 내일 중이면 제웰 영토에 도착할 것 같아. 이제 슬슬 헤어져야 하니 괜히 아쉽군.”


며칠을 동행하다 보니 체이서의 대해 조금 알게 되었다.


체이서는 서늘한 인상과 다르게 마음이 온화한 편이었다.


늘 자신보다 남을 먼저 더 생각했다.


생각보다 말이 많은 건 빼고는 꽤 훌륭한 인격의 소유자라고 알 수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언젠가 또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럴 수도 있겠군.”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체이서와 이런저런 이야기하는 와중에 티젠은 말에게 줄 물을 양동이 담은 채 낑낑대며 걸어오고 있었다.


“티젠. 도련님은?”


“도련님이요? 그게 무슨 소리세요?”


티젠은 고개를 갸웃했다.


전혀 모르는듯한 표정


“도련님이 방금 물 마시러 개울로 가셨는데 보지 못했는가?”


“개울에는 저 혼자밖에 없었습니다. 아무도 안 왔습니다.”


“뭐라고?!!”


체이서의 얼굴에 당황스러움이 가득했다.


요 며칠간 본 모습 중 가장 큰 태도의 감정변화였다.


“엘릭,티젠 자네들은 여기 있게!! 난 도련님을 찾으러 가 봐야겠어. 도련님!!! 도련님!!!”


체이서는 쏜살같이 데니스가 향한 방향으로 풀숲을 헤치며 뛰어 들어갔다.


큰 소리로 외쳐보면서 뛰어가니 강가가 그의 눈에 들어왔다. 그러나 강가에는 고요한 시냇물 소리만 들리고 데니스의 흔적 따윈 보이지 않았다.


“도련님!!!”


얼굴이 붉어지도록 힘 목청으로 외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체이서는 혹시나 강물에 빠졌을 수도 있기에 흐르는 물의 방향으로 거침없이 개울가 근처를 샅샅히 뒤지며 뛰었다.


“도련님!!! 어디 계십니까!!!”


이리저리 고개를 돌려 봐도 힘껏 외쳐도 들려오는 소리는 없었다. 그러다가 체이서는 저 멀리서 눈에 익은 물건을 발견하고 주워들었다.


그 물건의 정체는 다름 아닌 데니스가 조금 전까지 휘두르던 연습용 목검이었다.


데니스의 목검이 맞는 게 나무 손잡이 부분에 흠집이 눈에 들어왔다.


“이건···. 도련님의 검이다···.”


체이서의 머리에 온갖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데니스가 몸에 지니고 다니는 목검이 여기 있다는 것은 안 좋은 생각이 들기 충분했다.


체이서는 왜 목검이 왜 이곳에 놓여 있고 도련님은 어딘가셨는지 머리를 굴릴려는 순간


피슝


피슝


“컥”


나지막한 신음이 터졌다.


예상치 못한 기습


오른쪽 어깨와 오른쪽 허벅지 뒤편을 관통하는 고통이 느껴졌다.


피가 강물처럼 흐르면서 옷이 피로 물들기 시작했다.


체이서를 공격한 무기는 다름 아닌 화살이었다.


무방비한 상태였기에 갑작스러운 기습적인 공격에도 반응하지 못하고 그저 당할 수밖에 없었다. 체이서는 한쪽 무릎이 저절로 꿇어졌다.


화살로 인한 고통 때문에 오른쪽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누구냐!!!”


피슝


피슝


피슝


체이서의 외침의 풀숲에서 화살들이 날아오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체이서가 보이는 방향이었기에 체이서는 즉각 대응하기 시작했다.


검을 뽑아 들고 날아오는 화살들을 단번에 베어내기 시작했다.


체이서에게 베인 화살들은 반 토막이 나면서 그의 눈앞에 떨어졌다.


조금 전에 기습적인 공격을 당했어도 그는 기사답게 이번 공격은 손쉽게 막아 냈다.


“크흑!!, 누구냐!!! 비겁하게 화살만 쏘지 말고 모습을 드러내라!!!”


오른쪽 허벅지 뒤편의 박힌 화살을 우선 힘으로 뽑아냈다.


참을 수 없는 고통에 저절로 이를 꽉 깨물었다.


그는 기사답게 빠른 판단이 들었다.


우선 이런 아픔 따윈 뒤로하고 자신에게 공격한 자들이 도련님과 관련이 있다고 확신이 들기 시작했다.


‘칫 모습을 끝까지 안 드러낼 수작이군.’


보이지 않는 상대는 체이서의 덫에 걸리지 않았다.


가뜩이나 어깨와 허벅지의 부상 때문에 그는 도망치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래서 그의 선택은 몇 명일지 모르나 최대한 많은 수의 적을 데려가는 방법을 생각해냈지만, 상대가 걸리지 않았다.


피슝


피슝


피슝


피슝


나무와 풀숲에서 또다시 무수한 화살들이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조금 전보다 개수가 한눈에 봐도 많아졌다는 게 보였다.

체이서는 검을 들어 자신에게 날아오는 화살들을 검으로 베기 시작했으나···.


“크흡···.”


왼쪽 어깨, 팔, 발등 그리고 복부에 미쳐 베거나 피하지 못해 화살들이 몸에 박혔다.


나지막하게 신음이 쏟아져 나왔다.


온몸에 피로 물들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급소는 전부 피했지만, 피를 너무 많이 흐르고 있었다.


“제기랄···. 피를 너무 많이 흘렸어. 더 이상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도련님···.”


털썩


거대한 사내가 힘없이 쓰러졌다.


죽었는지 살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풀숲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복면을 쓴 사람들이 튀어나왔다.


전부 검은색 옷에 복면 때문에 남자인지 여자인지 정체도 구분이 되지 않았다.


복면의 무리가 조심스럽게 쓰러진 체이서가 있는 곳으로 다가왔다.


곧이어 팔에 붉은띠를 맨 무리의 리더로 보이는 복면 쓴 사람이 체이서의 입가에 손가락을 갖다 대었다.


“하아 하아...”


미세하게 숨소리가 들려왔다.


“끈질긴 생명력이군. 가냘프지만 아직 숨을 쉬고 있다니. 하지만 그것도 끝이다···.”


붉은띠의 복면인은 체이서를 완전히 보내기 위해 품에서 단검을 꺼내 들었다.


체이서는 그저 자기 죽음을 예상하듯 조용히 두 눈을 감았다.


‘도련님···. 죄송합니다.’


스르릉


검을 뽑는 매끄러운 소리가 울려 퍼졌다.




“끄아아악”


“끄아악”


“크흡”


단검으로 내리찍으려고 하는 순간 비명에 붉은띠의 복면 쓴 사람이 등을 돌렸다.


불과 몇 초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


그의 눈에 들어온 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몇몇 동료들.


다른 동료들도 어떻게 된 건지 영문도 모르는 눈빛들이었다.


누구나 지금 벌어지는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뭐, 뭐야! 넌 누구냐!!!”


복면을 쓴 사람이 손짓으로 한 방향을 가리켰다.


강물이 흐르는 곳을 따라 한 남자가 피로 물든 검을 들고 오고 있었다.


단 한 명뿐인데도 그곳에 있는 복면 무리는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움직이지 못했다.


‘엘릭.?’


다급한 목소리의 체이서가 눈을 떴다. 체력이 떨어져 희미해지는 시야 속 남자의 정체는 다름 아닌 엘릭이었다.


“뭐 하는 거야!!! 한 명뿐이잖아 어서 공격해!!!”


복면 무리의 대장으로 보이는 사내의 외침에 정신을 차렸는지 공격 자세를 취했다.


곧바로 활시위를 당기는 자들과 검을 뽑아 들고 근접전투를 대비하는 복면 무리.


단순한 산적이나 불량배가 아닌 마치 훈련받은 자들의 움직임이었다.


“엘릭···. 도망치게···.”


체이서는 이곳에 있는 자들의 실력이 뛰어난 걸 알기에 헛된 죽음을 바라볼 수 없었다. 그래서 엘릭에게 힘겹게 낼 수 있는 소리를 냈지만 엘릭은 도망가지 않고 점점 앞으로 다가왔다.


“저놈 머리를 다쳤나? 점점 가까이 오는군. 세 걸음만 더 가까이 오면 쏴!!”


활을 든 복면의 무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활시위를 당겨 목표물인 엘릭에게 조준을 한 상태.


한 걸음 두 걸음 세 걸음


그렇게 엘릭이 세 번째 걸음을 걸은 순간


피슝


피슝


피숭


피슝


엘릭을 향해 기병들이 하나둘씩 활시위를 당겨 화살을 쏘기 시작했다.


딱 봐도 조금 전 체이서한테 향한 화살보다 더욱더 수가 많았다.


체이서는 활시위가 당겨진 순간 절망했다.


헛된 한 청년의 개죽음을 눈앞에 목격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자신을 원망했다.


자신이 조금 더 빠른 판단이나 혹은 더욱더 압도적인 무력을 가졌다면 도련님도 잃어버리지도 저 젊은 청년이 죽을 일도 벌어질 수 없는 일었기에 분한 마음에 손을 하얗게 될 정도 꽉 쥐었다.


“단장님 말대로 밖은 위험하군. 자 그러면 어디 집으로 돌아가기 전 몸이나 풀어볼까?”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물론 엘릭의 생각도 같다.


다만 마늘 기준의 예외가 몇 가지 있다.


바로 복면 무리 같은 무법자들을 상대로는 엘릭은 한 치의 자비심이 없었다.


피 묻은 검을 탁탁 털어낸 뒤 검을 한번 휘둘렀다.

천천히 느리게 가로로 휘두른 검의 동작


매우 간결한 동작과 군더더기 없는 움직임에서 만들어진 일격에서 맑은 빛을 내기 시작했다.


엘릭이 선보인 건 오러 소드의 경지


오러 소드를 달성한 기사 중에서도 또다시 걸러 소수의 기사만이 도달할 수 있는 일명 검의 경지의 단계


한평생 검을 받쳐 살아온 이들 중 이 빛을 못 보고 눈을 감는 기사가 대부분이었다.


대륙에서조차 검의 경지를 쓰는 자 중 대외적으로 알려진 사람은 고작 8명뿐.


달빛처럼 맑고 깨끗한 빛을 낸 검의 형상은 엘릭에게 날아온 화살들과 전부 맞부딪치자 가루가 되어 떨어졌다.


복면의 무리는 검의 형상을 보고 당황한 기색이었다.


활을 다시 재정비하려는 자들도 검의 형상을 보고 뛰어든 자들도 모두가 그 순간이 마지막이었다.


엘릭은 가볍게 달빛을 머금은 검을 휘둘렀다.


검의 형상이 빛이 사라짐과 동시에 복면 무리를 관통했다.


처절한 비명과 함께 복면 무리의 머리들이 전부 바닥에 떨어지기 시작했다.


덩그러니 남은 목에서는 피가 분수처럼 쏟아져 흐른다.








바닥의 떨어진 복면 무리의 머리들은 모두가 눈을 뜬 상태로 조금 전 화살이 가루가 된 것처럼 복면 무리의 머리들이 가루로 변해가고 있었다.


믿기지 않는 상황에 복면 무리의 대장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너 저, 정체가 뭐야?!!. 도대체 방금 그 공격은···.”


“조용.”


복면을 가려서 얼굴이 전부 보이지 않았지만, 눈만큼은 거세 흔들리고 있는 게 보였다.


쓰러져 있던 체이서는 결국 의식을 잃었는지 두 눈이 감겨져 있었다.


“데니스를 데려와.”


담담한 어조였지만 살기가 맴돈다.


엘릭의 사슴 퍼런 눈은 왠지 모를 공포감이 들었다.


피로 물든 달빛에 머금은 칼을 내밀자 복면의 사나이는 거세게 고개를 흔들었다.


“아, 알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호위 기사가 너무 강함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중지 24.08.17 3 0 -
15 15화 24.08.16 18 0 13쪽
14 14화 24.08.15 14 0 13쪽
13 13화 24.08.14 24 0 15쪽
12 12화 24.08.13 33 0 15쪽
11 11화 24.08.11 41 0 12쪽
10 10화 24.08.10 54 0 16쪽
9 9화 24.08.09 49 0 12쪽
8 8화 24.08.08 47 0 16쪽
7 7화 24.08.07 55 0 14쪽
6 6화 24.08.06 58 0 16쪽
5 5화 24.08.05 61 0 13쪽
4 4화 24.08.03 69 2 15쪽
» 3화 24.08.02 69 1 13쪽
2 2화 24.08.01 84 1 14쪽
1 1화 24.07.31 122 2 1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