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위 기사가 너무 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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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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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8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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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9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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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DUMMY

“큽하! 이런 빌어먹을 놈이!!”


가냘픈 신음과 함께 알버스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두 개의 손가락을 보니 붉게 부어오름과 동시에 반대 방향으로 직각으로 꺾여져 있었다.


괜히 손가락을 보니 더욱더 아픈 것만 같다.


간신히 이를 악물며 고통을 참는 알버스는 엘릭을 매섭게 노려봤다.


녀석은 한 치의 두려움 없이 여유만만한 표정이었다.


엘릭의 그런 여유만만한 표정은 알버스를 자극하기 충분했다.


“벡크!!!”


알버스의 고함에 호위 기사가 벡스는 정신을 차렸는지 순식간에 엘릭을 벽으로 밀어붙였다.


손쉽게 호위 기사에게 제압당하며 벽으로 밀쳐지는 엘릭.


순식간이었다.


쿵!


얼마나 크게 부딪혔는지 벽에 부딪히는 소음이 복도에 울려 퍼진다.


“네가 정녕 목숨이 아깝지 않은가 보구나.”


무덤덤하면서도 살기가 담긴 목소리.


호위 기사의 벡크는 벽으로 밀어붙인 채 엘릭의 목을 점점 압박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숨통이 점점 조여질 것이다. 그러나 벡크의 의도와 다르게 엘릭은 한치의 표정도 변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벡크가 힘을 뺐다거나 덩치에 비해 힘이 약한 편은 아니었다.


한눈으로만 봐도 알버스보다 두 배의 덩치를 가졌고 멧돼지도 맨손으로 때려잡는 기사였다.


다만 눈앞의 여리여리해 보이는 남자가 겉으로만 여리여리해 보일 뿐.


대륙에서 손꼽히는 기사단 출신이란 걸 여기 있는 그 아무도 모르는 사실일 뿐.


“알버스님 괘, 괜찮으십니까?”


“어, 어떡하지??!”


알버스의 두 하녀는 어쩔 줄 몰라 발을 동동 굴렀다.


그녀들은 걱정이 되면서도 함부로 알버스의 신체를 만질 수 없는 이유는 간단했다.


알버스의 성격상 지금 그의 신체를 닿았다가는 괜히 심기를 건드려 봉변당할 수 있기에 할 수 있는 특별한 조치는 없었다.


하녀들도 나름 그의 곁에 오래 있다 보니 그의 성격을 쉽게 파악했다.


“가만히 있어. 잠시 방심한 것뿐이다. 크흑···. 빌어먹을 놈.. 치사하게 손가락을 꺾어?! 벡크! 처리해!”


알버스의 턱짓 한 번에 벡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자기 허리춤에 있는 검을 뽑았다.


스르릉


깨끗하고도 맑은 마찰음


벡크는 자기 큰 체구의 맞는 검답게 기다란 사각 장검이었다.


평소에도 검을 잘 관리했는지 이가 나가거나 녹이 슨 형태는 보이지 않았다.


한 치의 망설임 없이 벡크는 긴 장검을 엘릭의 목에 휘둘렀다.


동시에 알버스의 두 하녀는 엘릭의 검이 목에 닿기 전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차마 자기 눈앞에서 참상을 두 눈 뜨고 볼 용기가 없었다.


“자, 잠깐!!”


“꺅!”


“엄마!!!”


복도에는 하녀들의 비명만 울려 퍼질 뿐 다른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


“벡크!! 뭐 하는 거냐!!”


하녀 중 한 명은 잠시 잠잠했다가 알버스의 외침에 놀라 조심스레 두 눈을 떴다. 그리고 자신이 보는 광경을 보고 믿기지 않는지 두 눈을 감았다 다시 떴다.


옆에 다른 하녀는 이미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있었다.


“크흑···.”


나지막한 벡크의 신음

그와 반대로 여유로운 엘릭 두 명의 표정은 정반대였다.


엘릭은 여유 만만한 표정을 지으며 맨손으로 벡크의 장검을 잡고 있었다.


“실력에 비해 검이 과분하군요.”


“크흡···.”


“벡크! 뭐 해!!! 지금 장난치는 거야?!! 빨리 저 녀석의 목을 베어 버리라고!!”


“큽.”


입에서 흘러나오는 신음


이를 악물었다.


벡크는 알버스의 꾸짖음과 호통에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너무 집중한 나머지 주위에 소음은 신경 쓰지 않았다.


그의 눈에는 오직 엘릭만 보일 뿐.


또다시 이를 악물었다. 손아귀를 단단히 붙잡았다.


손이 부들부들 떨려온다.


젖 멎던 힘까지 동원해서 그런지 얼굴은 이미 붉게 변했다. 그러나 그의 숱한 노력에도 눈앞의 사내에게 전혀 통하지 않았다.


오히려 여유로운 표정은 벡크를 농락하는 것만 같았다.


“처음부터 다시 배우시길 권유합니다. 아니면 이걸 견디면 인정하겠습니다.”


엘릭의 말이 끝나자마자 눈앞의 달빛을 연상케 하는 빛나는 무언가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검을 쥔 손을 시작으로 벡크는 점점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도대체 이건···.”


벡크의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는 무수한 장면들.


피로 물든 전쟁터를 시작으로 수많은 기사 그리고 그곳에서 홀로 남아 고개를 숙인 남자.


그의 뒤에는 고요한 달빛이 유유히 보이면서 황혼이 끝이 났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표현의 말을 잊지 못했다.


벡크는 머릿속 기억이 사라지자마자 손을 떨면서 검을 떨어뜨렸다.


다리가 후들거려서 힘겹게 주저앉았다.


끝으로 눈앞이 캄캄해지면서 벡크는 결국 거품을 문 채 의식을 잃었다.


“뭐, 뭐야?!! 어? 어?!! 이건 대체···.”


“벡크! 뭐 해!!”


이미 의식을 잃었기에 다급한 알버스의 고함에도 그의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벡크가 쓰러지자 엘릭은 꾸겨졌던 옷을 가볍게 정리한 뒤 천천히 다가왔다.


알버스는 엘릭이 다가오자 자기 검을 뽑아 들어 위협으로 이리저리 휘둘렀다.


위협의 효과는 없었다.


애초에 그에게는 검은 그저 장식품에 불과했다.


늘 놀고먹고 자는 알버스는 스스로 자기 몸을 지킬 수단조차 없는 귀족 나부랭이. 그렇기에 자기 호위 기사인 벡스를 어딜 가든 데리고 다녔다. 하지만 그런 자기 든든한 호위마저 저기 찬 바닥에서 자고 있자 울며 겨자 먹기로 검을 뽑아 든 것.


그에게는 검은 생소하고도 그저 눈앞의 장식품.


몇 번 허공의 휘두름과 동시에 팔이 저릿했다.


괜히 자기 몸과 맞지도 않은데 화려해 보이는 검을 고른 부작용이었다.


“꺼지라고!! 날 건드리면 어떻게 되는지 모르...읍!!”


이미 코앞까지 다가온 엘릭은 알버스의 시끄러운 입을 한 손으로 움켜잡았다.


“읍읍읍!!”


“사과하시죠.”


알버스는 발버둥 치다 엘릭의 눈과 마주쳤다.


차가우면서도 고요한 그의 눈동자.


마치 감정 없는 인형의 눈동자 같았다.


자신도 모르게 그의 눈동자를 보고 손에 쥔 검을 떨어뜨렸다.


왠지 모르게 더 이상 발버둥 치면서 저항해도 소용없을 것 같아 빠르게 포기했다.


뒤에 있던 하녀들조차 엘릭의 고요한 눈동자를 보고 지레 겁을 먹고 상황을 말리지 못했다.


혹여나 자신들에게 피해가 올까 봐 겁을 먹어 시선을 피하기 바쁜 모습이었다.


“리아스에게 사과하세요.”


“풉하! 콜록콜록!!”


엘릭이 알버스의 입에서 손을 떼자 연신 기침하는 알버스.


엘릭의 손자국의 그의 입가에 빨갛게 자국이 남았다.


“너,너뿐만 아니라 세르헨가의 모든 사람이 책임을···.”


“사과하세요.”


“그게 아니라.”


“사과.”


엘릭은 어느새 알버스가 떨어뜨린 검을 주워 내밀었다.


날카로운 칼끝이 코앞에 다 닿자 알버스는 침을 흠칫 노람과 동시에 침을 꼴깍 삼켰다.


고요한 복도의 그의 목 넘김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린다.


“이제 그만하세요! 도대체 지금 뭐 하는 짓입니까?”


누군가 엘릭의 손목을 낚아챘다.


엘릭의 손목을 붙잡은 사람은 다름 아닌 리아스였다.


그녀는 언성을 높인 채로 엘릭을 쳐다봤다.


“저 빌어먹을 녀석이 너한테···.”


“그만 하세요!! 전 괜찮습니다. 그러니 제발 부탁드립니다.


더 이상 일을 키우게 하지 마세요.”


미세하게 떨리는 목소리


꽉 깨문 아랫입술.


“누가 당신보고 이렇게 하라고 했습니까? 제가 괜찮은데 왜 당신이···.”


정신을 차리고 보니 리아스의 움켜쥔 두 주먹이 부들부들하게 떨리고 있었다.


여태껏 화를 참아내고 있던 리아스가 처음을호 자신의 의지를 보여준 행동이었다.


정신을 차린 엘릭은 그녀의 부탁대로 검을 바닥에 떨어뜨렸다.


팅!


“히익!!”


알버스는 이미 겁에 움츠러든 모습이었다.


“무슨 일이냐!!”


복도의 끝 편에서 이데른 남작과 이넬리아 부인이 다급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두 분은 눈앞의 보이는 상황을 보고서는 당혹함을 얼굴에 감추지 못했다.


“알버스 공자. 괜찮으십니까?!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겁니까?”


이데른 남작의 손길을 가볍게 쳐 낸 알버스


무언가 겁에 질린 듯 얼굴이 일그러진 모습.


동시에 말까지 더듬기 시작했다.


“돼, 됐어! 이거 놔! 남작 나, 난 이만 갈 거니깐. 신경 쓰지 마!!!”


알버스는 자리에서 다급하게 일어났다.


그가 일어난 복도의 카펫이 땀으로 흥건하게 젖어 있었다.


고급 비단의 옷에 젖은 땀과 먼지가 묻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널브러진 셔츠와 다급하게 몸을 움직이다 복도에 떨어진 셔츠의 단추들까지


조금 전까지 깔끔함을 추구하던 그의 모습과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알버스는 일어나자마자 들어왔던 출구로 뛰어갔다.


그의 하녀들도 알버스가 다급하게 도망가자 급하게 그의 뒤를 따라 뛰어가기 시작했다.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중간에 몇 번 넘어지다 일어나기를 반복했지만 상관없었다.


지금 알버스는 이곳에서 아니 저놈에게서 빨리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기에 자기 부하인 벡크가 기절했음에도 무시하고 저택을 빠져나갔다.


얼마 안 있다 들린 밖에서 들리는 거친 말 소음과 채찍 소리


이이이밍!!!


말의 큰 울부짖음과 함께 알버스가 탄 마차는 이곳을 떠났다.


폭풍 같던 상황이 지나가고 엘릭은 찬 복도에 쓰러져 있는 쓸쓸히 누워있는 벡크를 가볍게 업어 자기 방으로 데려갔다.


겉으로 보이는 덩치만큼 꽤 무게가 나가는 편이었다.


이데른 남작은 조금 전 일어난 상황에 대해 방으로 간 엘릭 대신 리아스에게 물어봤다.


리아스는 크게 한숨을 푹 쉰 다음 조심스레 말하기 시작했다.


리아스의 이야기를 들을수록 이데른 남작의 얼굴이 급격하게 붉어졌다.


자신이 무시당하는 것은 상관없었다. 하지만 자기 딸인 리아스가 자신 때문에 그런 취급을 당하는 것만큼은 도저히 딸을 가진 아비로써 참을 수 없었다.


“아버지. 엘릭이라는 그 남자. 아버지와 어머니가 마음에 들어 하시지만 위험합니다. 만약 그 사람이 혹여나 알버스 공자한테 검이라도 휘둘렀으면 초래하기 힘든 상황이 펼쳐졌을 겁니다. 그러니 엘릭이라는 남자를 내보내야 합니다.”


“리아스 잘 참았고 이 아비가 미안하구나. 우선 엘릭의 관해서는 나중에 이야기해주마.”


이넬리아 부인도 옆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 그게 무슨···.”


리아스는 현재 머릿속이 아버지와 어머니의 행동에 잠시 말을 잊지 못했다.


“나머지 이야기는 엘릭에게 직접 들을 테니. 쉬고 있거라.”


리아스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는 얼굴이었다.


어떻게 된 게 온 지 며칠도 안 되는 사내에게 그렇게 믿음이 있는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아버지는 그 엘릭이라는 사람을 믿을 수 있습니까?!!”


늘 부모 앞에서만큼은 차분했던 리아스가 언성이 높아졌다.


갑작스러운 그녀의 큰 언성에 이데른 남작과 이넬리아 부인이 화들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리아스. 엘릭은 우리와 식구나 다름없는 사이다. 네가 지금은 엘릭의 대해 기억이 온전치 않아서 그런 거지 그 누구보다 가족 같은 아이다.”


“언제까지 4년 전 이야기입니까?!! 저희는 이제 그 시절과는 많은 게 달라지지 않았습니까? 지금 상황도 좋지 않은 마당에 사람 하나 더 들이는 것도 모자라 그 사람 때문에 또다시 루니트가와 마찰이 벌어지지 않았습니까?!”


언성이 높아지면서 목에 핏대가 세워졌다.


리아스의 말의 본질 속 틀린 말은 없었다.


원래대로 라면 알버스 루니트가 시비를 건 것은 맞지만 엘릭이라면 더 좋게 상황을 끝낼 방법은 있었을 거다.


굳이 왜 이런 행동을 했는지에 대해 남작은 사실 엘릭의 행동에 대해 모순점이 많다고 판단하였다.


좀처럼 풀리지 않는 냉전 속 엘릭이 모습을 드러냈다.


거구의 남자 벡크를 옮기느라 힘에 부쳤는지 이마에 맺힌 땀을 소매로 닦으며 걸어왔다. 복도의 끝에는 자기 몸보다 큰 엘릭의 배낭이 보였다.


“남작님. 제가 싼 똥은 제가 치우겠습니다.”


엘릭은 전혀 기죽지 않은 당당한 목소리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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