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위 기사가 너무 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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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에
작품등록일 :
2024.07.28 17:50
최근연재일 :
2024.08.16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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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6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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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화

DUMMY

미역 머리 사내의 앞서 엘릭은 조금 전 암살 길드원 두 명을 처리할 때 검을 들지 않았다.


사람을 봐가면서 검을 꺼내는 건 아니지만 조금 전 암살 길드원들은 검을 꺼낼 필요도 없다고 판단했다.


움직임만 조용하고 조금 빠른 편이지 손쉬운 상대였다.


사실 엘릭은 암살 길드원들이 저택에 침입하기 전의 저택에 미리 들어와 있었다.


혹여나 모를 일을 대비였다. 저택의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정보 길드에서 정보를 받은 이후 잠깐 어디를 들른 걸 빼면 쉬지 않고 달려와 저택으로 복귀했다.


다행히 몸을 움직일수록 엘릭의 몸은 파월 기사단 시절처럼 육체적 능력이 조금씩 복구되었다. 설산에 갈 때만 하더라도 5일이 걸린 시간은 돌아올 때는 이틀이면 충분했다.


간신히 암살 길드원 녀석들이 저택에 침입하기 직전 엘릭은 도착했다. 그리고 천천히 거미줄을 쳐서 녀석들을 유인하기 시작했다.


우선 기척을 지웠다.


기척을 지우는 건 간단한 일이었다.


기사단 시절 동료 중에 암살자였던 놈이 있어서 그때 배운 걸 요긴하게 사용했다.


녀석은 기척을 지우는 걸 알려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기척을 지우는 건 방법은 쉽지만, 완전히 사라지게 만들기는 어려워. 기척은 사용하는 사람의 능력에 따라 완전히 사라지게 만들 수 있지. 반면 엘릭 넌 대단하군. 기척을 배운지 얼마 안 된 놈이. 코앞의 바로 있음에도 잘 느껴지지 않아.”


기척을 쓰는 건 어렵지 않았지만, 완전히 자취를 감추는 것은 암살자가 지녀야 할 능력을 증명하는 것과도 마찬가지였다.


“1층에 3명”


오랜만에 깨우는 감각은 여전했다. 저택에 세헤른 가문에서 일하는 사용인들을 제외한 암살 길드원들을 손쉽게 찾아냈다.


곧이어 암살 길드원들은 3명으로 나누어졌고 엘릭은 한명 한명 유인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지하의 잠입한 암살 길드원이었다.


지하에는 식량 창고와 사용인들의 숙소가 있는 곳이었다.


“3명이 각자 숙소에서 자고 있어.”


지하에 사람이 있는 걸 알아챈 엘릭은 기척을 지우고 암살 길드원을 따라 지하로 내려갔다.


지하로 내려온 암살 길드원들은 여러 방문을 열어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었다. 아쉽게도 녀석의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거다.


엘릭은 조심히 기다렸다.


암살 길드원은 여러 방문을 열어젖히다가 곧 사용인들이 머무는 방문으로 향하자 엘릭은 움직였다.


“찾았다.”


“뭘?”


암살 길드원 바로 뒤에서 나타난 엘릭이었다.


엘릭의 기척이 전혀 느껴지지 않다 보니 바로 뒤에 있음에도 말을 걸 때까지 알아차리지 못했다. 급하게 자신의 무기인 나이프를 꺼내 들려 했지만, 그에게 보이는 건 뒤집힌 세상이었다.


“너, 넌 누구···.”




허무한 최후였다.


품속의 나이프도 꺼내지 못하고 고개도 끝내 돌리지 못한 채 암살 길드원의 목이 바닥에 떨어져 데구루루 굴러갔다.


굳이 검을 꺼내어 들고 싸울 정도의 실력을 갖춘 게 아니었기에 손이 더러워지는 걸 감수했다.


엘릭은 그렇게 암살 길드원의 시체를 치우고 목만 검은 보자기에 묶어서 1층으로 향했다. 보기에는 좀 그렇지만 자신에게 시비를 걸지 말라는 경고장을 알리는 자세이기도 했다.


1층에 올라온 엘릭은 조금 전과 같은 방식으로 처리했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약간 반응 늦어져 저택의 사용인들이 살인의 현장을 직접적으로 보았다.


“꺄아아악!!!”


“에,엘릭??!! 돌아오셨군요? 도대체 이 상황은 뭡니까?”


“나중에 말할게요. 우선은 아직 한 명 남았습니다.”





******




“죽기 전에 남길 말은 있냐? 호위 기사?”


“그건 너나.”


“건방진 놈. 내 기필코 네 목을 자르고 사지를 잘라 네 주인이 볼수 있게 이곳에 전시할 것이다.”


“암살자 치곤 말이 많군.”


미역 머리 사내는 검을 들고 엘릭을 향해 뛰어들었다.


팅!!!


엘릭의 검과 미역 머리 사내의 녹이 슨 검이 부딪혔다.


철과 철의 마찰음과 공명의 소리는 작은 방안의 울려 퍼졌다.


미역 머리 사내는 검을 한 번 겨루자마자 손쉽게 이길 상대가 아니라고 판단해서인지 거리를 벌려서 싸우기 시작했다.








밀어붙이는 엘릭과 조금씩 뒤로 밀리기 시작하는 미역 머리의 사내.


힘에 겨운지 이마에 땀이 났지만, 상대편은 멀쩡해 보였다. 아니 멀쩡한 걸 떠나 여유로워 보였다.


오히려 자신을 가지고만 노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했다.


“봐주는 거냐?”


“약간. 오랜만에 검을 들어서 너도 빨리 저 녀석들처럼 되긴 아쉽잖아?”


“후회하게 될 거다.”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애써 참고 미역 머리 사내는 이를 악물었다.


같잖아 보이는 표정과 뒤에 싸늘하게 머리만 있는 동료들.


몇십 년을 암살자 일로 밥 먹고 살아온 그에게 오늘만큼 수치인 날도 없을 거다.


눈앞의 코흘리개 애송이따위 하나를 처리 못 하고 의뢰를 성공 못 했다. 물건도 못 찾고 저택의 사용인들을 죽이지도 못했다.


“네놈만 아니면!”


엘릭의 목을 정확히 노리고 가로로 검을 휘둘렀다.


“동작이 커졌어.”


이성을 잃은 검의 동작만큼 피하기 쉬운 것은 없다. 가볍게 허리를 젖히고 미역 머리의 사내의 검을 손쉽게 피했다.


눈앞의 보이는 미역 머리 사내의 얼굴은 냉정해 보여도 동작에서 티가 났다.


동작이 커지게 되면 그만큼 틈도 벌어진다.


엘릭은 이제 슬슬 몸 푸는 걸 그만하기로 하고 빈틈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크흡···.”


미역 머리 사내의 왼팔이 깔끔하게 절단되었다. 처음에는 팔이 절단되었다는 사실도 몸도 자각하지 못했는지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았다.


피가 분수처럼 흘러넘치기 시작하면서 고통이 물밀듯 밀려왔다. 어느새 바닥에는 핏물이 고이고 사내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전혀 반응하지 못할 정도의 속도였다.


약간의 방심이 있었다고 한들 사내는 깨달았다.


자신이 방심하지 않아도 결과는 같다는 것을.


엘릭은 고통을 참고 있는 미역 머리 사내에게 천천히 다가옴과 동시의 품에서 종이를 꺼내어 읽기 시작했다.


“이름은 이안. 평민 출신. 나이는 45세. 암살자로서 20년이 넘는 생활을 해온 베테랑. 사람들을 죽인 숫자가 어마어마하군. 그것뿐만 아니라 희롱을 하는 괴팍한 취미 생활까지. 넌 저 두 녀석보다 더 더러운 놈이군.”


“그, 그걸 어떻게??”


암살자인 자신의 과거가 밝혀지자 이안은 동공이 흔들렸다.


암살자로서 살아온 지 20년이 넘는다. 그동안 자신의 본명이라든지 과거 등등 사생활에 대해서 발설한 적 없다. 그렇기에 자신의 과거나 정보는 오로지 혼자만 알고 있을 뿐 아무도 모르는 정보였다.


암살자로서 자신의 개인 정보를 발설하는 거는 사형이나 마찬가지였다.


이안도 암살자로서의 수칙을 알기에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았는데 눈앞의 사내는 자신의 개인 정보를 너무나도 술술 읽고 있자 머릿속에 당혹감으로 가득 찼다.


“그리고 동쪽의 한 마을에···.”


“내, 내가 졌다···. 그러니 그만 말해···.”


아무리 경험 많은 베테랑 암살자라고 해도 약점을 찌르면 무너졌다. 누구나가 약점을 가지고 있다. 엘릭도 그렇고 이안도 그랬다.


이안은 녹슨 검을 바닥에 떨어뜨리고 항복의 의사를 표했다.


더 이상 저 남자의 입에서 자신에 관한 개인 정보를 나오게 할 수 없었다.


“내 이름과 과거의 출신지 그리고 약점까지 알고 있으니 의뢰인은 누구인지 알겠지?”


“어.”


“그래 알았다. 그럼 안 아프게 보내줘라.”


이안은 죽음을 직감하듯 피식 미소를 지었다. 어차피 이 몸으로 돌아가봤자 보스에게 죽거나 운 좋게 살아남아도 외팔이로 암살자 일을 계속할 수는 없었다.


“이기적인 놈.”


“엘릭!! 굳이 죽일 필요까지···.”


모든 상황을 보고 있던 티나는 엘릭을 향해 외쳤지만 이미 늦었다.


뎅겅




이안의 머리는 이미 바닥에 떨어져서 데구루루 굴러가고 있었고 목에서는 피 분수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엘릭을 제외한 이곳에 있는 누구도 조금 전 엘릭의 동작을 본 이는 없었다.


사람이 죽었는데도 비명이 나오지 않았다. 아니 못 지른 게 맞다.


아직 뇌에서 사람이 죽었다고 인식도 못 한 듯 엘릭을 제외한 다른 사용인들은 넋이 나가 있었다.


엘릭은 표정 하나 바뀌지 않았다. 오히려 차가워 보이고 한기가 돌았다.


늘 저택에서 시시한 농담 따먹기를 하는 엘릭의 모습과 영 대비되는 모습에 모두 입을 열지 못했다.


엘릭은 사용인들의 시선에도 잠시 생각에 잠기느라 인지하지 못했다. 사실 이안과 싸울 때도 수리된 검을 시험해볼 겸 일부러 팔을 먼저 베어버리고 목을 쳤다.


막힘없는 동작은 아무리 검을 잡은 지 시간이 지났어도 다시 돌아왔다.


엘릭은 검의 묻은 이안의 피를 툭툭 털어 넣고 검을 다시 검집에 넣었다.


방안은 난장판이었다.

피로 물든 바닥과 바닥에 떨어진 3명의 머리와 몸통.


전장을 누비며 사람을 죽여왔던 엘릭과 다르게 다른 이에게는 끔찍한 광경이었다.


곧바로 머리를 주워 일단 사용인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다가 시체를 치웠다.


엘릭이 시체와 뒷정리를 하는 동안 저택의 사용인들은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일어서지 못하고 약간 겁에 질린 표정을 짓고 있었다.


“티나.”


“네? 네!!”


평소에는 엘릭이 부르면 활기차게 대답을 한 티나였지만 지금은 다르다.


엘릭이 그저 이름을 부른 게 끝이지만 티나는 소스라치게 놀라는 행동을 보였다.


“일단은 설명을 나중에 할게요. 시체는 치웠고 저택에 다친 사람은 없어요. 그러니 바닥에 피가 굳기 전에 이것만 닦아줘요. 전 급하게 갈 곳이 있어서 다시 나갔다 올게요.”


“엘릭!! 혹시 또, 또 사람을 죽이러 가나요?”


티나는 울먹이며 엘릭에게 말했다.


혹여나 엘릭이 또다시 사람을 죽이러 가는 일이면 말리고 싶었다.


엘릭을 안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짧은 시간 동안 엘릭은 좋은 사람임이 분명했다.


“아니니깐 걱정하지 말아요.”


엘릭은 더 이상 이야기를 하지 않고 저택을 나왔다. 그리고 단숨에 언덕 위로 뛰어오르기 시작했다.


머릿속에 생각이 가득했다.


티나와 저택의 다른 사용인들이 자신을 보는 마지막 표정은 겁에 질려있음을 눈치채었다.


괴롭게 끔찍한 상황이고 트라우마가 될 수 있겠지만 냉정하게 생각한다면 그들은 앞으로 이런 일이 익숙해져야 한다.


언제까지나 다른 사람이 지켜줄 수 없다. 오늘처럼 대놓고 사람을 죽이겠다고 암살 길드까지 이용하는 루니트 가문은 더욱더 괴롭힐 거다.


오늘도 엘릭이 미리 알아차리지 않았다면 싸늘한 시체의 주인은 암살 길드원이 아닌 저택의 사용인들이었을 거다.





*******



“혀, 형님 약속한 시각이 지난 지 오래되었는데도 아무도 안 오는데요?”


“하! 저 녀석들 또 제멋대로 하는 거 아니겠지?”


세상 꺼지는 한숨이 절로 나왔다.


제르빈의 능력으로는 암살 길드 녀석들을 통제할 수 없었다.


형님인 테일러와도 떳떳하게 말하는 놈들이니 제르빈 따윈 영향력이 없었다.


시간은 점점 흐르고 약속 시간을 정해놨던 암살 길드 녀석들이 코빼기도 보이지 않자 제르빈의 미간이 꾸겨졌다.


‘제길. 왜 오지 않는 거야? 너희들이 오지 않으면 나도 형님한테 찍힌단 말이야!!’


속으로는 전전긍긍 오직 형님에 대한 공포만이 가득했다.


옆에 있는 동생 녀석은 칭얼거리는 것만 할 줄 알지 뭐하나 믿고 맡길 수 없었다.


지금도 자신보다 더욱더 과장해서 괜히 분위기만 망치고 있었다.


“혀, 형님 설마 도망친 건 아니겠죠?”


“이놈아! 적당히 해! 적당히! 괜히 네놈 때문에 나도 불안해진다.”


“아앗!!”


결국 제르빈의 손이 올라갔다.


“형님···.”


“왜?!”


“너무 머리만 때리면 머리 나빠져요. 아얏!!”


“매를 번다. 이놈아!”


결국 또다시 제르빈의 손이 올라갔다.


부스럭부스럭


풀숲이 흔들리고 누군가가 나타났다.


제르빈과 알버스가 티격태격하느라 정신이 없는지 뒤에 사람이 왔는데도 전혀 모르고 싸우느라 바빴다.


“오랜만이네. 손가락은 괜찮냐?”


알버스는 순간 뒤에서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에 등줄기가 오싹해졌다.


절대 잊으려야 잊을 수 없는 목소리였다.


그날의 일은 알버스의 인생에서 있어서 가장 치욕스러운 날이었다.


처음에는 아닐 거라고 믿고 서서히 고개를 뒤로 돌리고는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자빠졌다.


“너, 넌?!!!”


“왜 누군데 그러는 거냐?!”


“일단 이거나 받아.”


엘릭은 제르빈과 알버스를 향해 검은 보자기를 던졌다.


바닥에 떨어진 보자기는 저절로 매듭이 풀리면서 안의 내용물이 데구루루 굴러갔다.


제르빈은 안의 내용물을 보고 화들짝 놀랐고 알버스는 내용물 따윈 눈에 들어오지 않고 오직 엘릭을 바라본 체 덜덜 떨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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