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위 기사가 너무 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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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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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8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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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5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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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DUMMY

“하압!!! 흐잇!!!”


새벽녘 풀잎에 이슬이 맺히는 이른 아침


리아스는 오늘도 아무도 없는 연무장에 홀로 검을 휘둘렀다.


며칠 전 대련으로 인한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았는지 그녀의 손목과 어깨에는 붕대의 매듭이 눈에 들어온다.


“하나만 더···. 하나만 더···.”


가쁜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른다.


대련 중 타격을 받은 옆구리가 시큰거리고 손목이 저릿했다. 하지만 리아스는 자기 고통을 참고 그저 검을 휘두르는 데에 온 집중했다.


몸이 힘들다.


마음도 힘들다.


그러나 난 포기할 수 없었다.


아니 이겨 내야만 했고 강해져야만 했다.


을 휘두르는 길만이 유일한 가문을 지키는 방법이니


“한 번 더···. 집중해 리아스.”


스스로 최면을 거는 듯 아무도 없는 연병장 속 홀로 되뇌었다.


아버지를 지키기 위해 어머니를 지키기 위해 가문을 지키기 위해 리아스는 오늘도 검을 휘둘렀다.


****



제월영토에 도착한 엘릭 일행


이제는 어느덧 헤어져야 하는 시간이 다가왔다.


데니스는 엘릭과 헤어져야 한다는 시간이 다가오자 자연스레 얼굴에 아쉬움과 고마움이 가득 눈에 들어왔다.


아직 그에게 묻고 싶은 이야기도 많았고 고마움의 마음도 더욱더 표현하고 싶었다.


“아쉽네. 엘릭. 자네와 이곳에서 헤어져야 한다는 게.”


체이서도 아쉬워 보이는 표정을 지었다.


“인연이란 언제 어디서 만날지 모르는 거죠. 언젠가 다시 만날 겁니다.”


“그래. 인연이라는 건 알 수 없는 거지. 엘릭. 짧은 시간 동안 정말 고마웠네.”


체이서는 붕대를 감싼 불편한 몸으로 엘릭의 앞의 한쪽 무릎을 꿇었다.


기사 체이서가 엘릭에 대한 감사였다.


우직한 그의 행동에 엘릭은 화들짝 놀라 그를 급히 일으켰다.


어느새 길거리를 걷던 사람들 시선이 체이서와 엘릭에게 향해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체이서의 몸은 가뜩이나 눈에 띄는 편인데 그런 그가 한 사람에게 무릎 꿇는 상황이니 사람들의 발걸음이 저절로 멈추는 게 당연했다.


“체이서님. 어서 일어나세요. 보는 사람도 많고···.”


“체면 따윈 상관없다네. 이것은 감사의 표시다.”


엘릭의 다급한 행동에도 체이서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가뜩이나 몸이 크다 보니 엘릭이 힘을 주고 끌어당겨도 우직하게 흔들림조차 없었다.


체이서는 주위에 사람들의 시선 따윈 신경 쓰이지도 않았다.


결국 체이서의 승리였다.


그는 엘릭에게 충분한 감사의 표시를 보냈다.


물론 엘릭은 주위의 시선에 어쩔 줄 모르는 당황한 기색에 데니스는 입가에 남몰래 미소가 짙어졌다.


간신히 체이서를 마차 안에 쑤셔 박은 마부 덕분에 데니스와 단둘만이 남았다.


거대한 덩치를 가졌음에도 부상으로 인해 쉽게 밀려나는 애절한 그의 눈빛이 강렬했다.


“저···. 에릭. 어···. 음···. 고마워.”


무언가 이야기를 정리하지 못했는지 단출한 ‘고마워’라는 단어였지만 그 짧은 단어에는 수많은 의미가 담겨 있었다.


엘릭도 당연히 데니스의 마음을 눈치챘는지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고맙긴 뭘요. 덕분에 저도 이곳까지 오는데 수월했어요.”


“이제 헤어져야겠네?”


“그렇네요. 데니스도 해야 할 일이 있고 저도 해야만 되는 일이 있으니깐요. 그리고 루니트가의 형들 문제라면 걱정 안 해도 될 겁니다. 편지 말고 본보기로 의견을 전했으니”


데니스의 표정은 알기 쉬울 정도로 아쉬움이 묻어난 표정이었다.


솔직히 말한다면 엘릭과 더욱더 이야기하고 싶었고 같이 있고 싶었다.


그저 자신을 구해준 걸 떠나 짧은 시간 사이에 엘릭하고 정이 든 데니스.


“저 엘릭. 부탁이 있어!!!”


데니스는 잠시 주춤거리다가 무언가 고민하는 뉘앙스를 잠시 풍겼다. 그리고 결심했는지 목소리의 톤이 살짝 올라감과 동시에 떨림이 느껴졌다.


“어떤 부탁이요?”


“단 한 번이라도 좋으니 내 검술을 보고 평가해 줘.”


“그건 체이서님한테 부탁하면 될 것 같은데요? 체이서님 또한 훌륭한 기사에다가 뛰어난 실력을 갖췄습니다.”


“체이서는 안 돼. 여태껏 내 검술을 보고 칭찬만 했어. 나도 언젠가 기사가 되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나의 문제를 바로잡아야 해. 그리고 엘릭같은 기사한테 평가받는 거는 오히려 영광이자 기회라고.”


“할 수 없군요.”


단호한 데니스의 모습의 엘릭은 흔쾌히 수락했다.


사실 데니스의 부탁이 아니라도 시간이 된다면 그의 문제점을 알려줄 생각이 있었다.


엘릭이 동행하면서 데니스의 검술을 본 감상은 데니스의 성장 가능성이 꽤 괜찮은 수준이었다.


그의 말대로 더욱더 정진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당근이 아닌 채찍이 필요했기에 곧바로 엘릭은 데니스만 데리고 한 공터 장으로 데리고 갔다.


아무도 없는 공터


검을 휘두르기에는 딱 안성맞춤인 장소였다.


데니스는 가볍게 몸을 풀고 목검을 들었다. 그리고 엘릭이 보는 눈앞에서 자신이 배워왔던 검술을 펼쳐 보이기 시작했다.


“하압!!”


엘릭은 진지한 눈으로 데니스의 동작 하나하나를 관찰하고 파악했다.


여전히 검술은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은 편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휘두름 즉 상대에게 피해를 주는 공격에 관해서는 여전히 검 격의 끝이 떨림이 보였다.


그나마 다행인건 이번일로 인해 마음가짐이 달라졌는지 전에봤던 동작의 비해 무게감이 달라졌다.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검술을 다 보여줬는지 데니스는 숨을 헉헉대며 검술을 끝냈다.


엘릭은 데니스의 검술이 끝날 때까지 눈 한번 깜빡이지 않고 있다가 조심스레 입을 때였다.


“데니스.”


“으,응!!”


데니스는 자연스레 입안이 바싹 마르기 시작되었다.


지금 눈앞에서 검술을 평가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도 아니고 파월 소속의 기사인 만큼 평소보다 긴장은 배가 되었다.


“다른 건 동작은 다 괜찮은데. 왜 공격할 때가 되면 소극적으로 변하는 겁니까?”


엘릭은 데니스의 검술을 보면서 궁금했던 걸 바로 질문했다.


날카로운 질문


데니스는 엘릭의 질문에 잠시 고민하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이 정도의 실력이라면 기사 학교에 입학은 손쉽긴 하다만 데니스의 검술은 날카로움이 하나도 안 보입니다. 도대체 공격하려고 할 때마다 왜 동작이 주춤거리는 걸까요?”


데니스도 자기 속으로 고민하던 문제점을 단 한 번의 검술로 알아차리자 자신도 모르게 감탄이 절로 나왔다.


제니스는 감탄을 잠시 뒤로 넣어놓고 머뭇거린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천천히 자기 문제점을 조심스레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사실···. 난 검으로 누군가를 공격해 본 적이 없어. 그래서인지 검으로 누군가를 공격하려고 할 때마다 손끝이 떨려.”


“무슨 소리죠? 체이서의 말로는 어린 시절 네 형들과 대련을 줄곧 했다고 들었는데?”


“그때는 맞기만 했어. 만약 네가 형들에게 공격하면 형들은 더욱더 거세게 나를 공격했지. 이걸 보여줄게.”


데니스는 소매를 주섬주섬 걷었다.


소매를 걷은 그이 팔뚝과 종아리에는 지워지지 않은 상처가 보였다.


전부 다 크게 흉진 데니스의 팔뚝과 종아리.


흉터는 한눈에 봐도 오래전에 생긴 상처로 인한 자국이었다.


자기 상처를 보여주고는 약간 부끄러운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엘릭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데니스에 머리를 쓰다듬었다.


왠지 모르게 저 소년의 모습은 어릴 적 자신과 대조되는 모습이 보였다.


“그동안 고생했어요. 참아내느라”


“고마워. 엘릭. 어 잠깐만···. 갑자기 머리가···.”


“당황하지 말고 천천히 눈을 감고 기다린 뒤 이 흐름을 천천히 파악해 봅시다.”


데니스는 엘릭의 말대로 두 눈을 감았다.


그의 발을 시작으로 다리 그리고 허리를 지나 머리로 천천히 파란색 기운이 맴돌았다.


엘릭이 데니스에게 흘려 준 기운은 다름 아닌 오러의 일부분이었다.


오러


기사의 경지에 도달했을 때만 발현할 수 있는 기술.


한 평생 검을 잡은 사람도 오러의 끄트머리도 보지 못하고 눈을 감은 사람이 대다수일 정도로 오러를 발현시킬 수 있는 기사는 극소수의 불과했다.


지금 당장이라 해도 대륙에 오러를 쓸 수 있다고 알려진 기사는 10명 내외


그렇기에 오러를 다루는 기사는 한 국가에 최대전력이라고도 불리어도 어색함이 없었다.


그런 아무나 볼 수 없는 오러의 기운을 엘릭은 스스럼없이 데니스에게 간접적으로나마 체험을 해주고 있었다.


물론 세간의 소문으로만 듣기만 했지 오러를 눈앞에서 본 적도 없는 아직 기사도 되지 못한 수습생 데니스는 지금 자기 몸의 흐르는 기운이 오러라고 알 리가 없었다.


그저 엘릭은 오러의 기운을 간접적으로 흘려줌으로써 데니스의 감각을 키우는 데에 도움을 주는 목적이었다.


오러는 어떻게 보면 기사의 기술이자 그 사람이 살아온 인생의 경험을 축적한 거나 마찬가지였다.


어떤 인생을 살았냐를 따라 색도 날카로움도 방식도 다른 게 오러였다.

그렇기에 엘릭의 살아왔던 인생의 일부분을 데니스에게 보여주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시간이 조금씩 흐르기 시작하면서 데니스는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는지 이마에 땀이 맺히고 미간이 꾸겨졌다.


엘릭은 곧바로 오러의 흐름을 중단했다.


‘재능이 있어. 처음인데도 이 정도로 오러의 흐름을 버티다니.’


생각보다 꽤 오래 버틴 데니스의 모습에 엘릭은 놀라워했다.


사실 처음에 데니스에게 오러의 흐름을 보여줄까 잠시 망설였다.


그 이유로는 이미 데니스를 말고도 다른 이들에게 이미 오러의 흐름을 경험시켜준 적이 있었지만, 결과론적으로는 전부다 5분 채 버티지 못했기에 잠시 망설인 부분이 있긴 했다. 하지만 엘릭의 생각과 다르게 데니스가 버틴 시각은 적어도 10분은 넘어갔다.


재능만큼은 체이서의 말이 사실이었다.


그의 잠재력과 그리고 끈기가 있는지 보여주는 결과였다.


데니스는 힘에 겨운지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마치 온종일 뛰어다닌 사람처럼 몰골은 수척해져 있었고 온몸의 땀범벅인 데다가 그의 발밑은 축축한 땅바닥 자국이 보였다.


“어땠나요?”


“잘 모르겠어.”


“말로는 설명하기 힘들 겁니다. 데니스 차라리 다시 한번 검을 잡고 조금 전 보여줬던 검술을 다시 한번 해보세요.”


“어. 한번 해볼게.”


데니스는 비틀거리며 목검을 잡고 일어났다.


수척해진 눈동자 톡 하고 치면 쓰러질 것 같은 몸을 이끌고 데니스는 천천히 자신이 선보였던 검술을 다시 재현해냈다.


“흡하!!”


소리를 쥐어짜는 기합을 시작으로 데니스의 검술은 시작되었고 엘릭은 데니스의 검술을 보고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기 시작했다.


‘성공이군.’


데니스는 마치 조금 전과는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한눈의 보기에도 검을 휘두르는 몸놀림이 달랐다.


조금 더 빠르고 날카롭고 군더더기 없는 자세.

그리고 자신을 늘 괴롭히던 공격의 태세에서 잠시 주춤하는 몸짓은 거짓말처럼 사라졌었다.


자신도 단시간 내에 바뀐 걸 알고 놀랐는지 데니스는 검술을 전부 휘두른 후 놀란 눈으로 엘릭을 바라봤다.


“에,엘릭 내가 처음으로 깔끔하게 공격했어.”


“다 봤습니다. 제가 봤을 때도 군더더기 없는 자세더군요. 그것보다 데니스 검을 휘두르면서 기분은 어땠나요?”


“처음에는 몰랐는데 검을 휘두르면 휘두를수록 뭔가 몸이 점점 가벼워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


데니스는 목검을 쥔 채 오른쪽 어깨를 가볍게 돌렸다.


“데니스. 그 감각을 잊지 말고 더 단련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드세요. 그럼, 제 도움 따윈 없어도 될 정도로 당신은 성장할 겁니다.”


데니스의 콧등이 붉어졌다.


“고, 고마워. 정말 고마워. 엘릭···. 아니 스승님!!!”


“스승님?”


“그래 난 엘릭에게 지도받았으니 엘릭은 나의 스승님이지!!”


엘릭은 데니스의 성격을 알기에 거세게 반박은 하지 않았다.


데니스의 성격상 부르지 말라고 해도 안부를 데니스가 아니다 보니 자기가 원하는 대로 내버려 두었다.


어차피 데니스와의 인연도 여기까지였고 헤어져야 할 시간이었다.


엘릭과 데니스는 공터에서 나와 체이서가 있는 마차로 다시 돌아갔다.


그새 또 신이 났는지 데니스의 발걸음이 가벼웠다.


콧노래도 작게나마 흥얼거렸다.


“도련님!”


체이서가 저 멀리서 엘릭과 데니스를 보고 반겼다.


목청이 얼마나 큰지 길을 걷던 주위에 사람들이 체이서가 소리를 낼 때마다 시선이 집중되었다.


“어딜 갔다 오셨습니까?”


“비밀!”


“허허 저한테까지 숨기는 비밀이라니 궁금하군요.”


체이서는 표정이 밝아 보이는 데니스를보고 안심이 되었는지 그의 누런 황니가 눈에 보일 정도로 미소를 지었다.


“아! 그것보다 도련님. 이제 가야 할 시간입니다. 알고 보니 접수가 오늘까지더군요.”


“어, 어 벌써?”


데니스는 오늘 헤어지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빠르게 헤어져야 하는 상황이 오니 아쉬움이 묻어난 표정이었다.


“그럼, 이제 헤어져야겠네요. 체이서. 데니스.”


엘릭은 마지막 인사를 앞두고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고마웠네. 엘릭.”


“별말씀을.”


“고마워. 스승님. 나 강해질게.”


“기회가 있다면 다시 만날 겁니다. 모두. 그럼 전 가 보겠습니다.”


짧은 인사를 마무리로 엘릭은 손을 흔들며 작별 인사를 했다. 그리고 곧장 자신이 돌아가야 하는 집의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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