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위 기사가 너무 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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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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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8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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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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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화

DUMMY

“아무리 인성이 개차반이라고 해도 자기를 지키는 호위 기사가 쓰러졌는데도 나 살기 바빠서 찬 바닥에 쓰러졌는데도 도망치기나 하고 괜히 측은하네.”


알버스 루니트의 호위 기사 벡크를 일단 침대에 눕혀 놓았다.


벡크는 아무리 봐도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하긴 금방 일어났다면 애초에 기절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엘릭이 벡크에게 선보인 건 다름 아닌 자기 오러 소드의 옛 기억.


지금의 엘릭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거의 경험을 벡크에게 아주 조금 흘려보낸 것이었다.


만약 벡크의 실력이 생각보다 뛰어났으면 그건 성장의 경험이 되었을 거고 실력이 부족했다면 크나큰 좌절감과 이렇게 기절을 하는 게 큰 예시 중 일부분.


반대로 데니스가 엘릭의 오러 소드의 기억을 보고 깨달음을 얻은 건 그만큼 자신도 모르는 잠재력이 있다는 소리였다.


엘릭은 상황이 어떻게 되든 벡크에게 기회를 준 셈이었다.


“으..으···. 살려 줘.”


인상을 한껏 꾸겨진 벡크의 얼굴. 그리고 끙끙 앓는 소리.


아직도 엘릭의 옛 기억이 머릿속에서 머무른 채 괴롭히는지 벡크는 엘릭의 작은 침대에서 큰 몸을 뒤척였다.


그의 커다란 덩치가 침대에서 뒤척이자 엘릭의 침대에서 끼익하면서 비명이 절로 났다.


엘릭은 벡크의 몸부림으로 인해 고통을 받는 자기 침대를 안쓰럽게 바라봤다.


“이러다 무너지는 게 아닌지 모르겠네.”


엘릭은 뒷머리를 긁적인 채 우선 자기 침대를 잠시 뒤로하고 옷장을 열었다.


그의 옷장에는 옷은 몇 벌 보이지 않고 가방 하나가 덩그러니 눈에 들어왔다.


이 배낭은 엘릭이 파월 기사단에서부터 메고 온 가방.


엘릭은 한치의 망설임 없이 옷장에서 가방을 꺼내 들었다.


가방을 어깨에 메자마자 묵직한 무게가 그대로 느껴진다.


무게는 지금 침대에 누워 있는 벡크와 맞먹을 정도의 무게.


“끄으응.”


“그래도 안색이 좋아진 걸 보니. 기억도 끝이 다다랐나 보네.”


엘릭은 끙끙 앓고 있는 벡크를 뒤로한 채 복도로 나왔다.


엘릭의 의해 한바탕 소란이 벌어지느라 가뜩이나 몇 없는 저택 사용인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각자 분주하게 뒷수습하느라 바쁜 모양이었다.


얼핏 창문을 통해 밖에서 기진맥진한 체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터덜터덜하게 다시 자기 근무지인 정문을 향해 힘겹게 걸어가는 뒷모습.


오늘 예기치 못한 상황 덕분에 가장 고생한 사람이 체프가 아닌가 싶다.


물론 자신이 소란을 피운 덕분에 상황이 부풀려진 건 조금의 미안함이 있었다.


엘릭은 시간이 되면 오늘 자신 덕분에 뒷수습하느라 고생한 체프에게 간단한 가르침을 주기로 마음먹었다.


체프가 이곳에서 남작님 가족을 지키려면 더욱더 강해져야만 했다.


물론 그건 엘릭의 기준에 미달한 거지.


시골의 변방인 이곳에서 체프 정도의 실력은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이곳에 실력의 만족하면 안 되었다.


엘릭이 항상 저택에 머문다면 괜찮겠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엘릭은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이다. 그러면 자연스레 저택을 비우는 시간이 늘어날 것이고 자신을 대신해 남작가를 지킬 무력을 가질 만한 사람이 필요했다.


우선 이른 감이 있기는 하지만 오히려 알버스 루니트의 갑작스러운 방문이 엘릭에게 오히려 득이 된 생긴 셈이었다.


복도를 천천히 걷다 보니 저 멀리 복도의 끝에서 이데른 남작님과 리아스가 열띤 토론을 나누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얼핏 들리는 소리는 역시나 알버스 루니트와 자신에 관한 이야기였다.


엘릭은 당당한 발걸음으로 걸어가 자신 있게 말하였다.


“제가 저지른 실수는 제가 해결하겠습니다.”


엘릭의 갑작스러운 뜬금포 잡는 발언의 남작 부녀는 눈을 동그랗게 뜬 채로 엘릭을 쳐다보았다.


둘 다 뜬금없는 발언의 어안이 벙벙한지 쉽게 말을 꺼내지 못하는 모습.


짧은 침묵 속 먼저 입을 뗀 건 역시나 리아스였다.


그녀는 한껏 차가워진 목소리로 엘릭을 쏘아본 채로 말하였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도 장난을 치는 겁니까?! 당신이 알버스 루니트의 손가락을 꺾고 위협하는 행동을 취하는 바람에 루니트 가문은 명분을 얻었습니다. 가뜩이나 대립하는 분위기 속 명분까지 당사자라는 사람은 뭐가 그리 당당한 모습인지 도대체 저의 머리로는 믿기지 않는군요!!”


“네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어.”


“제발!! 그만 좀 하세요. 제가 괜찮았어요! 별거 아닌 일에 왜 굳이 이렇게까지 반응해서 왜 저희를 곤란하게 만드는 겁니까?!”


언성을 높여가며 화를 내며 이야기하는 리아스. 그녀는 엘릭의 태도가 전혀 이해되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이해해줘. 못 고치는 고집이거든.”


얼음장 같은 분위기는 더욱더 차가워진다.


두 남녀는 서로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어렸을 적에도 가끔 엘릭과 리아스는 이런 적이 많았다.


티격태격하며 싸우며 성장해온 두 남녀.


리아스가 비록 엘릭의 대한 기억을 잃었음에도 지금 보이는 상황은 어렸을 적 두 녀석의 모습이 보였다.


이데른 남작도 순간 엘릭과 리아스를 보고 과거가 겹쳐 보였는지 조용히 있다가 상황을 무마시키기 위해 말을 떼었다.


“자! 자! 그만. 여기까지 하거라. 이미 지나간 일에 대해 싸워봤자 의미 없는 행동이란 건 너희들도 알 거다. 더 이상의 싸움은 그만했으면 하는 게 나의 바램이구나.”


이데른 남작은 손바닥을 두 번 치며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다.


아마 이런 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면 둘 다 고집이 있기에 하루 밤낮을 새워도 안 끝났을 것이다.


결과가 어떻게 되었든 이미 엎질러진 물.


여기서 잘잘못을 따지는 것보단 앞으로의 대응 방안에 대해 생각을 기울여야 했다.


엘릭의 입장에선 언젠가는 벌어질 일이 빠르게 시간이 앞당겨진 것일 뿐이다.


리아스는 더 이상 말을 섞지 않고 휙 하고 등을 돌린 뒤 발걸음을 옮겼다.


평소라면 지기 싫어하는 그녀의 성격상 안 끝냈을 거다. 하지만 엘릭의 말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었다.


굳이 자신이 참지 않고 일을 해결하는 방법도 있었을 거다.


보복이 두려워 가만히 있었을 뿐 리아스는 속내에 엘릭의 대한 고마움이 약간 묻어나 있었다.


리아스가 떠나고 이데른 남작과 엘릭 단둘만 남게 되었다.


엘릭은 리아스가 없으니 조심스레 이데른 남작을 보고 고개를 숙인 채 말하였다.


“죄송합니다. 남작님. 저 때문에 일이 커지게 되었습니다.”


“됐다. 아까 말하지 않았느냐. 이미 지나간 일이야. 너무 괘념치 말거라. 엘릭. 네 말대로 누군가가 내 가족을 그런 식으로 행동했다면 나도 너와 같은 행동을 했을 거다. 그리고 너한테만 말하면 약간 속이 시원하긴 했어.”


이데른 남작은 엘릭의 등을 따뜻하게 토닥이며 농담 섞인 어조로 말을 꺼내셨다.


엘릭은 자신도 모르게 피식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엘릭. 저 가방은 왜 들고나온 거니?”


“남작님. 갑작스럽지만 지금 어딜 좀 다녀와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어디를 간다는 것이냐? 엘릭.”


갑작스러운 엘릭의 답변에 이데른 남작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지금은 말씀드리기 힘든 상황이긴 합니다.”


이데른 남작은 아주 잠시 고민하다 싶더니 엘릭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하였다.


“그래. 다녀오거라. 네가 허튼짓을 할 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내가 너를 못 믿는 것도 아니고 몸조심해라.”


엘릭의 얼버무린 대답에도 이데른 남작은 가볍게 허락하였다.


허락받은 엘릭은 복도 바닥에 두었던 돈이든 가방을 메고 빠른 걸음으로 저택의 밖으로 나갔다.


이데른 남작의 정원 중간에는 알버스 루니트의 마차가 급하게 나가면서 운전을 거칠게 해서인지 정원 곳곳이 엉망이 된 모습과 절망감에 머리를 부여잡는 체프의 모습.


가뜩이나 자금이 부족해 정원사가 없는 남작가의 저택의 뒷수습을 하는 건 다름 아닌 체프의 일 중 하나였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혼자서는 끝이 안 보였기에 체프는 울상에 젖은 얼굴이었다.


“여기서 보니 미안하네.”


엘릭도 자신 때문에 이렇게 된 거나 마찬가지라 머쓱한지 뒷머리를 긁적였다.


절망감에 빠진 체프를 저 멀리서 보고는 작게 응원한 뒤 엘릭은 서쪽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왔다고 한 소리 듣겠군.”



************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어느덧 루니트 가문에서 열리는 가문회까지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엘릭이 루니트가와 마찰을 일으킨 뒤 갑작스레 떠나고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혹은 몸은 건강히 있는지 소식 하나 없었다.


지금 이데른 남작의 처지에선 할 수 있는 건 무능하지만 일단 엘릭을 믿고 기다리는 것이다.


가문회가 점차 다가오니 이데른 남작의 처지에선 조급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평소에도 가문회 적대 세력의 반대편에 서 있다가 사소한 트집으로 괴롭히는 건 당연했고 참을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다른 귀족도 아니고 루니트가의 자제를 건드린 사항은 남작도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싸움에 참전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지금 와서 말하자면 처음에 엘릭이 저지른 짓을 보고 통쾌함과 두려움 이 두 가지 감정 중 통쾌함이 먼저 든 건 사실이다.


자신을 대신하여 한방 먹여준 거에 대해 오히려 고마웠다.


그래서인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오히려 도망치는 모습인 자신과 다르게 맞서 싸우는 마늘이 대견스러웠다.


어렸을 적에도 엘릭은 어른스러운 면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때와 분위기부터가 다르다.


어렸을 적에는 안타까운 환경이 엘릭을 어른스럽게 강제로 성장시켰지만 지금의 엘릭은 맑은 정신으로 성장한 게 눈에 보였다.


어떻게 보면 엘릭은 이러한 상황이 일어날 거라고 예상하지 않았을까? 라는 우스운 생각도 드는 와중 누군가 방문을 두드렸다.


똑똑똑똑똑!!!


“여, 여보 큰일 났어요!!”


문밖으로 들려오는 이넬리아 부인의 다급한 목소리에 이데른 남작은 화들짝 놀라 급히 문을 열어젖혔다.


“무슨 일이오. 부인?!”


“자,자렌 남작님 타고 오시던 마차가 전복되었다고 합니다!!”


“전복이오?? 그게 사실입니까? 부인?!!”


“네! 오늘 아침 우리 마을 사람들이 산에서 약초를 캐다가 발견했다고 합니다.”


“자렌 남작은 어디 있소?”


“마을 사람들이 구조해 지금 마을에 있다고 합니다. 어서 가시죠!”


“그, 그래요. 지금 이럴 게 아니라 빨리 가시죠. 부인.”


이데른 남작은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당황한 행동을 숨길 수 없었다.


하마터면 급히 뛰다가 넘어질 뻔한 걸 간신히 이넬리아 부인이 붙잡아 체면을 치를 뻔했다.


그만큼 자렌 남작은 자신의 오랜 친구와도 같은 사람이다.


같이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라왔고 또한 현재 루니트가문의 방식의 불만을 품고 있는 얼마 안 되는 동료였다.


그런 친구이자 동료가 다쳤다는 소식은 이데른 남작의 정신의 큰 충격을 주었다.


남작은 급하게 마차를 타고 마을로 내려갔다.


마을로 가는 와중에도 손톱을 깨무는 등 불안한 태도를 쉽게 숨길 수 없었다.


“괜찮을 겁니다. 여보”


이넬리아 부인이 남작의 어깨에 손을 가볍게 올리자 남작은 잠시 진정되었는지 손을 입에서 떼었다.


“다, 당연하지 자렌은 내 오랜 친구요. 내 친구가 그리 쉽게 쓰러지지 않아.”


“당연하죠.”


이넬리아 부인은 그렇게 자렌 남작이 있는 곳까지 이데른 남작의 손을 살며시 쥐었다.


공통된 침묵속 말들의 말발굽 소리만 적막하게 들려왔다.


“도, 도착했습니다. 남작님!”


시간이 얼마나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자렌 남작이 있는 건물의 앞에 도착했다.


이데른 남작과 이넬리아 부인은 체면 치를 거 없이 마차에서 뛰어내리듯 한 동작으로 마차에서 내렸다.


주위에 사람들이 본다 한들 그런 건 상관없었다.


끼익


오래된 나무문을 열고 들어가자 보이는 건 붕대를 감싼 채 침울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용인들의 모습이었다.


이데른 남작에겐 다들 얼굴에 일면식이 한 번씩 있는 사이였다.


“자,자렌!!!”


“이데른 남작님?!!”


이데른 남작이 말을 띄기도 전에 자렌 남작의 사용인들이 갑작스러운 이데른 남작의 등장에 화들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래요. 몸은 괜찮으시오? 헨슨. 그것보다 자렌은? 자렌은 어디 있는가??!”


“자렌 남작님이라면 위층에 계십니다···.”


“자렌은 괜찮은 거요? 그것보다 왜 다친 게요? 아니지 그게 문제가 아니야···.”


말이 점점 빨라지고 행동의 거리낌 없었다.


평소 남작의 행실과 정반대되는 행동이었다.


체면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진정하세요. 남작님. 지금 남작님의 심정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지만 우선 조금 흥분된 모습을 가라앉히고 나아갑시다. 헨슨 현재 자렌 남작님의 몸 상태는 어떻게 돼가고 있습니까?”


“사실 저희도 잘 모르는 상황입니다···. 저희도 의식을 차린 지 얼마 되지 않기도 했고 현재 저희를 치료해준 분께서 절대 방 안으로 들어오지 말라고 하셨기에 저희도 1층에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습니다.”


“치료는 누가 하고 있습니까?”


“성함이 세튼? 소튼? 이라고 하셨나?”


“센튼 노인이군요.”


“아! 맞습니다. 센튼이라고 하는 대머리 영감님이었습니다.”


“우리 마을에서 약초학에 대해 가장 정확한 지식을 알고 계신 분입니다. 남작님 한번 센튼 노인을 믿고 맡겨보시죠.”


“알겠소. 부인. 센튼 노인이면 나도 신뢰감이 갑니다. 워낙 괴짜 같은 면이 있어서 그렇지, 실력은 나도 어린 시절부터 봐왔죠.”


어차피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었기에 남작은 불안함에도 기다림이라는 선택을 택했다.


지금은 우선 위층에 있는 센튼 노인의 실력을 믿고 기다려주는 게 제일 나은 선택이었다.


“그것보다 마차가 전복되었다는데 무슨 사고의 경위가 기억나는가?”


시간이 꽤 지남과 동시에 약간 차분해진 남작은 사건이 벌어진 일에 대해 헨슨과 다른 사용인들에게 천천히 묻기 시작했다.


“아무런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도움이 되지 못해 죄송합니다. 남작님.”


“저도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자렌 남작의 사용인들 대부분 기억이 온전치 못했다.


그들이 의식을 차렸지만, 결코 가벼운 부상도 아니었다.


이데른 남작도 이를 알기에 재촉하지 않고 그들의 답변을 기다리던 와중 자렌 남작의 집사 헨슨이 조심스레 입을 뗐다.


“이데른 남작님. 죄송합니다. 아무리 기억하려고 해도 머리에 안개가 낀 듯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아닐세. 오히려 내가 실례했군. 지금 자네들 모두 환자이지 않은가? 너무 괘념치 말고 오히려 회복에 집중해주게.”


이데른 남작의 질문은 여기서 끝이 났다.


이 이후의 질문을 해 봤자 지금 사용인들의 몸들이 온전치 못했다.


괜히 부담 주는 거 아닌가 싶어 조심스레 건물에서 나왔다.


어느덧 해는 저물고 보랏빛 하늘이 눈에 들어왔다.


꽤 많은 시간이 흘러 있었다.


주머니에 손을 꽂아 넣은 채 이데른 남작은 크게 한숨을 쉬었다.


한숨에는 여러 가지의 복합적인 감정이 쏟아지면서 남작의 머릿속은 복잡해져만 갔다.


해야만 하는 일, 해결해야 하는 일, 등등 여러 가지의 책임이 남작의 어깨를 짓누르는 것만 같았다.


“세상은 내가 너무 쓴 것 같아.”


담배를 피지 않지만, 왠지 모르게 담배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이래서 아버지가 담배를 못 끊으신 건가?”


괜히 헛웃음이 절로 나왔다.


어렸을 적 이데른 남작은 자신의 아버지가 담배를 마치 한 몸처럼 붙어가며 피우는 걸 두 눈으로 쳐다보았다.


그 당시 어린 나이에는 냄새도 안 좋고 몸에도 좋지 않은 걸 계속해서 피우시는 아버지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점차 나이를 먹다 보니 아버지의 심정이 조금 이해가 갔다.


되는 일이 하나도 없는게 꼭 신이 있다면 자신을 조롱 하는게 아닌가 싶었다.


"오늘 따라 아버지의 행동이 조금 이해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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