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출당한 헌터는 국가권력급으로 각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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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1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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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각성

DUMMY

02. 각성



길드에서 나갈 줄 알았다면, 던전에는 들어가지 말걸 그랬다.


20대 후반, 동료들이 A급으로 인정을 받고 나서부터 점점 사이가 멀어지기 시작했다.


어느 순간 B급 이상의 던전은 엄두도 못내겠더라.


동료, 길드 후배들에게 폐가 될까봐 길드 신입들과 C급 이하의 던전을 돌아다녔다.


나중에는 협회로 파견까지 갔다.


그건 내 의지가 아니었지만.


혼자 외딴 섬에 동 떨어진 기분이었다.


그 뒤로 도현은 등급이 높은 던전에 잘 들어가지 않고, 전술적 정보 등 전략 보고서를 제출하며 따로 길드에 도움을 주었다.


왜 그때의 기억이 떠오른걸까?


머리 뒤에서 푹신하고 부드러운 말랑한 것이 느껴진다.


'마시멜로?'


음... 처음 느껴보는 촉각이라 이게 뭔지 모르겠다.


베개보다 더 편하다. 마치 구름속에 있는 느낌.


이대로 영원히 잠들고 싶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었다.


[띠링!]

[띠링!]

[띠링!]


머리를 울릴 정도로 기계음이 반복적으로 들려 자기도 모르게 눈을 찌푸렸다.


도현은 휴대전화의 문자 알람 소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한테 문자할 사람이 있었나?‘


그런 생각이 드는 걸 보면 10년 간 참 열심히 살았다.


나날이 강해지는 동료와 성장하는 길드를 보며 자신 역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노력했다.


매일 야근으로 밤새워 헌터들이 던전에 들어갈 몬스터의 약점을 조사했고. 관련 정보도 리포트를 쓰며 연구했다.


“하-”


허탈함에 실 없는 웃음이 터져 나온다.


“티, 팀장님? 정신이 드세요?!”


아주 가까이서 그녀의 목소리가 그의 귓가에 속삭이듯 들렸다.


도현은 눈을 뜨며 기절하기 전에 누구와 있었는지 떠올랐다.


“예원 씨.”


도현의 머리 위에서 예원이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


이게 무슨 실례인지. 나이 서른 먹고, 후배한테 연약한 모습이나 보이고, 무릎 배개까지 하고.


황급히 상체를 일으켰다.


자신이 쓰려지자 곧바로 몸을 빌러 부축한뒤 주변 공원 벤치에서 살펴주었다고 한다.


죄송한 마음에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미, 미안, 내가 조금 피곤해서 그만...”

“아니에요. 팀장님 이렇게 당황한 모습 오랜만에 보네요.”


눈웃음을 흘리며 배시시 웃는다.


자신이 20대였다면 반했을지도 모르겠다.


일부러 내가 민망해지지 않을까 배려해준 그녀.


’내가 무슨 생각을···‘


확실히 좀 많이 피곤한 것 같다.


자세를 고쳐 앉고 휴대전화를 확인했다.


알림이 오지 않았다.


분명 기계음 알림이 들렸는데, 잘못 들은 건가?


[띠링!]


하지만 잘못 들은 것이 아니었다.


효과음과 함께 허공에 ’[띠링!]’이란 문구가 보였다.


‘상태창이 왜 알람을?’


각성자의 상태창은 주로 던전에 들어가고, 몬스터를 잡을 때만 울린다.


“혹시 주변에 던전이라도 생겼어요?"


도현은 A급 헌터인 김예원에게 물었다.


A급 헌터라 남들보다 오감이 발달한 그녀다.


하지만 예원은 고개를 갸웃하며 생뚱맞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니요?”


오직 도현에게만 들리는 알람 소리.


그러고 보니 기절하기 직전 웬 문구를 본 것이 떠올랐다.


단순 스트레스로 헛것이 보인다고 생각했는데 아닌건가?


상태창은 마치 자신을 봐달라고 애원하는 것 같았다.


‘상태창’


마음속으로 외쳤다.


【특성: 서포터】


그날 이후 영원히 지워진 줄 알았던 특성이 보인다.


뭐랄까? 어릴적 소꿉친구를 다시 만난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 아래로 수많은 문장이 즐비했다.


[10년간 당신이 파티의 행한 기여도에 따라 능력치가 변동됩니다.]

[파티의 기여도: 51%]

[기여도가 50%가 넘는 어마어마한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말문이 막혀 잠시 놀라 몸이 경직되었다.


’어, 업적?‘


업적을 가진 헌터는 몇 없다.


특성 보다 더 윗급.


인간으로서 이루기 힘든 것을 이룰 때면 던전이 보상으로 주는 ’추가 보상’이다.


S급 헌터 중 극 소수의 헌터만 가졌다고 한다.


그리고 그 헌터들은 세간의 이렇게 불린다.


국가권력급.


마른침을 꼴깍 삼키며 그 뒤에 있는 것들도 스크롤 하여 넘겼다.


《업적: 내가 키운 ?급》

[?급 상대 시 능력치 -% 상승]


벌떡-


“미친!!!”


순간 모르게 욕설이 튀어나왔다.


“티, 팀장 님?”


김예원은 도현의 이런 모습은 처음이라 다소 당혹스런 얼굴로 말을 더듬었다.


그녀는 그가 정말 어디가 아픈 건가 싶어 미간을 좁혀 당장 병원에 가자고 팔을 걸었다.


“아, 아니에요. 아무것도. 갑자기 좋은 일이 생각나서요.”


예원의 팔을 쉽게 풀면서 다시 자리에 앉았다.


A급 헌터의 힘을 가볍게 풀었지만, 자연스러워 이상함을 눈치채지 못했다.


마지막이 되니까 그녀 앞에서 좋지 않는 면모만 보여준다.


눈 앞에 ‘업적’이 떠졌으니 그럴 수 밖에.


[파티원의 능력치를 일부 가져옵니다.]


[근력+]

[체력+]

[민첩+]

[마나+]


플러스가 됐으니 뭔가 좋아진 것은 분명한데, 그 바로 아래 이런 문장이 있었다.


[정산 중입니다.]


‘정산 중?’


[파티원의 전용 스킬을 습득했습니다.]

[스킬의 이해도가 높아 한 단계 진화합니다.]


습득 스킬


【스파크 > 쇼크 웨이브】

【검기 > 검강】

【실드 > 철괴】

【매직 미사일 > 마탄】

【힐 > 힐: 리 타이어】


“허-”


도현은 바뀐 상태창을 보고 탄식했다.


아무것도 없는 빈방에 고급 예술품들이 채워진다면 이런 느낌일까?


정말 자신의 상태창이 진짜 맞는지 눈을 비비며 확인했다.


자신의 것이 맞다.


협회를 통해 확인하지 않는 한, 상대방은 타인의 상태창을 보지 못한다.


스탯 부분에서 아직 정산 중-이라는 문구가 있었지만 없던 스킬이 다섯 개나 생겼다.


‘그런데 저 스킬들은?’


바뀌기 전에 스킬을 살펴보았다.


어딘가 낯익은 스킬.


그도 그럴 게 10년 동안 함께한 동료의 스킬이다.


다만, 성도현의 스킬은 한 단계 더 진화한 것.


그들이 하급 헌터 시절부터 지금까지 지켜 보고, 스스로 연구하기도 했다.


시뮬레이션을 돌리면서 스킬의 활용을 생각했다.


스킬의 이해도는 높다고 자부할 수 있다.


“팀장님!”


카랑한 목소리가 옆에서 들렸다.


도현은 다급히 상태창을 끄고 김예원을 바라봤다.


“아까부터 왜 멍 때리세요? 뭐라도 숨긴 것처럼 행동하시고.”


김예원은 눈을 동그랗게 뜨며 알았다는 듯 성도현에게 귓속 말을 해 댔다.


“혹시 던전에서 아이템이라도 몰래 가져간 거예요?”


실 없는 그녀의 말에 도현은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아니요. 그냥 좋은 일이 있어서요.”


로또 일등에 당첨된 것 보다 좋은 일이다.


2010년도에 뭣 모르고 산 비트코인이 지금에서 빛이 바랜 듯이.


새로운 형태로 각성을 한 것 같다.


“저도 알려주세요~ 팀장님!”


김예원이 은근슬쩍 팔짱을 끼며 애교를 부렸다.


솔직히 남자로서 설레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은은한 샴푸향과 그녀 본연의 향이 코로 밀려온다.


도현은 자신의 상태창에 대해서 말을 아꼈다.


만년 C급 헌터가 길드에서 방출되자마자 각성을 하는 것은 어처구니 없는 일이니까.


우선 협회로가서 오류가 아닌 진짜인지 재각성 등급부터 하고 알릴 생각이다.


성도현은 다른 말로 환기했다.


“배 안 고프세요?”


마침 던전에서 나와 출출했다.


지금 이 사실이 믿기지 않아 나중에 따로 조사해 봐야겠다.




*



대한민국 각성자 협회.


협회의 간부진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은 참으로 오랜만의 일이다.


S급 던전이 생성된 것도, B급 이상의 던전 브레이크가 수도권 지역에 터진 것도 아니었다.


그들이 모인 것은 오직 단 한 사람 때문.


이름:성도현 / 나이:31세 (만 29세)


- 신성 길드 창립 멤버 (10년)

- 종합 등급: C

- 직책: 짐꾼 팀장


스크린 너머로 그의 대한 정보가 간략하게 적혀 있었다.


“흠···”


한 간부가 턱을 쓸며 말했다.


“신성 길드라면 최근에 대형 길드 평가를 받는 곳 아닌가? 그런데 고작 C급이라고?”


C급도 나름 높은 등급이지만, S급이 가장 많은 곳이라 비교가 됐다.


그의 대해 브리핑을 하던 인사 부서의 팀장 성진아가 반문했다.


“C급이지만 전투 센스는 B급 이상입니다. 경험도 풍부하고, 그만큼 아는 정보도 많습니다.”


뱁새 같은 눈으로 성진아를 쳐다본 간부.


“설마, 친인척은 아니겠지?”


C급 헌터를 A급 헌터 연봉에 맞춰 데려와야 한다고 하니 의심이 갔다.


“무슨 말씀을 하십니까!”


성진아가 발끈했다.


6촌, 8촌 보다 더 먼 사이다.


오히려 친지였다면 이런 브리핑을 준비하지도 않고, 가족을 통해 부탁이라도 했을터.


성진아의 성은 창녕 성씨이고, 성도현의 성은 강릉 성씨이다.


“31세는 좀 늦은 나이 아닌가?”

“아직 생일 안 지나서 만 29세입니다. 법으로 바뀐 게 언젠데.”


또 다른 간부가 딴지를 걸었다.


“그런데 짐꾼 팀장이란 직급과 직책은 뭐죠? 처음 들어보는데.”

“그, 길드에서 나가라고 눈치를 주고 있습니다.”

“신성 길드에서도 버리는 저 사람을 우리가 A급 헌터 연봉에 채용해야 된다는 말입니까?!”


성진아는 할 말을 잃었다.


그의 진짜 실력을 아는 사람은 몇 없었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길드에서도 버리는 C급 헌터를 억대가 넘는 돈으로 영입을 하다니.


인사 담당자로서 자질이 문제라고 간부진이 속닥였다.


“제 생각은 다른데요?”


던전 공략 부서의 김현우 팀장이 손을 번쩍 들었다.


“C급이긴 해도, 영입한다면 그 외에 많은 영향이 협회에게 갈 겁니다.”

“나도 찬성.”


그 뒤에 빌런 전담 부서 팀장 김현빈이 지원사격을 해준다.


협회에서 내로라하는 요원 셋이 그의 영입을 적극 추진했다.


부장 이윤석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고작 C급 헌터에게 저 정도 대우를 해준다고? 차라리 그 돈이면 B급 헌터 영입을···.”


그의 말에 다른 간부진들도 고개를 끄덕인다.


회의 시간이 길어진 탓에 잦은 잡음이 생겼다.


“조용-”


동굴에서 묵직하게 울려퍼지는 저음.


제일 끝에서 아무말 없이 지켜보던 협회장 최강준이 무거운 입을 열였다.


협회장 최강준이 말하니 모두가 숨죽이며 경청했다.


“헌터로서 전성기의 나이도 많고, C급의 길드에서도 권고사직 당한 헌터를 그 돈 주고 사는 것은 좀 무리가 있다.”


성도현의 영입을 반대했던, 이윤석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최강준은 뒤이어 말했다.


“하지만, 우리 협회에 핵심 멤버들이 저렇게 까지 어필하니 호기심이 드는군.”


손깍지를 낀 두꺼운 팔이 책상에 올라갔다.


성진아, 김현우, 김현빈은 협회에서 인정 받은 엘리트.


김현우와 김현빈은 A급 헌터이고, 성진아는 B급이지만 전투직이 아닌, 사람을 보는 눈이 정확했다.


그 결과 아직 20대의 나이에 고속 승진을 할 수 있었다.


“B급.”


“B급으로 협상하고, 인센티브 추가로 시도 해보게.”


최강준이 결정이 내리자, 희비가 교차했다.


방금 전까지 입꼬리가 실룩 올라가던 이윤석이 다시 생각해 달라고 재고를 요청했다.


“예산 낭비입니다! 협회장님-”

“생각보다 등급이 낮긴 해도, 대형 길드까지 키운 헌터 중 한명 이다.”


최강준은 그의 영입을 찬성한 요원들을 슥 훑어보았다.


“우리 같은 늙은이가 본 것 하고 젊은이가 본 게 다른 걸지도 모르지.”


협회장은 회의실 방에 나가기 전 이윤석의 어깨를 잡았다.


사람 손이 아니라, 무슨 곰 발바닥처럼 두꺼워 순간 섬뜩했다.


“한번 정도는 양보하자고.”

“네, 넵.”


이윤석은 자신도 모르게 말을 더듬고는 회의실을 나가는 협회장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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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6. 미행 (2) +8 24.09.12 8,491 15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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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3. 계약 (3) +5 24.09.09 9,831 188 13쪽
22 22. 계약 (2) +6 24.09.08 10,133 187 12쪽
21 21. 계약 (1) +8 24.09.07 10,440 181 12쪽
20 20. 칭찬 (3) +8 24.09.06 10,511 174 13쪽
19 19. 칭찬 (2) +6 24.09.05 10,938 176 12쪽
18 18. 칭찬 (1) +8 24.09.04 11,409 184 13쪽
17 17. 설마 +6 24.09.03 11,798 177 12쪽
16 16. 봉사 (2) +4 24.09.02 11,849 182 12쪽
15 15. 봉사 (1) +4 24.09.01 12,330 180 12쪽
14 14. 바람 +15 24.08.31 13,283 200 12쪽
13 13. 불화 +7 24.08.30 13,857 216 13쪽
12 12. 회복 +9 24.08.29 14,412 209 12쪽
11 11. 인질 (2) +19 24.08.28 14,743 217 13쪽
10 10. 인질 (1) +7 24.08.27 15,022 242 14쪽
9 09. 살길 +4 24.08.26 15,328 240 13쪽
8 08. 스킬 +14 24.08.25 16,440 247 12쪽
7 07. 공원 +15 24.08.25 16,715 266 13쪽
6 06. 퇴사 +12 24.08.24 17,123 272 12쪽
5 05. 백수 +13 24.08.23 17,456 281 12쪽
4 04. 제안 (2) +13 24.08.22 18,164 27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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