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젠타 색 네온은 행복한 꿈을 꾸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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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비읍비읍
작품등록일 :
2024.08.09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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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5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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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7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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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화 – 본 SIBLINGS (3)

DUMMY

하나둘씩 꺼져가는 네온사인들이 늘기 시작하고, 술에 취한 사람들은 비틀거리며 거리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노점상의 점주들은 코가 빨간 취객들을 쫓아내며 낡은 플라스틱 의자와 테이블을 정리했다.


좁은 골목을 가득 채우던 왁자지껄한 소리가 조금씩 줄어가고 있었다.


아프리카에서 온 듯한 다부진 몸의 아줌마.


유럽인처럼 보이는 마른 체구의 대머리 아저씨.


큰 체구와 험악한 인상을 가진 동남아 청년, 가게를 정리하는 검은 머리의 어린아이.


만 원권 지폐를 챙기고 있는 다양한 인종의 상점의 주인들.


그들은 자리를 정리하고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어디선가 리드미컬한 뽕짝 EDM이 은은하게 들려오고, 간헐적으로 깜빡거리는 네온사인들이 어두운 골목을 비췄다.


담배 냄새와 알코올 냄새, 기름에 튀긴 음식 냄새와 그을음 냄새가 거리에 가득했다.


멍하니 거리를 바라보는 하루의 눈동자의 거리의 빛이 담겼다.


사방에서 웅성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그녀는 천천히 눈을 감자 기다란 속눈썹이 살짝 가라앉았다.


그녀가 다시 눈을 떴을 때, 또다른 색상의 빛이 눈동자에 머물렀다.


눈을 깜빡일 때마다 다른 색의 빛이 계속해서 스며들었다.


한번 깜빡일 때는 붉은색, 다시 깜빡이면 푸른색, 다음은 자주색으로.


깜빡이는 네온사인의 빛은 수면제처럼 그녀를 잠으로 이끌었다.


하루는 꿈속에서 병원에 있었다. 침상에 누워있거나, 휠체어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또는 누군가의 품에 안겨 울고 있었다. 하루가 계속 눈물을 흘리자, 자신을 끌어안고 있던 누군가가 귀에 속삭였다.


“하루야.”


하루가 천천히 눈을 뜨자 도윤이 자신의 귀에 속삭이고 있었다. 하루는 멍한 눈으로 잠시 생각에 잠겼다.


‘방금······.’


하루는 기억을 더듬다가 확신이 생긴 눈빛으로 도윤을 다시 쳐다보았다.


“방금 욕했지?”


“뭐라는 거야. 여기서 자면 안돼. 다른 데로 가자.”


하루는 말없이 도윤을 쳐다보다가 그냥 고개를 돌렸다.


‘아, 졸려. 정신이 없네.’


“우리 내일 아저씨한테 인사하러 갈래? 흰바다 마을.”


“우리 병원 데려다준 아저씨? 길 알아?”


하루가 뜬금없다는 듯이 반응했지만, 도윤은 덤덤하게 이야기했다.


“모르지. 대충 물어보고 가면 될 것 같은데 근처라고 했으니까 걸어서도 갈 수 있을 것 같아. 그때 우리 자동차도 오래 안 탔잖아.”


하루는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잠시 생각에 잠겼다.


“괜찮을까? 우리 정말 인사만 해야 되잖아. 그래도 마실 거라도 사서 가야 예의지. 지금 가면 괜히 폐만 끼칠 것 같은데.”


“듣고 보니 그렇네.”


하루는 자신의 옆자리를 손바닥으로 팡팡 두드렸다.


“옆에 앉아봐.”


도윤이 그녀의 옆자리에 엉덩이를 깔고 앉자 하루가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우리 간단하게 계획이라도 세워보자. 우선 일자리도 알아봐야 할 것 같고, 당분간 끼니라도 때우려면 애들이 갖다 줬던 배급 도시락이라는 것도 어디서 주는 건지 알아봐야지. 그리고 지낼 곳도 찾아야 하고. 공짜 밥도 있고 공짜 병원도 있는데 우리 같은 사람들 쉴 수 있는 시설 같은 것도 있지 않을까?”


“그렇네? 와 너 의외로 계회적이네.”


“의외라니······. 너 설마 아무 생각도 없었어?”


“당연히 있었지!”


“그렇지? 깜짝 놀랐잖아. 혹시나······. 아, 그러면 나한테도 이야기해 줘. 그래야 나도 돕지.”


“해결사! 해결사를 하자.”


“해결사? 자세히 얘기해 줄 순 없어?”


“우리가 아무래도 보통 사람보단 신체 능력이 좋은 편이니까. 빨리 회복해서 해결사 일을 하면 돈은 금방 모을 수 있을 거야. 용병 같은 거 있잖아.”


“의뢰는 어디서 받아?”


“알아봐야지.”


“그럼 당장 내일은? 내일 모래는? 네 말처럼 한다고 해도 우리 몸을 먼저 회복해야지. 그때까진?”


“그건 음······.”


도윤이 팔짱을 끼고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자, 하루는 고개를 숙이며 떨리는 눈동자로 땅바닥을 바라보았다.


‘혹시나 했는데 진짜로 아무 생각이 없었구나. 지금부터 뭐라도 차근차근······.’


“어? 너희?”


누군가 그들을 알아봤다. 도윤이 경계하며 되돌아봤지만, 병원에서 본 적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곤 경계를 풀었다.


“어? 선생님?


“아니 여기서 보네. 집이 이 근처니?”


아뇨, 그건 아닌데······.”


하루도 그를 알아보고는 고개를 꾸벅 숙이며 인사했다.


”아아, 너희 여기 사람이 아니었지. 미안하다 환자들이 많다 보니 깜빡했네. 그런데 여기서 뭐 하고 있니?“


”아하하, 사실 저희가 갈 곳이 없어서요.“


하루가 쑥스러운 듯 웃으며 대답하자 얀은 대뜸 무언가 말하려고 했다.


”그렇구나. 그럼 혹시······.“


얀은 무언가 생각에 잠긴 사람처럼 고개를 슬쩍 저었다.


”아냐, 아니다. 그럼 잘 지내고 나는 먼저 가 볼게.“


”네! 안녕히 가세요, 선생님!“


두 사람은 자리에서 일어나 꾸벅하고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자리를 떠나던 얀이 잠시 후 다시 발길을 돌려 돌아왔다.


”저기 혹시 얘들아! 우리 집에 같이 갈래?“


”네? 집엘요?“


하루가 놀라면서 되묻자 얀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눈꼬리가 살짝 처진 얀의 얼굴이 유난히 유순해 보였다.


”아, 오해는 하지 마라. 우리 집에서 지내라는 건 아니고, 그냥 하룻밤 쉬라는 거야. 시간도 늦고, 밤에는 아무래도 위험하잖아.“


”하룻밤이 아니라 잠깐이라도 저희가 감사해야죠. 저희한텐 너무 좋은 일인데 진짜 괜찮으세요? 저희가 누군지도 모르시면서.“


도윤 역시 믿기 어려울 만큼 이어지는 도시 사람들의 선행에 감동하며 이 살기 좋은 곳을 무법지대라 알고 있던 것이 미안해지기 시작했다.


”모르긴 뭘 몰라. 이틀이나 본 사이잖아.“


얀이 환하게 웃으며 대답하자 하루와 도윤은 심장을 움켜쥐며 파시아의 애국가를 외우기로 다짐했다.


”그럼 허락한 거지? 내 차로 가자. 주차장에 있거든. 나도 오늘은 빨리 돌아가서 쉬고 싶네.“


얀은 사람 좋은 얼굴로 웃으며 두 사람을 자신의 차로 유인했다.



* * *



‘승합차?’


어두운 주차장에 우두커니 검은색 승합차 한대가 서있었다. 불안한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었지만 하루는 가볍게 웃음 지었다.


‘덩치가 커서 차도 큰 차를 타시는구나. 헤헷, 왠지 귀엽다.’


모두가 탑승한 뒤 자동차가 출발하자 도윤은 운전석 옆에 앉아 세상 친한 사람처럼 계속해서 얀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연구소 선생님들 떠올리면서 흰가운 애착증 보이는 건 아니겠지? 그래도 저러고 있으니까 강아지 같네.’


얀의 말로는 집까지 30분이 조금 넘게 걸린다고 했다. 조용히 뒤에 앉아 내부를 살펴보던 하루는 캔 음료 몇 개를 발견했다.


‘미래 시대 음료수!’


하루는 눈을 반짝이며 캔을 살펴봤다. 발랄한 색상의 예쁜 디자인이었지만, 미지근해서 마시고 싶진 않았다.


달그락거리는 소리를 듣고, 얀이 백미러로 하루를 바라보았다.


”그거 맛있어. 마셔도 돼.“


”어? 아니에요! 괜찮아요. 그냥 신기해서 본 거예요.“


”그냥 마시면 편할 텐데.“


얀은 차가운 말투로 옆에 있는 사람도 들리지 않을 만큼 아주 작게 속삭였다.


하지만 하루와 도윤은 뛰어난 청력 덕에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위화감 넘치는 목소리였지만 두 사람의 경계심은 이미 무너진 상태였다.


”아하핫, 사실 너무 미지근해서······.“


”아이고 배가 불렀네. 불렀어.“


”그 말투 뭐야!“


두 사람이 티격태격하는 사이, 얀은 당황하며 자신이 큰소리를 냈나 되새겨보았다.


분명 아니었지만, 아이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들었다. 그렇다면 자신이 실수로 목소리를 크게 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분명 작게 말했는데? 아니 그랬으면 얘네들이 들었을 리가 없지? 어제 했던 약이 너무 강했나, 쓸데없는 실수를······.’


”하하, 괜찮다.“


얀이 최대한 침착한 척하며 웃음을 짓고 있을 때 전화벨이 울렸다. 얀은 주변기기를 전부 빼고 있었는지 손으로 직접 휴대폰을 받았다.


”어, 오랜만이다. 근처? 나도 거기 지나는 길인데 잠깐 볼래?“


얀은 전화를 끊고 말했다.


”얘들아, 친구가 근처에 있다고 하네? 잠깐 만나고 갈게.“


”네에에.“


”선생님! 여기는 저희 같은 사람들도 일할 수 있는 곳 없어요?“


“당연히 있지. 안 그래도 너희만 괜찮다면 소개시켜 줄 생각이었어.”


“와아! 뭔데요?”


‘뭐긴 뭐야 네 놈들 몸뚱아리 밀매지.’


얀은 전방의 어두운 길을 바라보며 미소지었다.


“조금 있다 말해줄께.”


어둑한 도로 멀리 반짝이는 헤드라이트가 보였다. 마치 신호를 주고받듯 서로의 헤드라이트가 몇 번씩 번쩍거렸다.


곧 자동차가 멈추고 얀은 시동까지 끈 상태로 수납공간에서 서류를 하나 꺼내 들었다.


“잠깐 기다려 줄래? 친구들한테 인사 좀 하고 올게.”


망가진 공사 자재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공터였다. 고장 난 가로등이 곳곳에 서 있었고, 무너진 상태나 다름없는 철조망이 공터 주변을 두르고 있었다.


철조망 너머에는 을씨년스러운 건물 한 채가 덩그러니 서 있었다.


도윤은 차창 너머의 어둠 속에서 얀의 친구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키가 유난히 작고 눈매가 날카로운 사람과 덩치가 크고 한쪽 팔에 투박한 기계장치가 달린 사람이었다.


“안에 두 명 있어. 이건 검진 자료. 돈은?”


“물건 좀 보자. 한 명은 여자라고 했지?”


“어.”


“이쁘냐?”


“아니.”


남자들은 아쉽다는 듯 혀를 쯧 찼다. 하루와 도윤은 그들의 대화를 듣고 황급히 눈을 마주쳤다.


덩치 큰 남자가 가까이 다가와 휴대폰 조명으로 차 내부를 비춰보았다.


인상을 쓰며 두 사람의 실루엣을 확인한 남자는 갑자기 버럭 소리를 질렀다.


”이건 뭐야! A급이라더니 어디서 시체 같은 걸 주워와서 넘기겠다고?“


”서류 가져왔잖아. 겉모습만 저렇지 내부는 멀쩡해. 수치만 보면 A급이야.“


”그딴 서류 가짠지 진짠지 알게 뭐야. 누굴 개병신으로 알어?“


키가 작은 남자가 화를 내고 있는 남자를 말렸다.


”야야! 왜 이렇게 열을 내? 차분하게 이야기나 좀 들어보자.“


”아니 듣고 말고 할 게 어딨어? 저 새끼가 우리 등쳐먹으려고 하는 거잖아!“


안 그래도 물건의 겉모습 때문에 조금 신경이 쓰였기에 일부러 철저하게 서류까지 준비한 얀도 발끈했다.


”적당히 해라. 검사 결과는 정상이라는데 왜 지랄이야? 어차피 갈라서 확인할 거 아냐?“


승합차 내부에서는 어느새 하루 쪽으로 넘어온 도윤이 그녀의 어깨를 감싸주었다.


”이게 뭐야? 저 사람들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거야??“


”진정해. 도망가면 돼. 정신 똑바로 차리고 내가 하나 둘 셋하고 문 열 테니까 그냥 달려. 떨지 말고······. 손잡아 줄 테니까 내 손잡고 무조건 따라오면 돼. 알겠어?“


하루는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하나, 둘, 셋.“


도윤이 차 문을 열었지만 문이 잠겨 있었다.


얀은 바깥에서 덜컹거리는 문을 힐끗 바라보았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키 작은 남자도 갇혀 있는 하루와 도윤의 상태를 확인하고는 덩치 큰 남자의 앞으로 나섰다.


”우리도 너랑 계속 거래하고 싶어. 근데 이건 좀 문제가 있잖아? 네 말대로 서류상으로는 멀쩡해도 말이야. 저 정도면 장기가 다 쪼그라들었을 것 같은데 그래도 정상이라고 할 수 있어?“


”문제 생기면 책임지면 될 거 아냐.“


”니가 책임을 어떻게 져! 이 개새끼야! 이식수술이라도 해줄래?“


덩치 큰 남자가 버럭 소리를 지르며 가까이 다가오자 얀 역시 이번엔 참지 않았다.


”너 지금 개새끼라 그랬냐? 이 반병신 새끼가 고철같은 팔뚝믿고 그러는 모양인데. 너 그러다 대가리에 구멍 나.“


“내봐, 새끼야.”


덩치 큰 남자가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하게 나오자 얀은 비웃음을 흘리며 권총을 꺼내들었다.


키 작은 남자가 총을 꺼내들려 하자 얀은 덩치 큰 남자의 귓볼을 총알로 날려버리고 키 작은 남자를 겨눴다.


큰 총성이 메아리치듯 주변을 맴돌았다. 키 작은 남자는 제자리에 멈춰 섰고, 덩치 큰 남자는 피가 철철 흘러내리는 자신의 귓볼을 붙잡고 인상을 구기고 있었다.


얀이 총을 조준할 때마다 남자들은 움찔거리며 몸을 떨었다.


“쫄기는 새끼들이.”


얀은 총을 집어넣었다. 이때를 노리고 달려들어야 했지만, 기세에 눌린 두 사람은 타이밍을 놓치고 얼어 붙어버렸다.


얀은 덩치 큰 남자의 곁으로 다가가 그의 목에 팔을 둘렀다. 얀이 목을 조르듯 힘을 주자 덩치 큰 남자는 숨이 컥 막히는지 기계팔로 얀의 팔을 붙들었다.


하지만 얀의 팔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사과해. 사과하면 한 번은 봐줄게.”


“미, 미안.”


“미안하다. 우리가 지나쳤다.”


얀은 팔을 풀고 두 사람을 노려보았다.


“눈 깔고.”


두 사람이 고개를 푹 숙이자 얀은 두 사람을 비웃었다.


“야, 그럼 됐고, 거래하러 왔으면 거래해야지. 돈부터.”


장기밀매업자들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돈!”


키 작은 남자가 쭈뼛거리다 입을 열었다.


“······그게 이 번만 외상은 안 될까?”


얀은 다시 총을 꺼내 들었다.


“너네 죽으러 왔냐?”


“그게 너한테 연락할 때만 해도 괜찮았는데 착수금 넣어놨던 코인이 갑자기 급락을 해서······. 이번 건 처리하고 잔금 받으면 바로 줄께.”


“야, 이 미친놈들아! 코인마켓이 은행이냐?”


얀은 있는 대로 인상을 구기며 둘을 죽여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갖고 싶었던 시계가 눈앞에 어른거렸다.


기약 없는 다음 거래를 기다리기엔 그의 인내심이 모자랐다.


“언제까지?”


“내일 모래! 이틀 뒤에 바로 줄게!”


“너네 나한테 위치 공유 걸고, 결제 끝나기 전까진 내 문자에 무조건 1분 안에 답장해. 1초라도 늦는 날엔 바로 대가리 따버린다. 그리고 도망간다? 그날로 너희 목에 현상금 걸릴 줄 알아라.”


“알겠어. 믿어봐. 우리가 그런 신의는 있는 놈들이야!”


두 사람은 비굴한 표정으로 두 손을 싹싹 비볐다.


‘쓰레기 같은 새끼들, 계산 끝나면 팔아버릴 줄 알아라.’


얀은 밀매업자들의 휴대폰에 추적을 위한 간단한 조치를 취하고 차 문을 열었다.


벌벌 떨고 있는 하루와 그녀를 감싸고 있는 도윤이 보였다.


“믿었는데······. 어떻게 이럴 수 있어요?”


얀은 대꾸도 하지 않고 그들은 차에서 끌어내리기 위해 손을 뻗었다. 도윤이 순간적으로 팔을 잡아챘지만 멈추지 못하고 방향만 조금 비틀었다.


얀은 예상치 못한 도윤의 악력에 깜짝 놀랐다.


자신의 몸에 투자했던 금액이 얼마였던가. 부품값만 1억에 어떻게든 전부 달아보고자 적합성 향상 주사도 몇 천만원이들었다.


심지어 수 천만원짜리 불법 개조로 근력까지 끌어올린 상태였다.


그런 자신의 팔을 미라같은 소년이 낚아챈 것이다.


“이 새끼가 건방지게!”


자존심이 상한 얀은 흥분한 상태로 도윤의 머리를 손바닥으로 후려쳤다. 퍽하고 큰 소리가 울려 퍼졌지만, 도윤은 팔을 놓지 않았다.


얀은 계속해서 머리를 후려쳤다.


“놔! 이 새끼야 놓으라고!”


도윤은 오히려 있는 힘껏 팔을 붙잡고 늘어지며 하루에게 소리쳤다.


“도망······!”


하루의 주먹이 밑에서 솟구쳐 오르며 얀의 턱을 강타했다. 충격을 받은 그의 머리가 뒤로 크게 젖혀졌다.


“쳐! 그래 쳐! 잘했어!”


도윤도 재빨리 덤벼들며 온몸으로 얀의 몸을 들이박았다. 하지만 얀은 뒤로 조금 밀려났을 뿐 넘어지지 않고 버텨냈다.


그 순간 하루가 차 안에서 뛰쳐나왔다. 그녀는 도윤의 어깨를 짚고 몸을 날려 얀의 몸통에 드롭킥을 날렸다.


그제서야 얀의 몸이 뒤로 나동그라지자, 도윤은 하루의 손을 잡고 냅다 뛰기 시작했다.


도윤은 손에서 진동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하루가 벌벌 떨며 겁에 질린 표정으로 따라오고 있었다.


‘너 떠는 것 치고는 상당히 잘 때렸어.’


도윤은 자신의 생각을 굳이 입 밖으로 꺼내진 않았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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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5화 – 본 SIBLINGS (1) 24.08.15 8 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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