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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l2536
작품등록일 :
2024.08.13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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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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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6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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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2등의 우울(1)

DUMMY

세상은 오로지 최고만을 강조한다.


최고의 상품, 최고의 힘, 최고의 지도자 등등 그 사람이 가진 능력과 재능으로 인해 모든 것을 판가름 난다.


그 최고가 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과 시간을 아끼지 않으며 그 자리에 오른 이는 사람들이 함부로 쳐다볼 수 있는 권력과 영광을 누리게 된다.


하지만 만약 그런 노력을 투자했는데도 불구하고 그곳에 오르지 못한 자는 어떻게 될까?


오로지 최고가 되겠다는 목표를 갖고 그저 앞만 보고 달린다면 과연 될 수가 있는 것인가?


“하하하.”


“호호호.”


어느 한 교실에서 40명 정도 되는 아이들이 있었다.

다들 뭐가 신나는지 깔깔 거리며 수다를 떨거나 자리에 앉아 놀고 있다가 천장에서 종소리가 울리자 신나게 떠들던 애들은 갑자기 각자 제 자리에 앉아 조용해 졌다.


잠시 후, 소란스러운 교실이 조용해진 지 얼마 되지 않아 교실 앞문에서 누군가가 들어왔는데, 들어온 이는 3~40대 정도 되는 남자로 이 교실의 담임 선생님으로 보였고 선생님이 들어오자 아이들은 일제히 긴장한 표정을 하며 그를 쳐다보았다.


“자~다들 저번에 본 모의고사 시험 결과가 나왔다.”


“···!”


모의고사 시험 결과가 나왔다는 말에 아이들의 표정이 좋지 않았는데, 아이들의 표정을 본 선생님은 씩 웃었다.


“다들 표정이 안 좋네? 좋아, 일단 좋은 소식부터 알려주마.”


“좋은 소식요?”


“그래. 저번 모의고사 결과 발표가 나왔는데, 그 중에서 1등이 나왔다.”


“1등!?”


좋은 소식이라는 게 모의고사를 잘 본 1등이 나왔다는 소리로, 이 반에서 시험을 잘 본 아이가 나왔다는 뜻이기로 했다.


“그 1등이 누군데요? 설마···”


“그래, 그 설마다. 민지혜. 축하한다.”


선생님이 오른쪽 중앙에 앉은 한 여학생을 보며 말하자 아이들도 일제히 그녀에게 쏠렸다.


“저, 저요?”


“그래. 다들 박수~”


짝짝짝-


선생님이 박수를 치자 아이들도 따라 1등을 축하하는 박수를 쳤고, 선생님과 아이들의 축하를 받은 지혜는 너무 쑥스러워했다.


박수가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쉬는 시간이 되자 아이들은 한 자리에 앉아있는 지혜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축하해. 지혜야.”


“역시 이번 시험에서 네가 1등일 줄 알았어.”


“헤헤, 고마워. 그냥 운이 좋았던 것 뿐이야.”


“에이~운이 좋긴. 네가 워낙 머리가 좋고 똑똑하니까 그런 거 아냐?”


친구들의 축하와 칭찬에 지혜는 부끄러운 지 어쩔 줄 몰라했다.


“이 정도 실력이면 서울대는 문제없겠다 야.”


“에이~서울대는 무슨. 난 그냥 성적이 맞는 대로 가면 되는 걸 뭘.”


“무슨 소리야? 너 정도면 인서울은 가능하지.”


“그래. 집도 부자고 말야.”


“내가 1등인 거랑 집이 부자랑 무슨 상관이야?”


“하하하하.”


하나 같이 머리가 좋고 성적이 좋은데다 집안도 좋으니 후에 서울대에 진학하는 건 문제 없을 거라며 칭찬을 하자 지혜는 하하 웃을 뿐이었다.


그러나, 아이들 틈에 섞여 웃고 있는 지혜를 매서운 눈초리로 바라보는 한 시선이 있었다.


그 시선의 주인공은 바로 지혜의 자리에서 조금 떨어진 구석에 앉아있는 단발머리의 소녀가 있었다.


이 소녀의 이름은 이하람. 반에서 1등을 해 아이들에게 축하를 받고 있는 지혜를 보며 혀를 차고 있었다.


“쳇···꼴랑 모의고사 잘 본 것 가지고 호들갑 떨기는.”


지혜 못지않게 머리가 좋은 편이었으나 안타깝게도 1등이 아닌 2등으로 즉, 이 반의 유일한 2인자였다.


‘채점으론 완벽했는데···어째서···’


모의고사를 같이 쳤는데도 불구하고 지혜는 1등, 자신은 그 아래라는 게 믿어지지 않아, 혹시나 싶어 한번 채점을 해 봤는데, 분명 100점 만점이라고 나와 있었지만 본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겨우 1점 차이로 지다니···!’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어쩔 줄 몰라 하는 지혜를 쳐다보며 하람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수업이 끝나고 하교 시간이 되자 모두 학교를 벗어나 집으로 향했고, 하람 역시 집으로 돌아가고 있을 때, 뒤에서 누군가가 불렸다


“하람아-!”


누군가의 부름에 고개를 돌려보니 저 멀리서 달려오는 한 여학생이 있었는데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낯선 여학생을 보며 하람은 누군지 알 것 같았다.


“헉헉···야! 이하람! 너무한 거 아냐? 먼저 가 버리면 어떡해?”


헉헉 거리며 겨우 달려온 이 여학생은 하람의 친구인 지경아로 같은 반이 아닌 다른 반 아이였지만 유치원 때부터 알고 지내던 소꿉친구 같은 존재였다.


“그래서 이렇게 헐레벌떡 뛰어왔냐? 그냥 나 기다리지 말고 갈 것이지.”


“야, 어떻게 그러냐? 아무리 서로 반이 갈라졌어도 영원한 친구는 친구 아니냐?”


유치원 때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이자 단짝 친구였지만 지금은 반이 갈라져 서로 만날 볼 시간이 없어 먼저 가 버린 걸 보며 섭섭하다고 하자 하람은 피식 웃으며 미안하다고 했다.


“미안. 그냥 혼자 있고 싶어서 그랬어.”


“혼자? 왜? 그러고 보니 너 표정이 안 좋던데? 무슨 일 있었어?”


“으응. 별 거 아냐. 그냥 기분이 안 좋아서 그런 것 뿐이니까.”


“그래? 그러고 보니 오늘 저번에 봤던 모의고사 시험 결과가 나왔던데? 나야 잘 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넌 잘 봤지?”


“!”


모의고사 시험 결과에 대해 묻자 표정이 굳어져 아무 말을 못 하자 그 표정을 본 경아는 아차 싶었다.


“아···미안. 난 그냥 시험 잘 봤나 궁금해서···”


“괜찮아. 늘 그렇지.”


자신과 달리 친구 하람은 똑똑하고 야무진 아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저번 모의고사 시험도 잘 쳤을 거라 생각했는데 하람의 표정을 보아하니 잘 쳤음에도 불구하고 만족하지 못한 모양이었다.


“그 애가 1등이었나 보지?”


“으응···”


“그래도 2등이면 어때? 잘 했구먼.”


“잘했다고?”


비록 1등은 되지 못해도 2등만큼은 잘 했다고 칭찬 해 준 것 뿐인데, 2등이라는 말에 하람의 표정이 일그러지며 경아를 쏘아붙이자 하람의 그런 반응을 본 경아는 흠칫 놀라 급 변명했다.


“아, 아니. 내 말은 그 애보다 네가 더 머리가 좋은데 2등인게 너무 안타깝다는 거지. 넌 1등이 아니면 아무런 관심이 없었지?”


“당연한 거 아냐? 빠뜨린 거 하나 없이 완벽했는데···!”


저번에 친 모의고사 시험을 잘 봤는데 어째서 이런 결과가 나온 건지 납득할 수 없다며 분해하자 경아는 하람의 등을 토닥이며 위로하였다.


“그만 잊어. 어차피 모의고사야 그냥 실력 테스트 치는 정도인데···꼭 1등이 아니더라도 너 성적 좋잖아. 교내에서 제일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는 애가 이런 일로 풀 죽어서야 되겠어?”


“풀 죽은 적 없거든. 잘 알지도 못하면서.”


“네, 네. 그러니까 그 정도로 만족하라고. 정 안 되면 다음 시험에서 잘 치면 되잖아?”


1등은 되지 못했지만 그나마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고 있어 그 정도로 만족하는 게 어떠냐고 말했지만 하람은 그런 경아의 말이 들리지 않은 건지 여전히 얼굴이 굳은 채 아무 말이 없었다.


“다녀왔습니다.”


친구 경아와 헤어지고 돌아오자 마침 집에 누가 있었는지 엄마로 보이는 한 중년의 여성이 반겨주었다.


“어머, 하람아. 어서 오렴.”


“네.”


“학원 가기 전에 저녁 먹을래?”


“저녁요?”


“아빠 좀 늦게 오신다고 해서 어차피 학원에서 밥 먹을 시간 없잖니?”


“···좋아요.”


원래는 세 식구가 모여 저녁을 먹곤 했지만 오늘은 아버지가 늦게 오시고 하람 또한 학원에 가야 하기에 가기 전에 든든하게 밥을 먹고 가는 편이 좋다 여겨 두 모녀가 같이 저녁을 먹게 되었다.


“엄마.”


“응?”


“나 다른 학원으로 옮겨주면 안돼?”


“무슨 소리야? 옮긴다니? 지금 다니고 있는 학원은 어쩌고?”


“그곳은 별로야. 거기 그만두고 다른 학원에 다니고 싶어.”


“얘가. 학원 옮긴 지 얼마나 됐다고 또 옮겨 달래?”


“옮기기 어려우면 학원 더 다니게 해 주던지?”


“뭐?”


다른 학원으로 옮겨 주거나 그게 안 되면 한 개 더 다니고 싶다고 하자 엄마는 당혹스러웠다.


“아니, 왜?”


“왜긴 왜야? 공부 더 하고 싶으니까 그렇지.”


“평소에도 하던 거잖아. 게다가 한 개 더 다니면 학원비가 더 드는데 안돼.”


학원을 하나 더 다니게 된다면 학원비가 더 든다며 반대하자 엄마의 반대에 하람은 어이가 없었다.


“정 안되면 과외라도 붙여줘.”


“뭐? 과외?!”


이번에 과외라도 시켜 달라고 조르자 하람의 보기 힘든 떼쓰기에 엄마는 당황해 어쩔 줄 몰랐다.


“아니, 과외라니? 그런 거 없어도 잘 해 왔잖아.”


“엄마, 나도 곧 있음 고3이야. 수능도 볼 텐데···좋은 대학, 좋은 성적을 내려면 그렇게 해야지. 안 그래?”


“그거야 그렇지만···”


“······”


“하···아무튼 알겠다. 나중에 네 아빠랑 상의해보고 결정할 테니까 그리 알아라.”


“···네.”


나중에 남편이 오면 상의해 볼테니 일단 알겠다고 하자 엄마의 대답을 들은 하람은 잘 먹었다며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풀썩 누웠다.


“하아···”


침대에 누우면서 여전히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오늘 학교에 있었던 모의고사 시험 결과에 대한 것과 아이들에게 찬사를 받으며 1등의 자리를 차지한 민지혜 그 아이 때문이었다.


“제길···!”


민지혜에 대해 떠올리다가 힐끗 자신의 책상 바로 옆에 있는 책장을 보게 되었다.


책장에는 여러 책이 꽂혀 있었지만 그녀가 본 건 꽂혀져 있는 책이 아니었다.


꽂힌 책들 각 옆에 크고 작은 트로피와 상장들이 장식품 대용으로 가득 했는데 그것들을 본 하람은 왠지 모르게 울컥 열불이 나 침대에 바로 일어나 그것들을 팍 쳐내 떨어뜨렸다.


우다탕-


장식용으로 놔둔 트로피와 상장들이 밑으로 떨어지자 분이 안 풀리는지 씩씩 거리며 중얼거렸다.


“웃기지 마···최고의 자리는 내 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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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제3화 묘성아(猫聲兒)(3) NEW 11시간 전 0 0 7쪽
19 제3화 묘성아(猫聲兒)(2) 24.09.13 2 0 12쪽
18 제3화 묘성아(猫聲兒)(1) 24.09.11 3 0 9쪽
17 제2화 2등의 우울(10) 完 24.09.09 4 0 17쪽
16 제2화 2등의 우울(9) 24.09.06 7 0 11쪽
15 제2화 2등의 우울(8) 24.09.04 7 0 9쪽
14 제2화 2등의 우울(7) 24.09.02 7 0 12쪽
13 제2화 2등의 우울(6) 24.08.30 7 0 10쪽
12 제2화 2등의 우울(5) 24.08.28 8 0 13쪽
11 제2화 2등의 우울(4) 24.08.26 8 0 11쪽
10 제2화 2등의 우울(3) 24.08.21 10 0 13쪽
9 제2화 2등의 우울(2) 24.08.19 9 0 8쪽
» 제2화 2등의 우울(1) 24.08.16 10 0 10쪽
7 제1화 소원을 이루어 주는 집(7) 完 24.08.14 10 0 9쪽
6 제1화 소원을 이루어 주는 집(6) 24.08.14 7 0 14쪽
5 제1화 소원을 이루어 주는 집(5) 24.08.14 9 0 13쪽
4 제1화 소원을 이루어 주는 집(4) 24.08.14 8 0 14쪽
3 제1화 소원을 이루어 주는 집(3) 24.08.13 8 0 13쪽
2 제1화 소원을 이루어 주는 집(2) 24.08.13 8 0 15쪽
1 제1화 소원을 이루어 주는 집(1) 24.08.13 16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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