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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l2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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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3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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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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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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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2등의 우울(7)

DUMMY

1년이 지나 어느 덧 1학년에서 2학년으로 올라갔고, 2학년이 되어서도 하람은 영원당의 소원 덕에 얻게 된 능력 덕분에 여전히 1등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람아, 2학년이 되어서도 여전하네.”


“뭘···학년이 올라도 1등 자리는 유지해야지.”


“아무렴. 근데 우리 1년 후면 수능 쳐야 돼. 아우~세월이 왜 이리 빠르나 몰라?”


2학년으로 올라갔어도 이제 진학에 대한 고민도 해야 하는 시기였고 1년 뒤에 치르게 될 수능도 봐야 했다.


“그러고 보니 지일우 회장···아니, 이젠 회장도 아니지?‘


한때 2학년이던 이들은 어느새 3학년으로 올라가 현재 수능 공부를 몰두하기 시작했고 학생 회장으로 일했던 지일우 역시 회장직을 내려놓으며 다른 3학년들과 같이 수능에 몰두해 있었다.


“그렇지. 지일우 선배가 학생 회장을 그만뒀으니 이제 학생 회장을 맡을 사람이 필요할 거야.”


“그치? 내 생각에 이번 학생회장 맡을 사람도 곧 있음 뽑는다고 하던데···하람이 너 그거 맡을 생각 없어?”


“뭐?”


경아가 난데없이 이제 공석이 된 학생회장을 할 생각이 없냐고 묻자 하람은 화들짝 놀라며 손사래쳤다.


“얘는, 내가 무슨 학생회장이 돼?!”


“그렇잖아. 지일우 선배는 학생회장님이면서도 누구나 알아주는 전교 1등이었잖아. 이제 그 자리를 네가 이을지 모르잖아.”


“선배의 자리를 내가···?”


지일우가 수험생이 되어 학생회장 일도 못하게 됐으니, 이제 그 자리를 자신이 받게 될지 모른다는 말에 하람은 가슴이 두근거렸다.


‘지일우 선배님의 자리를 내가 될 거라고? 하긴 만석 1등인 내가 그 자리를 물러 받을지 모르잖아. 흐흐.’


자신이 짝사랑하는 일우 선배의 자리를 자신이 받게 모른다는 생각과 기쁨에 가슴이 벅차 올라 어쩔 줄 몰랐다. 그러나···


“뭐? 학생회장 자리를 내가 아닌 누구라고?!”


“그게···나도 소문으로 듣긴 했는데···일우 선배가 학생회장 자리할 사람을 추천했대.”


“추천한 이가 누군데 그래!?”


“그, 그게···민지혜···”


“뭐?”


“민지혜라고. 너 1년 전에 같은 반이었던 걔 있잖아. 걔를 학생회장으로 추천했대. 선배가.”


“···!?”


이게 무슨 소린가? 1년 전 같은 반이었던 민지혜가, 자신에게 1등 자리를 뺏기고 현재 2등으로 전락한 그 애가 학생회장이라니? 하람은 믿겨지지 않았다.


“거짓말 하지 마! 2등인 걔가 어떻게 돼!? 학생회장은 전교 1등이 되어야 얻는 자리인 거 아니었어?”


“야, 성적도 중요하긴 하지만 요즘 인성도 보는 거 몰라? 일우 선배님이 추천한 것도 있지만 선배 못지 않게 선생님이나 애들한테 잘하기도 유명 했잖아? 몰론 1등 자리를 너한테 빼앗겼긴 해도 학생회장으로 추천할 만큼 여전히 우수하다는 거잖아.”


“!”


1등을 되지 못한 지혜가 전 학생회장이었던 그의 추천으로 학생회장이 될지 모른다는 말에 하람은 문득 1년 전, 건너편 버스 정류장에서 봤던 그 둘의 모습이 떠올랐다.


‘일우 선배가 어째서 그 애를···내가 걔보다 더 똑똑하고 이 학교에서 인정받는 전교 1등인데 어째서···!!’


고작해야 서점에서 몇 번 만난 게 다였고, 일우 선배에게 자신을 어필하지 못한 게 약간 후회가 되었지만 그 자리를 민지혜 걔가 차지한다는 게 말이 되지 않았다.


다음 날, 해가 지고 서서히 밤이 되는 하늘에 웬 먹구름들이 몰려와 하늘을 잔뜩 감싸고 차가운 빗방울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쏴아아-


떨어진 빗방울들은 굵어져 지상 아래를 뿌리기 시작했고, 지상은 어느새 내리는 비로 흠뻑 젖었고 하람이 다니고 학교 운동장에는 비가 내린 탓에 온통 젖은 흙투성이가 되었고 항상 점심 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가끔 교내 밖에 나와 웃고 떠들던 애들도 별로 없었다.


“비가 너무 오네.”


“그러게. 어떡하지? 우산도 안 가져왔는데···”


비가 내리는 학교 밖을 보며 모두 울상을 짓고 있었는데, 그도 그럴 것이 일기 예보를 볼 새도 없이 우산을 챙겨오지 않은 애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몰론, 이를 예상하고 챙겨온 애들도 있지만.


“왜 하필 야자 끝나는 시간에 비가 올 게 뭐람?”


“누가 아니래? 그냥 맞고 집으로 돌아가는 수 밖에.”


야자가 끝나자마자 바로 비가 와 다들 어쩔 줄 몰라했지만 그래도 각오는 해야 했다.


“지혜야. 넌 어떻게 할래?”


“나? 난 좀 더 있다가 가려고.”


“어? 너 설마 우산 챙겨왔어?”


“응.”


“알겠어. 다음에 보자.”


“잘 가.”


다른 애들은 모두 집으로 돌아가는데 유독 좀 더 하고 가겠다며 홀로 교실에 남은 지혜는 자기 책상에 있는 문제집들을 흩어보고 있었다.


“이 문제는···응?”


문제집을 흩어보며 풀고 있을 때 앞에서 웬 검은 그림자가 드리우자 뭐지 싶어 고개를 든 지혜는 깜짝 놀랐다.


“어머!?”


깜짝 놀라게 한 이는 바로 언제 서 있었는지 모를 단발 머리 여학생으로 그녀를 본 지혜는 누군지 알 것 같아 크게 놀라지 않았다.


“깜짝이야. 너 하람이 아냐? 반이 바뀌고 오랜만에 보네.”


“······”


“? 내 얼굴에 뭐라도 묻었어?”


2학년이 되고 반이 바뀌어 더 이상 같은 반은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만나 반가워했지만 그에 비해 하람은 떨떠름하고도 차가운 표정을 지으며 지혜를 바라볼 뿐이었다.


“그런데 여기 웬일이야? 다른 애들은 다들 갔는데.”


이미 딴 애들은 집으로 돌아간 지 한참 됐는데 하람만은 학교에 남아 있어 의아해 하자 힐끗 지혜의 책상 쪽을 바라보다 그녀가 들고 있는 문제집을 보며 소스라치게 놀라 물었다.


“그 문제집···”


“아? 이거? 내 아는 사람에게 받은 거야. 이 문제집 풀기가 좋다고 했거든."


“아는 사람?”


아는 사람에게 받았다는 말에 그 아는 사람이 지일우 선배냐고 꼬치 묻고 싶었지만 꾹 참으며 지혜에게 말을 걸었다.


“너야말로 집에 가지 않고 뭐하는 거야?”


“나? 좀 더 하고 가려고. 왜?”


“그래? 너도 참 열심이다. 아직 수험생도 아닌데 열심히 하다니, 놀라워.”


“아이~뭘. 그냥 평소대로 하던 거라서. 헤헤.”


모두가 가고 홀로 남아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에 지혜는 쑥스러워 했지만 하람의 눈에는 역겹기 짝이 없었다.


“그래도 시간도 늦었는데 슬슬 집에 가지? 이러다 부모님 걱정하시겠어.”


“어? 그럴까? 좀 더 하고 가려고 했는데···”


“안돼. 여기 남아서 하면 뭔 일 생겨. 뭣하면 나도 같이 가줄게.”


“너도?”


“나도 사실 너랑 똑같거든. 같이 가기 싫어?”


애들이 다 가고 남다가 혼자 집에 가기가 무서워 같이 가자고 하자 갑작스런 제안에 지혜는 놀라긴 했지만 한때 같은 반 친구였던 하람이랑 같이 가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응. 좋아, 잠깐 기다려.”


좋다며 얼른 가방을 챙겼고, 그렇게 둘은 학교에 나와 같이 길을 걸었다.


“으~추워.”


“춥긴. 꽃샘 추위 온 것도 아니고.”


“그렇긴 해도 밤공기가 춥잖아. 더군다나 비도 오고. 아니지, 이젠 그쳤으니까 괜찮네.”


“······”


“사실 항상 야자 끝나고 혼자 집에 갈 때 무서웠거든. 근데 너랑 가니까 좋다.”


“······”


하람과 단 둘이 같이 가는 게 신기하고 좋다며 재잘 거렸지만 말 없이 지혜의 이야기를 듣는 둥 마는 둥이었다.


“···있잖아.”


“응?”


“지일우 선배 알지? 우리보다 1살 많은···학생회장 내려놓은 거 너도 알고 있지?”


“응? 아, 응. 알고 있어. 이제부터 고3인데다 수험생인데 학생회장까지 어떻게 하겠어?”


“그치? 일우 선배님이 학생회장 할 때가 진짜 좋았는데···”


“맞아. 학생회장으로 있은 덕에 우리 학교가 다른 학교보다 나아졌다는 말도 있어.”


둘 다 학생회장으로 있었던 지일우 선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근데 말야, 나 이상한 소문 들었다.”


“소문?”


“그래. 그것도 자기 후임으로 점찍은 사람을 학생회장으로 추천했다고 그러더라?”


“정말? 누군데?”


누구냐도 묻자 하람은 그 후임이 누군지 대답할 수 없었다. 그 후임이 바로 민지혜 너라는 걸 알려주고 싶지도 가르쳐 주고 싶지 않았다.


“글쎄···정 그렇게 궁금하면 알아보던가.”


“에이~뭐야···싱겁게. 공부하기 바쁜데 어떻게 알아봐?”


“왜 못 알아봐? 그 사람이 안 가르쳐 주디?”


“뭐? 그 사람이라니? 누구?”


“누구긴 누구야? 몰라서 그래?”


하람이 매서운 표정으로 노려보며 지혜에게 물었다.


“나보다 약간 머리가 좋으면서 어쩜 눈치도 없냐?”


“뭐?”


“그렇잖아. 1등인 나보다 뒤쳐진 주제에 어째서 너만···!”


하람은 자신이 1등인데 기뻤지만, 그 자리를 빼앗겨 2등으로 전락한 지혜만은 달랐다.

특히 전 학생회장이자 아직 친해져 보지 못한 지일우 선배 곁에 붙어 친근하게 지내는 모습을 상상하며 하람은 더더욱 열이 올랐다.


“하람아, 왜 그래? 어디 아파서 그래? 뭔가 너 좀 이상해.”


“이상해? 이상한 건 내가 아니라 너지.”


“···어?”


“지일우 선배···그 사람이랑 무슨 관계야?”


드디어 하람의 입에서 지일우 선배에 대해 나오자 지혜는 당황하였다.


“너 뭔데 선배랑 친한 거야? 아무리 고등학생이라고 해도 아직 교제가 이른 나이 아냐? 그런 주제에··!”


“하··하람아. 네가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모르겠어.”


“왜 몰라? 다 들었어! 지일우 선배님이 널 학생회장으로 추천했더라.”


“추천이라니···난 학생회장 같은 거 관심 없어.”


“관심 없긴 개뿔! 나보다 한참 떨어진 네가 왜 학생회장이냐고!! 내가 더 똑똑하고 1등인데! 내가 학생회장에 어울리는데···!!”


하람이 이성을 잃었는지 지혜를 노려보며 소리치자 갑작스런 하람의 행동에 지혜는 어쩔 줄 몰랐다.


“저, 저기. 하람아. 내 말 오해하지 말고 들어줘. 나 정말 학생회장 될 생각도 없고 관심 정말로 없어. 그리고 지일우 선배는 사실···”


“시끄러! 네 말 같은 거 듣고 싶지 않아. 꺼져.”


뭐라 말을 하기도 전에 하람이 퍽 밀치는 순간, 갑자기 지혜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뭐야?!”


알고 보니 이 둘이 걷고 있는 거리에 경사가 큰 내리막길이 하나 있었는데 계단은 없었지만 대신 올라가는 게 힘이 든 게 문제였다. 오토바이나 자전거도 오르기 힘든 데다 비가 오면 미끄러져 잘못하다 사고가 나기 십상이었다.


그런데 하필 비가 오는 날이라 빗길에 미끄러져 그대로 중심을 잃고 내리막길 아래로 떨어지자 그걸 본 하람은 얼굴이 새파래져 벌벌 떨었다.


‘이럴 수가···어떡해.’


그렇게 세게 밀치지 않았는데 그대로 아래로 떨어진 지혜를 보며 하람은 당황해 그녀가 괜찮은지 한번 내려가 보고 싶었지만 발이 잘 떨어지지 않았다.


‘어떡하지? 어떡해? 저 상태로 미끄러 떨어졌으니 꽤 다쳤을 텐데···신고해야 되나?’


아래로 떨어진 지혜를 보니 119에 신고라도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 되었다.


‘아니지. 걔 걱정을 왜 해? 지 발로 미끄러져 떨어진 것 뿐인데···심지어 여긴 CCTV도 없고···됐어. 나중에 누구라도 와서 도와주겠지.’


자신의 잘못으로 떨어졌는데도 불구하고 지혜가 발을 헛디뎌 떨어져 크게 다치지 않았을 거라 여기며 아래로 떨어진 지혜를 바라보다 후다닥 사라져 버렸다.


그때, 하람은 이대로 가 버리면 안 되었다.

이미 아래로 떨어진 지혜는 머리를 부딪쳤는지 이마 쪽에 흥건한 피가 흘러나와 있었고 더 이상 움직임도 미동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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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제3화 묘성아(猫聲兒)(3) NEW 11시간 전 0 0 7쪽
19 제3화 묘성아(猫聲兒)(2) 24.09.13 2 0 12쪽
18 제3화 묘성아(猫聲兒)(1) 24.09.11 3 0 9쪽
17 제2화 2등의 우울(10) 完 24.09.09 4 0 17쪽
16 제2화 2등의 우울(9) 24.09.06 7 0 11쪽
15 제2화 2등의 우울(8) 24.09.04 7 0 9쪽
» 제2화 2등의 우울(7) 24.09.02 8 0 12쪽
13 제2화 2등의 우울(6) 24.08.30 7 0 10쪽
12 제2화 2등의 우울(5) 24.08.28 8 0 13쪽
11 제2화 2등의 우울(4) 24.08.26 8 0 11쪽
10 제2화 2등의 우울(3) 24.08.21 10 0 13쪽
9 제2화 2등의 우울(2) 24.08.19 10 0 8쪽
8 제2화 2등의 우울(1) 24.08.16 10 0 10쪽
7 제1화 소원을 이루어 주는 집(7) 完 24.08.14 10 0 9쪽
6 제1화 소원을 이루어 주는 집(6) 24.08.14 8 0 14쪽
5 제1화 소원을 이루어 주는 집(5) 24.08.14 9 0 13쪽
4 제1화 소원을 이루어 주는 집(4) 24.08.14 8 0 14쪽
3 제1화 소원을 이루어 주는 집(3) 24.08.13 9 0 13쪽
2 제1화 소원을 이루어 주는 집(2) 24.08.13 8 0 15쪽
1 제1화 소원을 이루어 주는 집(1) 24.08.13 16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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