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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스다
작품등록일 :
2024.08.17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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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3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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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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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회귀물 작가, 회귀하다(2)

DUMMY

나는 버스 요금을 동전으로 내고 탑승했다.


제일 뒷좌석에 앉아 차내를 살피며 두리번 거렸다.


많은 것들이 이상했다.


산에서 출발해서 버스 정류장으로 올때까지만 해도 서있는 사람들의 옷차림부터 건물의 모습 등이 이상하다는 정도만 느꼈었다.


하지만 버스를 타고 나니 위화감이 더욱 와닿기 시작했다.


'뭐지? 레트로 버스라 가격도 옛날 가격으로 받고 있는건가?'


그럴리는 없다고 생각했다.


돈을 더받으면 더 받았지 덜받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까 올 때는 분명 1,200원이었는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주변을 계속해서 살폈다.


5년 가까이 외출을 거의 안한 것도 있지만 버스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아무래도 낯설어 보였다.


'뭐지... 창밖으로 보이는 모든게 다 옛날스러워 보이네'


차 안에 있는 다른 사람들은 이 상황이 굉장히 익숙해보였다.


나에게는 운전사, 버스 안 승객들, 바깥에 걸어다니는 사람들 모두가 NPC 처럼 보였다.


하지만 옛날 버스는 얼마든지 구현할 수 있다.


2000년대 초반 분위기도 세트장으로 만들 수 있다.


신문도 옛날 것을 구해서 틀면 되고, 학생이 듣는 음악도 얼마든지 지금 구할 수 있다.


그래서 만약 누군가가 나를 마음먹고 속이려면 얼마든지 그렇게 할 수 있었기에 여전히 회귀에 대한 확신은 없었다.


나는 고시원이 있는 집 근처로 도착해서 버스에서 내렸다.


'다른 차원으로 온건가...... 마치 내가 알던 세상이 아닌 기분인데'


여기저기 계속해서 두리번거렸다.


'오랜만에 외출해서 그런가......'


거리의 구조도 미묘하게 다르고 주변에 보이는 식당의 간판들이 올드해 보였다.


외출은 자주하진 않았지만 오래 산 동네였기 때문에 상가가 모여있는 곳에 어떤 영업을 하고 있는지 정도는 파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도 옛날 것들이 많이 보이는데?'


나는 개의치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며 계속해서 집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곧 집 근처까지 도착했지만 낯선 것은 마찬가지 였다.


익숙했던 고시원 앞 거리조차 굉장히 익숙하지 않았다.


그러다 고시원 앞의 상가가 있는곳으로 들어왔다.


익숙한 우리 동네의 집 앞의 상가를 돌아보니 이곳은 분명 내가 살고 있던 현재가 아니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옆으로 스치는 배경들이 다 내 눈에 익숙하지 않은 것들 뿐이었다.


집 근처까지 도착했지만 낯선 것은 마찬가지 였다.


집 앞 거리의 분위기, 길거리에서 들리는 음악 등 모든 것이 굉장히 낯설게 느껴졌다.


'뭔가 원래 내가 살던 곳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인데......'


나는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 혼란스러운 마음을 다잡으려 애를 썼다.


무언가를 처음 본 낯설음이라기 보다 이미 기억 속 저편으로 사라진 것들이 뜬금없이 튀어 나온 그런 느낌이었다.


그렇게 집을 향해 발걸음을 빠르게 옮겼다.


그리고 최대한 빠르게 상황을 정리하기 위해 머리를 굴렸다.


보통 삼류 소설에서는 호들갑을 떤다.


뜬금 지나가는 사람을 잡고


"잠깐만요! 여기가 어디죠? 지금이 무슨 시대죠? 어떻게 된거죠?" 라고 하면서...


하지만 명색이 소설을 10질이나 쓴 작가니까 그런 뻔한 클리셰 같은 소리는 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침착하게 주변을 둘러 보았다.


'저것봐 컴퓨터 세탁소도 있고... 비디오 대여점도 있어...'


[노렉 PC방]


그리고 옆으로 보이는 옛날스러운 PC방 이름도 눈에 들어왔다.


'완전 옛날 스타일 PC방이네. 허허.'


나는 빠른 걸음으로 PC방 안으로 들어갔다.


PC방 사장이 나를 보며 말했다.


"어서오세요. 지금 자리가 없어서 좀 기다려야 되요."


"아네."


구경만 하고 나갈 생각이었기 때문에 오히려 다행이었다.


PC방을 둘러보니 옛날의 그 감성 그대로를 구현해두었다.


정확히는 재현이 아니라 그때로 돌아온 것이다.


손님들의 대부분은 학생이었고 국민게임인 수타크래프트를 하고 있었다.


나는 바로 PC방에서 나왔다.


내 인생에 뭔가 이벤트가 벌어진것 같았다.


지금 상황에 빠르게 적응하기로 결정하기 위해 주변을 살폈다.


믿을 수 없는 상황에 눈을 비빈다는 것은 내 웹소설의 어느 등장 인물에게도 시키지 않은 아주 촌스러운 행동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않을수가 없었다.


믿을 수 없는 상황에 눈을 비비고 다시 뜨기를 반복하며 말했다.


'말이 안되는데?'


익숙하면서도 낯선 풍경들이 내 눈앞에 펼쳐져 있는 것이다.


볼을 꼬집는 행위 또한 굉장히 유치한 행동이라 단 한번도 묘사한적이 없지만 꼬집으며 소리내어 말했다.


"혹시 꿈인가?"


꿈 드립을 치는 주인공은 극혐이라 그런 대사는 쓰지 않았지만 내 입에서 그런 말이 또 나오고 있었다.


도저히 믿기지 않아 일부러 오버하며 더 세게 꼬집었다.


확실히 따끔한 통증이 느껴졌다.


'꿈이 아닌데? 어떻게 이런 일이..."


머릿속이 굉장히 혼란스러웠다.


믿기지 않는 현실에 한쪽 옆으로 비켜서서 벽에 기대었다.


'아, 맞다.'


나는 주머니 속에서 서둘러 핸드폰을 꺼내 화면 켜는 버튼을 눌렀다.


과거로 돌아온게 맞다면 핸드폰이 어떻게 작동하는지가 궁금했다.


홈 버튼을 누르자 마자 화면이 밝아졌다.


'작동이 되나?'


2024년 12월 1일.


우선 전화기에 보여지는 시간은 내가 원래 있던 시간과 동일했다.


'폰은 2024년에 머물러 있는거 같은데......'


전화 연결을 해보려고 시도했다.


'어디로 연결이 될까? 회귀한 곳의 사람에게? 내가 원래 있던 사람에게? '


생각해보니 핸드폰 요금 낼 돈도 없어서 공기계로 고시원의 공짜 와이파이만을 써왔다.


'여기 근처엔 무선 데이터가 없네...'


데이터가 없어 당장 통화를 할 수 없었지만 데이터 사용할 수 있는 곳을 찾는다고 해도 가족도, 친구도 없어 전화를 걸 곳이 마땅히 없었다.


'원래 있던 시간대에서도 통화는 거의 안했으니까...... 그래도 어디에 하더라도 일단 데이터가 필요하구나'


그 때 폰에 알림 메시지가 하나 떴다.


[배터리가 부족합니다. 충전해주세요. 남은 잔량 15%]


'아차... 배터리도 없다.......'


특히 산을 탄 이후 운동이 되고 피가 돌아서 그런지 눈도 맑아지고 몸에 힘도 생기는 느낌이었다.


여러가지가 머리속을 떠돌아 다녔지만 나는 진정하려고 애를 썼다.


나는 폰으로 확인하는건 일단 보류하고 배터리를 충전할 곳을 찾아 나섰다.


'데이터도 없으니까 무선 인터넷 사용가능 한 곳으로 가자. 거기서 충전도 하고'


가는 길에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뭔가 손에 잡혀서 쳐다보니 핸드폰 충전기가 있었다.


아침에 핸드폰 배터리 충전기를 챙겨온게 생각났다.


'와, 진짜 다행이다. 하마터면 큰일 날뻔했네'


2004년에는 내가 사용하는 C타입 충전기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 상당히 당황스러웠지만 내심 조금 기뻤다.


'그래. 오히려 좋다고 생각하자......'


이 상황에 빠르게 적응하기로 했다.


'대충 상황은 다 파악 되었으니까.......'


나는 살짝 미소지었다.


소설로 회귀물은 실패했지만 회귀한 인생까지 실패할 것지는 않았다.


그동안 회귀물만 써댔는데 실제로 회귀해버렸다.


'내 인생에도 드디어 이런 이벤트가 생기는구나......'


나는 한쪽 벽에 기대서서 나에게 일어난 일을 회상했다.


침착하게 중요한 것부터 생각해 보았다.


'그런데 갑자기 어떻게 회귀하게 된거지?'


불과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분명 나는 2024년을 살아가고 있었다.


오늘 아침까지만해도 고시텔 옥상에서 내 처지를 비난했다.


몇 년동안 글을 써왔지만 계속해서 성적은 좋지 않았고 계속되는 웹소설의 실패에 슬럼프에 빠져 엄청난 패배감을 안고 살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희망이 보이지 않아 괴로워하던 찰나 삶에 대한 의욕까지 잃어 죽을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런 나에게 회귀라는 기회가 찾아왔다.


최대한 냉정하게 상황을 바라보려고 애를 썼다.


'아, 아까 거기로 바로 다시 돌아가야 되나? 차비가 남아있나 모르겠네? 혹시 그 조각상 다시 만져야 되나?'


어쨌든 지금까지의 스토리만 보면 내가 과거로 이동할 수 있는 신비로운 능력을 가진 조각상을 만진거 같았다.


나는 기억속에 존재하던 분식집으로 이동했다.


슬쩍 분식집 안의 달력을 확인했는데 달력에는 2004년 달력이 걸려 있었다.


'2004년 12월?'


한참 지난 달력이었다.


'2024년인데 잘못 적은건 아닐거고......'


나는 핸드폰을 봤지만 핸드폰의 날짜와 시간은 모두 2024년 현재 시각을 제대로 가르키고 있었다.


이어서 TV에서는 뉴스가 나오고 있었다.


"2005년을 앞둔 연말을 맞이하여 뉴스로 한 해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2005년을 앞두었다라......'


2004년 새해를 맞이하는 장면부터 한해 동안의 뉴스가 빠르게 흘러갔다.


이어서 뉴스에서 알고 있는 대통령의 얼굴이 나왔다.


[그리고 올해에는 대한민국 헌정 사상 최초로 재임 중 탄핵 소추를 당해 고 대통령의 대통령 권한이 정지된 적이 있습니다.]


'고... 대통령 탄핵?'


알고 있던 고대통령의 탄핵은 몇십년 전 이야기였다.


[그리고 6월에는 ... 몇십년 만위 무더위로...]


그리고 중간 중간 언제인지 알아보기 힘든 뉴스도 흘러 나왔다.


[8월에는 아테네 하계 올림픽을 실시했고 우리 대한민국 선수단들은 종합 9위를 기록했습니다.]


'아테네 올림픽이면...... 2004년 맞는데......'


"그리고 올해는 해외에서 한류 드라마의 열풍이 불었는데요. 허준이, 태장금, 거울연가, 폴 하우스 등의 드라마가 많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의문이 확신으로 조금씩 바뀌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옛날 뉴스가 지금 흘러 나오고 있다.'


나는 분식집 아주머니에게 능청스럽게 물었다.


"월드컵 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내년이 2005년이네요......"


"그래 총각. 시간 빠르제... 우리나라에서 월드컵 한지 2년이 지났다이. 벌써 내년이 2005년이다."


아주머니는 나의 말에 대꾸해 주셨다.


그것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의심을 할 수가 없었다.


"그래 뭐 먹을래? 뭐줄꼬?"


"아... 아니에요. 나중에 다시올게요"


"엥? 지금 안먹고?"


"돈을 안들고 와서요... 하하... 죄송합니다"


아주머니는 싱거운 놈 다 본다는 식으로 나를 쳐다보고는 마른 행주로 테이블을 한번 닦았다.


막막함과 동시에 묘한 흥분감도 조금씩 생겼다.


'지금 이 곳은 2024년이 아니고 2004년인 것 같고, 근데 뭐 때문에 이렇게 된거지?

어떻게 하면 다시 돌아갈 수 있지?, 오늘 하루만 이런건가?'


여러가지 의문이 들었지만 당장 답은 찾을 수가 없었다.


나는 회귀했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최종 확신을 하고 싶었다.


서둘러 옛날에 살던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옛날에 살던 집고 지금 사는 고시원과 같은 동네에 있기 때문에 얼마 걷지 않아 금방 도착했다.


'지금이 2004년이 맞다면...... 분명 저곳에 있을거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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