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죠스다
작품등록일 :
2024.08.17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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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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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에서 유를 만들기(5)

DUMMY

작은 구원이는 학교에 갔고 할머니는 노인정에 가셨다.


그 틈을 타서 나는 잠시 외출을 한 뒤 복권방에 도착했다.


"헤이 오만다"


[네 구원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2004년 12월 4일에 추첨하는 로또 번호가 뭐야?"


한번 검색한 적 있는 내용이라 오만다는 더욱 빠르게 답변하는 것 같았다.


[105회차(2004.12.04) 로또 당첨번호 8, 10, 20, 34, 41, 45 + 보너스 번호 17]


'그래... 이 번호로 한번 사보자'


오만다가 불러준 1등 당첨번호 번호를 로또 구매 용지에 천천히 옮겨 적었다.


직접 기입한 번호 하나로 로또 1,000원치를 구매했다.


순간 같은 번호로 여러개를 살까 고민했지만 당장에 돈도 없고 여차하면 다음에 또 다시 살 생각이었다.


과거로 회귀해도 다행히 30살 그대로 넘어와서 성인으로 보이기 때문에 로또는 살 수 있었다.


'후아. 떨리는구만'


나는 내 피를 뽑아서 만든 현금으로 구매한 것이 왠지 뿌듯했다.


'이게 바로 내피내산 로또'


당장 신경이 쓰이는 것은 단 두가지였다.


첫번째는 오만다가 알려준 로또 번호로 정말 걸리는지.

두번째는 걸리고 난 다음에 이 당첨금을 무사히 찾을 수 있을 것인지였다.


'1등... 제바알.......'




***


2004년 12월 4일 토요일


할머니 집에 들어오고 난 후 시간이 금방 지나 로또 발표일인 토요일이 되었다.


곧 당첨될 용지를 미리 들고 있다고 생각하니 긴장이 되서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어느새 저녁이 되었고 추첨 시간이 되었다.


중딩 구원이는 학교 숙제를 하고 있었고 할머니는 TV를 켜놓고 앞에서 뭔가를 적고 계셨다.


요 며칠동안 내가 한글을 가르쳐드리기 시작했는데 그뒤로 부터 계속해서 글을 쓰려고 노력하고 계셨다.


"할머니. TV 잠시 돌려도 되죠?"


"오야. 보고 싶은거 보그라"


할머니의 말에 나는 서둘러 로또 추첨 생방송을 틀었다.


집안은 조용했지만 심장이 계속해서 뛰어댔다.


'와, 미치겠네. 이걸 진정시키는 약이라도 먹어야 하나'


"자 지금부터 로또 추첨을 시작합니다"


사회자의 멘트와 함께 추첨이 시작되었다.


'아 이젠 나도 몰라. 시작했다.'


TV 화면 속 둥근 통 안에서 로또 공들이 쉴새 없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나의 심장은 공과 함께 계속해서 빠르게 쿵쾅거렸다.


"제발... 제발......"


나의 입에서 간절한 혼잣말이 자꾸 새어나왔다.


할머니와 구원이에게 내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 입을 틀어막았다.


첫 번째 공이 뽑혀 나왔다.


손에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땀을 마르게 하기 위해 입으로 계속해서 불어댔다.


'10번! 일단 좋아'


첫번째 번호가 내가 가진 번호랑 똑같았다.


흥분을 감추지 못해 코에서 바람이 새어나왔다.


잠시 후 공이 다시 또 추첨 되었다.


'34, 41 오케이...... 예정대로......'


내 눈은 화면에 완전히 고정 되었고 나의 숨소리는 점점 거칠어졌다.


"가자가자가자......."


나의 얼굴이 굳어가는걸 스스로 느낄 수 있었다.


'8이 나와야 되는데'


로또 추첨되는 공이 숫자가 낮은 순서대로 앞뒤 숫자 왔다갔다 하며 나오는 것을 알고 있기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네 번째 공이 뽑히는 순간 나는 숨을 멈췄다.


'순서 상관없이 나오기만 하면.......`


8이 나왔다.


벌써 4자리가 맞았다.


'20이랑 45만 나오면 1등인데?'


마치 시간이 멈춘 듯 나의 눈은 화면 속 공에 고정되었다.


잠시 후 공이 하나가 멈추고 화면에 클로즈업이 되었다.


"20!"


"맞았다! 또 맞았어!"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전율이 온몸을 휘감았다.


평생 이런 느낌을 경험 한 적이 없었다.


나는 느껴지는 짜릿한 전율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오줌 쌀 거같아......'


침착한 할머니와 숙제를 하는 구원이는 나와는 대조적으로 굉장히 고요했기 때문에 이 정적이 나를 더욱 숨막히게 했다.


'마지막 여섯 번째 공......제발. 마지막 번호...45'


마지막 공은 추첨되었고 사회자가 말했다.


"마지막 번호는 45 입니다"


"됐다."


나도 모르게 입에서 큰 소리로 외쳐버렸다.


순간 머리가 핑 도는 느낌이 났다.


모든 번호가 로또 용지의 번호와 완벽하게 일치했다.


손이 계속해서 바르르 떨렸다.


믿을 수 없는 상황에 호흡이 조금씩 가빠지기 시작했다.


할머니는 전혀 눈치채지 못했고 구원이는 나의 말을 들은 것 같지만 신경쓰지 않고 게임을 했다.


'내가... 내가 진짜 1등에 당첨된 건가?'


나는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눈에는 눈물이 맺히려고 하고 있었다.


미래에서 있었던 지난 날들이 주마등처럼 순식간에 스쳐지나갔다.


'1등...... 이라고?'


로또 1등에 당첨 되었다.


나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 로또 용지를 다시 확인했다.


숫자 하나하나를 몇번이고 다시 확인해봐도 내가 가진 6개의 로또 숫자가 1등 숫자와 모두 일치했다.


"지......진짜다"


계속해서 쿵쾅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려 애썼다.


'얼마에 당첨된거지?"


나는 당첨자 수와 당첨금을 확인하고 싶었지만 생방송에서는 바로 나오지 않았다.


'아, 그래 이건 오만다에게 다시 물어봐야지'


나는 할머니와 구원이가 옆에 있기 때문에 음성이 아닌 타이핑을 해서 검색을 했다.


[안녕. 오만다]


[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105회 로또 1등 당첨자 수와 금액을 알려줘]


한번 물어봤던 내용 같지만 오만다는 같은 질문을 해도 전혀 싫은 내색을 하지 않고 인공지능답게 빠르고 정확하게 알려주었다.


[2004년 12월 4일에 추첨한 105회 로또 1등은 총 4명이 당첨되었습니다. 1게임당 당첨금액은 3,416,781,450원입니다]


34억......


'이렇게 큰 돈에 걸리다니......'


로또를 자주 사진 않았지만 4명이면 당첨자가 작은 회차에 속하는 것은 알 수 있었다.


'세금이 있을테고......'


나는 오만다에게 물었다.


[세금 제외하고 실 수령액은 얼마니?]


[2,322,243,902원 입니다]


'23억......'


이 작은 종이 쪼가리 하나가 23억이라는 돈으로 바뀐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았다.


옆에 있는 할머니와 구원이를 바라 보았다.


이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구원아. 너 이제...... 새로운 삶을 살수 있어.'


내 눈 앞에 펼쳐질 새로운 미래에 대한 기대로 나의 심장은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잘 살자. 행복하자......'


비록 떨고 있었지만 머리 속에서는 다음 계획을 생각했다.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할머니에게 말했다.


"할머니, 우리 월요일에 구원이 데리고 서울에 한번 같이 놀러 가실래요?"


"서울? 갑자기 서울가자꼬?"


할머니에게 로또 당첨 사실을 바로 털어놓기는 어려웠지만 할머니와 함께 서울 구경도 하고, 당첨금도 수령할 계획이었다.


갑작스러운 돈벼락에 할머니가 놀랄까 걱정되었고, 혹시라도 주변 사람들에게 알려져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까 두려웠기 때문에 최대한 비밀로 하고 싶었다.


마지막까지 숨기고 싶지만 당첨금을 할머니 이름으로 찾아야 되기 때문에 털어 놓기는 해야하는건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 당장 서울에 갈 돈이 없었다.


"그런데 할머니......"


할머니에게 물을 수 밖에 없었다.


"돈 좀 가진 것 있어요? 서울 갔다와서 드릴테니까 좀 빌려줄 수 있어요?"


할머니는 나를 가만히 쳐다보다 말했다.


"이누마가 돈도 없으면서 여행을 가자 해샀노."


할머니는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


"잠시 기다리 보그라"


할머니가 낡은 서랍장의 손잡이를 천천히 돌렸다.


삐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먼지 쌓인 서랍이 열렸다.


할머니는 그 안에서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상자 하나를 꺼내셧다.


상자 안에는 손때 묻은 사진, 빛바랜 편지 봉투가 있었다.


그 사이로 빛바랜 손수건에 싸인 무언가가 눈에 띄었다.


조심스레 손수건을 펼치자 꼬깃꼬깃 접힌 지폐 몇 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만원짜리 여러장이었다.


힘들게 모았을 돈을 꺼내시는 걸 보니 순간 가슴 한구석이 뭉클해지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이거면 되겠나?"


"네, 충분해요. 이거면... 이거면 충분해요. 할머니"


서울로 올라가기만 하면 그 다음에는 당첨금을 수령하고 어떻게든 될테니 상관이 없다는 생각이었다.


'이틀만... 딱 이틀만 더 버티면......'


월요일이 되기까지 하루가 너무 길게 느껴졌다.


'이제 새로운 인생이 시작이다. 할머니, 구원아 행복하자...... 우리. 내가 행복하게 해줄게'



***


월요일. 부산역.


어린 구원이는 서울여행에 굉장히 들떠 있어보였다.


"인우야. 버스타고 안가고 기차타고 가나?"


"네, 이게 더 가깝고 더 빨라요."


할머니는 KTX 앞에서 긴장하고 계신 것 처럼 보였다.


나는 그런 할머니를 안심시키려 애썼다.


"이거 타도 내려오는 돈도 다 되나? 내가 준 돈으로 안부족하나?"


"네네. 충분해요. 할머니"


사실 할머니가 주신돈은 세 사람의 편도행 기차 비용정도 였다.


내려올 때 쯤이면 23억이 손에 쥐어져 있을 것이기 때문에 상관이 없었다.


할머니는 내가 로또에 걸려 당첨금을 찾는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기에 계속해서 걱정해주셨다.


할머니도 어린 구원이도 KTX를 처음 탔기 때문에 신기한지 계속해서 두리번 거리고 있었다.


평생 여행도 잘 다니지 않으시고 부산에서만 살아오셔서 서울 가는 것이 신기해 보였다.


"할머니 여행 또 언제 가보셨어요?"


"영감 살아있을 때 갔지 뭐"


"어디로 가셨었어요?"


"경주 갔었지. 거기랑 배타고 제주도 간게 전부다이가"


평상시와 비슷하긴 했지만 할머니의 목소리에는 설렘이 묻어 있어서 나는 미소가 지어졌다.


이번 여행을 통해서 할머니와 구원이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하고 안전하게 당첨금을 수령해서 이 집안을 위해 잘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욕심 부리지 말고, 흥분하지 말고, 계획을 잘 세워서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서울에 도착한 뒤 나는 할머니와 구원이를 위해 맛있는 음식을 좀 사드리고 싶었지만 당장 가진 현금이 없었다.


'돈이 없어서 딴데는 못가고...... 일단 먼저 당첨금부터 수령하자'


기차는 빠르게 달려 어느새 서울역에 도착했다.


괜히 기차안에서 당첨사실을 밝혔다가 어떤 소란이 있을지 몰라 얘기하지 않았다.


당첨금을 수령할 수 있는 농협 본점 앞에서 나는 할머니에게 로또 1등 당첨 사실을 밝히기로 했다.


서울역에서 택시를 타고 바로 농협 은행 본점앞에서 내렸다.


"할머니, 드릴 말씀이 있어요."


"할말? 뭐꼬 할말이?"


할머니는 눈앞의 큰 건물을 보며 말했다.


"구원아 이 건물 좀 봐라. 엄청 크네. 서울에는 빌딩이 다 크네 다 커"


"할머니 있잖아요. 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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