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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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9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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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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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군 사령관 취임

DUMMY

“충성”


새벽에 집에서 출발하여 원주에 있는 1군 사령부에 도착하였다.

고속도로가 없어서 국도, 비포장도로를 빙빙 돌아오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렸다. 고속도로의 고마움을 새삼 알게 되었다.

전국에 고속도로를 건설하려면 돈이 많이 필요하겠지. 정권을 잡으면 먼저 경부고속도로부터 만들어야 하나?

경례하는 위병소 장병을 뒤로하며 부대 안으로 들어가 한 건물 앞에 도착하자 현관 앞에 20여 명의 장성급과 영관급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대령 계급장을 단 남자가 재빨리 다가와 문을 열어 주어 차에서 내렸다.

절도 있게 경례하는 남자들 앞으로 가 손을 내밀어 일일이 악수를 하였다.


“반갑소.”



가볍게 인사만 하고 사령관실에 들어와 1군 휘하의 장성급, 영관급 인사 기록을 보고 있었다.

현재 1군은 5개 군단과 20개의 전투 사단을 보유하고 있는 대한민국 육군의 중추인 만큼 볼 자료가 너무 많았다.

잔뜩 쌓여 있는 자료를 보니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


‘이걸 언제 다 보냐?’


많아도 할 수 없지. 인사 기록을 검토하여 나와 함께할 자와 배척할 자를 선별해야만 하니까.

한동안 서류만 보다 보니 눈도 침침하고 어깨가 아파 기지개를 켜는데 부관 김태승 중령이 들어왔다.

새로운 부관을 두는 것보다는 익숙한 부관이 좋을 것 같아 1군까지 데리고 왔다.


“각하! 난이 왔습니다.”


손에 든 작은 화분을 바라보았다.


“난? 누가 보낸 건데?”

“그게 좀 이상합니다. 리본에 보낸 자가 사식이 삼촌이라고 되었습니다.”


사식이 삼촌이라면 찻집에서 본 그 남자 아니야? 그자가 어떻게?


“이리 가져와 봐.”


김 중령이 책상에 화분을 내려놓자 리본을 보았다.

(승진과 1군 사령관 취임을 축하합니다. 사식이 삼촌)이라고 간단히 쓰여있었다.

이 자를 어떻게 해야 하나? 가까이 지내야 하나? 멀리 지내야 하나? 한서희 말로는 도움이 될 수도 있고 해가 될 수도 있다고 했는데.

먼저 이자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 난 후에 결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그나저나 한서희가 보고 싶네. 이곳이 원주라 가고 싶어도 못 가네. 이점이 안 좋네.


“아시는 자입니까?”

“글쎄? 알았어. 나가봐.”

“네.”


김태승 중령이 나가자 다시 인사 자료를 보기 시작하였다.

방금 본 인사 기록을 오른쪽에 내려놓다가 다시 들어보았다.

8사단장 정광 준장, 박종회와 같은 육사 2기 출신으로 쿠데타 진압 계획을 세웠다가 체포되는 인물이었다.

나에게 필요한 자였다.

자료를 내려놓고 다른 인사 자료를 보기 시작하였다.

한참을 보다가 낯익은 인물을 발견하였다. 반가웠다. 내가 오래전에 데리고 있던 자였다. 내가 왜 이자를 생각하지 못했을까?

내 기억이 아닌 이 몸의 기억이라 온전치 못하고 띄엄띄엄 기억이 나 이름을 보니 이제야 기억이 났다.

최홍기 대령, 이 자는 내가 헌병 차감으로 만든 박지호 대령과 같이 강단 있고 보기 드문 군인이었으며 친일파와 공산주의자를 무척 싫어하는 민족주의자였다.

나에게 꼭 필요한 인물로 이자를 공수단장으로 만들어야겠다.

516쿠데타 때 해병대와 함께 공수부대가 한강을 도하하여 방송국과 관공서를 점령하는 등 큰 역할을 한다.

해병대는 내가 어찌할 수 없지만, 공수부대를 내 편으로 만들어 쿠데타 가담이 아닌 진압군으로 활용할 생각이었다.

1군 병력이 서울과 좀 떨어졌기에 가장 빠르게 서울로 진입할 수 있는 부대가 공수부대라 반드시 내 편으로 만들어야 했다.

전화기를 들었다.


(네. 각하.)

(9사단 25연대장 최홍기 대령 당장 나한테 오라고 해.)

(알겠습니다.)



인사 자료를 보는데 노크 소리가 들려 고개를 들었다.

곧 문이 열리더니 낯익은 자가 들어와 절도 있게 거수경례를 하였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랜만이야. 최 대령!”

“각하 강녕하셨습니까?”

“나야 잘 지냈지. 앉지.”

“네.”


소파에 앉았다.


“얼굴이 많이 탔네. 그동안 나이도 들었고.”

“8년이면 강산이 한번 변하고도 남을 시간입니다. 각하도 그새 많이 변하신 것 같습니다.”

“배 나온 거?”

“아닙니다. 멋있게 나이를 드신 것 같습니다.”

“자네 그동안 아부도 늘었어?”

“아닙니다. 사실대로 말씀드린 겁니다.”

“오랜만에 보니 진짜 반가워.”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여기에 있는 것은 어떻게 아신 겁니까?”


어떻게 알긴? 인사 자료보고 알았지. 그동안 잊고 있었다는 것을 사실대로 말할 필요는 없지.


“간간이 자네 소식을 듣고 있었어. 여기에 부임하면서 자네를 제일 먼저 보고 싶어 부른 거네.”


약간 감동하는 것 같은 표정이었다.


“저를 잊지 않고 불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자네를 어찌 잊겠나? 전쟁터에서 함께 생사고락을 한 전우인데. 잘 지냈나?”

“네.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자네 이곳에 온 지 3년 정도 되었지?”

“네. 그렇습니다.”

“곧 다른 곳으로 보직 이동이 될 것 같은데 혹시 가고 싶은 곳이 있나? 있다면 내가 힘 좀 써보겠네.”

“감사합니다만 저는 이곳 9사단이 좋습니다. 9사단을 떠나지 않았으면 합니다.”

“자네 진급도 해야 하는데 이곳에 계속 있으면 진급이 힘들 거야. 진급하기 좋은 곳으로 가야지.”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때가 되면 진급하는 것이고 못하면 못하는 겁니다.”


성격 여전하네.

인사 고과 자료를 보니 이런 무관심하고 고지식한 면 때문에 인사 고과 점수는 별로라 진급은 사실상 물 건너간 상태였다.

그렇다고 아예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내가 중장으로 진급하고 1군 사령관이라 진급시킬 정도의 힘은 있지만 내 계획은 공수단장으로 부임시키고 내년에 쿠데타 진압 공을 들어 진급시킬 생각이었다.


“자넬 보면 나를 보는 것 같아 안타까워.

나도 동기들보다 뒤늦게 진급했거든. 공수단장 어떤가? 그곳에 가면 진급하기 유리할 거야.”

“네? 공수부대 말입니까?”

“그래. 가족들은 서울에 살지?”

“네. 그렇습니다.”

“자네도 이제 서울로 와야지. 김포 공항 근처라 집에서 출퇴근할 수 있을 거야.”

“감사합니다.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좋긴 좋은가 보네. 당연히 은혜를 잊어서는 안 되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좋아하는 최 대령을 바라보았다. 이로써 쿠데타를 효과적으로 진압할 헌병과 공수부대를 접수하게 되었다.



***



박종회는 한 술집에서 영관급 장교 여러 명과 술을 마시고 있었다.

술잔을 한입에 다 털어 넣은 한 장교가 잔을 내려놓으며 입을 열었다.


“각하! 그동안 혁명하려고 수많은 회합을 가지며 계획까지 다 수립해놨는데 이대로 포기하려니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쩔 수 없지 않나?”

“계획대로 밀어붙이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이송만 대통령이 하야했지만 정치권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자기들 권력 싸움만 하고 있습니다.”

“맞습니다. 자유당은 분열되어 서로 싸움만 하고 민주당 구파와 신파는 국민들의 염원은 무시한 채 서로 자기들 유리한 주장만 하고 있으니 더는 눈 뜨고 못 보겠습니다.”


술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신 박종회는 고개를 저었다.


“이중찬 장군이 국방 장관으로 있는 이상 혁명은 힘들어. 그 양반한테 내가 예전에 혁명하자고 말했는데 날 가만히 보고만 있겠어?

아마도 날 주시하고 있을 거야.”

“그렇다고 가만히 있어야 합니까?”

“기회는 반드시 또 와. 그러니 그때까지 경거망동하지 말도록.”

“각하! 혁명은 못 하더라도 군부 내에서 썩어 빠진 장성들은 몰아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박종회는 송유찬 장군에게 편지를 보낸 것을 생각해보았다.

자신의 예상으로는 편지를 읽고 송유찬이 길길이 날뛸 줄 알았는데 자신에게 연락도 없고 너무나 조용하여 이상할 정도였다.

송유찬이 자신이 보낸 편지를 못 봤나 하는 생각에 확인까지 했지만 분명 읽었다.

계엄 사령관이 되고서부터 송유찬은 자신이 아는 송유찬이 아닌 다른 사람같이 행동하였다.

무슨 꿍꿍이속이 있나?


“그렇지 않아도 나도 같은 생각이라 지난번에 내가 송유찬에게........”


상황 설명을 하였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어 어떻게 하나 고민 중이었어.”

“반응이 없으면 반응하도록 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어떻게?”

“숙군 운동을 하는 겁니다.

저희들이 앞장서서 부정부패한 장성들은 물러나라고 연판장을 돌리는 겁니다. 그럼 어떻게 해서든지 반응이 올 겁니다.”

“맞습니다. 이 기회에 썩어 빠진 장성들을 전부 몰아내야 합니다.”

“자네들이 할 수 있겠어? 내가 도와줄까?”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일은 저희들끼리 할 테니 각하는 지켜만 보십시오. 우리 육사 8기가 주축이 되어 해보겠습니다.”


잠시 생각하던 박종회가 입을 열었다.


“알았어. 한번 해봐.”

“알겠습니다.”



***



1군 사령부에 부임한 날부터 부대 파악이며 각 부대 지휘관들과 면담도 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서류도 보다가 지친 몸을 의자에 기대고 눈을 감았다. 일은 육군본부에 있을 때가 더 편했는데.

김태승 중령이 들어왔다.


“각하! 소식 들으셨습니까?”

“무슨 소식?”

“지금 육본에서 연판장으로 시끄럽다고 합니다.”

“들었어. 거기에 내 이름도 올라가 있나?”

“아닙니다. 각하 이름은 없습니다. 각하가 부정부패하실 분은 아니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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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다가오는 419 일주년 +9 24.09.15 3,097 110 11쪽
27 쿠데타 모의 +13 24.09.14 3,170 110 12쪽
26 한미경제 협정 +21 24.09.13 3,329 114 11쪽
25 참모총장 교체 시도 +8 24.09.12 3,459 111 11쪽
24 새로운 조력자 오상현 중령 +11 24.09.11 3,422 113 10쪽
23 16인 하극상 사건 +8 24.09.10 3,542 118 12쪽
22 충무장 결의 +12 24.09.09 3,623 102 10쪽
21 사식이 삼촌의 제안 +14 24.09.08 3,584 97 11쪽
20 육군 주요 지휘관 회의 +10 24.09.07 3,662 121 11쪽
19 육사 8기생 +13 24.09.06 3,733 109 10쪽
18 송유찬의 무리수 +7 24.09.05 3,720 106 11쪽
» 1군 사령관 취임 +11 24.09.04 3,909 110 10쪽
16 419 혁명(7) +11 24.09.03 3,858 110 12쪽
15 419 혁명(6) +15 24.09.02 3,822 103 10쪽
14 419 혁명(5) +14 24.09.01 3,839 103 11쪽
13 419 혁명(4) +12 24.08.31 3,824 105 11쪽
12 419 혁명(3) +7 24.08.30 3,866 110 10쪽
11 419 혁명(2) +8 24.08.29 3,916 85 11쪽
10 419 혁명(1) +4 24.08.28 4,074 95 11쪽
9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어라 +7 24.08.27 3,927 101 11쪽
8 하늘이 날 돕나? +8 24.08.26 3,958 98 10쪽
7 생각지도 못한 월척 +7 24.08.25 4,063 105 11쪽
6 CIA 한국 책임자 실버 +5 24.08.24 4,109 95 10쪽
5 긴 여정의 첫걸음 +9 24.08.23 4,313 9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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