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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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9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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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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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CIA 한국 책임자 실버

DUMMY

“혁명일은 5월 8일입니다.”


박종회 말에 김종하 소장이 고개를 갸우뚱하였다.


“왜 5월 8일입니까? 박 장군도 알다시피 지금 김주영 학생 사망으로 마산과 부산의 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점차 다른 지역으로 시위가 확산할 조짐이 보이고 민심이 격앙된 지금이야말로 혁명을 일으키기에는 가장 적기라고 봅니다.

시간을 앞당기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김 장군의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5월 8일로 결정한 것은 송유찬 장군 때문입니다.”

“아니 송유찬 장군 때문이라뇨? 겁을 먹은 겁니까? 그러면서 어떻게 혁명을 하겠다고 한 겁니까?”

“겁을 먹어서 그런 것은 절대 아닙니다.

다만 만약에 있을 유혈 사태를 막기 위해서입니다. 송유찬 장군은 이송만 정권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도 마다하지 않을 사람입니다.

그렇기에 대규모 유혈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얼굴로 묻는 김종하 소장이었다.


“5월 8일에는 유혈 사태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겁니까?”

“네. 그렇습니다. 송유찬 장군이 미국의 초청을 받아 5월 5일에 출국합니다. 송 장군이 없다면 군을 일사불란하게 지휘할 책임자가 없다는 말입니다.”

“그런 이유라면 알겠습니다.

쉬운 길이 있으면 쉬운 길로 가야겠죠. 그럼 5월 8일을 거사 날로 결정하도록 합시다.”


김 소장의 말이 끝나자 박종회는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다른 분들 의견은 어떻습니까?”

“이견 없습니다.”

“각하를 따를 뿐입니다.”


박종회가 매우 만족한 미소를 지었다.


“좋습니다. 그럼 이제부터 세부적인 혁명 계획을 검토합시다.”

“네. 알겠습니다.”


방 안에 모인 사람들이 혁명 계획서를 보며 열띤 논의를 이어갔다.



***



진민재 소장을 만나고 미 대사관에 온 하우스만은 바로 CIA 한국 책임자 실버 사무실로 향하였다.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자 실버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서 오십시오.”

“요즘 바쁘신가 봅니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편하게 자리에 앉아 있을 시간이 없었습니다. 앉아서 커피 한잔하시죠.”

“좋습니다.”


소파에 앉아 커피를 마시던 하우스만이 커피잔을 내려놓고 입을 열었다.


“무슨 일 있으십니까? 갑자기 저를 보자고 하시게요.”

“요즘 시국이 혼란스러워 걱정이 많습니다.

겨우 가라앉았던 315 부정 선거 시위가 김주영 학생 시신이 마산 앞바다에서 발견된 후 제2차 마산 사태가 발생하여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시위가 조만간에 전국적으로 번질 것 같습니다.”

“저도 소식 듣고 알고 있습니다.

모두가 똘똘 뭉쳐 힘을 합쳐도 부족한 판에 국론이 분열되고 사회가 혼란스러우니 저도 걱정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지 않습니까?”

“방관만 할 수는 없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최악의 경우 계엄령이 선포될 수도 있습니다.

백악관에서는 한국 사회가 하루 속히 안정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하우스만이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


“개입하시려는 겁니까?”

“어제오늘 장문 부통령, 민주당 구파 윤부선, 자유당 국회 부의장 이주학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뭐라고들 합니까?”

“장문 부통령은 이송만 대통령이 자신을 반대하는 세력을 공산주의자로 몰지 않고 부정 선거를 인정하고 책임자를 문책하고 국민 앞에 사과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윤부선 최고 의원은 이송만 대통령에게 매우 부정적인 입장이었습니다.”

“그 둘은 그럴 겁니다. 이주학 국회 부의장은 뭐라고 합니까?”

“혹시나 변명할까 봐 제가 먼저 마산 사태는 공산주의자들의 조정을 받은 것도 아니고 오로지 불법 선거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고 압박하며 의견을 물어보니 자신도 불법 선거를 인정하며 중앙당 내 혁신파에서도 부정 선거를 규탄하고 있다고 합니다.”

“인정하다니 뜻밖이네요.”

“이주학 의원이 그나마 자유당 내에서 합리적 온건파라 말이 통하는 자입니다.”

“혁신파에서 규탄한다고 해도 이송만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우스만의 말에 긍정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실버였다.


“그렇습니다. 이송만도 문제지만 이송만을 보좌하는 사람들이 더 문제입니다.”

“해결책은 있는 겁니까?”

“그래서 제가 이주학 의원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자유당 내 온건파와 혁신파 의원 35여 명을 데리고 탈당하라고 했습니다.”


하우스만이 놀란 눈을 하였다.


“네? 정말 탈당하라고 했단 말입니까?”

“네.”

“하겠습니까? 35명이 탈당한다고 해도 세가 약해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겁니다.”

“당연합니다. 그래서 민주당을 탈당한 윤부선의 구파와 합당하여 신당을 창당하라고 했습니다.”

“윤부선이 민주당을 탈당한다고 합니까?”

“어차피 민주당은 구파와 신파가 한 지붕 안에 살기는 힘들어 분당할 가능성이 큽니다. 불안한 동거보다는 기회가 있을 때 탈당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는 합니다. 그래서 이주학 의원이 자유당을 탈당하겠다고 합니까?”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시간을 가지고 신중히 생각하고 결정하라고 했더니만 그 자리에서 바로 거절했습니다.”

“네? 거절했다고요? 제가 생각하기에도 이주학 의원에게 나쁜 제안은 아닌 것 같습니다.

조병우 박사 생전에 구파와 개헌 협상도 했기에 민주당 구파와 잘 화합할 것 같습니다. 왜 거절한 겁니까?”

“이송만을 배신할 수 없다고 합니다. 대신 자신이 앞장서 지금 상황을 원만하게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주학 의원이 무슨 힘이 있다고 해결하겠습니까?”

“말로는 이송만을 자유당 총재직에서 사퇴하게 하고 그 이후에 혼란한 틈을 타서 개헌한다고는 합니다만 제가 판단하기에도 힘들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결론은 해결된 것이 하나도 없네요.”

“뛰어다닌 보람이 없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하실 겁니까?”


실버는 난처한 표정을 지은 채 하우스만의 눈치를 보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그래서 말인데 고문관님이 이송만을 만났으면 합니다. 고문관님께 도움을 구하려고 오늘 만나자고 한 겁니다.”

“만나는 거야 어렵지는 않지만 제가 큰 도움이 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고문관님은 예전부터 이송만과 각별한 사이가 아닙니까?”

“그것도 다 옛말입니다. 요즘은 관계가 예전만 못합니다. 이송만이 나이가 들더니 고집만 더 세졌습니다.

그래도 한번 만나는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다 조국을 위해서 하는 일 아닙니까?”


말을 하고 나서 뭔가 생각난다는 듯 물었다.


“혹시 진민재 소장을 아십니까?”

“글쎄요? 들어본 것 같기도 한데.”

“현재 육군본부 정보 참모장입니다.”

“아 기억납니다. 만난 적은 없지만, 보고서에서 봤습니다. 특이한 인물이 아니라서 잠시 기억 못 했습니다.

근데 진민재 소장은 왜 물어보신 겁니까?”

“여기 오기 전에 만나고 오는 길입니다. 거의 4년 만에 만났는데 예전에 알던 자가 아니었습니다.

뭐라고 할까? 마치 다른 사람처럼 변했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겁니다.”

“그렇습니까? 사람은 주어진 환경이나 상황에 따라 변하기도 합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뭔가 말로 표현하기가 힘듭니다. 그것보다 그자가 우리 미국에 꽤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지부장이 관심을 가져야 할 겁니다. 아니면 한번 만나봐도 좋을 겁니다.”

“알겠습니다. 미국에 도움이 되는 자면 당연히 만나야죠.”



***



사무실에 앉아 보고서를 보는데 국민 여론이 심상치 않다는 내용이었다. 군대에서 이런 정보도 취합하나?

그나저나 며칠 있으면 419 혁명이 일어날 텐데. 설마 내가 과거로 왔기에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니겠지?

아니지. 내가 아직은 역사를 바꿀만한 일을 한 적이 없으니 원 역사대로 알아서 흘러가겠지만 문제는 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다는 건데.

이걸 알면서도 막을 수 없으니 마음이 불편하였다.


‘똑똑.’


노크 소리에 보고서를 보던 시선을 돌렸다.


“들어와.”


문이 열리고 한 남자가 들어와 절도 있게 거수경례를 하였다.


“충성.”


예전에 내가 데리고 있던 부하인 박지호 대령이었다. 믿을 만한 자를 모아 내 사람을 만들기 위해서 불렀다.

자리에서 일어나 박지호 대령 앞으로 가서 어깨를 두드렸다.


“어서 와.”

“각하 그동안 잘 지내셨습니까?”

“그럼. 자 앉지.”

“네.”


소파에 앉았다.


“전방에만 있어서 그런가? 얼굴이 많이 탔어. 고생 많지?”

“아닙니다. 제가 고생하는 만큼 국민들, 내 부모, 내 형제가 편히 잘 수 있는 겁니다. 그런 고생이라면 마다하지 않습니다.”


이런 군인이 참 군인이지. 그러고 보니 내 주변에는 이런 군인들이 많네.

이 몸이 다른 것에는 관심이 없다 보니 유유상종이라는 말처럼 끼리끼리 어울린다고 정치군인하고는 자연스럽게 멀리하게 된 것 같았다.

참 군인이어서 좋기는 하지만 문제는 참군인이라 내가 쿠데타를 하는 데 참여할지 여부이다. 거절할 수도 있는데. 어떻게 설득해야 하지? 명령에 죽고 명령에 사는 군대이니 명령으로 밀어붙이나? 고민이었다.

어떻게 보면 대놓고 말하는 박종희가 대단하다는 생각도 든다. 배짱이 두둑한 건지? 생각이 없는 건지?

결과적으로는 성공했지만.


“자네 전방에만 몇 년 있었지?”

“5년 정도 있었습니다.”

“그동안 고생할 만큼 했으니 이젠 서울로 올라올 생각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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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한미경제 협정 +21 24.09.13 3,325 114 11쪽
25 참모총장 교체 시도 +8 24.09.12 3,457 111 11쪽
24 새로운 조력자 오상현 중령 +11 24.09.11 3,419 113 10쪽
23 16인 하극상 사건 +8 24.09.10 3,539 118 12쪽
22 충무장 결의 +12 24.09.09 3,619 102 10쪽
21 사식이 삼촌의 제안 +14 24.09.08 3,578 97 11쪽
20 육군 주요 지휘관 회의 +10 24.09.07 3,658 121 11쪽
19 육사 8기생 +13 24.09.06 3,732 109 10쪽
18 송유찬의 무리수 +7 24.09.05 3,718 106 11쪽
17 1군 사령관 취임 +11 24.09.04 3,905 110 10쪽
16 419 혁명(7) +11 24.09.03 3,854 110 12쪽
15 419 혁명(6) +15 24.09.02 3,819 103 10쪽
14 419 혁명(5) +14 24.09.01 3,837 103 11쪽
13 419 혁명(4) +12 24.08.31 3,821 105 11쪽
12 419 혁명(3) +7 24.08.30 3,863 110 10쪽
11 419 혁명(2) +8 24.08.29 3,912 85 11쪽
10 419 혁명(1) +4 24.08.28 4,071 95 11쪽
9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어라 +7 24.08.27 3,923 101 11쪽
8 하늘이 날 돕나? +8 24.08.26 3,952 98 10쪽
7 생각지도 못한 월척 +7 24.08.25 4,057 105 11쪽
» CIA 한국 책임자 실버 +5 24.08.24 4,104 95 10쪽
5 긴 여정의 첫걸음 +9 24.08.23 4,308 9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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