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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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9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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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7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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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 쿠데타(2)

DUMMY

김형우 중령이 조심스레 물었다.


“각하! 12일이나 16일이나 나흘 차이인데 그냥 12일로 하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나흘 차이지만 클 수도 있어.

경찰에서 총리에게 보고했다는데 12일은 잔뜩 날이 선 경찰이나 군에서 나를 주시하고 있을 거야.

그러니 12일은 무리이고 며칠 지켜보다가 별다른 행동이 없으면 방심할 수가 있어. 물론 더 늦게 할수록 더 방심하겠지만 아쉽게도 우리게는 시간이 별로 없어.

더 늦으면 혁명 자체를 아예 시도하지 못할 수도 있으니 조금 무리라도 16일로 했으면 해. 다들 생각은 어때?”


김중필이 나섰다.


“제가 생각해도 우리에게 시간이 없는 관계로 16일이 좋을 것 같습니다. 16일 날 거사를 하지 못하면 영영 기회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김중필이 말하고 다른 사람들을 둘러보자 다들 고개를 끄떡였다.

그 모습을 본 박종회가 결심했다는 듯 결연한 표정을 지었다.


“16일로 결정하지.”


모두가 동시에 대답하였다.


“알겠습니다.”


김중필이 품 안에서 혁명 계획서를 꺼냈다.


“여러분들이 다들 숙지하고 계시겠지만 16일로 혁명이 연기된 만큼 다시 한번 각 부대가 해야 할 일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먼저 해병대는 서울 진입하여 중앙청, 국회 의사당, 치안국, 내무부, 서울시 경찰국을 점령합니다.

6군단 포병대는 민주당사, 육군본부를 장악하고 33사단은 각 방송사, 변전소, 마포 형무소를 점령합니다.

30사단은 청와대, 시경 탄약고, 연희 통신소를 점령합니다.

아울러 6관구 사령관실에 혁명 본부를 설치하오니 모든 연락은 6관구 사령관실로 해주시면 됩니다. 질문 있으시면 하십시오.”



***



오늘이 5월 14일 일요일이지만 부대에 출근하여 신문을 보고 있었다.

이제 이틀 후인 5월 16일에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큰 획을 긋는 박종회의 쿠데타가 발생한다.

내일 하고 모레는 무척 긴 시간이 될 것 같았다. 할 일을 생각하고 있는데 오상현 중령이 들어왔다.


“각하! 손님들이 전부 모였습니다.”


쿠데타가 2일밖에 안 남았기에 이제까지는 아무 내색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이제 결단의 시간이 왔기에 그동안 내 사람으로 만들었던 자들을 전부 모이라고 하였다.

오늘이 일요일 휴일이라 모이기도 수월했고 무엇보다 남들 눈을 피해 비밀리에 모일 수 있었다.


“자네 요즘 육본 동기들과 연락해봤나?”

“가끔 연락하기는 합니다.”

“정군 운동 주역들과도?”

“아닙니다. 그 친구들하고는 연락 안 한 지 좀 됐습니다.”


혹시나 해서 물어봤는데 연락을 안 한다니 믿어도 되겠다.


“난 그 친구들 이해가 정말 안 가.

송유찬 참모총장과 최용희 참모총장에게는 정군 대상이라며 물러나라고 당당하게 요구했으면서 왜 장두영 참모총장에게는 물러나라는 말을 하지 않는 걸까?

오히려 장두영 총장이 더 정군 대상감이 아닌가? 왜 똥 묻은 개보다 벼 뭍은 개한테만 뭐라고 하는 걸까?”

“저도 그 친구들에게 실망했습니다. 그래서 더 연락하지 않은 점도 있습니다.”


당연히 실망해야지. 그래야 내 일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지.


“육본 분위기는 어떻다고 하나?”

“특별한 말이 없는 것을 보니 평상시와 같은 것 같습니다.”


알면서 조용한 건지? 몰라서 조용한 건지?


“알았어. 가지.”

“네.”


김태승 중령과 오상현 중령을 대동한 채 회의실로 들어가자 앉아 있던 열 명이 전부 일어났다.


“다들 앉지.”


의자에 앉아 12명의 면면을 천천히 번갈아 바라보았다.

저들은 내 생각을 전혀 모르겠지만 그동안 지내면서 내가 심사숙고해서 믿을 만한 자들로 선택한 나의 손과 발이 될 자들이었다.

오늘 이 자리에서 난 폭탄선언을 할 생각이었다. 갑작스러운 나의 폭탄선언에 다들 놀라겠지만 결국은 나를 따를 것이다.


“여기 있는 대부분은 서로들 알겠지만 모르는 사람도 있을 거야. 먼저 소개부터 하지. 박지호 대령 일어나 인사하게.”

“알겠습니다.”


박지호 대령이 일어났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육본 헌병차감 박지호 대령입니다.”


인사를 하고 앉자 내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 외에는 다들 1군 소속이라 서로들 잘 알 거야.

최홍기 대령은 현재 공수단장이기는 하지만 얼마 전까지 1군 소속이라 알 테니 소개는 생략하고.

쉬는 날 이렇게 모이라고 해서 다들 의아할 거야. 아주 중요한 정부를 입수해서 여러분들을 모이라고 했어.

그 정보가 뭐냐면 5월 16일 오전 2시에 쿠데타가 일어났다는 정보야.”


내 말에 일부는 놀라기도 했지만, 일부는 예상했는지 담담한 표정들이었다.

그만큼 군부 내에서 쿠데타 거론도 많았고 한번은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하는 자들도 많은 것이 현실이니까.

6군단장 김응수 소장이 놀란 눈을 하며 물었다.


“네? 각하 그게 정말입니까?”

“그래.”

“누가 쿠데타를 일으킨다는 겁니까?”

“2군 부사령관 박종회 소장이 주동자고 육사 8기생들과 일부 부대가 합류한다고 해.”

“그전부터 그자가 쿠데타를 일으킨다는 소문이 돌았는데 드디어 본색을 드러내나니? 제정신인지 모르겠습니다.”


8사단장 정광 준장이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


“각하! 쿠데타 정보가 있으면 육본에서 헌병들이 그놈들을 체포하면 되는 게 아닙니까? 왜 우리가 여기에 모인 겁니까?”


8사단장 정광 준장의 말에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헌병차감 박지호 대령에게 향하였다.


“저는 금시초문입니다. 쿠데타가 있다는 것도 몰랐고 체포하라는 지시도 없었습니다. 저도 영문을 모르겠습니다.”

“다들 이상할 거야. 두 가지 이유가 있어.

하나는 쿠데타 정보를 입수했지만, 아직 확실한 증거가 없기에 체포할 수가 없고 두 번째는 장두영 참모총장도 엄밀히 따지면 한패야.

그러니 체포할 수가 없어.”

“네? 장두영 참모총장이 한패라고요? 방금 주동자는 박종회 소장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주동자는 박종희 소장이 맞고 장두영 참모총장은 방관자 또는 동조자야.

이미 장 총장도 박종회가 쿠데타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체포하기는커녕 오히려 박종회를 두둔하고 감싸고 있어.”

“그게 말이 됩니까? 쿠데타를 막아야 할 총장이 쿠데타 세력을 비호한단 말입니까?”

“그러니까 나라가 개판이겠지.

얼마 전에 경찰이 쿠데타 가담자인 김덕송이라는 자를 체포하여 자백을 받아 경찰국장이 장문 총리에게 박종회가 쿠데타를 기도하고 있다고 보고 했으나 장 총장이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고 음해하는 것이라고 감싼 적이 있어.”

“그게 말이 됩니까? 사실이 아닐 겁니다.”

“확실해.”

“각하가 어떻게 확신합니까?”


다들 믿기 힘들다는 얼굴들이었다. 당연히 믿기 힘들겠지.


“내가 어떻게 이런 정보를 입수했을까? 내가 미국하고 친한 거 다들 알지? 전부 미국에서 알려준 거야.

작년에도 올해에도 미국에서 장문 총리에게 박종회가 쿠데타 모의를 하고 있다고 경고를 했지만, 장 총장이 박종회를 감싼 덕분에 지금까지 오게 된 거야.

내 말이 사실인지 거짓인지는 경찰이나 국방부에 확인하면 알 수 있을 거야.”


내 말에 가만히 있던 3군단장 최성 소장이 맞장구쳤다.


“생각해보니 각하의 말씀이 맞습니다.

작년에 국방장관을 만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장관이 박종회 소장에 대해 저에게 물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제가 아는 박종회 장군에 대해 말했더니 미국에서 박 장군이 쿠데타를 모의한다고 경고를 했는데 진짜 쿠데타를 일으킬 만한 자인지 다시 물은 적이 있었습니다.”


6군단장 김응수 소장이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지금 너무 어이가 없어 말이 안 나올 정도입니다. 미국에서 경고까지 몇 차례 했는데 그동안 정부는 뭐한 겁니까?

장 총장이 박 장군을 비호하면 각하가 직접 국방장관이나 총리에게 보고하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나도 그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야. 시간상으로도 촉박하고 임시방편이라는 생각이 들었어.

이송만 정부 때나 장문 정부 때나 왜 군 내부에서 쿠데타라는 말이 자주 거론되었을까?

그건 정부나 지도자들이 부패하고 무능하여 국민들의 기대에 못 미치기 때문이야.

임시방편으로 이번 쿠데타를 막는다 해도 또 다른 쿠데타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이야.

그래서 난 어렵게 큰 결단을 내렸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생각이야.”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생각이라면 설마 쿠데타를 생각하시는 겁니까?”


3군단장 최성 소장의 질문에 바로 대답하지 않고 좌중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맞아. 내가 정권을 잡아 대한민국을 새로 써 나갈 거야.”


내 폭탄 발언에 순식간에 분위기가 얼어버렸다.

잠시 침묵의 시간이 지나고 3군단장 최성 소장이 입을 열었다.


“각하! 쿠데타를 생각하신다면 계획도 수립해야 하는 등 시간상으로 부족한 만큼 차라리 박종회 소장과 합류하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고개를 저었다.


“그자하고는 절대 같이 갈 수가 없어.”

“왜입니까? 각하께서 합류만 하면 손쉽게 쿠데타는 성공할 겁니다.”

“자네들은 박종회 소장의 과거 이력을 아는가? 그자는 과거 남로당 영남지구 유격 사령관을 지낸 자야.

거기다 김중필이라고 조카사위가 있는데 김중필이 누군가 하면 그건 김태승 중령과 오상현 중령이 같은 육사 8기이니 잘 알 거야.

대신 말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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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516 쿠데타(1) +14 24.09.16 3,147 105 10쪽
28 다가오는 419 일주년 +9 24.09.15 3,090 110 11쪽
27 쿠데타 모의 +13 24.09.14 3,163 110 12쪽
26 한미경제 협정 +21 24.09.13 3,324 114 11쪽
25 참모총장 교체 시도 +8 24.09.12 3,457 111 11쪽
24 새로운 조력자 오상현 중령 +11 24.09.11 3,417 113 10쪽
23 16인 하극상 사건 +8 24.09.10 3,538 118 12쪽
22 충무장 결의 +12 24.09.09 3,618 102 10쪽
21 사식이 삼촌의 제안 +14 24.09.08 3,578 97 11쪽
20 육군 주요 지휘관 회의 +10 24.09.07 3,656 121 11쪽
19 육사 8기생 +13 24.09.06 3,730 109 10쪽
18 송유찬의 무리수 +7 24.09.05 3,718 106 11쪽
17 1군 사령관 취임 +11 24.09.04 3,905 110 10쪽
16 419 혁명(7) +11 24.09.03 3,854 110 12쪽
15 419 혁명(6) +15 24.09.02 3,819 103 10쪽
14 419 혁명(5) +14 24.09.01 3,836 103 11쪽
13 419 혁명(4) +12 24.08.31 3,820 105 11쪽
12 419 혁명(3) +7 24.08.30 3,863 110 10쪽
11 419 혁명(2) +8 24.08.29 3,910 85 11쪽
10 419 혁명(1) +4 24.08.28 4,071 95 11쪽
9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어라 +7 24.08.27 3,923 101 11쪽
8 하늘이 날 돕나? +8 24.08.26 3,952 98 10쪽
7 생각지도 못한 월척 +7 24.08.25 4,056 105 11쪽
6 CIA 한국 책임자 실버 +5 24.08.24 4,101 95 10쪽
5 긴 여정의 첫걸음 +9 24.08.23 4,307 9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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