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삼키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새글

글가물치
작품등록일 :
2024.08.19 20:37
최근연재일 :
2024.09.19 15:20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3,493
추천수 :
63
글자수 :
184,077

작성
24.09.18 15:20
조회
25
추천
0
글자
13쪽

동부 연합

DUMMY



루의 명령 아닌 명령으로 밀린 잠을 푹 자고 나온 다리얀은 사무실로 오자마자 어제 못 다한 교본 작성을 위해 책상에 앉았다.


책상에는 자신의 필체가 아닌 글과 간략한 지도가 그려져 있었다.


- 최선의 방어 대신 공격?


- 프롬페 왕국 동쪽 미점령 구역과 연합?


루가 적은 듯한 작전 계획이었다.


다리얀은 잠시 생각하더니 작성 중이던 교본을 조심히 밀쳐 냈다.


그리고 테이블에 넓게 그려 놓은 지도를 반짝이는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점심을 건네 뛰며 지도를 바라보던 다리얀이 급히 부관을 부르며 외쳤다.


“긴급 회의를 주최한다. 영주님을 비롯해 지휘관과 행정관들에게 소식을 전하도록!”


얼마 후 작은 회의실을 꽉 채운 사람들을 보며 다리얀이 입을 열었다.


몬스터 정찰을 나간 레딘 이외의 이곳을 책임지고있는 모든 이들이 모인 회의실은 숨 쉬는 소리마저 죽여 가며 다리얀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알다시피 프롬페 왕국은 무너졌습니다. 왕국의 서쪽은 흑암의 술에 의해 초토화가 되었으며, 왕도는 점령당한 이후 모든 정보가 막혀 상황을 짐작만 할 뿐입니다.”


참석한 모든 이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심난한 표정을 지었다.


“이후 그들의 움직임은 둘 중 하나입니다. 동쪽의 미점령 영지를 복속하거나,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우리를 노리거나!”


다리얀은 커다란 지도를 테이블에 펼치며 말을 이었다.


“최초의 계획은 그들의 시선이 동쪽 미점령 지역으로 돌길 바라며 세운 계획이었습니다. 용병을 쓰고, 내부 병사를 키우고... 시간이 필요한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어제 영주님의 지시로 새로운 작전을 수립하게 되었습니다.”


모두의 시선이 루에게 집중되었다.


루는 고개를 끄덕이며 눈짓으로 다리얀이 계속 이야기 하도록 종용했다.


“최대의 전력으로 프롬페 왕국 동쪽을 지킵니다. 그 전쟁이 쉽게 끝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첫 번째, 이기면 더 좋습니다. 발 빠르게 협상단을 보내 이곳, 이곳 등 여섯 영지와 협상을 벌이고 그 보다 빠르게 전력을 파견해 흑암의 술을 막습니다.”


“전장을 프롬페 왕국 동쪽으로 한정 짓자는 말씀이군요!”


조든이 빠르게 다리얀의 목적을 알아듣고 보충설명을 해왔다.


“맞네! 조든 대장!”


“이미 놈들이 동쪽으로 향했으면 어쩝니까?”


한 행정관의 물음에 다리얀이 답했다.


“동쪽은 서쪽과 달리 대영주들이 많네. 서쪽처럼 쉽게 뚫리지 않을 거야. 설사 그렇다 해도 영토가 넓고 인구가 많다보니 전부 죽일 수도 없고... 우리도 빠르게 움직여야지!”


“협상단을 나눠서 빠르게 출발 시켜야 겠군요.”


“최대 전력이라 함은 어느선까지 출정시킬 계획이십니까?”


마크 경의 질문에 다리얀이 답했다.


“영주님과 네이란 경! 그리고 조든, 딘 형제까지만 출정 할 계획이네.”


마크 경이 아쉽다는 듯 말했다.


“그렇군요. 하긴 저희 애들은 아직 준비가 안 되어서... 송구합니다. 영주님!”


마크가 힘이 못 되는 것에 대해 머리를 숙였다.


루는 일어나 마크의 어깨를 잡고 허리를 세워주며 말했다.


“마크 경! 기사단을 만들고 교육하는 것은 시간이 필요한 일이다. 그대와 마일스 경이 없다면 감히 할 수도 없는 일을 해주고 있는 것이다. 자부심을 갖고 다음 세대를 위해 노력해 다오. 그 전까지는 내가, 우리가 지키겠다.”


최초의 영지전 때 심한 내부의 부상을 입은 마크는 결국 회복에 실패하고 말았다.


기사단을 만드는 중책을 받았음에도 시범조차 보이기 힘든 몸이기에 더욱 자존감이 낮아 질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크게 다쳐 돌아왔던 마일스 경이 이주 후 몸이 회복되어 마크와 함께 기사단을 교육하고 있으며 피터 대장과 함께 영지 기사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마크는 루의 마음을 이해했지만 스스로의 역할이 작음을 알기에 고개를 들지 못했다.


“세상이 우리에게 주는 시간은 여기까지였다. 가진 힘을 최대한 활용해 위기를 기회로 만든다! 모두 다리얀의 말에 따라 움직이도록!”


“네! 영주님!”


“네!”


“네!”


살아남기 위한 공격적인 전략이 시작되었다.


***


외교적 서신이 빠르게 출발했다.


발신처는 가르시아 자작의 영주권을 물려받은 정통성을 강조하기 위해 자작이라는 칭호를 써 내 보냈다.


‘...혹독한 흑암의 술 집단의 무도함이 하늘을 울리고 있습니다. 하여 나 루 자작은 이들의 폭거함을 징벌하고 기존의 프롬페 왕국의 기틀을 유지하기 위해 출정을 할 것이며... 귀 영지의 협조와 공조를 통해...’


함께 싸우자는 말이었다.


쉽게 성문을 열어 그들을 맞이해 보았자 결국 영지를 잃고 영지민을 지킬 수 없을 거라는 점을 강조했다.


서신이 떠난 얼마 후 루를 비롯한 삼백여 명의 루 군대가 출정을 했다.


최대한 빠르게 동남쪽에 위치한 마르시옹 영지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예전 가르시아 영지의 동쪽에 있는 영지로 바라를 끼고 있어 휴양지로 이름 높은 영지였다.


그곳을 기점으로 북쪽으로 치고 올라가며 흑암의 술을 저지하는 것이 큰 줄기의 전략이었다.


다그닥! 다그닥!


말들이 달리는 긴 행렬이 먼지를 일으켰다.


전마들은 무장을 갖춘 병력을 전장으로 인도하며 숨을 헐떡거리고 있었다.


선두의 맨 앞은 루를 태운 슈였다.


바로 뒤에 네이란이 루를 호위 하듯 붙어 달리고 있었으며, 그 뒤를 라딘을 비롯한 부수부대가 달렸다.


번쩍이는 갑옷은 상체를 보호하기에 충분했으며, 가볍게 보였다.


오십 명의 부수부대는 모두 등에 도끼를 매고 있었고, 허리춤에는 투척용 도끼를 두르고 있었다.


그 뒤를 따르는 조든의 장창 부대는 등에 십자 모양으로 창을 메고 달렸다.


날이 한쪽 끝에만 붙어 있었는데, 사용 시 조립하여 사용하도록 고안된 창이었다.


말에는 좌우로 각각 네 개씩의 투척용 창이 꼽혀 있었다.


무거운 장비와 식량까지 실었지만 전마들은 힘든 기색 없이 최선을 다해 달리는 모습이었다.


다리얀은 무장과 전마의 구입에 돈을 아끼지 않았다.


군수 산업을 일으키며 제일 먼저 각 부대들의 갑옷을 통일하여 제작하였다.


철을 얇게 판금하여 가볍고 이동성이 좋은 갑옷을 지급했다.


또한 부수부대와 장창 부대에는 최고 품질의 철을 녹여 만든 도끼와 장창을 지급했으며 손잡이에 들어가는 가죽 하나하나 몬스터의 가죽을 무두질하여 만들어 주었다.


다만 활은 그 생산을 위한 장인을 찾을 수 없어 외부에서 최고 품질을 구매해 올 수 밖에 없었는데, 그럼에도 백여 명의 레인저가 충분히 사용할 만큼의 양을 구매하는 배포를 보여주었다.


덕분에 군수 물자를 판매하기 위한 수량을 맞추기 위해 대장장이들이 한동안 집에도 못 들어갔다는 말들이 돌 정도였다.


전방에서 한 필의 말이 빠르게 달려왔다.


선두에 닿기 직전 크게 선회를 하며 속도를 줄이지 않은 루의 곁에 붙으며 소리쳤다.


“전방에 경계 숲이 나옵니다. 숲을 넘으면 마르시옹 영지입니다. 숲 진입 전 야영을 하면 좋겠습니다.”


레딘의 보고에 슈가 천천히 속도를 줄였다.


레딘의 얼굴은 검게 타 있었다. 훈련과 몬스터 사냥을 하는 동안 제법 용병의 티를 벗고 절도 있는 군인의 모습이 얼핏 드러나고 있었다.


“수고했다 레딘! 여기서 쉬고 출발한다.”


루의 짧은 명령에 대열에서 일대의 인원이 전방으로 빠져나갔다.


라딘의 부대원들이 도끼를 들고 정면에 보이는 숲으로 들어갔다.


야영을 위한 나무를 준비하고 경계 초소를 급조해 만들기 위해서였다.


조든의 장창 부대는 후위를 담당하다 빠르게 야영을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3년여 시간동안 몬스터 사냥과 협응 훈련을 계속 해 온 세 부대는 마치 톱날바퀴처럼 단 한 순간도 시간의 낭비 없이 움직일 줄 알았다.


잠시 후 전방에 정찰을 나갔던 레딘 부대의 레인저들이 하나둘씩 복귀하기 시작하며 야영 준비가 마무리 되었다.


네이란이 그 움직임을 보며 루에게 말했다.


“조든 대장이 훈련을 잘 시켰군요! 대충 말해도 잘 알아듣고 움직이는 걸 보면 훈련양이 짐작이 갑니다.”


“다리얀이 보더니 어지간한 제국군 최정상급 부대 수준이라고 하더군! 전투력이야 몬스터와 쉬지 않고 싸웠으니 날이 서 있을 테고...”


“그러네요! 딘 형제들도 제법 대장에 어울려 보이고요. 처음 봤을 때는 늙은 얼굴의 어린아이들이었는데...”


“이를 거야! 네이란이 첫인상은 늙은 얼굴로 봤다고...”


“하하하! 지 놈들도 인정할 겁니다.”


“그건 그러네.”


네이란이 고개를 끄덕이며 눈앞의 숲 너머를 보며 물었다..


“그나저나 내일이면 마르시옹에 도착하겠군요!”


루 역시 네이란의 시선을 쫓으며 답했다.


“그러게나. 제발 호의적 이였으면 좋겠는데...”


***


다음날 마르시옹 영지로 진입한 루 군대는 마을을 피해 마르시옹 영주성으로 달렸다.


이틀 후 루는 일행보다 먼저 영주성으로 달려갔던 조든과 열명의 장창부대를 만날 수 있었다.


“마르시옹 영주가 저희의 입성을 거부했습니다.”


“뭐라고요? 왜요?”


성격 급한 라딘이 앞으로 나서며 화가 난 듯 물었다.


조든이 루의 눈치를 보며 말을 못하자 루가 다시 물었다.


“이유가 뭐래?”


루가 다시 묻자 조든이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화전민 부대라며... 자신들의 영지는 스스로 지키겠다고...”


“허... 흑암의 술 소식을 듣고도 그런 말이 나오나? 다 죽으려고 아주 발악을 하는데요?”


라딘이 옆에서 화를 누르지 못해 씩씩거리며 투덜거렸다.


“흠... 그럴 수도 있다 예상했던 일이야! 화 내지 마 라딘! 무서운 산적 같아!”


“네...영주님...”


라딘을 단속한 루가 조든을 보며 물었다.


“식량은 어느 정도 남았지?”


“준비해 온 육포는 오늘이 마지막입니다. 마을을 빙 둘러 오느라 시간이 예상보다 오래 걸렸습니다.”


“그래. 뭐 중간에 마을이 하나 생겼을 줄 알았나! 어쩔 수 없지! 반기지 않는 성에 굳이 들어가 쉴 필요도 없지. 몇 명만 가서 식량을 구매하고 와! 우리는 바로 북쪽으로 향한다.”


“알겠습니다. 케윈! 설리반! 샤일로! 나 따라 식량 구매하러 간다.”


“나머지는 성 북쪽에 위치한 곳에서 적당한 야영지를 찾아보도록!”


루의 명령에 일행은 간만에 제대로 쉴 수 있다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성을 둘러 북쪽으로 천천히 이동했다.


멀리 마르시옹 성의 불빛이 희미하게 보이는 곳까지 이동하여 늦은 밤 야영지를 만들고 쉬고 있을 때, 멀리서 한 필의 말이 달려왔다.


다그닥! 다그닥! 히히이잉!


말이 투레질을 하며 멈추자 경계를 서던 장창 부대원 들이 창이 말을 향해 창극을 들이 밀었다.


“누구냐?”


“핸드릭 백작령의 기사 크웨인이다. 혹시 여기 루 자작님이 계신가?”


굵은 목소리의 사내가 루를 보게 해 달라며 말에서 외쳤다.


***


타닥! 타닥!


핸드릭 백작령은 프롬페 왕국 동쪽에 위치한 거대한 백작령이자 위로는 카이젤 왕국과 맞서고 있는 변경백이었다.


왕도인 프롬프 시티와는 두 개의 영지를 사이에 두고 있으며 왕국의 동북부를 아우르는 거대한 세력을 가진 대표 영주가 핸드릭 백작이었다.


그곳에서 달려 온 기사 크웨인이 가져 온 소식은 모두의 얼굴에서 웃음을 앗아갔다.


“이런 미친 놈들! 진정한 악마의 집단이란 말인가? 아무리 전쟁이라지만...”


조든이 일행의 감정을 대표하듯 말을 토해냈다.


“진정 사실이오? 영주민이 마실 우물에 독을 풀어 성을 점령했다는 것이? 영주민이 죽으면 점령이 무슨 의미가 있다고?”


“의미는 모르겠소이다! 그저 그들은 사람들을 죽일 뿐이오. 싸우던 병력도, 성에서 살던 영지민도 모두...”


왕도와 가장 가까운 영지에서 벌어진 소식은 온 몸의 소름이 돋을 정도의 충격을 안겨 주었다.


이건 본보기도 아닌 그저 강자의 살육이 아니던가?


대륙 역사 이래로 이러한 짓을 한 집단이 있기는 하던가? 사람이 할 짓이 아니었다.


잠시 일행의 반응을 살피던 크웨인 기사가 주위를 둘러보며 물었다.


“그런데 자작님은 왜 여기서 야영을 하고 계십니까? 마르시옹 성이 바로 앞이거늘...”


조든이 쓴 웃음을 지으며 답했다.


“입성을 거부 당했습니다.”


크웨인이 혀를 차며 성을 바라보았다.


“쯧! 아직 정신 못 차린 모양이군요. 어찌 적과 아군도 못 알아보는 이가 영주라니...”


“...”


“...”


모두 말없이 루의 생각이 정리 될 때까지 기다렸다.


“조든! 내일 바로 핸드릭 백작령을 방향을 잡고 최단 거리로 간다.”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루 자작님!”


“백작께서 잘 버티셨길 기도할 수밖에 없군!”


루가 크웨인을 바라 보며 말했다.


“버티실 겁니다. 국경을 지키는 군 일천을 이미 돌려놓았으니 쉽게는 안 뚫리실 겁니다.”


“믿고 가 보자고!”


다음날 새벽, 삼백여 필의 말이 북쪽을 향해 직선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세상을 삼키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제목 변경 안내 24.09.12 42 0 -
33 동부 연합 (2) NEW 16시간 전 14 0 11쪽
» 동부 연합 24.09.18 26 0 13쪽
31 새로운 시작 (2) 24.09.17 42 0 12쪽
30 새로운 시작 24.09.16 45 0 13쪽
29 새로운 땅으로 ! (3) 24.09.15 47 0 14쪽
28 새로운 땅으로 ! (2) 24.09.14 51 1 13쪽
27 새로운 땅으로! 24.09.13 62 1 12쪽
26 전면전의 끝과 또 다른 시작 24.09.12 67 1 12쪽
25 전면전 (3) 24.09.11 58 1 12쪽
24 전면전 (2) 24.09.10 57 1 13쪽
23 전면전 24.09.09 70 1 14쪽
22 운명의 수레바퀴! (3) 24.09.08 76 1 14쪽
21 운명의 수레바퀴! (2) 24.09.07 85 1 12쪽
20 운명의 수레바퀴! +2 24.09.06 82 0 14쪽
19 비적들! (3) 24.09.05 85 0 13쪽
18 비적들! (2) 24.09.04 86 1 11쪽
17 비적들! 24.09.03 85 2 12쪽
16 인연을 이어가다. 24.09.02 93 3 12쪽
15 영지전 (3) 24.09.01 96 3 12쪽
14 영지전 (2) 24.08.31 108 3 12쪽
13 영지전 24.08.30 110 3 13쪽
12 새로운 동료 24.08.29 114 3 12쪽
11 두번째 의뢰 (4) 24.08.28 121 3 12쪽
10 두번째 의뢰 (3) 24.08.27 121 3 12쪽
9 두번째 의뢰 (2) 24.08.26 124 3 12쪽
8 두번째 의뢰 24.08.25 141 4 12쪽
7 마법사 24.08.24 147 4 12쪽
6 첫 의뢰 (3) 24.08.23 143 3 12쪽
5 첫 의뢰 (2) 24.08.22 163 5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