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의 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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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가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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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9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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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5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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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두번째 의뢰

DUMMY



루는 마나를 힘껏 밀어 넣었다.


팔찌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루가 가진 마나를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어?’


우웅!


팟!


마치 포식자처럼 마나를 먹어 치운 팔찌가 갑자기 빛나기 시작했다.


‘헛?’


깜짝 놀란 루는 눈앞에 영롱한 빛을 내며 생긴 방패를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방패?”


황금색 빛을 내며 루의 가슴부터 허리까지를 가릴 정도 크기의 방패였다.


테두리에는 루가 계속 들여다보았던 문양이 그대로 쓰여 있었다.


“멋진데?”


이런 귀한 아티팩트를 받다니, 루는 놀라움이 앞섰다.


마법의 시대가 저물고, 마법사들이 사라진 지금, 이러한 고대 아티팩트는 열 개의 던전을 뒤져야만 하나가 겨우 나오는 아주 진귀한 물건이었다.


가빙에게 시험을 당한 느낌이라 좀 너무한다 싶었는데, 그 결과가 이런 아티팩트면 몇 번이고 더 할 수 있지 싶었다.


‘몇 가지 효용이 있다 했는데... 아직은 방패뿐인가?’


마나를 뭉텅이로 가져가는 걸 보면 아직 자신이 볼 수 있는 건 방패뿐인 듯 했다.


좀 더 성장하면 또 다른 효용을 찾아 낼 수 있으리라!


여벌의 목숨을 받은 것과 같은 선물이었다.


팔찌를 왼 손목에 끼웠다.


우웅!


갑자기 팔찌가 움직이는 듯하더니 손목 크기에 맞춰 졌다.


“하! 이런 기능도 있네? 헐렁해서 빠질까봐 걱정했더니 역시 고대 물건인가? 대단하네!”


루는 혹시 몰라 의념으로 방패를 떠 올렸다.


파밧!


처음 등장 할 때는 마나를 죄다 가져가더니, 이번에는 아주 극소량의 마나만으로도 방패가 튀어 나왔다.


“각인할 때만 왕창 가져가는 건가? 거의 마나 소모가 안 느껴지는 걸!”


마나를 워낙 많이 써서 실 전투에는 쓰기 힘들겠다 싶었는데 갈수록 마음에 드는 아티팩트였다.


“나중에 가빙을 만나면 정말 고맙다고 해야겠다. 이정도 일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는데...”


팔찌를 보는 루의 눈에는 감탄과 함께 든든함이 가득했다.


우웅! 파밧


우웅! 파밧!


루는 밤이 늦도록 방패놀이를 즐겼다.


***


다음날 일찍 루는 칼스를 찾아갔다.


루를 보자 칼스가 대뜸 사과를 했다.


“루 단장님! 쌍둥이 일은 죄송합니다. 제가 미리 허락도 안 받고 단장님의 행선지를 말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그 놈들 쓸 만한 놈들입니다. 유용한...”


“응! 정식 단원으로 데리고 다닐 생각이야. 과정은 모르겠지만 좋은 사람들을 추천해줘서 고마워. 칼스!”


“네? 아...네!”


“하지만 다음부터는 그런 식으로는 만나는 사람이 칼스 이름을 말하지 않도록 했으면 좋겠어.”


루는 정확하게 선을 그었다.


결과는 좋지만 과정에 문제가 있다면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칼스 역시 루의 성향을 좀 더 명확히 파악하는 계기가 되었다.


“명심하겠습니다. 어제 쌍둥이들이 와서 말하더군요. 돈을 떠나 단장님과 함께라면 마음은 편할 수 있을 거라고... 데리고 가 주신다니 제가 감사드립니다.”


“응! 그 얘기는 여기까지 하고... 동쪽으로 가는 의뢰가 있나?”


칼스는 이미 들은 것인지 서류 하나를 조심스럽게 내 밀었다.


“어제 쌍둥이가 와서 말하더군요. 동쪽으로 가시는 이유가 바다를 보고 싶은 이유도 있다고... 해서 최대한 근처로 가는 의뢰를 뽑아봤습니다...”


루는 칼스의 억양이 조금 가라앉는 게 느껴져 물었다.


“왜? 저번처럼 추천하지 않는 느낌인데?”


칼스는 간략하게 그려진 지도를 펼쳐 보이며 설명을 시작했다.


“의뢰는 여기쯤에 있는 가르시아 영지의 의뢰입니다. 해마다 내려오는 몬스터를 토벌하는 의뢰지요.”


“매년 하는 의뢰면 평범한 의뢰 아닌가? 그런데 왜?”


“이 영지가 속한 왕국이 문제이지요. 프롬페 왕국인데 건국한지 십년 밖에 안 된 곳입니다. 사실은 한 왕국이 두 개로 갈라지며 생긴 왕국인데, 최근 내전이 대륙에서 가장 심한 왕국 중 한 곳이었습니다.”


루는 내전이라는 말에 인상을 찡그렸다.


권력자의 싸움에 왕국민들만 고초를 겪는 것이 내전이다.


“가르시아 영지도 내전의 영향권 내에 있나?”


칼스는 고개를 저었다.


“그건 아닙니다. 워낙 변두리에 있어 내전에 관여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왕국이 어수선하니 어떤 일이 생길지는 알 수가 없지요.”


“의뢰 시작은 언제부터이지?”


칼스는 서류를 들여다보더니 답했다.


“한 달 후에 시작하는군요. 여기서 가르시아까지는 보름정도 걸리니 아직 여유가 있습니다.”


루는 보름의 시간을 알차게 보낼 계획을 세우며 말했다.


“딱 좋군. 이 의뢰 진행할게.”


칼스는 걱정스러웠지만 루의 결정에 토를 달지 않았다.


“알겠습니다. 서류는 작성해서 숙소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언제 출발 하실 겁니까?”


“내일 바로 출발할거야. 라딘과 레딘 일어나면 준비 하라고 좀 전해주게!”


루는 길드 사무실 구석에서 술에 취해 잠들어있는 쌍둥이를 보며 말했다.


“가는 길에 수련도 할 테니 각오하라는 말도 좀 해주고...”


“수련이라... 알겠습니다. 곡소리 나겠군요. 하하하”


칼스는 루의 의도를 알았다는 듯 내심 기뻐하며 말했다.


용병에게 실력을 늘 기회가 생긴 다는 것은 여벌의 목숨을 가지는 것과 동일하다.


그 귀한 기회를 쌍둥이가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칼스는 기꺼웠다.


“참!”


나가던 루가 칼스를 보며 말했다.


“길잡이도 한명 붙여주면 좋겠어.”


“네?”


“응! 길잡이! 길 안내하는 사람 있잖아. 몰라?”


루는 본인도, 쌍둥이도 믿지 못했다.


***


“용병이 길치라는게 말이됩니까? 소문나면 오던 의뢰도 안 들어옵니다. 이리 오십시오.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칼스의 간곡한 만류에 결국 길잡이를 구하는 일은 취소되었다.


대신 칼스는 루와 쌍둥이를 앉혀 놓고 헤이로스에서 가르시아로 가는 길을 지도로 그려주며 자세히 알려 주었다.


“이쯤에 큰 바위산이 있네. 가는 길에서 보면 커다란 코끼리 모양인 바위인데....”


설명할수록 눈에 총기가 빠져나가는 세 사람을 보고는 칼스는 결국 지인들까지 소환해 내었다.


“여기 가르시아 이틀 전에 나오는 마을은 자경단이 있는 곳이네. 거기 가면 작센을 찾게. 그러면 숙소와 먹을거리 사는 것을 도와 줄게야...”


비싼 종이를 빈틈없이 꽉 채워가며 세심하게 안내 해준 칼스였다.


“날씨가 정말 좋군요!”


라딘의 말에 루가 올려단 본 하늘은 곧 비가 올 것 같은 먹구름이 끼고 있었다.


“바람도 시원하구요!”


레딘의 말에 고개를 내린 루는 습한 바람만이 얼굴을 스치고 있었다.


뭐야? 왜 이래?


쌍둥이는 정식 단원이 되었다는 점이 너무 기뻤다.


콜메드를 함께 다녀왔다지만 그때까지는 임시 단원이었기에 뭔가가 부족했다.


하지만 지금은 루로부터 정식 단원으로 인정받아 떠나는 첫 의뢰였다.


모든 세상이 기쁨으로 가득한 쌍둥이였다.


루는 옆에 흐르는 강을 보더니 적당한 공간을 찾아 아영을 준비 시켰다.


“오늘부터 열흘정도 여기서 지낼 거야. 그리고 오늘부터 수련을 봐 줄 테니 저녁 먹고 대련부터 해보자!”


“네!”


“넵!”


뭘 해도 즐거운 쌍둥이였다.


***


“헉!헉!헉! 그...그만...”


“라딘, 이정도로 포기라니 실망이다.”


쓰러져 땅을 기던 라딘이 루의 말에 팔에 힘을 주며 일어나려 애썼다.


활을 주 무기로 하는 레딘은 벌써 루가 던진 검집에 맞고 쓰러져 기절했는지 꿈쩍도 않고 있었다.


옆에 놓인 도끼에 기대 겨우 일어선 라딘은 다시 한 번 자세를 잡으며 말했다.


“그럼...헉!헉! 다시 한 번 가..겠습니다.”


“그래! 좋아! 그래야지!”


파닥!


챙! 퍽!


한 번의 부딪힘! 그리고 루의 발길질에 다시 한 번 뒤로 날아간 라딘이었다.


“예상은 했지만 너무 힘에만 의존해!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지! 강물에 좀 씻고 와서 먼저 자! 오늘 불침번은 내가 설 테니...”


“아닙니...”


“됐어! 불침번 서다 졸게 뻔한데. 그냥 내가 설 테니 푹 자! 내일도 수련할 거야.”


“네? 내일...도요?”


“앞으로 매일 대련과 수련을 할 거야. 단장으로서 단원들의 실력 향상은 꼭 해야만 하는 일이지!”


“안 그러셔도...”


루는 라딘의 중얼거림을 무시했다.


“레딘 깨워서 얼른 씻고 자. 힘 남았으면 좀 더 하던지?”


“아닙니다. 우선 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단장님!”


라딘은 꾸벅 인사를 하곤, 레딘을 깨워 강으로 향했다.


“확실히 둘 다 힘이 좋긴 하네. 레딘의 활도 의외로 정확하고... 잘만 수련시키면 쓸 만하겠어.”


루는 첫 대련이었지만 근성 있게 쫓아오는 둘의 모습이 흡족했다.


아직은 실전 경험이 모자라지만, 지속적인 수련을 해 간다면 어지간한 기사와 붙어도 쉽게 지진 않을 것 같았다.


앞으로의 수련 계획과 향후 일정에 대해 생각하던 루의 눈에 손목의 팔찌가 들어왔다.


‘방패!’


우웅!


팟!


순간적으로 루의 전면을 가린 금빛 방패가 튀어 나왔다.


그리고 곧바로 방패는 사라졌다.


‘빠른 공방에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좀 더 빠르게 나오도록 연습해야겠네. 아직은 반응 속도가 느려! 오늘 밤에는 이걸 좀 해야겠네.’


혼자 불침번을 서려 한 것도 이런 목적이 있었다.


쌍둥이 앞에서 연습하는 건 아무래도 시선에 신경이 쓰였다.


혼자만의 연습과 마나수련 등이 필요한 루였다.


다음날부터 낮에는 개인 수련과 사냥을 했다.


충분히 쉬며 고기로 영양을 보충 했고, 그 외에는 모든 시간을 대련에 힘썼다.


파앙!


패앵! 쉬이익!


라딘과 레딘은 한 몸처럼 움직였다.


라딘이 도끼를 휘둘러 상대의 시야를 잡는다. 그 틈에 레딘은 상대의 머리 혹은 하체를 향해 화살을 쏘았다.


커다란 도끼가 부딪힐 때 상대는 시야와 화살이 날라 오는 소리를 들을 수 없다.


알고도 당할 수밖에 없는 협응이었다.


루는 달랐다.


라딘의 도끼를 힘으로 받아내며 날아오는 화살을 스텝을 이용해 피했다.


슈우욱!


루는 발길질로 돌을 레딘에게 차 버렸다.


“앗!”


퍽!


“으윽!”


생각도 못한 돌이 날아와 레딘의 배에 박혔다.


레딘이 갑작스럽게 비명을 지르며 쓰러지자 라딘이 놀라며 스텝이 꼬였다.


도끼를 밀어버리며 손잡이를 타고 내려와 손목을 강하게 때렸다.


파악!


“으윽!”


라딘 역시 도끼를 놓치며 뒤로 서너 걸음 물러났다.


전투나 결투였다면 바로 따라 붙을 테니 죽은 목숨이었다.


“늘 집중하라고! 언제 어디서 뭐가 튀어 나올지 모르는 게 전장이야!”


라딘은 또 다시 도끼를 놓친 자신이 믿을 수 없었다.


레딘 역시 경계를 했음에도 도끼를 막는 연속 동작 도중 돌을 날릴 거란 생각을 전혀 못했기에 기습을 당했다.


말도 안 되는 상황이었다.


“명심하겠습니다. 단장님!”


라딘은 허리를 숙이며 인사했다.


이러한 대련이 진짜 전장에서는 자신의 목숨을 살릴 것이란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레딘 역시 고개를 숙이며 루에게 인사를 하는데, 루가 갑자기 강가로 뛰어 갔다.


“단장님?”


라딘과 레딘이 루를 따라 강가로 뛰었다.


루는 강가에서 크게 점프를 했다.


어찌나 높고 멀리 뛰었는지, 조금만 더 뛰면 건너편에 떨어지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였다.


루는 눈으로 어림잡은 위치에 정확히 떨어졌고, 그곳에는 사람의 등이 떠올라 있었다.


***


“괜찮겠습니까?”


라딘의 물음에 루가 대답했다.


“다행히 호흡은 돌아왔어! 문제는 이 상처들인데...”


레딘이 급하게 말에서 약초와 도구들을 챙겨왔다.


“저희가 가진 상처에 바르는 약초들입니다. 일단 즙을 내서 바르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아직 어린 것 같은데 얼굴까지 저리 된걸 보면 무슨 일인지...”


루가 구해 온 사람은 자신보다는 어려 보였다.


하지만 쌍둥이 나이를 들을 때의 놀람을 생각하면 외모만으로 나이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루는 가지고 있었다.


‘18살입니다.’


18살입니다.....?


칼스가 알려준 쌍둥이의 나이였다.


단장이기에 말을 편히 했지만 내심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라 불편해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아직도 그날의 놀람이 가시지 않은 루였다.


“일단 일어나면 알아보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때였다.


약초를 바르는 곳에 통증을 느꼈는지 사내가 깨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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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비적들! (3) 24.09.05 69 0 13쪽
18 비적들! (2) 24.09.04 70 1 11쪽
17 비적들! 24.09.03 70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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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영지전 (3) 24.09.01 78 3 12쪽
14 영지전 (2) 24.08.31 89 3 12쪽
13 영지전 24.08.30 90 3 13쪽
12 새로운 동료 24.08.29 97 3 12쪽
11 두번째 의뢰 (4) 24.08.28 104 3 12쪽
10 두번째 의뢰 (3) 24.08.27 100 3 12쪽
9 두번째 의뢰 (2) 24.08.26 104 3 12쪽
» 두번째 의뢰 24.08.25 120 4 12쪽
7 마법사 24.08.24 126 4 12쪽
6 첫 의뢰 (3) 24.08.23 121 3 12쪽
5 첫 의뢰 (2) 24.08.22 139 4 12쪽
4 첫 의뢰 24.08.21 164 3 12쪽
3 세상으로!(3) 24.08.20 175 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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