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변경백은 오거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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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터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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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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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6. 대치하다.

DUMMY

036. 대치하다.






*



푸앙.


순간 무게를 올린 검이 반쯤 실드 안으로 들어갔다.


검끝이 김한남의 왼쪽 눈을 깊숙이 찌르고 멈췄다.


‘아아.’


각도가 미묘하게 어긋나서 뇌를 완전히 파괴하지 못했다.


“으아아!”


김한남이 통증에 펄떡 뛰면서도 비명을 질렀다.


하지만. 고통에 혼절하지는 않고 입으로 주문을 외웠다.


“라이트닝(Lightning)!”


파지지직.


“으으!”


전기가 검을 타고 온몸을 지졌다.


“옆으로 늘어나!”


스스슥.


베르반의 검면이 점점 늘어나더니 그레이트 소드 형태로 변해갔다.


늘어난 검날이 뇌의 절반까지 베었을 때.


빠악.


“털썩.”


후두부의 통증과 함께 몸이 무너졌다.


고개를 돌리니 녹슨 검을 든 스켈레톤이 보였다.


또. 스켈레톤 뒤에 힘겹게 싸우는 줄리아와 만프레드가 보였다.


스켈레톤 하나하나는 별거 아니지만, 그 숫자가 체력을 소모 시켰다.


검을 다시 내려치는 스켈레톤을 보고는 베르반을 잡은 손을 놓고는 뒤로 굴렀다.


퍽.


검이 바닥 돌에 부딪혀 붉은 쇳가루를 날렸다.


우우웅.


마력이 바로 탄 피부와 경추를 회복시켰다.


“빌어먹을.”

“캬캬갹!”


줄리아를 포위한 스켈레톤들이 물러나 김한남을 둘러쌌다.


“나. 나는···.”


반쯤 머리가 썰린 김한남은 생사의 가운데에서 투쟁하고 있다.


스켈레톤의 몸이 느려진 것이 그가 죽어가는 게 느껴졌다.


‘베르반. 고마워.’


“헉헉.”


타다닷.


“주군!”

“오빠! 괜찮아?”


둘이 달려와 나의 좌우로 섰다.


그리고는 김한남에게 달려가려는 둘을 막았다.


“멈춰. 지금 체력으로는 무리야.”


인벤토리를 꺼내어 포션을 나누어 마셨다.


‘싸우기 전에 주머니에 챙겼어야 했는데’라는 작은 후회가 들었다.


둘 다 하나씩 포션을 주고는 나도 주머니에 하나를 넣었다.


체력이 회복되었지만 마력·친화력이 회복되는 건 아니어서, 모두 달려들지 못했다.


“아아!”


순간 생각이 떠올라 인벤토리에서 받아놓은 여해의 팔을 꺼냈다.


으적우적.


우우웅.


마력이 조금씩 찼다.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비행 마법으로 도망칠 정도는 되었다.


‘3서클이면 위험해. 도망쳤다가 좀 더 준비하고 다시 돌아올까?’


도망칠 생각을 하지만 마음이 꺾이지 않았으니 수치심은 없다.


김한남은 강해졌고, 나는 그보다 모자란다.


‘그래도 베르반은 챙겨야 하는데.’


그때 줄리아가 물끄러미 나를 보았다.


“오빠. 왜 그렇게 나를 봐?”

“응?”

“나를 샅샅이 핥던 시선이 없어. 눈에서 성욕이 느껴지지 않아. 그냥 아빠가 나를 보듯이 보고 있어.”

“··· 싸우면서 거세했거든.”

“거세? 아아.”


벽사검법에 대해서는 줄리아도 알고 있다.


만프레드는 내 말에 충격받은 표정으로 나를 보았지만 뭐라고 묻지는 않았다.


콰앙.


“?”


소리에 아래를 보니 휴식을 끝낸 용병단이 성문을 부수고 들어왔다.


그들은 느린 스켈레톤을 부수며 내 곁으로 와 방진을 세웠다.


“단장. 어떻게 된 거야?”


토르켈의 말에 김한남과의 싸움을 말해주었다.


“이런!”

“도. 도망쳐야 하는 거 아니야?”


3서클 흑마법사의 탄생에 대장들은 긴장했다.


용병만큼 마법사의 끔찍함을 아는 존재도 없다.


베켐프가 긴장하며 김한남을 노려보았다.


“그러면 어떡하지? 단장은 너야. 다음 명령을 내려줘.”

“······.”


김한남의 생사를 확인하고 결정하면 좋겠지만, 놈이 회복되면 도망칠 기회는 없다.


3서클이 되려는 순간 공격해서 성공한 거지, 3서클 상태였다면 실드를 뚫지 못했을 거다.


베르반에 대한 정보도 이미 알았으니, 더는 재미를 보기도 힘들다.


‘싸울까, 도망칠까?’


답은 바로 정해졌다.


베르반을 두고 갈 수 없다.


“일단 공격해!”

““오오!””


용병들이 스켈레톤 무리를 방패로 밀었다.


“꺄꺄꺄!”


해골들이 발광하며 덤벼들었지만, 방패로 막고 창으로 찌르기를 반복하자 급속도로 숫자가 줄어들었다.


흑마법사가 아무런 명령을 내리지 못하기에, 오합지졸이 따로 없었다.






1시간 후.


“단장. 다 죽였어.”


눈에 보이는 모든 스켈레톤을 죽였다.


우지직.

우두둑.


나는 스켈레톤의 갈비뼈 하나를 씹어먹으며 명령했다.


“내려가서 남은 언데드가 있으면 처리해. 제물로 바칠지 모르니까. 또 포로들이 있으면 한곳에 모으고.”

“알았어.”


대장들이 용병들을 끌고 안으로 내려갔다.


몇 개의 건물을 뒤지고 그때마다 작은 전투 소리가 들렸다.


“꺄아아아!”


쾅. 파앙.


나는 그 모습을 내려다보며 씹던 뼈다귀를 뱉었다.


“퉤. 내가 개도 아니고··· 맛없어. 역시 쫄따구는 먹어도 소용이 없군.”


이빨 아프게 뼈다귀를 씹어봐야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줄리아는 내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이 신경질을 냈다.


그동안 안아주지 못했기에 불만이 많이 쌓인 목소리였다.


“오빠. 그런 거 먹지 마. 보기 이상해.”

“응? 인간들 먹을 때는 가만히 있더니.”

“그건 인간이잖아. 저건 마물이고.”

“··· 으응. 알았어.”


딱딱따라라.


이빨을 딱딱거리는 스켈레톤 머리를 밟아주자, 음식 쓰레기가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


뼈는 칼슘과 인 같은 게 많아서 농작물에 좋은 비료가 된다는, 쓸데없는 생각을 하면서 정면을 보았다.


투명한 실드 안에는 아직도 김한남이 베르반과 싸우고 있다.


베르반은 넓어지려고 하고, 김한남의 마력은 그것을 막았다.


카앙.


만프레드가 힘껏 검을 내려쳤다.


캉.


“역시. 부서지지 않는군.”


혹시나 해서 베르반을 꽉 잡고 흔들려고 했지만, 실드는 꽉 하고 검을 조였기에 움직일 수 없었다.


“시. 시발. 죽기 싫어. 시발. 아파.”


김한남이 반쯤 남은 자아가 나를 보고 중얼거렸다.


백중지세(伯仲之勢).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태.


베르반과 김한남의 힘이 균형을 이루어 어느 하나가 승기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조금씩 승기는 베르반으로 넘어갔다.


가짜 전환.


스스로 고통을 받아들이지 못한 반쪽짜리 마법사는 고통에 약하다.


모든 용기는 눈을 뽑고 손가락을 자르는 데 사용했다.


그 고통도 마왕에게 주었고, 흑마법사는 마왕의 노예에 지나지 않는다.


계약한 마왕은 흑마법사에게는 가장 절친한 친구이자 아버지 같은 존재다.


물론. 마왕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끄으으.”


산다는 건 자극투쟁.


신선한 자극으로 꾸준히 몸에서 쾌락 물질을 분비하는 투쟁이다.


쾌락이 없으면 행복도 없고, 그런 생명은 죽지 못해 사는 우울한 존재다.


그리고. 그런 생물은 자손을 남기지 못하고 투쟁에서 패배해 사라진다.


무뎌지지 않는 최고의 쾌락은 고통에서 나오는데, 흑마법사는 그것을 포기했다.


그저. 계약한 마왕에게 아이처럼 매달리며 스스로를 버렸다.


사이비 종교의 신도처럼.


“주. 죽기 싫어. 싫어.”


김한남의 힘이 점점 약해졌다.


“단장. 다 했어.”


용병들은 포로들을 데리고 앞에 세웠다.


50명 정도 되는 알몸의 여자들이었다.


그동안 심하게 굶었는지 모두 김한남처럼 해골 가죽에 살만 붙인 몰골이었다.


그래서인지 어느 용병도 강간하자고 달려들지 않아 말릴 수고를 덜었다.


실드를 한번 힐끔 보고는 대장들을 보았다.


‘한참은 걸리겠군.’


“지금 잘 테니까 이상이 있으면 바로 깨워.”


나는 줄리아를 잡고 구석으로 가서 누웠다.


눈을 감는 그녀를 보고는 나도 눈이 감겼다.






다음날.


마력도 모두 회복하고 용병단들도 충분히 쉬었다.


포로들도 배불리 먹이고 시체들을 치우게 했다.


문제는 흑마법사의 실드 뿐이다.


“끄으으으.”


검은 미세하지만 점점 넓어져 머리의 2/3을 갈랐다.


마법사나 흑마법사나 머리 깊숙한 곳에 있는, 콩알만 한 뇌핵만 파괴되지 않으면 얼마든지 재생할 수 있다.


그게 아니라도 몸에 명령을 내리는, 뇌를 멈추게만 해도 승리다.


“싫어. 시발. 죽기 싫어. 죽일 년들이 얼마나 많은데···.”


원한이 골수에 치민 눈에서 피눈물이 흘렀다.


미친 여왕처럼 놈도 다를 게 없다.


파앙!

쿠쾅!


여전히 실드는 부서지지 않았다.


모두 전력을 쏟아 한 점에 집중하면 미세한 금이 생겼지만, 이내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렇게 반나절 동안 시도하다가 공격을 포기했다.


“고작 1서클 차이인데, 이렇게 차이가 나다니···.”


여해가 나를 아주 봐주었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깨달아졌다.


그는 얼마든지 나를 죽일 수 있었다.


‘그냥. 여해에게 도움을 청할까? 아니야. 이 정도는 내가 극복할 문제야.’


“끄으윽. 죽지 않아.”


중얼거리는 절규와 함께 검이 조금이 밀려갔다.


“··· 역시.”


흑마법사의 마력은 마왕에게 지속해서 받기에, 아무리 사용해도 마력 자체가 줄어들지는 않는다.


순도나 한 번에 쓸 수 있는 양만 정해져 있지, 기실 무한의 마력과 같다.


그건 베르반이나 일리아도 마찬가지지만, 놈의 무의식이 점점 3서클에 익숙해져, 마력도 원래의 3서클로 변했다.


“주. 주군.”


만프레드가 김한남의 미세한 차이를 눈치채고는 나를 보았다.


“하아. 당장 여해에게 연락해도 늦겠군.”


잠시 방법을 궁리했다.


도망치는 게 가장 효과적이겠지만, 패잔병으로 여해에게 가봐야 좋은 대접을 받기는 힘들다.


변경백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에, 그가 분노해서 나를 죽일지도 모른다.


그전에 약속을 지키지 못한 나의 정신이 파괴될지도 모르고.


“그래. 약속. 나는 약속을 했고 여기를 차지해야 한다. 빌어먹을. 계약을 꼼꼼히 해야 했는데.”


다시 마음을 정했다.


“모두 모여!”


모두 불러 모아서 포로와 일반용병들부터 가사 상태를 만들어 인벤토리에 넣었다.


그리고. 용병대장들과 줄리아, 만프레드를 보았다.


“너희들도 들어가.”

“오빠.”

“주군.”

“그르누이.”

“야.”

“어쩌려고?”


나는 줄리아의 엉덩이를 만지며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감촉을 즐겼다.


그리고 만진 손가락을 코에 대고 마약 중독자처럼 킁킁거리며 맡았다.


내가 몬스터라는 것이 일깨워지자, 마음이 더 차분해졌다.


붉어진 줄리아의 얼굴을 보며 말했다.


“인벤토리의 다음 소유자를 여해로 정했다. 내가 죽으면 여해에게 이동할 거야. 3서클로는 인벤토리의 이동을 막을 수 없어.”


여해는 본인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일행에게 도움을 줄 것이다.


“싫어!”


줄리아가 분노하며 소리 지르자 끌어안고 정수리 냄새를 맡았다.


와락.


“너는 도움이 안 돼. 벽사검법에 방해가 돼. 그거 무슨 의미인지 알지?”

“··· 오. 오빠.”


실컷 냄새를 맡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시선을 움직였다.


“모두 마력에 저항하지 마. 시간만 낭비되니까. 나는 너희들의 단장이니 명령에 복종해라. 아니면 내 밥이 되던가. 슬립.”


우우웅.


마력이 4명의 몸에 스며들었다.


반항하면 죽인다는 단호한 눈빛에, 용병대장들과 만프레드는 마력에 저항하려는 마음을 억눌렀다.


털썩.


그렇게 졸음에 모두 고꾸라지고 나와 줄리아만이 남았다.


훌렁. 스르륵.


나는 줄리아의 옷을 벗기고 나도 알몸이 되었다.


“오. 오빠!”


당황한 그녀의 속살을 만지며 이글거림을 보여주었다.


“망설임을 없애기 위해서야. 이거 쓰고 다시 잘라야 해.”

“··· 으. 으응.”


그녀는 얼굴을 붉히면서도 저항하지 않고 나를 받아들였다.


흔들흔들.


“아. 아아!”


거센 용두질과 교성이 동래성을 가득 채웠다.


3시간 후.


용두질은 계속 이어졌다.


그리고 미세하게 흔들리는 김한남의 눈빛이 보였다.


킁킁.


‘동정의 냄새다. 역시 저놈은 동정이군!’


그르누이의 눈빛이 사냥꾼처럼 반짝였다.




고맙습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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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041. 복수 24.09.18 6 0 13쪽
40 040. 최초의 백성 24.09.17 8 0 12쪽
39 039. 대통령의 고민 24.09.16 9 0 12쪽
38 038. 동료를 제안하다. 24.09.15 9 0 12쪽
37 037. 5서클 흑마법사 24.09.14 12 0 12쪽
» 036. 대치하다. 24.09.13 12 0 12쪽
35 035. 흑마법사 김한남 24.09.12 18 0 12쪽
34 034. 동래성 24.09.11 19 0 12쪽
33 033. 권능 24.09.10 16 0 12쪽
32 032. 여해(汝諧) 24.09.09 19 0 12쪽
31 031. 지구로 24.09.08 17 0 12쪽
30 030. 찌르레기 용병단 24.09.08 21 0 12쪽
29 29. 자비(慈悲) 24.09.08 20 0 12쪽
28 028. 마공의 비밀 24.09.07 24 0 12쪽
27 027. 흑미륵마공 24.09.07 23 0 12쪽
26 026. 시술 24.09.07 23 0 12쪽
25 025. 정령사 줄리아 24.09.06 24 0 12쪽
24 024. 운명과 숙명 24.09.06 28 0 12쪽
23 023. 클레어 바이블 24.09.06 28 0 12쪽
22 022. 냄새(그르누이) 24.09.05 31 0 12쪽
21 021. 처음이자 마지막 마법 24.09.05 29 0 12쪽
20 020. 승리 24.09.05 30 0 12쪽
19 019. 혜영의 세상(3) 24.09.04 30 0 13쪽
18 018. 혜영의 세상(2) 24.09.04 33 0 12쪽
17 017. 혜영의 세상(1) 24.09.04 39 0 13쪽
16 016. 혜영과 와이얼드 24.09.03 39 0 12쪽
15 015. 검이 심장을 뚫다. 24.09.03 37 0 12쪽
14 014. 와이얼드와 대결하다. 24.09.03 43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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