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변경백은 오거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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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터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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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자비(慈悲)

DUMMY

29. 자비(慈悲)






*



천룡팔부라는 무협지를 보면, 소림의 무공을 훔쳐 배운 사람이 나온다.


하지만. 그는 점점 몸이 망가지고 폐인이 되어갔는데, 그 이유를 마당이나 쓰는 비루한 승려가 말했다.


「소림의 무공은 상대를 파괴하고 부수는 강력한 무공. 자비로운 마음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몸이 망가집니다.」


남자는 그 말에 깨달음을 얻고, 왕이 될 욕심에서 벗어났다.


나는 곰곰이 그 내용을 음미했다.


‘그래. 마법사들이 만든 무공의 원류는 무협지. 그 심득(깨달음)도 같이 포함된 거야.’


물리적 법칙이 마력의 소모를 낮추듯이, 이런 심득은 정신의 부담을 낮춘다.


또. 무공의 위력 또한 높일 테고.


‘자비? 자비······.’


몬스터에게 자비라니···


최고의 자비는 불교의 십인(十忍)이나 기독교 그리스도의 희생처럼 나를 완전히 바치는 거다.


마력폰으로 그 무협지를 검색했다.


그리고. 필요한 페이지를 찾아 읽었다.




그 여자애는 물었다.


“무엇을 십인(十忍)이라고 하지?”


허죽(虛竹)은 무공이 비범하지는 않았으나 불경에 대해서는 거의 모르는 것이 없었다.


“첫째는 살을 잘라 독수리에게 먹이는 것이고,

둘째는 주린 호랑이에게 몸을 던지는 것이고,

셋째는 머리를 잘라 하늘에 사의를 표하는 것이고,

넷째는 뼈를 분질러 골수를 드러내는 것이고,

다섯째는 몸을 던져 1천 개의 등불을 켤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

여섯째는 눈을 뽑아 남에게 줄 수 있어야 하고,

일곱째는 껍질을 벗겨 책을 만들 수 있어야 하고,

여덟째는 염통을 찔러 뜻을 굳건히 해야 하며,

아홉째는 몸을 태워 부처님에게 바쳐야 하며,

열 번째는 피를 땅에 뿌리는 것입니다.”


그가 한마디 할 때마다 그 여자애는 1번씩 냉소를 했다.


그의 말이 끝나자 그 여자애는 물었다.


“고기를 잘라 독수리에게 먹인다는 것은 무슨 뜻이지?”


허죽은 대답했다.


“그것은, 부처님이신 석가모니께서 살아 계실 때 있었던 일입니다. 석가모니께서는 굶주린 독수리가 비둘기를 쫓는 것을 보고, 마음속으로 측은히 여겨 비둘기를 품속에 숨겼습니다. 그러자 굶주린 독수리가 말했습니다. ‘당신이 비둘기를 구하게 된다면 나를 굶어 죽게 하는 것이니, 나의 목숨은 당신이 해친 것이 아니겠소?’ 그리하여, 부처님은 자기 자신의 피와 살을 잘라내어 굶주린 독수리에게 배불리 먹여주었다는 것입니다.”


그 여자애는 다시 물었다.


“굶주린 호랑이에게 몸을 던졌다는 얘기도 아마 비슷하겠지?”


허죽은 대답했다.


“바로 그렇습니다.”




“미쳤군.”


대승계 불교는 나를 버려서 타인을 구원하는 것이다.


그것이 전부다.


소림의 무공은 대승계의 무공이고, 곧 십인이다.


무공을 만든 마법사들은 무협지에 광적으로 빠진 사람들이다.


흑미륵마공의 저자 또한 마찬가지일 거다.


“하아. 자비라.”


철컥.


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았다.


흑미륵마공의 숨겨진 뜻을 깨달았지만, 오거의 정신이 아니라도 일반 마법사에게 자비를 가지라니··· 호랑이보고 풀을 뜯어 먹으라는 소리와 다를 게 없다.


전투마법사들은 이 무공을 극성까지 익혀도, 그 한계를 넘지를 못할 거다.


심지어. 이 무공을 만든 마법사까지도, 본인의 판타지를 충족한 것뿐일 거다.


“하아. 미치겠군.”


자비에 대해서 더 생각하다가 답답함에 생각을 멈췄다.


“그냥. 가끔 착한 일 하면 될까? 운공에 필요한 만큼. 그것도 희생이라면 희생이니까. 나를 희생한다고? 개좆같은, 아니. 개 음경 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마법사에게 자비라니.”


털썩.


바닥에 앉아 마력을 움직였다.


확실히 전보다 빠르고 안정적으로 몸속을 돌아다녔다.


흡사 정공 같은 안정성에 마공 같은 속도였다.


과연. 검은 미륵이라는 말이 어울렸다.


그냥 버리기에는 너무 아까운 전투마법(무공)이다.






2주일 후.


스스스.


뚝뚝.


근육이 찢기는 고통이 이제는 별로 새롭지 않다.


그저 아득할 정도로 재미가 없다는 생각뿐이다.


‘러너스 하이’ 같은 무아지경의 쾌감도 이제는 멀리멀리 사라졌다.


‘시발! 개 음경 같은!’


같은 욕설도 이제는 지겹다.


당하는 상대가 있어야 흥이 나는데···.


우두둑.

뜨드득.


근육이 찢기고 관절이 버티지 못하고 망가지는 통증.


최대한 느리게 검을 내려쳤다.


천천히. 천천히. 아주 천천히.


한번 내려치는 데 10분이 걸렸다.


무거운 검이 내려가자 바로 허리를 비틀고 또 천천히 가로로 베었다.


‘천천히. 천천히.’


느리게 움직이면 몸과 무기에 대한 이해가 좀 더 높아진다.


그냥 길거리를 걷는 것과, 순간이 찍힌 사진을 보는 것과의 차이처럼.


그 한순간의 유일함이 얼마나 아름답던가?


허리와 팔이 완전히 돌아가자, 이제는 방향을 바꾸어 빠르게 베었다.


휙.


느리게만 움직이면 재미가 없다.


적절하게 이 아득한 지겨움에서 버틸 수 있게 몸부림쳐야 한다.


어떻게든 몸에서 도파민을 분비해야 한다.


‘하아. 싫다. 정말 하기 싫다.’


검이 도(刀)로 바뀌었다.


도는 창으로 바뀌고, 창은 철퇴, 삼지창, 연검, 채찍 등으로 계속 바뀌었다.


맛없는 음식에 조미료를 뿌리듯이, 여러 종류의 무기로 바꾸었다.


파앙.


“헉헉.”


같은 검이라도 롱소드와 중국식 보검은 차이가 있고, 같은 창이라도 언월도와 방천화극의 느낌은 아주 다르다.


그 다른 느낌이 지루함의 늪에서 조금이라도 탈출할 수 있게 해주었다.


덕분에 무기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


내려치기.

올려치기.

사선베기.

역사선베기.

수평베기.

찌르기.


기본 6개.


하지만. 사선베기, 역사선베기, 수평베기는 좌우 2종류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베는.


그래서. 총 9개의 방향을 가진다.


나는 죽어라 이 9개의 길을 연마했다.


부우웅.


내려친 검이 중간에 멈추고 바로 대각선 위로 올랐다(역사선베기).


우두둑.


익숙한 통증은 더 이상 통증이 아니다.


손목과 팔꿈치, 어깨에 새로운 종류의 통증이 만들어졌다.


그러자. 몸에서 쾌락이 생겼다.


휘익.


파앙.


채찍이 원을 그리며 바닥을 쓸었다.


채찍은 냉병기 중에 유일하게 음속을 낸다.


파앙.

파앙.


소닉붐이 바닥에 흠집을 만들었지만, 바로 흔적이 사라졌다.


우우웅.


그렇게 미친놈처럼 몸을 학대하니, 죽고 싶다는 생각까지 쾌락이 되었다.


수련이 끝났다.


“헉헉. 시발. 우웩!”


털썩.


음식물을 게웠다.


무릎을 꿇을 힘도 없어서 상반신에 토사물이 다 묻었다.


반쯤 소화된 인간의 살점이 시큼한 냄새를 품고 몸에 달라붙었다.


“으으. 시발.”


허리 쪽 척수가 망가져서 하반신이 움직이지 않았다.


피로가 밀려왔다.


운동시간은 전보다 짧아진 1시간이지만, 강도는 훨씬 강하다.


강도가 어제보다 강하지 않으면 자극이 되지 않아서, 마력이 성장하지 않았다.


그래도. 2~3시간보다 1시간 동안 지루함을 참는 게 훨씬 낫다.


털썩.


눈을 감자 어둠에 빠졌다.






눈을 뜨자 언제나처럼 몸이 회복되어 있었다.


마력폰을 보니 이틀이 지나있었다.


클린 마법으로 더러운 걸 다 치우고는 반가부좌를 틀고 마력을 움직였다.


‘자비. 자비. 좆같은 자비.’


위이잉.


며칠 전에 사창가에서 납치한 양아치의 얼굴과 비명 소리를 떠올렸다.


제법 유명한 쓰레기라서, 놈이 사라지자 사람들은 환호하고 기뻐했다.


‘그래. 나는 자비를 베풀었어. 내식으로 자비를 베풀었어.’


우우웅.


마력의 순도가 좀 더 깊어졌다.


‘그래. 성공이야. 시발놈. 성공이다.’


며칠 동안 마탑 밖에서 여러 명을 죽이고 인벤토리에 넣었다.


강간범. 살인범. 악덕 포주···.


나쁜 놈을 죽일수록 환호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하. 천벌을 받은거야.」

「아니면. 어떤 용사님이 해결해 주신 건가?」


그리고. 그만큼 마력의 양과 질이 더 좋게 변했다.


마법의 힘은 상식을 초월한다.


세상의 평판과는 다르게 평범한 사람을 죽였는데, 마력이 훨씬 좋아진 경우도 있었다.


사람들은 우울해하며 살인범(나)을 욕했다.


「아아. 이렇게 좋은 사람이 살해당하다니.」

「죽일 놈.」


반응이 달라 의아해 철저하게 알아보자, 겉으로는 착한 척하는 놈이었다.


녀석의 지하방에서 고문당한 시체가 있었다.


‘나쁜 놈들은 특유의 몬스터 냄새가 난다.’


나쁠수록 더 지독한 누린내를 풍긴다.


위선자일수록 더욱 지독하다.


‘선악을 모르겠다. 이해가 안 돼. 약해서 당한 건데··· 속은 놈이 바보인데··· 그러면 나도 나쁜 놈인가?’


나쁜 놈들이 오히려 내게는 친근한 종류다.


놈들에게는 증오의 감정도, 죽여서 통쾌하다는 감정도 없다.


그냥. 수련에 이용할 뿐이다.


우우웅.


새로워진 마력에 익숙해졌다.


꼬르륵.


반가부좌를 풀고 인벤토리를 열어 식사했다.


젊고 예쁜 이 여자는 그 미모로 20명이 넘는 사람들을 절망에 빠뜨렸다.


우적우적.


역시. 여자는 남자보다 육질이 연하고 맛있다.


“맛있어.”


인간 아이도 먹고 싶지만, 그래서는 안 된다는 강한 경고가 정신을 찔렀다.


어쩌면. 그러는 순간 흑미륵마공의 마력이 나를 공격할지도 모른다.


아이들에게는 충분한 쓰레기 냄새가 나지 않는다.


‘뭐. 할 수 없지.’


고기를 배부르게 먹고, 냉장고에서 채소를 꺼내어 씹었다.


맛이 더럽게 없지만, 쾌변을 위해서 필요하다.


배를 다 채우자, 양치질하고 가만히 침대에 누워서 이 평온한 감정을 즐겼다.


몸속에 세로토닌과 다이돌핀이 충만하다.


마공 특유의 짜릿함과 흥분됨과 달라서 기분이 묘했다.


‘원래는 짜릿했는데, 자비를 깨닫자 성질이 변했어. 아니. 더해졌어.’


손을 머리 위에 들어 손바닥을 보았다.


손바닥 모양이 꼭 귀신의 얼굴 같다.


귀면상(鬼面狀).


손이 무기를 잡기 가장 이상적으로 변한 모습이다.


“하아. 이거는 마음에 드네.”


꾸욱.


베르반을 들었다.


휙. 휙. 휙.


검에서 도로, 도에서 창으로······.


베르반이 빠르게 여러 무기로 변신했다.


하지만. 나는 이 속도에 전혀 만족하지 못했다.


0.5초도 안 되는 짧은 속도지만, 내게는 너무 느렸다.


나보다 강자에게는 더욱 느리게 보일 거다.


‘솔직히 와이얼드 때는 운이 좋았지.’


베르반은 변신하는 속도도, 무기가 늘어나는 속도, 무거워지는 속도도 느리다.


정확하게는 명령을 내리는 나의 속도가 문제다.


하지만. 이렇게 계속 훈련하면 속도를 줄일 수 있다.


입이나 속으로 말하는 것보다 마음으로 바로 연결된다면, 속도의 간극은 사라질 것이다.


휙.


베르반이 보검의 형태로 바뀌었다.


가볍다.


무게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하지만. 와이얼드처럼 공기 사이를 가르지도, 공기를 이용하지도 못한다.


거세하지 않아서, 지금은 그때보다 조금 약하다.


당연하게도 흑미륵마공은 극성에 이르지 못했다.


그래도 압축된 근육과 순도 높은 마력에 흡족한 기분이 들었다.


“나머지는 한국에 가서 완성해야겠지. 규화보전은 이것부터 극성으로 익히고 생각하자.”


줄리아의 복수를 위해서라도 한국으로 가야 한다.


주섬주섬.


옷을 갈아입고, 인벤토리에 옷장 속의 옷을 넣었다.


아직 한 달까지 이틀이 남았지만, 끓어오르는 욕구를 참기 힘들었다.


한 달 동안 너무 참았다.


그동안 수련이 힘들어서 여직원을 부를 힘도 없었다.


저벅저벅.


마탑에서 벗어나 한걸음에 여관으로 갔다.


쾅.


문이 열리자 놀란 줄리아와 어느 남자가 보였다.


“?”

“오. 오빠.”

“!”


지구의 양복을 입은 살구색의 남자는 놀란 눈빛으로 나를 보았다.




고맙습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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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036. 대치하다. 24.09.13 10 0 12쪽
35 035. 흑마법사 김한남 24.09.12 15 0 12쪽
34 034. 동래성 24.09.11 17 0 12쪽
33 033. 권능 24.09.10 14 0 12쪽
32 032. 여해(汝諧) 24.09.09 16 0 12쪽
31 031. 지구로 24.09.08 14 0 12쪽
30 030. 찌르레기 용병단 24.09.08 19 0 12쪽
» 29. 자비(慈悲) 24.09.08 18 0 12쪽
28 028. 마공의 비밀 24.09.07 21 0 12쪽
27 027. 흑미륵마공 24.09.07 20 0 12쪽
26 026. 시술 24.09.07 19 0 12쪽
25 025. 정령사 줄리아 24.09.06 19 0 12쪽
24 024. 운명과 숙명 24.09.06 23 0 12쪽
23 023. 클레어 바이블 24.09.06 24 0 12쪽
22 022. 냄새(그르누이) 24.09.05 26 0 12쪽
21 021. 처음이자 마지막 마법 24.09.05 25 0 12쪽
20 020. 승리 24.09.05 26 0 12쪽
19 019. 혜영의 세상(3) 24.09.04 25 0 13쪽
18 018. 혜영의 세상(2) 24.09.04 28 0 12쪽
17 017. 혜영의 세상(1) 24.09.04 34 0 13쪽
16 016. 혜영과 와이얼드 24.09.03 34 0 12쪽
15 015. 검이 심장을 뚫다. 24.09.03 31 0 12쪽
14 014. 와이얼드와 대결하다. 24.09.03 37 0 13쪽
13 013. 콜로세움 24.09.02 35 0 12쪽
12 012. 대결 전날 24.09.02 4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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