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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터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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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9. 혜영의 세상(3)

DUMMY

019. 혜영의 세상(3)






*



일반적으로 교육을 완수하면 E급을 받고, 교육조차 받지 않으면 F급에서 시작된다.


등급에 따라서 계약 때 받는 돈의 차이가 크다.


부녀는 악착같이 노력했기에 D급을 받았다.


여기서 더 등급을 올리기 위해서는, 용병 길드에서 시험을 치러야 한다.


어쨌든 부녀는 용병이 되었다.


용병패를 받았고 길드에 지문과 인적 사항이 등록되었다.


촤아아.


둘은 범선을 타고 후쿠오카로 내려갔다.


열도로 가자 문명의 흔적이 완전히 달랐다.


빌딩과 전선 같은 게 철거되었고 또 철거 중이었다.


아스팔트 도로는 돌길로 바뀌었고, 그 길 위를 마차와 사람들이 돌아다녔다.


「대마도보다 더 심하네. 진짜 판타지 세계로 들어온 것 같다.」

「응.」


그나마 공용 화장실에 수세식 화장실이 있다.


전등이 없어서 등불을 켜지만 나름대로 운치가 있다.


아파트는 다 없어지고, 시멘트로 지어진 일본 특유의 주택들은 그대로 사용했다.


2층 이상의 건물은 여관이나 사창가가 전부였다.


파아앙.


간혹 건물이 폭발하는 장면이 보였지만, 굴착기나 트럭같이 건 보이지 않았다.


노예로 보이는 사람들이 일일이 잔해를 들고 수레에 실었다.


수레는 돌길을 따라 사라졌다.


「아빠. 차가 아예 없어.」

「판타지 세계니까. 나중에 돈 벌면 말이나 타자.」

「말 타는 연습부터 해야겠네. 그래도 매연이 없어서 숨쉬기 시원하네.」

「하하.」


후쿠오카는 도쿄에 비해서는 시골이기에, 이곳 사람이 말하는 정화 작업이 거의 끝났다.


구마모토성 같은 일본 특유의 성들도 모두 철거되었단다.


여관에서 짐을 풀고 침대에 누웠다.


다행히 침대는 지구의 것이다.


「아빠. 이제 어떻게 하지?」


훈련소에서는 잔인했던 혜영이지만, 벗어나자 다시금 아빠를 찾았다.


아버지는 반갑다는 표정으로 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용병 길드에 가서 일거리를 받아야지. 돈도 벌고 등급을 올려서 돈을 더 벌고, 네가 시술을 받고는 걸 보고 싶어.」

「시술? 그게 가능할까? 마법사들이 웬만해서는 안 해준다던데···」


탱크를 자르고 총탄을 피하던 기사들의 모습이 아른거렸다.


20미터를 점프하고 움직임도 아주 빨랐다.


또 튼튼해서 총알을 맞아도 몸이 완전히 뚫리지 않았다.


아버지는 아직 미숙한 딸을 보며 빙긋 웃었다.


「후후. 딸아. 여기도 똑같아. 돈으로 안 되는 건, 돈이 적기 때문이야. 더 많은 돈이면 해결될 거야.」

「으응. 부지런히 벌어서 같이 시술받자.」

「하하. 우리 딸이 효녀네. 그래. 하지만 네가 먼저 받고 다음에 내가 받지.」


죽지 않는 기계의 몸을 얻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만화처럼, 부녀의 목표는 돈을 벌어 마법사에게 시술받는 거로 정했다.


그건 용병들 다수의 목표다.


젊고 강한 몸으로 오래 사는 걸 누구나 바라는 삶이다.


부녀는 희망에 몸을 설레며 잠들었다.






「으아아!」

「아빠!」

「빨리 도망쳐! 가! 가라고! 시발!」

「흑흑! 어어!」


빌어먹을 파이어 볼(Fire Ball).


혜영은 하반신이 사라져 내장이 다 보이는 아버지를 잠시 노려보았다.


그리고. 검으로 머리카락을 잘라 품속에 넣었다.


「혜영아. 반드시 살아남아라. 빌어먹을. 상대편에 마법사가 있는 줄 알았으면 절대로···」


아버지는 고개를 떨구며 죽었다.


혜영은 울면서 전장에서 벗어났다.


그날. 혜영 부녀가 속했던 용병단은 완전히 사라졌다.


「헉. 헉.」


전쟁에서 진 귀족은 몸값을 내고 풀려나지만, 용병은 그런 게 없다.


높은 등급의 용병은 모르겠지만, 어중간한 D급 용병은 노예병으로 끌려가던가 여자는 힘줄을 자르고 사창가에서 죽을 때까지 몸을 팔아야 한다.


그래서 혜영은 달렸다.


하지만.


혜영은 D급의 한계를 드러내고는 포위망을 뚫지 못했다.


「졸라 맛있겠네.」

「후후. 개같은 년.」

「이뻐해 줄게.」

「!」


현실은 아름답지 않다.


「잡아. 죽이지 말고.」


부웅.


휘이익.


「시발!」


며칠 동안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기에, 그물을 던지자 바로 잡혔다.


퍽. 퍼퍽.


용병들은 적당히 구타하고는 이내 바지를 벗고 그물을 풀었다.


「오오! 여자 용병이다!」


근처의 용병들이 몰려와 혜영의 탄탄한 몸에 감탄하고는 줄을 섰다.


잡은 놈들은 바로 포주가 되어 기다리는 용병에게 돈을 받았다.


「!!!」


가혹하지만 익숙한 시간이 흘렀다.


10명이 넘어갈 때부터 혜영은 혀를 깨물고 자살을 시도했다.


핏물이 목구멍으로 들어갔다.


「시발. 자살하네.」

「아가리 꽉 잡아. 입에 붕대 넣어!」

「시발년. 나까지는 죽지 마!」


시끄러운 소리가 점점 줄어들더니 고요해졌다.






눈을 뜨자 산에는 아무도 없었다.


「시. 시바ㄹ.」


혀가 반쯤 잘려서 제대로 말이 나오지 않았다.


알몸의 하체에서 밤꽃 냄새가 진하게 풍겼다.


몸에서 느껴지는 감촉이 더럽기 짝이 없었다.


「퉤!」


침이 붉고 탁했다.


혀와 하체에서 전해지는 끔찍한 통증을 참고는, 주변 시체에서 적당한 바지를 벗겨 입었다.


좋아 보이는 건 모두 용병들이 알뜰하게 털어서, 허접하고 냄새나는 것들을 입었지만, 그것만으로도 몸이 덜 떨렸다.


‘그래도 다행이다. 사창가로 끌려갈 줄 알았는데. 내가 죽은 줄 안 모양이야.’


전장의 광기에 미친놈들은 가슴을 도려내거나 배를 갈라버리는데, 혜영은 운이 좋았다.


「아. 아바.」


‘아빠!’


절뚝절뚝.


20분 정도 걷자, 아버지의 시체가 보였다.


시체는 이미 까마귀들이 상체를 다 덮었다.


휘익. 휙.


파다닥.


손을 젓자 까마귀들이 귀찮다는 듯 눈알을 물고는 다른 시체로 날아갔다.


혜영은 눈이 뽑힌 아버지를 가만히 보았다.


「아. 아바···.」


‘아빠. 행복하지? 좆같은 한국보다 이렇게 죽는 게 좋지? 나도 좋아. 이렇게 당했는데도 여기가 한국보다 좋아. 아빠. 나도 여기서 살 거야.’


손에 꽉 쥔 머리카락을 버렸다.


‘마법사들은 이런 고통을 쾌락으로 전환한다던데··· 그래서 마법사로 각성한다던데··· 나는 안되네.’


「끄끄끅!」


입에서 귀신같은 소리가 났다.


눈물이 나려고 했지만 힘을 아껴야 했다.


시체를 묻을 힘도 없다.


땅을 파고 시체를 묻으면 자신도 지쳐 죽는다는 게 뚜렷이 인식되었다.


꼬르륵.


혜영은 손을 뻗어 아버지 살점을 잡아 입에 넣었다.


오물오물.

꿀꺽.


다시 손을 뻗어 까마귀처럼 먹었다.


오물오물.


먹어야 힘이 난다.


배가 어느 정도 차자 파리들이 달려와 구더기를 깠다.


‘아빠. 안녕.’


혜영은 아빠의 입술에 뽀뽀하고는 산에서 내려왔다.






5년 후.


흉흉흉.


한손도끼가 파공음을 내며 붉은 수염의 대가리를 쪼갰다.


죽기 전의 비명을 들으니 독일 출신 같았지만, 별 의미 없다고 생각해 머리에서 지웠다.


날름날름.


「미친년.」


박힌 도끼를 뽑아서 피를 핥는 모습에 습격했던 산적들이 학을 뗐다.


「도끼를 쓰는 여자 유색인종 용병. 혜영이라는 년이군.」

「그 B급 용병?」

「시발. 좆같네.」

「하아.」


두목으로 보이는 검은 수염의 남자가 두 팔을 들어 아량을 베푼다는 표정을 지었다.


「시발. 싸우기 싫으니까 서로 갈 길가자. 응? 너도···.」


빠직.


도끼가 오른쪽 갈비뼈를 뚫고 심장에 박혔다.


어느새 빠르게 접근한 혜영이 도끼를 뽑아 멀리 있는 궁수에게 던졌다.


휭휭.


궁수는 무조건 일 순위로 죽여야 한다.


아니면 골치 아프다.


「끄아아!」


도끼가 무릎을 뚫고 나무에 박혔다.


궁수는 통증에 바닥에 뒹굴며 울부짖었다.


서걱.


서걱.


혜영은 바로 죽인 산적 두목의 칼을 뽑아, 패닉에 빠진 좌우 남자들의 목을 썰었다.


「쿠케켁!」

「끄르르.」


목에서 피가 쏟아지자 혜영이 뒤로 물러났다.


피가 묻으면 냄새가 심하고, 벌레들이 꼬인다.


「좆 같은 새끼들.」


덜덜덜.


남은 한 명이 창을 들고는 연신 뒤로 물러섰다.


「시. 시발. 이건 B급이 아니야. A급이잖아. 시발. 이건 불공평해.」


슉.


검이 놈의 미간을 뚫었다.


털썩.


설명은 길었지만, 모두 제압하는 데 10초도 걸리지 않았다.


혜영은 도끼를 허리에 차고, 시체에서 돈 되는 것들을 모아서 가방에 넣었다.


비싸 보이는 바지도 벗기고, 금이빨도 뽑아 주머니에 넣었다.


「오오. 좋은데.」


바닥에 떨어진 국궁이 탐스러웠다.


아직 길드에 신청하지 않았지만, 혜영은 A급의 실력을 갖췄다.


A급 정도 되면 활이나 다른 무기는 기본이다.


혜영이 활을 잡고 시위를 당겼다.


피잉.


손가락과 팔에서 느껴지는 장력이 제대로 된 국궁이다.


방수 처리한 특유의 냄새가 나자, 최강의 활에 만족스럽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한국의 활은 세계 최고다.


메텔란의 왕족들도 기존의 활을 버리고 방수 처리한 국궁을 사용한다.


「좋아. 상등품이군.」


혜영은 활대를 살피며 내려다보았다.


「깍지는?」

「사. 살려주세요. 제. 제발.」

「시발. 깍지는? 아아. 네 손에 있네.」


국궁은 엄지손가락에 깍지를 끼고 시위를 당겨야 한다.


그냥 당기면 손가락이 상해 많이 당길 수 없다.


혜영은 노획한 나이프를 들고 쓰러진 궁수의 뒤로 갔다.


목을 잡고 나이프를 대자 여자가 울부짖었다.


「살려주세요. 제발. 가방에 포션도 있어요. 제발. 그것 가지고···.」

「오오! 고마워.」


찌이익.


나이프가 목 왼쪽에서 오른쪽까지 한 번에 그었다.


콸콸.


「끄끅. 아악.」


여자는 캑캑거리며 죽어갔다.


「시발년아. 남을 죽이려고 했으면 죽을 줄도 알아야지.」


혜영은 시체의 손가락에서 깍지를 뽑아 주머니에 넣고는, 가방을 벗겨 안을 확인했다.


정말. 하급이지만 포션이 하나 있었다.


예전에 포션 하나를 얻기 위해서 얼마나 몸을 팔았는지 모른다.


5년 동안 강해지기 위해서 얼마나 많이 죽이고 단련했는지 모른다.


이제는 사람을 죽이는 게 너무 쉽고 간단하다.


처음에는 온몸이 떨려서 연신 토했는데, 이제는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 같다.


아버지의 죽음도 이제는 아무렇지 않다.


분노에 집착하는 놈일수록 전장에서 빨리 죽는다.


영지전, 몬스터 퇴치, 상단 호위···.


혜영은 범선을 타고 필리핀, 한국, 중국 해안가를 약탈하기도 했다.


물론. 상대편에 마법사나 S급 용병이 있으면 무조건 도망쳤다.


등급이 내려가고 신용이 깎여도 무조건이다.


개죽음은 사양이다.


「마법사? 시술?」


해맑게 웃으며 너부터 시술받으라는 아버지의 얼굴이 떠오르자, 혜영은 쓴웃음을 지었다.


5년 동안 구를 만큼 굴러서, 그게 얼마나 허황한 사실인지 이제는 안다.


요 작은 포션 하나만 해도 지금까지 벌어온 돈의 절반이다.


평생 돈을 벌어봐야 마법사를 만족시킬 수 없다.


마법사를 만족시키려면 왕국 차원에서 혜택을 베풀어야 한다.


「그래도. 시술을 받을 거야.」


혜영의 한계는 A급이다.


S급 용병이 되려면 시술이 필요하다.


S급 용병 거의 모두가 장남이 안 된 귀족가의 자제들이거나, 기사단에서 쫓겨난 출신, 아니면 마법사에게 어떤 도움을 주어 혜택을 받은 경우인데, 그런 경우는 소문만 무성할 뿐 본 적이 없다.


주섬주섬.


짐을 다 챙긴 혜영이 한참을 걸어 산에서 내려가자, 도시가 보였다.


‘거대 엉덩이’라는 여관 안에는 동료들이 있었다.


토르켈. 폴리드. 베켐프. 할프킨.


이들은 메텔란 북구 출신의 사람들로 실력도 제법이고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싸움만 잘하면 인종차별도 하지 않고.


「오오. 왔어. 방패는?」

「오크가 씹어 먹었어.」

「흐흐. 테두리를 쇠로 박아서 제법 비싼 건데···. 속이 쓰리겠네.」


놀리는 폴리드를 무시하고 단장(토르켈)을 보았다.


「이제 어디가?」


토르켈은 혜영을 보며 작게 웃으며 말했다.


「통행료를 모았으니 메텔란 행성으로 간다. 고향에 볼일이 있거든.」


문을 사용하려면 거액까지는 아니지만 제법 많은 돈이 든다.


토르켈이 혜영을 뚫어지게 응시했다.


「너는 어떡할래? 같이 갈래, 아니면 기다릴래? 거기서 10달 정도 있다가 와도 여기는 한 달이 흐르니까··· 기다리면서 다른 의뢰를 받던가.」


혜영은 고개를 저었다.


「됐어. 나도 갈 거야. 메텔란 행성이 보고 싶거든.」


계획이 정해졌다.


다음날 토르 용병단은 문이 있는 후쿠오카로 걸었다.




고맙습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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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037. 5서클 흑마법사 24.09.14 11 0 12쪽
36 036. 대치하다. 24.09.13 1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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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034. 동래성 24.09.11 17 0 12쪽
33 033. 권능 24.09.10 14 0 12쪽
32 032. 여해(汝諧) 24.09.09 16 0 12쪽
31 031. 지구로 24.09.08 15 0 12쪽
30 030. 찌르레기 용병단 24.09.08 19 0 12쪽
29 29. 자비(慈悲) 24.09.08 18 0 12쪽
28 028. 마공의 비밀 24.09.07 21 0 12쪽
27 027. 흑미륵마공 24.09.07 20 0 12쪽
26 026. 시술 24.09.07 19 0 12쪽
25 025. 정령사 줄리아 24.09.06 19 0 12쪽
24 024. 운명과 숙명 24.09.06 24 0 12쪽
23 023. 클레어 바이블 24.09.06 24 0 12쪽
22 022. 냄새(그르누이) 24.09.05 26 0 12쪽
21 021. 처음이자 마지막 마법 24.09.05 25 0 12쪽
20 020. 승리 24.09.05 26 0 12쪽
» 019. 혜영의 세상(3) 24.09.04 26 0 13쪽
18 018. 혜영의 세상(2) 24.09.04 28 0 12쪽
17 017. 혜영의 세상(1) 24.09.04 34 0 13쪽
16 016. 혜영과 와이얼드 24.09.03 34 0 12쪽
15 015. 검이 심장을 뚫다. 24.09.03 31 0 12쪽
14 014. 와이얼드와 대결하다. 24.09.03 37 0 13쪽
13 013. 콜로세움 24.09.02 36 0 12쪽
12 012. 대결 전날 24.09.02 4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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