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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터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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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7. 흑미륵마공

DUMMY

027. 흑미륵마공






*



마탑 도서관.


나무 문을 열자, 책장에는 전에 보았던 무공들이 그 자리 그대로 있었다.


뭔가 그리운 느낌까지 들었다.


나는 그중에서 두 권의 책을 꺼냈다.


규화보전(葵花寶典).

흑미륵마공(黑彌勒魔功).


흑미륵마공은 근육을 포함한 몸의 DNA를 한계 이상으로 성장시키고, 또 스스로 진화한다.


그렇다고 돼지처럼 근육이 커지는 게 아니라 끊임없이 압축하기에, 근육 줄기 하나가 일반인의 수십 배에서 수천 배, 그 이상으로 압축된다.


울퉁불퉁한 큰 몸뚱이는 바람의 저항을 받아서 속도가 느려진다.


또. 근육이 정교한 움직임을 막아서 움직임이 단조로워진다.


‘손으로 엉덩이도 못 닦을지도 모르지.’


책을 펴자 바로 주문이 적혀있었다.



운동을 해라.

괴로워도 힘들어도, 미래가 보이지 않아도 해라.

네가 어떤 미래를 택하든 상관없이, 가장 확실한 노력이다.



흑미륵마공은 정공의 역근경에 대비되는 무공이다.


이 마공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익히면, 저절로 내장과 뼈 등이 웬만한 충격을 흡수시킨다.


순간 의문이 들었다.


‘마공인데 주문이 너무 올바른데? 검은 미륵이지만 일단은 미륵이라서 그런가?’


필요한 몸의 기초를 만들려면 흑미륵마공이 필요하다.


보통 무공을 익히는 자는 기초 심법을 극성으로 익히고, 다음에 자신이 가장 필요한 무공 하나를 골라 집중한다.


다른 여러 개를 익히다가는 어중간 실력만 쌓고, 결과적으로 시간만 낭비된다.


말이 팔방미인이지 극성으로 하나를 대성한 사람이 가장 무섭다.


주문을 넘겨 계속 읽었다.


“재미있어. 꼭 필요해.”


나는 이미 극성으로 역혈심법을 익혔다.


다른 전투마법사가 이 사실을 안다면 눈이 튀어나오도록 놀랄 것이다.


아무리 기초 마공이라도 이렇게 빨리 익히기는 불가능하기에.


나는 오거의 정신 때문인지 마공을 쉽게 익힐 수 있는 것 같다.


반쪽이지만 벽사검법을 익히고도 미치지 않았고.


‘기초 마공이 아니니 제법 오래 걸리겠지? 아니면. 내가 잘못 파악했을지도 몰라. 마공에 대한 재능이 역혈심법이나 벽사검법에 한해서일지도 모르고.’


책을 다 읽었다.


극성에 이를수록 어떤 반응이 오는지, 어떤 종류의 심마(트라우마)가 덮치는지 등이 나와 있었다.


감당할 만큼의 고통이다.


“그래.”


마음을 정했다.


“운동을 해라. 괴롭고 힘들어도······.”


우우웅.


주문에 마력이 깃들자, 흑미륵마공의 마력이 태어났다.


마력은 역혈심법의 내 마력에 들어와 융합되기 시작했다.


상위의 마력은 하위의 마력을 굴복시킨다.


특히나 마공은 그 정도가 심하다.


푸지직.


흑미륵마공의 마력이 단단한 강철처럼 내 마력을 굴복시키고는 융합되었다.


“··· 가장 확실한 노력······.”


고문당하는 느낌이지만, 시술받은 용병들처럼 고통스럽지는 않다.


1시간이 지나자, 완벽하게 바뀐 새로운 마력이 만들어졌다.


뭔가 답답하고 이질적인 것은, 아직 이 새로운 마공에 대한 성취가 낮기 때문이다.


“피곤하군.”


나는 규화보전을 한번 보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자리에서 떴다.


미치광이 같은 소리와 파괴력이 나를 마약처럼 더 유혹하기 전에.






수련. 또 수련.


“헉헉헉.”


혹시나 해서 방에 있는 기구들을 하나씩 해보았지만, 역시 내게는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나는 그저 다리를 어때 넓이로 벌리고, 장검 형태로 변한 베르반을 들어 수직으로 내려쳤다.


평범한 내려치기.


하지만 그 무게가 100kg을 넘으면, 그걸로 생기는 원심력이 근육과 인대를 찢는 건 감촉부터가 다르다.


휘이웅.


찌지직.


허리와 광배근, 버티는 하체가 후들거렸다.


“으으. 죽인다. 시발. 졸라 맛있네.”


흑미륵마공의 단련은 아주 간단하다.


매일매일 한계까지 계속 몸을 조지면 된다.


하지만. 쉬우면서도 귀찮은 게, 극성에 이르기 전에 하루라도 수행을 멈추면, 초급 상태로 돌아간다.


어느 순간 더 이상 근육이 찢기는 것에 쾌감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가 되면, 운동을 멈추고 싶은 욕망이 가득해진다.


이게 흑미륵마공의 깜찍한 심마다.


폐인이 되거나 미쳐버리지도 않고, 그저 몸속의 마력이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갈 뿐이다.


하지만. 그 실패의 무력감은 찐득하게 오랫동안 정신에 달라붙는다.


패배의 학습이라는 게 무섭다.


“헉헉. 으으. 후후.”


당연하게도 연공(운동)을 할 때는 마력을 사용하면 안 된다.


“헉헉.”


1000번을 내려치고, 봉으로 만든 더 무거워진 베르반을 어깨에 메고 앉았다 일어났다.


“후우. 후우.”


무릎·고관절을 구부림과 함께 숨을 들이쉬어 복부에 압력을 만들고, 펼 때 내쉬어야 몸이 망가지지 않는다.


온정신을 거울을 보며 호흡과 자세에 집중했다.


그렇게 100번 정도 하자, 무릎과 허리에 통증이 밀려왔다.


「오빠. 프리웨이트는 좋은 운동이 확실한데, 허리와 무릎에 안 좋아. 내가 기계로 운동하는 것도 그런 이유야. 허리의 부담을 기계가 대신해 주니까. 물론. 효과가 프리웨이트보다 조금 못하지만··· 그건 조금 더 무거운 무게를 들면 그만이야. 아아. 오빠는 안되겠구나.」


확실히 줄리아의 말처럼 관절에 부담이 갔다.


아직. 다리 근육이 제대로 찢어지지 않았는데, 벌써 허리와 무릎이 아프다.


또. 나의 체형은 스쿼트에 맞지 않다.


내려갈 때 계속 엉덩이가 말렸다.


빌어먹을 벗윙크.


“시발.”


스쿼트를 그만두고 데드리프트를 하자, 허리의 통증이 더 심해졌다.


“젠장!”


통증 따위야 쾌락으로 바꿀 수 있지만, 마력을 쓰지 못하는 상태에서 필요한 운동량을 다 채울 수 없다.


끈 떨어진 마리오네트 인형처럼 또 바닥에 처박히겠지.


나는 지구의 요상한 운동 자세들을 때려치우고 그냥 무식하게 봉을 들었다.


부우웅.


세로로 가르는 봉이 팔뚝 핏줄이 불끈 솟게 했다.


‘그래. 이 감촉이야. 차라리. 검술 훈련하면서 근육을 만들자. 시발. 더럽게 재미없겠군.’


할 수 있는 운동이 단순해지면, 쉽게 질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진짜는 이소룡의 발차기처럼 하나를 확실하게 하는 거다.


「단순한 게 최고야··· 찌르기와 베기의 여러 조합, 그 경우의 수가 전부다. 고급 검술일수록 더욱더 거기에 집중해.」


와이얼드도 단순한 기초를 강조했다.


“그래. 시발년아!”


부우웅.


계속 내려치기를 반복했다.


등 근육이 미친 듯이 아프고, 다른 근육도 비명을 질렀다.


단순히 상체만 운동이 되는 것 같았는데, 하체부터 전신이 아프다.


무릎을 조금 굽히고 하자, 하체의 비명이 더 심해졌다.


후덜덜.


뚝뚝뚝.


몸이 경련하듯 떨리자, 땀방울이 후두둑 떨어졌다.


우우웅.


마력이 몸을 돌아다녔다.


이걸 치료로 쓰면 말짱 도루묵이다.


빌어먹을 마공.


썩소를 짓는 미륵의 얼굴이 떠올랐다.


부웅부웅.


“크헉헉.”


3시간이 지나자 느낌이 왔다.


털썩.


쾅.


특수 소재인지 무거운 봉이 떨어졌는데도 바닥에 구멍이 나지 않았다.


나는 널브러진 몸으로 천장을 보았다.


“헉헉. 시발. 이제 하루네. 좆 같아.”


졸음이 쏟아지지만 여기서 자면 또 망한다.


근육통보다 더 힘든 고통을 꾹 참고 식탁으로 기었다.


탁자에 놓인 계란, 고기 같은 단백질에 손을 뻗으려고 했지만, 손이 닿지 않았다.


일어설 수도 없었다.


마법을 쓰려고 하니, 혹시나 해서 그만두었다.


“시발. 어떻게 하지? 그냥 탁자를 부수고··· 아아!”


향긋한 뭔가가 떠올라, 인벤토리를 열자 시체 하나가 나왔다.






할프킨.


이 남자의 알몸은 깨끗하다.


털도 다 밀어서 머리카락·수염은 고사하고, 다리나 사타구니도 깨끗하다.


“사랑은 단백질이지.”


전날에 내가 용병들을 보며 죽으면 잡아먹는다고 했을 때, 모두 놀라면서도 각오하는 표정이었다.


마법사가 사람을 잡아먹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당연히 인육(人肉)은 모든 왕국에서 금지한다.


걸리면 잔인하게 고문해 죽이는데, 마법사만큼의 예외다.


왕국 입장에서도 마탑과 싸우는 건 이익은 없고 오직 손해뿐이다.


또. 그런 마법사에게 시술받은 기사들도 입장이 곤란하고.


그저. 자신들에게 피해만 주지 않으면 된다.


“사랑은 단백질이야.”


갑자기 치킨이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치킨 다리를 뜯듯이 할프킨의 오른 다리를 잡고 뜯었다.


“!”


덜덜덜.


찢기는커녕 손만 떨렸다.


“하아. 병신같은. 아. 아니다. 아니야. 이만큼 열심히 운동했다는 거잖아.”


어쩔 수 없이 단검으로 변한 베르반으로 다리를 썰었다.


서걱. 서걱.


우지직.

우두둑.


“!”


오랜만에 먹는 고기라서 너무 맛있다.


몸이 단백질을 갈구해서 맛있는 것일 수도 있지만,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맛이다.


“할프킨. 지금까지는 네가 인간 중에서 가장 맛있네. 축하해.”


꿀꺽.


죽은 지 조금 된 상태에서 넣어서인지, 피는 나오지 않았다.


“맛있다.”


인벤토리는 넣을 때 상태 그대로 보관된다.


뜨끈한 요리를 넣으면, 몇 년이 지나도 그 상태와 맛을 즐길 수 있다.


우우웅.


“!”


마력이 진동했다.


뭔가 기뻐하면서 더 간절히 이 남자의 피와 살을 원했다.


‘책에는 이런 내용이 없는데?’


인육을 먹는다고 마공의 성취가 더 좋아지지는 않는다.


나와 다르게 마법사들은 맛보다는, 같은 인간을 먹는 그런 ‘그로테스’를 즐기기 위해서 먹는다.


뭐. 지구의 중국이라는 나라에서는 120년쯤 전까지, 양각양(兩脚羊)이라고 사람을 ‘두 발로 걷는 양고기’라고 시장에서 팔았다.


사람고기는 권력층들은 보약으로 먹었고, 일반인들은 개고기보다 싼 맛에 즐겨 먹었다.


철경록(輟耕錄)이란 인육 요리책도 있고.


오물오물.


“참. 신기한 나라야. 아아. 그래. 제법 많은 마법사가 그 요리책을 들고 다닌다고 하지?”


‘사랑하는 시체는 반드시 먹어야 한다, 부모도 그렇게 먹었어. 이놈도 조금 사랑해.’


줄리아와의 사랑을 통해서 그 마음은 더욱 뚜렷해졌다.


그녀의 감촉과 냄새, 소리··· 노랫소리를 떠올리자, 절대로 벌레에게도, 날름거리는 불길에 빼앗길 수 없다는 다짐이 강해졌다.


“맛있어. 정말.”


나의 마공이 강해질수록 사람이 더 맛있어지는 것 같다.


사람(먹잇감)의 냄새와 감촉이 더욱 선명해지고, 더 몰입되었다.


오거 때보다 더.


점점 일반 음식에 관심이 없어진다.


뿌두둑.

빠지직.


뼈가 통째로 뜯겨서 입 안에 들어갔다.


그렇게 맛을 즐기다가 할프킨이 왜 이렇게 맛있는지 깨달아졌다.


“그래. 고기 속에 내가 들어있어. 실패는 했지만, 아직 이 속에 나의 마력이 조금 담겨있어.”


이 쾌락은 내가 나를 잡아먹는 황홀감이다.


‘내 몸을 뜯어 먹을 때는 그렇게 맛이 없더니··· 크큭. 다음번에는 무조건 내 마력을 넣고 죽여야겠어. 크큭.’


나만의 레시피 하나가 만들어졌다.


찌이익.


손으로 복부를 갈라서 장기를 하나씩 들어 맛있게 먹었다.


대변이 담긴 대장, 소변이 담긴 방광은 먹지 않고 한곳에 두었다.


‘미안해. 줄리아의 몸이라면 모두 먹었을 텐데.’


이미. 방은 할프킨의 냄새로 가득 찼다.


우적우적.

꿀꺽.


그렇게 만찬을 끝나자, 대장·방광과 함께 음경과 고환이 널브러졌다.


‘......’


음경과 고환을 가만히 보았다.


차마 먹기 좀 그렇다.


‘먹으면 정력이 좋아질까?’ 같은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충분하다.


“아아.”


나는 가만히 음식물 쓰레기를 보다가 뭔가 깨달음을 얻었다.


“!”




고맙습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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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034. 동래성 24.09.11 17 0 12쪽
33 033. 권능 24.09.10 15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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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031. 지구로 24.09.08 15 0 12쪽
30 030. 찌르레기 용병단 24.09.08 19 0 12쪽
29 29. 자비(慈悲) 24.09.08 18 0 12쪽
28 028. 마공의 비밀 24.09.07 21 0 12쪽
» 027. 흑미륵마공 24.09.07 21 0 12쪽
26 026. 시술 24.09.07 19 0 12쪽
25 025. 정령사 줄리아 24.09.06 19 0 12쪽
24 024. 운명과 숙명 24.09.06 24 0 12쪽
23 023. 클레어 바이블 24.09.06 24 0 12쪽
22 022. 냄새(그르누이) 24.09.05 26 0 12쪽
21 021. 처음이자 마지막 마법 24.09.05 25 0 12쪽
20 020. 승리 24.09.05 26 0 12쪽
19 019. 혜영의 세상(3) 24.09.04 26 0 13쪽
18 018. 혜영의 세상(2) 24.09.04 29 0 12쪽
17 017. 혜영의 세상(1) 24.09.04 35 0 13쪽
16 016. 혜영과 와이얼드 24.09.03 34 0 12쪽
15 015. 검이 심장을 뚫다. 24.09.03 31 0 12쪽
14 014. 와이얼드와 대결하다. 24.09.03 38 0 13쪽
13 013. 콜로세움 24.09.02 36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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