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자는 회귀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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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력제로
작품등록일 :
2024.09.01 14:16
최근연재일 :
2024.09.1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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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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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 영웅의 탑 - 0층

DUMMY

해마다 5천 명 정도의 인원이 헌터 학교에 입학한다.

종말을 코앞에 둔 시점이지만 인류의 출산율은 0.21%를 유지 중이다.


매년 백 오십만 명 정도의 신생아가 태어난다는 소리.


에어리어 원에서 피임과 낙태는 불법이다. 의료시설 부족으로 많은 신생아가 죽지만 말이다.


에어리어 원은 태어난 아기를 강력히 보호했다.


인류의 미래를 책임질 훌륭한 자원이니까.


물론 지상층 아이들만 보호의 효력을 얻었다.


지하층이 지상층보다 많은 수의 아이를 낳지만 좋은 케어를 받지 못했다.


담월이 커온 성장기만 봐도 알 수 있다.


학생들이 즐비하게 대열 한 강당.


멋들어지게 머리를 넘긴 백발의 교장이 웅장하게 말했다.


“HSA 28기, 에어리어 원이 고향인 G.I 세대 여러분의 입학을 축하드립니다.”


해와 달이 어떤 모습인지 말로만 들었고 지구의 드넓은 평야를 밟아 보지 못한 세대


그들을 지. 아이(G.I)라 불렀다.


외부 세계와 단절된 삶을 산다는 뜻에 지어졌다.


“넓다...”


담월은 마른침을 삼켰다.


B5에선 보지 못한 압도적인 스케일 때문이다.


발 딛고 있는 강당은 전체 인원 2만명을 수용할수 있고 뻥 뚫린 천장은 시원한 개방감을 선사했다.


인조 적인 탑답게 기술로 빚은 하늘이 존재했으나 태양과 달은 없다.


“우와”


담월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가로등 불빛에 의존해왔던 그에겐 새로운 세상이었다.


‘할머니가 말씀하시던 하늘···.’


푸르고 흰 조화로운 그것은 아름다웠다.


“학교는 신분, 출생 어느 것 하나 따지지 않습니다. 오로지 재능과 능력···.”


연설 따위 들리지 않았다.


마른 입술에 침을 바르곤 주위를 살폈다.


각양각색의 학생들. 그들의 깔끔한 옷과 피부는 깨끗했다.


‘상위층 애들인가.’


자신의 행색과 많은 차이가 있었다.


‘나랑은 전혀 다른 교육을 받았겠지?’


잘 먹고 잘사는 애들이니 고급 교육에 마나 훈련을 철저히 받았을 터.


‘기죽을 필요는 없어’


아지도 뛰어난 선생이었다.


‘말은 잘 못 하시지만’


검 하나는 기가 막혔다.


담월이 배치받은 곳은 10중대 10소대. 풍문으론 조금 전 치른 필기시험 점수로 배정됐다고 한다.


‘쟤들도 시험 더럽게 못 봤나 보네’


시험은 어렵지 않았다. 나무 종류와 약점 등을 서술하는 필기시험이었다.


‘할머니한테 매일 들었던 거라 쉽게 썼는데’


조금 깊게 쓸 걸 그랬나?


‘꼴찌 중대. 거기서도 꼴찌 소대에 배치받을 줄은 몰랐네’


10중대 10소대는 5천 명 학생을 50명으로 나눴을 때 마지막에 있었다.


‘이미 지나갔어. 후회해서 뭐해.’


지금부터 잘하면 된다. 그럴 자신도 있고.


‘기죽지 말자’


마음을 다잡고 있을 때. 한 학생과 눈이 마주쳤다.


짧은 금발에 샤프한 헤어스타일의 남자. 크지만 매서운 푸른 눈을 가졌다.


“....”


담월을 위아래로 훑더니 인상을 구겼다.


혐오는 없지만 무시는 있다.


‘뭐야’


그 뿐만 아니다.


10중대 10소대 인원들은 이미 담월의 출생을 대충 직감하고 있었다.


‘지하. 촌 동네 출신이네’

‘천민’

‘똥이나 치우는 것들’


혜진의 손길 가득한 촌스러운 머리에 추리한 몰골, 거기다 꿉꿉한 냄새까지.


모든 것이 지하층 출신의 증거였다.


에어리어 원에는 보이지 않는 신분이 있다.


정해진 법규는 아니지만 나누기 좋아하는 인간들이 만든 갈라치기였다.


상위층은 귀족


중간층은 평민.


지하층은 천민.


노예도 있지만, 이곳에서 만날 일은 없다.


그들이 넘어올 수 있는 공간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선은 학생들 사이 분명한 신분제를 만들어 냈다.


‘천민처럼 보이겠지.’


담월은 들리지 않는 무시와 멸시를 내심 느꼈지만.


‘그래서 뭐?’


기죽지 않았다.


‘이정도야 경험했다고’


열세 살 1층에 갔을 때. 이미 느꼈다.


경험은 사람을 준비하게 해준다.


‘저들이 무시하면 나도 무시하면 돼’


그들의 시선을 무관심하게 대했다.


“배정된 중대와 소대는 절대 성적순으로 나눈 게 아닙니다.”


10중대 10소대를 바라보며 말하는 교장.


“옆 동료를 잘 봐두세요, 여러분의 소대는 평생 가는 겁니다.”


평생?


고개가 모로 틀어졌다.


“모두 성적이 훌륭하시지만, 입학시험 성적 최우수자가 소대장을 맡습니다.”


시험마다 성적 우수자가 각 소대 소대장을 맡는다고 봐야 했다.


“그럼, 크흠!”


교장이 목을 가다듬고 말했다.


“이번 HSA 28기 헌터 학생 수석자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입학시험은 중요했다. 졸업장을 얻는데 가산점이 추가되니까.


담월을 제외한 모든 학생이 사실을 알고 있었고, 시험을 위해 몇 달을 고생했다.


사실을 모르는 담월은 기대 없이 그저 입학식이 빨리 끝나길 기다렸다.


‘귀찮네’


제자는 스승을 닮는다고, 귀찮은 건 점점 싫어졌다.


“대단하네요, 입학시험 만점자는 처음입니다.”


그게 대단하고 중요한 건가?


‘스승님께 필기시험에 대한 소리도 못 들었고. 성적순으로 중대 소대가 배정되는 것도 아니니, 신경 쓰일 수준은 아닌데.’


다른 애들도 대충 봤을 터.


지루해 하품을 쩍 할 때였다.


“10중대 10소대, 고담월 학생 강당 위로 올라와 주세요”

“....”


‘응? 나?’


잘 못 들었나?


제 일 아닌 것처럼 멍하니 서 있었다.


그러자 교장이 담월을 올곧게 쳐다봤다.


“학생 나오세요”


그는 담월을 알고 있었다.


주위를 둘렀다.


“어라?”


이목이 집중된 것을 확인하곤 손으로 제 얼굴을 가리켰다.


저요?


“네”


웃음 지으며 손으로 연단을 가리키는 교장.


“어서 나오세요”


얼떨떨한 심정이지만 나오라니 나가야겠지.


빛깔 좋은 학생들이 그에게 길을 열어줬다.


모든 이의 시선을 받으며 연단에 올랐다.


살면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집중과 관심.


거기다. 자신을 향한 웅성거림.


‘...’


손바닥에 식은땀이 흐를 정도로···.


좋다.


멸시와 무시의 시선을 보내던 학생들 눈가에 작은 의문이 생기는 것을 보지 못했지만 말이다.


“축하합니다. 필기시험 만점이라니···.”


호랑이 같은 얼굴로 인자한 웃음을 짓는 교장.


“잘 해봐요”


그렇게 시작된 학교생활.


1학년은 적을 알아가는 이론 수업이 주.


헌터 학교답게 실습도 있지만, 짚으로 만든 일명 허수아비에게 마법을 강타하는 간단한 수업이었다.


마나가 없는 담월은 소드마스터를 쥐고 허수아비를 베고 그었다.


그때마다 무시하는 시선을 받았지만.


견뎠다. 투명인간 취급하는 기숙사 생활도 잘 적응했으며, 쉬는 날 없이 렌마 3식 검술, 마나 베기를 익혔다.


하루하루 담월은 성장해갔다.


소대장을 맡았기에 전투 지휘를 따로 공부했고, 훈련장과 도서관에 살다시피 지냈다.


반년이 지났다. 담월이 뛰어난 검술 재능을 선보여도 소위 귀족이라 불리는 학생들 시선은 곱지 않았다.


하지만 기죽지 않았다. 오히려 시험 때마다 보란 듯 전교 석차 1등을 가져왔다.


“너무 쉬운데?”


필기시험은 간단했다.


할미에게 매일 같이 듣다 보니 문제만 봐도 답이 떠올랐다.


허나 실기 시험은 조금 어려웠지만.


아직 렌마 3식 검술, 마나 베기의 정확도가 높지 못하니.


전방에 달려가 허수아비에게 렌마 1식과 2식 검술을 사용해야 했다.


땀을 뻘뻘 흘리며 말이다.


반면 마나를 이용하는 학생들은 편하고 강력하게 시험을 해치웠다.


그러나 검에도 장점은 있다.


바로 빨리 시험을 통과하는 것이다.


마법엔 캐스팅이 필요하지만 검은 없다.


허수아비 처리 시간으로 성적을 정했기에 담월은 1등을 놓치지 않았다.


수업이 끝난 오후.


“후우..”


담월은 아지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마법에 정점은 있지만 검은 정점이 없다.’


검을 쥔 검사는 노력할 수록 강해진다.


되새기며 매일 소드마스터를 휘둘렀다.


어느덧 1학년 끝을 알리는 겨울방학


짧은 방학에도 학생들은 죄다 집으로 갔다.


담월은 B5에 들리지 않았다.


혜진과 아지가 보고싶지만 이 또한 시련이라 생각했다.


“참자”


영웅의 탑에서 B5으로 가는게 쉽지 않다.


같은 탑이면서 가는데 하루는 넘게 걸린다.


시간이 아까워 가지 않았다.


‘그런데 여기 어떻게 들어왔더라?’


영웅의 탑에 들어올 때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기억력이 좋은 축에 속하는 담월임에도 떠오르는 게 없었다.


‘걸어왔겠지’


기어들어 오진 않았다.


방학이 끝나는 당일 여느 때와 같이 담월은 훈련장에서 검을 휘둘렀다.


10소대 아이들의 시선엔 여전히 무시와 멸시가 담겨있지만. 처음 마주했을 때와 많이 달랐다.


말을 거는 친구도 생겼다.


“어이 반장”


학급 내에선 반장으로 불렸다.


“왜?”

“허구한 날 손바닥 터지지 말고 마법으로 갈아타지?”


샤프한 금발 헤어스타일에 특유의 커다랗고 매서운 푸른 눈.


2층 거주자 루트였다.


노골적인 시선을 가진 재수 없는 놈.


딱히 상대해 줄 상대는 아니었다.


“아 참 마나를 못 쓰지?”


지금처럼 말을 밉게 한다.


가끔 욱할 때가 있지만 무시했다.


반응을 보이면 더 물어뜯을 테니까.


‘내려찍기’


부웅!


화끈한 궤적으로 허공을 가르는 철근.


“무시해?”


루트는 코웃음 쳤다.


‘짜증 나네’


거슬리다 못해 열 받는 존재.


고담월.


싫어하는 이유야 많다.


지하층 천민이 학교에 다니는 것도.


시대에 뒤떨어진 검이나 들고 있는 것도.


사람 말 무시하는 것도 그랬다.


하지만 제일 큰 것.


‘왜 저딴 놈이 내 앞에 있는 거지?’


만년 2등 그게 루트였다.


10소대에 전교 1, 2등이 있다는 건 좋다. 소대가 강하다는 뜻이니까


하지만 루트는 달랐다.


마나 한 줌 없는 저놈을 찢어 죽이고 싶었다.


‘지하 천민 주제에 감히’


귀족이라 불리는 자신의 앞길을 막으니 더더욱 그랬다.


그의 주먹이 바르르 떨렸다.


‘쥐어패고 싶지만.’


담월의 근접 격투술이 매우 뛰어나. 맞짱이란 구도로 승부 보기엔 무리라 판단했다.


그저 입술을 곱씹으며 후를 생각했다.


‘언젠가는’


놈을 앞지르던가. 윗대가리에 선다.


에어리어 원은 보이지 않는 선이 존재하니 담월이 날고 기어도 한계가 있을 터.


허나 자신은 귀족이자 유명한 헌터의 가족.


출세할 거다. 구원자가 될 것이다.


자신의 목표를 방해하는 놈들은 철저히 짓밞고 말이다.


‘내가 뭣 때문에 그 지랄을 떨며 귀족이 됐는데.’


모든 걸 포기했으니까.


꿈은 이뤄야겠지.


생각을 마친 루트는 비아냥거렸다.


“잘 나신 우리 반장님 열심히 좆 팽이 치세요”


뒤돌아 교실로 향하는 루트.


“....”


담월은 말없이 놈의 뒤통수를 보며 철근을 휘둘렀다.


“질투야 뭐야?”


이상한 놈이다.


점심을 든든히 먹고 도서관에 왔다.


귀하디귀한 종이 책이 즐비한 곳.


오만가지 카테고리 사이 담월은 검술란으로 향했다.


찾고 있는 책이 있다.


‘렌마 검술 제4권’


1권과 3권은 이미 복습했다. 이젠 나아갈 때였다.


‘마나 베기에 너무 정체했어 빨리 마스터 하고 다음 단계로 간다.’


렌마 3식에 속하는 마나 베기 이론이 4권에 담겨있다고 아지가 말했다.


한참 찾던 담월의 눈에 구석쯤 박혀 있는 렌마 검술 제4권이 들어왔다.


다른 책보다 조금은 깨끗한 책.


‘출간 된 지 얼마 안 됐다고 했지’


나무를 사냥하고 종이를 확보할 수 있을 때 출간됐다고 한다.


뽑고 자리를 잡으려 했다.


많은 학생이 한 자리씩 잡은 상태라 별수 없이 얼굴이 익숙한 여자 앞에 앉았다.


‘우정이라고 했나?’


소대장으로써 10소대 애들 얼굴과 이름은 전부 외우고 있었다.


대화를 나눠본 적은 손에 꼽지만.


‘보자···.’


잡생각을 치우고 책에 집중했다.


목차를 지나 서술이 담긴 곳을 찾아 집중했다.


‘마나 베기는 공간을 찢는 개념이다···.’


그렇게 한 참 책에 집중할 때였다.


“야”

“...”


책 읽을 땐 개도 건들지 않는단 말이 있다.


“야야”


재촉 된 부름에 담월은 흘금 고개를 들었다.


빤히 바라보는 갈색 눈동자에 갈색 생머리를 가진. 우정


에어리어 원은 독자 개발한 언어를 사용한다.


G.I세대 전 언어는 사용하지 않았다.


그녀의 이름은 에어리어 원 언어 로 우정을 뜻했기에 그리 불렀다.


“어카운터 받았어?”

“그게 왜 궁금해?”


당연히 받았다. 2학년부터 전투 실습이 있다.


실제 나무와의 전투 말이다.


허약하고 맛이 간 놈과 전투하지만, 생각 외로 위험했다.


안전을 위해 회귀 장치 어카운터를 사용한다.


중요한 건 여기서도 급이 나뉘는데.


회귀 횟수가 높을수록 우월한 취급을 받는다.


“너 몇 개야?”


회귀 횟수를 묻는 거겠지.


담월은 입을 닫고 손목을 봤다.


흰색 디지털 손목시계처럼 생긴 어카운터. 비추는 것은 시간 따위가 아니다.


숫자 5가 번뜩이고 있었다.


담월의 남은 목숨이다.


그의 수치는 천민 중의 천민.


한 자릿수 회귀자는 미래가 없다는 소릴 자주 들었다.


회귀 횟수 0이 되면 헌터 자격 박탈 및 지하층으로 방출되기 때문이다.


그것도 쓰레기 처리장 이 아닌 더 아래로 말이다.


담월이 말이 없자 우정은 커밍아웃했다.


“난 311개거든”


세 자리. 특급이다.


‘미친..’


얼굴도 예쁜 게 횟수도 많다.


세 자리보다 높은 네 자리도 있는데 그들은 신이라 불렸다.


현재 학급에 딱 한 명 있을 정도로 귀하다.


‘자랑하는 건가···.’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우정은 담월의 표정이 굳는 걸 보곤 급히 말했다.


“오해하지마 자랑하는 아니야.”


손을 흔드는 그녀.


어찌 된 게 어카운터가 눈에 쏙 들어온다.


아라비아 숫자가 광휘롭게 번뜩였다.


311...


‘부럽다.’


회귀 수가 많다는 것은 되살아날 목숨이 많다는 것.


‘탑 정상을 찍기 수월하겠네···.’


층의 패턴 상황 등을 경험하고 다시 전투에 임한다는 것은 대단한 득이었다.


그런 기회를 우정은 311번 반면 담월은 고작 5번.


‘천민이 맞네’


씁쓸하던 그때.


“기죽으라고 한 소리가 아닌데···.”


우정은 사람의 표정과 기분을 잘 파악했다.


담월은 부러운 마음에 그녀의 어카운터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원래 이런 속물은 아닌데.’


빠져든다.


“311..”

“응?”


자신도 모르게 소리 내 말 했다.


찌질하다. 부끄러웠지만.


눈을 뗄 수 없다.


“310..”


또 읽었다.


부러워서겠지?


입을 닫기로 마음먹었다.


그러나 눈길이 계속 가는 건 별수 없다.


‘310..’


어라? 310이 맞나?


“응?”


고개를 갸웃하며 재차 확인했다.


310이란 아라비아 숫자가 번뜩인다.


“어라? 311 아니었나?”

“어? 응 나 311 맞아”


우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왜? 310이지?


의문에 잠기던 그때 렌마 검술 제4권 책에서 스르륵 무언가가 흘러나왔다.


마법인가? 담월은 그것을 자연스레 봤다.


쭈글쭈글 구겨진 메모장에 무언가 적혀있다.


“뭐지?”


어수룩한 에어리어 원 언어로 적힌 글.


“모든 것은···. 0층에서 시작된다?”


무슨 뜻이지?


우정이의 바뀐 숫자며 쪽지. 기이한 일의 연속에 머리가 어지럽던 와중.


담월의 동공이 달걀만큼 부풀어 올랐다. 전신에 돋은 소름과 식은땀은 덤.


“설마!”


다급히 자신의 어카운터를 봤다.


3이란 숫자가 번쩍였다.


“...”


다시 우정의 어카운터를 봤다.


“309..”


하나 더 줄었다.


‘그 뜻은..’


두 번은 죽었다.


지금


여기서


고통도 못 느끼고.


“회귀했다···.”


알아챈 순간.


주변이 뻘건 빛에 물들었다.


기술로 빚은 하늘이 뻘겋다.


“뭐지..”


의문이 들 때였다.


목을 조이는 느낌이 들었다.


“윽!”


우정은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고통스럽게 바닥을 굴렀다.


반면 담월은 답답할 뿐 고통은 없었다.


그러나 그의 동공은 버겁게 흔들리고 있었다.


“이···. 이거···.”


들었던 적 있다.


“할머니가···.”


담월의 머릿속에 혜진의 목소리가 떠올랐다.


- 종말의 날 같았어. 나무가 인간을 공격하기 직전 세상이 빨갛게 물들었거든, 푸른 하늘도, 까만 밤하늘도, 바다도, 달도 전부 붉었어. 할미는 서해 쪽에 있었는데 멀리 떨어진 곳에서 천둥처럼 빛이 번쩍하더라고···. 그날 중국이란 거대한 나라가 소멸했어.


“같아”


당시엔 할미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지금은 충분히 알 것 같다.


“그날과 같아···.”


그렇게 멍하니 창밖을 볼 때였다.


번쩍!


붉은빛이 세상을 집어삼킬 순백으로 변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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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5화. 영웅의 탑 - B1 24.09.14 8 0 12쪽
14 14화. 영웅의 탑 - B2 24.09.13 11 0 14쪽
13 13화. 영웅의 탑 - 녹지의 신성 (2) 24.09.12 9 0 14쪽
12 12화. 영웅의 탑 - 녹지의 신성 24.09.11 10 0 13쪽
11 11화. 영웅의 탑 0층 - 본관 24.09.10 10 0 11쪽
10 10화. 영웅의 탑 - 강당 (3) 24.09.09 8 0 12쪽
9 9화. 영웅의 탑 - 강당 (2) 24.09.08 8 0 15쪽
8 8화. 영웅의 탑 - 강당. 24.09.07 10 0 12쪽
7 7화. 영웅의 탑 - 0층 (3) 24.09.06 14 0 15쪽
6 6화. 영웅의 탑 - 0층 (2) 24.09.05 13 0 13쪽
» 5화. 영웅의 탑 - 0층 24.09.04 11 0 16쪽
4 4화. 에어리어 원 - B5 (4) 24.09.03 12 0 13쪽
3 3화. 에어리어 원 - B5 (3) 24.09.02 15 0 12쪽
2 2화. 에어리어 원 - B5 (2) 24.09.01 20 0 16쪽
1 1화. 에어리어 원 - B5. 24.09.01 32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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