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자는 회귀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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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력제로
작품등록일 :
2024.09.01 14:16
최근연재일 :
2024.09.1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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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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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화. 영웅의 탑 - B1

DUMMY

녹지의 신성 대사제, 울람은 사시나무처럼 벌벌 떨었다.


공포? 그딴 게 아니다. 뇌리가 끓어오르는 분노다.


“개새끼가···.”


학생 교복에 지팡이도 아니고 검 한 자루 들고 그것도 혼자?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온다.

자신들을 얼마나 우습게 본 건가.


‘아니지.’


‘처음 보는 마법으로 죽였어.’


정체 모를 마법으로 목을 댕강댕강 썰었다.

만만한 놈은 아니란 소리.

하지만. 내가 누군가?


‘녹지의 신성, 대사제.’


에어리어 원, 고층 헌터와 맞먹는 실력자.


햇병아리 같은 애송이는 연창 한 번에 죽일 수 있다.


“네 놈이냐? 포탈을 부수고 이 짓거리를 벌린 게?”

“응”


담월은 담담히 말했다. 숨길 필요도 없고.


“네가 벌인 죄가 얼마나 큰지 알아?”


울람의 말에 인상을 구겼다.


“죄지은 적 없는데?”


거슬리는 폐물을 베었을 뿐.


“쓰레기를 치우는 게 죄냐?”

“뭐?”


뒷덜미에 혈류가 솟구쳤다.


“개···이···. 목신의 뜻을 거스른 게 얼마나 큰 죄인지 모른단 말인가!”


포효가 울리자. 사제들은 마른침을 삼키며 전신을 떨었다.


대사제의 분노는 곧 목신의 살.


신의 격노와 같다.


“사제들은 뭘 하고 있나! 저놈을 찢어 죽여라!”

“가호가 있으리!”


실드를 뒤집어쓴 사제들 지팡이에 빛이 몰려들었다.


연녹색 빛이 사방에 일렁이며 옅은 상쾌한 냄새를 번졌다.


‘나무?’


거기서 나는 냄새와 비슷했다.


오래전 인간이 즐겨 맡던 냄새 말이다.


‘나무의 힘을 사용할 수 있는 건가?’


더군다나. 협죽도 앞에 절을 하는 사제들.

뭔가 이어져 있다.


‘뭐지?’


그때.


우우우우웅!


협죽도가 깔고 앉은 마나 원석이 우렁찬 엔진음을 내며 가동됐다.


‘분명 전실 장비를 다 부셨는데?’


이곳에 오기 전 B1 전실을 다신 사용할 수 없게 만들어놨다.


고개를 갸웃하던 순간.


슈화아아악!


테론 것과 비슷한. 스피어가 대기를 갈랐다. 연녹색 빛을 은은히 머금은 창. 그 매서운 속도에 솜털이 솟았다.


- 방어와 공격의 공존이 불가할 때는 피하는 게 제일 좋아.


‘회피’


실은 넓다. 검사에게 유리한 필드.


스파앗!


바닥을 쓸며 벗어났다.


뻐억!


내벽에 처박힌 스피어.


콰아앙!


테론의 마법과 같이 빛을 웅축. 폭발.


‘메커니즘은 같다.’


테론은 화(火). 저놈들은 목(木).

실려있는 속성이 다를 뿐.


‘문제가 있다면.’


목 기운은 인간에게 치명적이다.

파편으로 휘날리는 잔재를 피해야 했다.


스확!


바닥에 넙죽 엎드려 사방으로 퍼지는 잔재를 피했다.


벌떡!


상쾌한 향이 옅어지는 순간.

곧장 일어나 자세를 잡았다.


그때.


“20분? 그보다 빠르면 15분 뒤면 꽃봉오리가 핍니다!”

“더 서둘러! 에어리어 원 진압팀이 들어오기 전까지 0층을 묵사발 내야 한다!”


부서진 포탈은 복구가 불가능하다.


‘별수 없어 0층만이라도 박살 낸다.’


본래 지원군이 에어리어 원 대응팀을 작살내는 계획이었지만.

플랜이 틀어졌다.


‘적목광을 잃을 수 있지만···.’


0층을 박살 내면 후에 벌일 일이 순조로워질 터.


대를 위한 소의 희생은 필연.


“개 같은 새끼! 네 놈 때문에 귀찮게 됐구나!”


피이이잉!


지팡이에 맺힌 연녹색 빛이 담월을 향해 쏘아졌다.


강력한 범위 마법은 아니다.

마나로 총알을 쏘는 것과 비슷했다.


‘스치기만 해도 목의 기운이 역병처럼 몸에 스밀 테지’


징그럽게 부풀어 올라 죽을 것이다.


‘사지를 갈라 찢어 죽이고 싶었지만’


이걸로 만족해야지.


슈욱! 수우욱!


수십 발의 빛의 탄환.


‘빠르다.’


또한, 여러 궤도를 순식간에 덮쳤다.


도망치지 못하게 목을 옥죄는 공격.

대사제 만만한 놈이 아니었다.

인간 사냥을 많이 해본 솜씨.


잡생각은 치웠다.


스화악!


재빠른 탄환을 회피할 방법은 무.


‘방법은’


마나를 베는 것.


철컥!


검을 고쳐잡고.


2식 내려치기에


“렌마 3식 마나 베기”


변형을 이룬 공격.


스촤아악!!


탄환이 도달한 순간 허공을 베었다.

종잇장 찢는 얇은 감촉이 들자.


스즈즉!


마나가 검은색 속살을 뽐냈다.


성공적인 마나 베기.


스팡!


상큼한 음색. 탄환이 쉽게 흩어졌다.


마나의 속살은 궤도에 걸린 마법을 제거했다.


‘된다.’


문제는 탄환 수가 많다.


- 공격이 옅어? 그럼 더 때려. 그래도 안 돼? 더 열심히 때려


스승의 말을 곱씹으며.


탄환에 집중.

시간이 느리게 흘렀다.


그리곤.


스화아악!


허공을 갈랐다.


스팡!


스화아악!


스팡!


연록 빛을 반사하는 백검에 백광이 일었다.


스화아악!


일렁이는 백광이 마나를 깔끔히 베었다.


취한 듯 검을 휘두르는 담월.

마치 무예의 춤사위 같다.

탄환은 그 앞에 낙엽처럼 떨어졌고.

고개 숙이며 잔해가 되어 흩어졌다.


스팡!


마법이 깨지며 발생한 잔재는 연막이 되어 담월의 주변을 가렸다.


호흡을 참으며 잠시 몸을 숨겼다.


뿌연 연기와 함께 고요해지자.

사제들이 웅성거렸다.


“해치웠나?”

“그런 말 하지 말라고”


침을 꿀꺽 삼키며 대사제를 바라봤다.


“음”


울람은 상황을 정확히 볼 수 없어 탐지 마법을 시전했다.

탐지되는 마나가 없다.


“어?”


마나가 없다니?

죽은 자도 하물며 영혼도 마나를 남긴다.


그런데 없다니?


“없어?”


잘 못 봤나? 다시 확인했다.


그때.


스화아아악!


연기에서 무언가 날아왔다.


태엥!!


순간이라 시선이 따라잡지 못했다.

그저 충격에 떨리는 실드만이 공격받았단 사실을 알렸다.


쯔즈즉..


금이 쩍 가는 실드.


투두둑..


조각이 바닥에 떨어졌다.


“무슨!”


사제들은 눈을 껌뻑였다.

자신들이 본 게 진짜냐는 심정.


“대사제님 실드가···.”


경험 없는 일반 사제 것이 아닌.

무려 대사제의 농도 짙은 실드.

거기에···.


“금이?”


동공이 거세게 떨렸다.

울람은 최대한 침착하며 실드를 확인했다.

없다. 남아있는 형체가 없다.

마나의 잔재도 파편도.


“뭐지? 뭐로 공격한 거지?”


그야말로 무(無).

흔적이 없다.


“내가 뭘 보고 있는 거지?”


그제야 상황파악이 됐다.

놈은 포탈을 파괴한 괴물.

철문 뒤에서 사제 목을 정확하게 베었던.


괴물.


‘고층 헌터’


에어리어 원에서 배치한 고층 헌터가 분명했다.


“적광목은!”

“다 됐습니다!”

“마나 원석 힘을 내게 연결해라!”

“네? 그건 위험합니다!”


위험하고 자시고.

저 연막 속에 숨어 숨죽이고 있는 놈은 괴물이다.


괴물은 괴물이 상대해야···.


스화아악!


기이한 소리가 울리고.


티디디딩!!


“엇!”


사제의 실드가 무의 힘을 방어하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기교였다.


채엥!!

실드 파편이 휘날리고.


“허업!”


촤아아악!!

숨을 들이켠 사제의 목이 떨어졌다.


피 분수가 흩뿌려졌다.


순간.


촤악!!


마법 잔재로 생성된 연막이 흩어졌다.


거기엔 입과 코를 막은 담월이 백검을 쥐고 서 있다.


태연했다.

사람을 베었다는 죄책감 하나 없는 눈길로. 다음 차례를 물색 하고 있었다.


‘얕은 실드’


대사제의 실드는 뚫지 못했다.


‘저기’


대사제 옆에서 동공을 벌벌 떨고 있는 놈.


목표를 정하고 자세를 잡았다.


렌마 2식 바로 서기


‘렌마 2식 내려치기와 3식 마나 베기를 융합.’


렌마 3식 변형 마나 베기.


백검을 휘둘렀다.

허공은 힘없이 길을 내줬고.

마나는 살결을 들어냈다.

암흑은 백검의 힘을 흡수하고.

힘은 압축된 공간을 넘어.


채엥!


사제의 실드를 간단히 베고 목을 떨어트렸다.


‘남은 사제는 총 여섯, 나무 하나.’


협죽도의 꽃봉오리는 조금 전보다 활짝 피었다.


‘시간이 없다.’


저것이 만개하면 하늘이 붉어질 것이고. 천둥이 내리꽂히겠지.


그때


협죽도에 절을 올리던 사제들이 대사제에게 무언갈 연결했다.


본능이 말한다···.


‘막아야 한다.’


저게 연결되는 순간.


쭈뼛!


상상했을 뿐인데.

솜털이 삐죽 서는 게.

위험해질 게 분명했다.


생각은 짧았고 행동은 빨랐다.


꾸욱.


백검의 자루를 쥐고.


타앗!!


바닥을 치고 달렸다.


촤아악!


인간의 속도라 판단하기 힘든 움직임.


“막아! 대사제님께 시간을 벌어줘!”


사제들이 부리나케 움직였으나.


스화아악!


“떠어...”


소리친 사제의 목이 떨어졌고.


피이이잉!


촤아아악!!

쏟아지는 마법은.


타닥! 탁!


넓은 필드를 이용해 모두 회피했다.


타다닥!


빨랐다.


스화아악!


허공이 갈릴 때마다.


툭..투둑..


사제들 목이 바닥을 굴렀다.


“스피어!”


슈화아악!


머리를 노린 공격.


타다닷!


재빠르게 벗어났다.


뻐억!


바닥에 처박힌 스피어.

응축. 폭발.


펑!


잔재만 휘날릴 뿐.


담월의 옷깃 하나 스치지 못했다.


곧장 보복이 행해졌다.


스화아악!

마나의 속살이 드러났고.

부끄러운 것을 목도한 이는.


데굴...


목이 떨어졌다.


푸화아악!


나무 냄새와 더불어 비린내가 짙어졌다.


‘셋’


남았다.


“쫓아! 죽여!”


악빨 가득한 목소리.

백검은 시끄러운 걸 싫어한다···.


‘저놈’


스촤아악!


담월의 춤사위가 펼쳐지고.

압축된 대기는 표적의 목을 정확히 베었다.


촤아아아!!


이제 두 명.


대사제와 그의 등에 뭔갈 주입하는 놈.


‘저놈부터’


날아오는 마법은 더 없었다.

느껴지는 거라곤 대사제의 시선과.

협죽도의 시선.


스촤아악!!


담월을 보지도 못한 마지막 사제놈 머리가 뚝 떨어졌다.


툭...투둑...두르르륵...


바닥을 몇 번 구른 머리가 협죽도에 부딪쳐 멈췄다.


“후우”


거친 날숨을 뱉으며 자리에 섰다.


가쁜 호흡과 뜨거운 심장.

체력의 한계에 다다랐지만.

알 수 없는 흥분과. 쾌락은 폭발적인 에너지를 송출해줬다.

마치 넘치게 충전된 로켓이랄까?


하지만 손끝이 떨렸다.

짧은 시간 내에 많은 힘을 낸 탓.

머리와 가슴은 더 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손끝과 신체는 지쳤다.


작은 휴식이 필요했다.


주위를 둘렀다.


대사제 주변이 뻘겋다.


‘내가 했지만···.’


피 칠갑 된 광경은 썩 좋지 않았다.


손끝을 바라봤다.


피 한 방울 묻지 않았다.

백검의 검날에도.

옷깃에도 혈흔 자국 하나 없다.


‘느낌이 이상해’


마치 홀린 듯 아니 수백 번 해본 듯.

녹지의 신성을 사냥하는 일은. 쉬웠다.

흔한 죄책감 하나 들지 않았다.

마치 오래전부터 해왔던 일인 것처럼.


‘쓰레기 치우는 일이라 그런가?’


아니면.


‘스승님의 주입식 교육 때문?’


허구한 날 녹지의 신성 욕을 하셨으니. 내게도 여파가 있을지도.


“네놈···. 너이 개새끼!”


웅웅!


울람의 전신에 푸른 빛이 맴돌았다.


마나와 한 몸이 된 모습.


“후우, 그래. 끝난 게 아니다.”


대사제가 남았다.


협죽도는 덤.


‘만개하기 직전이야.’


무시할 수 없다.

나무의 힘을 직접 본 당사자로서 알고 있다.


‘무서운 놈이다.’


저 나무도. 푸른 빛에 잠식된 저놈도.


허나 질 것 같지 않다.


‘이 기분 오랜만이다.’


내려치기를 연습할 때. 가끔 이런 감정이 들었다.


‘실패하지 않을 것 같은 감각’


지금 선명히 느껴졌다.


꾸욱...


백검의 자루를 꽉 쥐었다.

빌린 검이지만 알차게 썼다.


‘두 번 만 더 쓰고 가져다 놓자’


“크아아아!”


고통인지 비명인지 모를 포효를 울림이 뱉었다.


고막을 때리는 역겨운 소음.

담월의 인상이 구겨졌지만 그뿐.


그의 손은 움직이고 있었다.


스촤아악!


발도 마찬가지.


타다닷!


허공을 베고 곧장 자리를 이탈했다.

놈의 지팡이에 깃든 푸른 빛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쾅! 콰가가강!!


스피어 수십 개. 언제 어디서 날아왔는지 보지도 못했다.


반면 담월의 공격은.


태엥!!


단단한 놈의 실드에 막혔다.


좀 전처럼 금이 가지도 않았다.


“단단하다.”


뿐만 아니다.


지팡이에 푸른 빛이 맺히는가 싶더니.


슉.


곧장 사라졌다.


“제길!”


바닥을 굴렀다.


쾅! 콰가가강 뻐억!


응축. 폭발이 메커니즘을 벗어났다.

곧장 박히는 데로 폭발을 일으켰다.

크기는 테론의 것 세배 이상.

마나 광석이 있는 실은 제법 단단한 재질로 건설된 곳.


하지만 울람의 마법은 손쉽게 철판을 찢었다.


“빠르고 강하다.”


슉.


콰강! 쾅!


거의 즉발 공격.

회피만 하느라 반격 틈이 없었다.


‘타이밍 잡기가 힘들어’


마나를 베려면 조금의 시간은 필요하다.


하지만 울람은 주지 않았다.


슉!


콰가가강!!


즉발 스피어.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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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6화. 영웅의 탑 - 변 화 24.09.16 4 0 14쪽
» 15화. 영웅의 탑 - B1 24.09.14 8 0 12쪽
14 14화. 영웅의 탑 - B2 24.09.13 11 0 14쪽
13 13화. 영웅의 탑 - 녹지의 신성 (2) 24.09.12 8 0 14쪽
12 12화. 영웅의 탑 - 녹지의 신성 24.09.11 10 0 13쪽
11 11화. 영웅의 탑 0층 - 본관 24.09.10 9 0 11쪽
10 10화. 영웅의 탑 - 강당 (3) 24.09.09 8 0 12쪽
9 9화. 영웅의 탑 - 강당 (2) 24.09.08 8 0 15쪽
8 8화. 영웅의 탑 - 강당. 24.09.07 9 0 12쪽
7 7화. 영웅의 탑 - 0층 (3) 24.09.06 13 0 15쪽
6 6화. 영웅의 탑 - 0층 (2) 24.09.05 13 0 13쪽
5 5화. 영웅의 탑 - 0층 24.09.04 10 0 16쪽
4 4화. 에어리어 원 - B5 (4) 24.09.03 11 0 13쪽
3 3화. 에어리어 원 - B5 (3) 24.09.02 15 0 12쪽
2 2화. 에어리어 원 - B5 (2) 24.09.01 20 0 16쪽
1 1화. 에어리어 원 - B5. 24.09.01 31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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