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반 게임 속 밸런스 파괴범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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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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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2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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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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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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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DUMMY

11. 등장인물.


“월요일, 아니 화요일이 괜찮겠네요.”


상의 끝에 신체검사는 사흘 뒤로 잡았다.

이후 있을 면접까지 어머니와 논의를 이어가는데. 이미 숙지되어 있는 탓인지 자꾸 머릿속에 딴 생각이 들어찼다.


‘···뒷정리를 한 건 어느 쪽일까. 스케빈저? 아니면 우주 용병? 대체 언제 지구까지 온 거지?’


뇌를 쥐어짜서 얼마 밝혀지지 않은 안드로메다의 세력도를 기억해낸다. 설정상 둘 다 우주를 탐사하는데 이골이 난 존재.


특히 우주 용병은 목표 추적을 끝냈다 해도 완벽한 작업을 위해 주변 인물까지 사전 파악하는 집요한 성질을 가졌다.

그러니 집이라고 안전하다 장담할 수 없었다.


만약 적들이 어머니를 노린다면 나는-.


“역시 혼자는 불안하니?”


갑자기 훅 들어오는 어머니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나도 모르게 어두운 표정을 지었던 모양이다.


“엄마가 힘들더라도 근처에서 할 만한 일을 구해볼까?”


곤란한 말투와 달리 짐짓 밝아 보이는 얼굴.

홀로 초령시로 향하는 아들이 걱정스러운 한편. 아직 그녀를 필요하다는 면이 기쁜 듯했다.


“아뇨. 그러실 필요 없어요.”


나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아니면 다른 고민거리라도 있는 거니? 편히 말해보렴.”


“별일 아니에요. 그냥, 그냥 내일 약속이 있어서요.”


마음 편해지고 싶다고 비밀을 털어놓을 생각은 없었기에, 급히 화제를 전환했다.


“아마 점심도 밖에서 먹을 것 같아요.”


“설마, 또 혼자 영화 보러 가는 거니?”


어머니가 눈을 가늘게 끄며 묻는다.


보통 할 일없이 만화나 영화를 보며 빈둥거리는 것이 내가 주말을 보내는 방식.

외출한다 해도 갈 곳은 영화관뿐이었으니 지극히 당연한 물음이었다.


“그게 아니라, 어쩌다가 알게 된 애들이 있어서요.”


“그래? 어떤 애들인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낼 것까진 없을 텐데.

내 행실에 그렇게 문제가 있었나.


순간 어이없어서 실소가 터져 나오려는 걸 참고 얼른 대답했다.


“중학생 남자애랑 고등학생 여자애. 둘 다 좀 어려요.”


“아들. 너도 고등학생이란다.”


아직 나이에 적응하지 못해 의식의 흐름대로 내뱉은 발언에 어머니가 가볍게 웃으셨다.

이윽고 핸드백의 지갑 속에서 지폐를 내미시는데.


“친구들하고 잘 놀다 오렴.”


용돈이었다.

나는 그제야 경제적 자유가 없는 학생인 걸 자각했다.

하마터면 오늘 아침 뒷산을 올랐을 때처럼 빈털터리로 나갈 뻔했다.


“···감사합니다.”


하도 오랜만에 받는 용돈.

나는 뒤늦게 꾸벅 고개를 숙였고. 어머니는 환한 미소로 화답하셨다.


*


다음날 오전 11시 경.

약속된 시간보다 다소 이른 시각. 나는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어제도 간소하게 문자로 전했지만. 오늘 일행에게 아직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걸 단단히 일러둘 예정이었다.


“지훈이 형, 여기에요!”


반가움이 가득한 외침에 고개를 돌리니. 벤치 앞에서 손을 흔드는 차승혁이 보였다.


화려한 문구로 프린트된 후드 재킷. 경고에 유념한 것인지 눌러쓴 모자.

대충 챙겨 입고 나온 나와 달리 제법 신경 쓴 듯한 복장이다.


“안녕하세요!”


그는 걱정도 없는지 해맑게 웃었다.


“설희는 아직 안 왔나 보네.”


“아, 제가 한번 문자해볼게요.”


차승혁이 대답과 함께 휴대폰 메시지를 보냈다. 단체 방을 썼기에 내 휴대폰에도 알림이 울렸다.


- 차승혁: 누나 어디쯤 왔어요? 지훈이 형도 막 도착하셨어요.


- 금설희: 근처야.


그녀한테서 금세 답장이 왔다.


- 차승혁: 좋네요. 저희는 백화점 앞 벤치에서 기다리고 있어요.


- 금설희: 그보다 말해야 할 게 있어.


- 차승혁: 뭔가요?


쓸데없이 대화가 길어진다.

얼굴을 마주한 다음 이야길 나누자고 권하려는데. 그보다 앞서 그녀가 의미심장한 글을 보냈다.


- 금설희: 착각이면 좋겠는데.

- 금설희: 아무래도 나 쫓기고 있는 것 같아.


나는 다급히 문자를 수정했다.


- 남지훈(나): 자세히 설명해봐.


우려했던 일이 예측보다 훨씬 빠르게 벌어지고 있었다.


- 금설희: 아까부터 누가 계속 따라오고 있어.


- 남지훈(나): 확실해?


- 금설희: 응. 평소 자주 겪어봐서 알아.

- 금설희: 처음엔 아빠가 몰래 붙여준 삼촌들인 줄 알았는데. 내가 모르는 사람이야.


순간 해괴한 답변이 돌아와 당황했지만. 어쨌든 중요한 건 그녀가 엄청난 확신에 차 있다는 점이다.


‘조심해서 나쁠 건 없겠지.’


누군가 우리를 노리는 상황이니까.


차승혁과 함께 금설희가 오고 있다는 방향으로 뛰었다.

곧이어 또래 여자아이처럼 수수한 옷차림의 그녀를 발견할 수 있었다.


“누ㄴ, 읍-!”


“조용히 있어봐.”


그녀에게 향해 아는 척하려는 차승혁의 입을 막았다.


지금 아는 척하면 현재 위기를 모면할 수는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의문의 추격자는 잠시 물러날 뿐. 언제고 이 일이 반복될 수 있었다.


근원을 뿌리 뽑기 위해 한 가지 작전을 구사하기로 결심했다.


나는 곧장 금설희에게 통화를 걸었다.


- “여보세요.”


“나다. 괜히 의식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내가 알려주는 방향으로 와.”


- “네, 아니 으응···.”


다행히 그녀는 나를 전적으로 믿고 지시에 따라주었다.


신속하게 차승혁을 이끌고 인적이 드문 으슥한 골목길로 들어섰다.


내심 이런 허술한 유인에 걸려들까 싶었는데. 멀리서 금설희를 따라 거침없이 진입하는 인영이 보였다.


‘생김새나 외형을 봐선 인간 같은데.’


여타 직장인들과 다를 바 없는 차림. 뿔테 안경을 쓴 흐릿한 인상의 남성.

뭐라 단정 짓기엔 단서가 적다.


저 자를 어떻게 할지 머릿속으로 맹렬히 시뮬레이션을 돌리는데.


탓. 타닷.


주위에 인적이 없는 걸 보곤 일을 벌일 심산인지, 남성이 갑자기 속도를 높였다.


‘정체는 모르겠지만 불순한 목적이 있는 것만은 분명하군.’


우선 붙잡고 심문하기로 마음먹었다.

만약 단순한 변태라면 혼쭐을 내주고 쫓아내면 그만이다.


코너에서 숨을 죽이고 기다린다.


금설희가 앞을 지나가고. 남성의 모습이 나타나자마자 빠르게 멱살을 붙잡았다.


“엌?!”


누군가 있을 줄 몰랐다는 듯, 깜짝 놀란 얼굴. 다급히 팔을 뿌리치려했지만 내 팔은 요지부동이다.

구속에서 벗어나고자 온 몸을 흔들며 발버둥 치지만 어림없는 짓이었다.


‘약하다.’


압도적인 힘차이.

상대는 일반 시민과 다름없는 근력을 가졌다.


진짜 그냥 평범한 변태였던 걸까.

순간 잘못 짚은 건가 의문이 짙어질 무렵.


불시에 코앞으로 주먹이 날아들었고. 눈앞이 번쩍였다.


“윽!”


아무렇게나 휘두른 팔에 안면을 가격당한 것이 아니다. 상대의 주먹은 정확히 내 인중에 꽂혔다.


인간의 급소를 노린 인정사정없는 타격.

통증이 크진 않았지만 반사적으로 맞은 부위에 손이 갔고. 남자는 그사이에 팔을 풀고 벗어났다.


조금 전까지 당황한 표정이 거짓이었던 것처럼 분위기가 순식간에 돌변했다.


영화에서나 봤을 숙련된 요원의 자세.

방금 전 일격이 어쩌다가 걸린 요행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헉! 형 괜찮으세요?”

“아저씨!”


두 사람이 비명에 가까운 목소리를 지른다.


“괜찮으니까, 오지 마!”


나는 반대편 손을 들어 학생들을 안심시키는 것과 동시에 다가오지 말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체질 능력을 각성한 내 육체는 튼튼했고. 그 덕에 얼굴은 멀쩡했다.


‘이 새끼가.’


하지만 일반인이었다면 무조건 앞니가 박살났을 터. 금설희나 차승혁이 이 공격을 당했을 거라 상상하니 열불이 솟구쳤다.


‘죽여 버린다.’


아주 작살을 내기로 다짐했다.


상대는 틀림없는 적. 판단을 마친 나는 금방이라도 달려들 기세로 몸을 낮췄다.

하지만 상대의 행동이 더 빨랐다.


“초, 총!?”


뒤에서 기겁한 외침처럼 품에서 소음기가 달린 권총을 꺼내든 것이다.


요원은 주저 없이 격발했고.

탕. 하고 작은 소음이 잇따라 들려왔다.


나는 피할 틈도 없이 허벅지에 총알을 맞았다.


한 차례 몸을 움찔한 나는 얼어붙은 표정으로 경과를 느꼈다.

이윽고 추리닝 바지 밑단으로 흘러내린 탄환을 보며 안도했다.


‘휴.’


일반 권총으로는 체질 초능력자를 무력화할 수 없다는 건 알지만. 개량 총기에 철갑탄까지 사용했다면 혹시 모를 일이었다.


“!!!”


다만 내가 한 가지 간과한 사실이 있었다. 바로 내성치를 넘어선 격통은 전달된다는 점이다.


‘아악!’


뒤늦게 고통이 찾아왔다.

허벅지가 불에 댄 듯이 아프다. 피멍 든 부위를 강하게 비틀어 꼬집는 통증 같달까.


만약 총을 본 그 찰나. 맞을 각오를 하지 않았다면, 볼썽사납게 고통에 찬 신음을 내뱉을 뻔했다.


잠시 내가 주춤거리는 사이. 요원은 바로 뒤돌아 도망쳤고. 나는 눈에 불을 켜고 그 뒤를 쫓았다.


“크으, 어딜 도망 가!”


탕. 탕. 탕.

요원은 아예 돌아보지 않고 막 총을 쏴댔다. 골목길을 벗어날 시간만 끌면 된다는 마인드로 여겨졌다.


‘반입자 배리어!’


마음속 외침에 맞춰서 정면에 검은빛, 흑요석을 연상시키는 반투명한 역장이 펼쳐지고 총탄을 막아낸다.

아깐 워낙 깜짝 놀란 탓에 바로 쓸 생각을 못했지만. 원거리 방어 수단은 갖춰져 있었다.


나는 고통을 발판삼아 이를 악물며 득달같이 달려갔고. 결국 따라잡는데 성공했다.


‘초능력자는 아니다.’


적은 그저 고도로 훈련받은 전투요원.

그것만으로도 웬만한 초능력자들을 제압할 수 있겠지만. 이번엔 상대가 좋지 않았다.


‘잡았다!’


손을 쭉 뻗어 요원의 목덜미를 잡아챈다.

방지턱에 걸린 듯 순간 크게 휘청거리는 상대.

팔을 있는 힘껏 당기자 속절없이 끌려왔고. 그대로 안쪽으로 내동댕이쳤다.


데구르르-

다시 골목으로 내던져진 요원은 낙법을 구사하며 빠르게 몸을 추슬렀고. 곧바로 교본에 실릴법한 완벽한 자세로 날 조준했다.


물 흐르듯 이어지는 연계.

긴박한 상황에서 그럴 수 있다니. 절로 감탄사가 나올 지경이었지만.


‘어딜!’


빠르게 달려들어 손으로 총신을 쳐낸 다음. 요원의 가슴을 강하게 걷어찼다.

전력을 다해 찼기에 상대는 권총을 놓치고 바닥에 뒤로 쓰러진다.


무장이 해제되었지만 방심하지 않는다. 품에서 또 다른 무기가 튀어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역시나 예상대로 요원은 포기하지 않고 몸을 일으키려 했다. 엉거주춤 일어서려는 그를 향해 바로 주먹을 날린다.


내가 당한 걸 고대로 되갚아줬다간 골절이 아니라 안면이 뭉개지고 머리통이 박살날 수 있으니. 적당한 힘으로 턱을 가격한다.


“컥!”


클린 히트. 깔끔하게 적중했다.

요원의 몸이 크게 비틀거리며 무너지려한다.

나는 쓰러지려는 상대의 멱살을 붙들고.


쾅!

집어 들어 메치듯 옆 담벼락에 처박았다.


도주를 포기한 것일까. 요원은 양팔을 늘어뜨린 채 저항하지 않았다.

완벽하게 제압이 완료된 상황.


“형, 괜찮으세요?!”

“이게 무슨-.”


뒤이어 학생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내가 저지른 광경을 보고 혼이 빠져나간 표정. 사실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불과 이틀 전에 벌였던 전투의 여파 때문일까. 본능적으로 선보인 움직임과 과격함에 스스로 놀랐다.

하지만 나는 이를 내색하지 않고. 오히려 여세를 몰아 목소리를 내리깔며 상대에게 물었다.


“너 정체가 뭐냐. 왜 우릴 쫓아온 거지?”


“...”


대답할 의사가 없다는 듯 입을 꾹 닫은 모습.


그렇다. 요원의 무거운 입을 열기 위해선 폭력적인 수단이 강요되는 법이다.


나는 상대의 등을 벽에서 떼었다가, 다시금 담벼락을 부술 듯이 몰아붙였다.


쾅-!


“대답해.”


담벼락의 돌 부스러기 같은 자잘한 알맹이가 떨어질 정도의 강도.

그 반동으로 알에 금이 생긴 뿔테 안경이 떨어졌고. 흐릿하게만 보이던 요원의 얼굴이 만천하에 공개되었다.


‘변장 아이템?’


이국적이고 생소한 이목구비를 가진 서양인.

가려져 있던 탓에 눈치 채지 못했을 뿐. 그는 이미 눈을 까뒤집고 기절한 상태였다.


‘···이 사람은 설마, 제임스?’


그보다 중요한 것은 그렇게 드러난 얼굴이 내가 알고 있는 영화의 등장인물과 꼭 닮아 있다는 점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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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반 게임 속 밸런스 파괴범이 되었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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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기사회생 NEW 6시간 전 2 0 11쪽
15 심해의 괴물(2) 24.09.17 5 0 12쪽
14 심해의 괴물 24.09.16 7 0 13쪽
13 질문 타임 24.09.15 10 0 12쪽
12 대화 자세 24.09.13 10 0 12쪽
» 등장인물 24.09.12 11 0 12쪽
10 훌륭한 스타트 24.09.11 16 1 12쪽
9 미지의 적 24.09.10 15 0 13쪽
8 불쾌한 기억 24.09.09 17 0 12쪽
7 전리품 24.09.08 24 2 13쪽
6 특별 상품 목록 24.09.06 22 0 12쪽
5 역할 24.09.05 22 0 13쪽
4 다섯 24.09.04 25 0 12쪽
3 괴한 24.09.03 28 0 13쪽
2 기가 막힌 우연 24.09.02 35 0 17쪽
1 프롤로그. 취미 + 1. Movie licensed game. 24.09.02 41 0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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