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반 게임 속 밸런스 파괴범이 되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새글

Sn50
작품등록일 :
2024.09.02 17:27
최근연재일 :
2024.09.19 18:20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341
추천수 :
30
글자수 :
98,650

작성
24.09.16 18:20
조회
11
추천
2
글자
13쪽

심해의 괴물

DUMMY

14. 심해의 괴물


히어로 유니온은 한국 초인 협회와 유사한 미국의 기관이다.

조금 다른 부분이 있다면 미국에는 그와 비슷한 협회가 세 개가 존재하고. 하나하나가 초인 협회의 규모보다 동등하거나 뛰어나다는 점이었다.


“네 상관, 찰스 카튼한테 연락해. 이 일에 대해 합의하고 싶다고.”


때마침 내 앞에 있는 제임스는 찰스 카튼과 핫라인이 존재하는 몇 안 되는 수하였다.


“지금 네가 무슨 소릴 하고 있는지 아나?”


제임스는 대번에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찰스 카튼은 표면상 이사직을 맡고 있지만. 실질적 영향력만 따지면 수장에 버금가는 막강한 권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런 인물을 함부로 지목하다니. 실성한 놈처럼 비춰졌을 것이다.


“됐으니까 어서 전화 걸어. 아, 그래. 내가 올리버의 행방을 알고 있다고 전해줘. 그러면 바로 바꿔달라고 할 테니까.”


“···올리버? 그건 또 누구지?”


묻는다고 내가 대답해줄 의무는 없다.


제임스는 골똘히 고민하는 듯 했지만. 그런다고 올리버가 어떤 인물인지 알 턱이 없었다.


“···연락을 해보겠다. 잠시 기다리도록.”


제임스는 결국 내 억지를 못 이기고 휴대폰을 꺼냈다.

결국 보스가 판단할 일이라 여긴 걸 테지.


나는 여유롭게 그 과정을 지켜보았다.


제임스는 마치 대화를 하는 것처럼 휴대폰을 귀에 대고 금붕어처럼 연신 입을 뻐끔거렸다.


‘도청을 대비했군.’


모든 잡음을 차단하는 완벽한 음성 엄폐 기술. 새삼 미국의 기술력이 지구 내에서 가장 특출 난 것이 느껴진다.


“···알겠습니다. 그렇게 전달하겠습니다.”


귀에서 휴대폰을 뗀 제임스의 표정이 좋지 않다. 아마 본인의 의사와는 반대의 대답이 들려왔기 때문일 것이다.


“승낙하셨다.”


그럼 그렇지. 예상대로 찰스 카튼은 내가 꺼낸 미끼를 무시하지 못했다.


“대신, 너와 직접 대면하고 싶다고 말하셨다.”


한데 뒤이어 나도 예상치 못한 답변이 나왔다.


설마 나와 만나고 싶어 할 줄이야. 이거 만만치가 않다.


그쪽에서 한국으로 행차할리는 만무할 테니. 분명 이쪽에서 미국으로 오라는 소리일 터.


솔직히 말해서 교통정리를 위해 몇 번이고 갈 생각은 있으나. 안타깝게도 내겐 한국에서 예정된 일정이 있었다.


“사흘 뒤에 출발하는 건 힘들겠지?”


“가기 불편한 이유라도 있나? 지금 다 말하도록, 이쪽에서 해결해줄 테니까.”


제임스는 당장 떠날 참인지 열심히 항공편을 뒤적거리며 대답했다.


듣던 중 반가운 소리. 스케줄만 사라지면 나도 움직임에 거리낄 것이 없다.


“다음 주에 초능 신체검사를 받기로 했는데, 해결 가능해?”


“각성한 지 얼마 안 된 모양이군.”


제임스는 흘긋 나를 쳐다보더니 고개를 주억거렸다.

잔뼈 굵은 요원이었으니 내 움직임이 훈련받은 몸놀림이 아니란 걸 진작 눈치 챈 것이다.


그러다 문득, 이 세상은 불공평하다는 걸 느꼈다.

엄청난 노력으로 엘리트 요원에 등극한 그가, 고작 나 같은 풋내기한테 잡혀서 수모를 당하고 있으니 말이다.


“한국 협회에는 미국에서 신체검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일러두겠다.”


“오케이. 고마워. 아, 그리고 한 가지 더.”


“또 뭐지?”


무엇이든 상관없다는 태도. 경계를 보이며 언쟁을 벌일 때완 달리 아주 든든하고 믿음직스럽다.

그러니 이것도 잘 해결해주길 바란다.


“보호자의 허락 좀 받아줄래? 내가 미성년자라서 말이야.”


“뭐?”


순간 잘못들은 게 아닌지 의심하는 표정이다.

하긴 조금 전 상황을 생각하면 성인이 아니라고 보긴 힘들었을 것이다.


근데 나 여권은 있으려나. 어머니께 여쭤봐야겠다.


“방금 뭐라 했지?”


“대신 어머니께 허락 받아달라고.”


되묻는 제임스에게 귀찮다는 듯 대꾸하며 함께 집으로 향했다.


*


슈퍼노바 각 나라별 시리즈의 배경은 큰 차이는 없다. 게이트, 괴수, 초능력과 같은 주요 설정을 공유하고 있으니까.


그러나 그 안의 세부적인 설정은 현지에 맞춰서 변화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의 설정을 그대로 가져다 쓰기엔 국가 간 문화와 정서가 무척이나 달랐기 때문이다.


100배가량의 국토 면적과 6배가 넘어가는 인구 수. 따라서 미국은 자국에 걸맞은 새로운 배경을 구축하게 되었다.


‘말이 필요 없는 독보적 1위 국가.’


다른 국가보다 먼저 초능력을 발견 및 선점하고. 전 세계를 혼란에 빠뜨린 최초의 게이트 사태조차 초기 진압에 성공하여 초강대국을 유지했다는 기가 막힌 내용이었다.


한때 일부 팬들 사이에선 작가가 청탁을 받고 미국의 배경을 설정했다는 찌라시가 맴돌았으나.

나는 이제 그것이 현실 반영되었단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미국이 초능력 산업이나 연구 분야가 대단하다는 건 알고 있습니다만···. 겨우 검사를 받겠다고 먼 곳까지 갈 필요가 있을까요?”


어머니는 뺨에 손을 대며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이에 제임스는 한껏 선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설득했다.


“어머님도 아시다시피 자제 분은 매우 드문 케이스입니다. 이리 급변한 사례는 전 세계를 뒤져도 찾아보기 어렵죠.”


그는 과묵하고 진중했던 이전과는 달리, 뿔테 안경을 착용하며 상당히 인텔리전트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첫 대면 당시만 하더라도 제임스를 불신하던 어머니는 한국의 초인 협회와 해태 등의 정식 기관에서 인증해주면서 빠르게 의심이 종식되었다.


“보다 발전된 최첨단 시설에서 검진을 받는다면 상태가 호전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혹시 모를 특이 질환 발견 즉시 신속하게 치료를 받으실 수 있을 테니. 지훈 학생에게 이만한 혜택이 없을 겁니다.”


제임스는 사전에 양해를 구했던, 나를 소재로 삼아 열심히 설득하는데. 어머니가 점점 납득하는 것이 보여서 참 기분이 아리송했다.


“혹여나 요금이 부담되신다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희가 전부 지원해드릴 테니까요.”


“알겠어요. 지훈이를 잘 부탁합니다.”


“좋습니다. 후회 없는 선택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 지훈 군을 케어해 드리겠습니다..”


제임스는 결국 안전 및 한국으로 귀환 등의, 모든 걸 책임지겠다는 각서까지 쓰면서 어머니를 설득하는데 성공했다.


나는 제임스와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짐은 어머니가 외출에서 돌아오기 전에 미리 싸뒀으니 문제없었다.


“그럼, 저희는 바로 출발해보겠습니다.”


“지금, 이 저녁에 말인가요?”


이리 빠르게 떠날 줄 모르셨던 어머니는 깜짝 놀라셨고. 제임스는 능청스럽게 대답했다.


“한국인은 빠른 걸 좋아하잖습니까? 제가 미리 진행시켜 놓았습니다. 하하!”


나는 갑작스러워하는 어머니께 괜찮다는 듯 미소를 지어 보이며 현관을 나섰다.


“그, 조심히 다녀오렴.”


“네.”


짐을 가지고 다가서자 제임스는 어머니를 힐끔 쳐다보더니 조심스레 말했다.


“어머님이 호탕하신 편이군.”


나도 그 의견엔 기탄없이 동의한다.


내가 아무리 어른스럽게 보여도 실제 나이는 17세.

극성맞지 않은 부모님조차 불안감에 휩싸여서 격하게 반대를 할 수도 있을 텐데.

어머니는 그 힘든 결정을 별다른 고민 없이 대답하셨다.


솔직히 나도 이정도 일 줄은 몰랐다.


“조금 유별난 분이시긴 하지.”


내 말에 제임스는 곧바로 ‘너만 할까.’ 싶은 시선으로 나를 흘겨보았다.


“자네도 의외로 얌전히 따라오는군. 원래 그리 겁이 없나?”


의심하고 조심해야할 건 이쪽인데. 정작 제임스가 미심쩍은 분위기를 숨기지 않았다.


나는 용감하지도 무모하지도 않다.

그저 히어로 유니온의 실체를 알고 있었기에, 겁먹을 이유가 없을 뿐이다.


그들은 정의로운데다가 신의를 가진 집단. 주역만큼은 아니더라도 믿을만하다고 판단했다.


자정에 가까운 야심한 시각.

나와 제임스는 로스 엔젤레스 공항으로 직행하는 여객기에 탑승했다.


“자네가 어떻게 나에 대해 알고 있는지 궁금하군. 혹시 상대의 기억을 읽는 초능력이라도 지녔나?”


“글쎄. 나도 잘 모르겠군.”


인천 국제공항으로 이동하고 여객기를 탑승할 때까지 제임스는 나를 맹렬히 탐색했고.


“···자국민이라서가 아니라 객관적인 관점에서 미국은 멋진 곳이 많지. 다음에 여유 있을 때 어머니와 함께 여행 오는 건 어떤가? 비용은 이쪽에서 대줄 의향이 있다.”


또 은근히 꼬드겼다.


“당신네들이 우주 쪽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는지 대답해주면. 마음이 동할 것 같기도 한데.”


이에 응수하듯 넌지시 찔러봤지만.


“안타깝지만 그건 내 권한 밖이다. 외부인에게 발설할 내용은 아니라서.”


역시나 단칼에 거부당했다.


“하지만 히어로 유니온에 소속된다면 이야기가 다를 테지.”


아무래도 제임스는 내가 조금이라도 답변하길 기다렸던 모양이다.

관심 분야를 캐치해낸 그는 그것을 이용해 열심히 영입을 제안했다.


‘괜히 답했네.’


점잖은 목소리로 옆에서 열심히 조잘거리는 탓에 귀가 아플 지경이다.


시선을 돌려 기내를 구경하는, 시큰둥한 태도에도 제임스는 굴하지 않았다.


‘그나저나 통이 크군. 끽해봐야 비즈니스 석일 줄 알았는데.’


놀랍게도 제임스가 예약한 좌석은 퍼스트 클래스였다.

또한 단순 우연인지 아니면 의도한 것인지 몰라도, 나와 그를 제외한 손님이 존재하지 않았다.


“흐하아암-.”


내가 하품을 내쉬며 수면자세를 취하고 나서야 제임스도 말을 멈추고 취침할 낌새를 보였다.


앞으로 남은 비행은 11시간가량.

지금부터 아주 늘어지게 잠을 자고도 남을 시간이었다.


‘비싼 이유가 있긴 하네.’


솔직히 제임스의 입을 다물게 만들 생각으로 누운 거지만. 상상이상으로 안락한 느낌에 나도 모르게 그만 단잠에 빠지고 말았다.


그로부터 1시간.

2시간······.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삐이이-!

삐이이이이이-!


갑자기 시끄러운 소리가 울리며, 달콤한 수면을 방해했다.


알람시계를 끄듯이 신경질적으로 마구잡이로 손목을 때렸으나. 소음이 줄어들긴커녕 더욱 강한 진동과 함께 경고를 내뱉었다.


[경고. 강대한 에너지 반응을 감지했습니다.]

[마스터. 어서 일어나셔야 합니다.]


귀청을 두드리는 소리와 멋대로 눈꺼풀을 무시하고 들어온 문구.

나는 억지로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으, 갑자기 뭔데.”


소음은 내게만 들렸던 모양인지 제임스는 여전히 곤히 자고 있었다.


[현재 탑승 중인 기체를 요격하려는 모습이 보입니다. 신속히 충격에 대비하십시오.]


‘···요격?!’


공격당한다는 소리에 번뜩 정신을 차린다.

창밖을 보니 여객기는 아직 바다 상공을 비행하고 있었다.


‘여기서?’


무슨 착오가 생긴 건 아닌지 의심이 솟았지만. 일단 블랙의 말대로 팔걸이를 꽉 붙잡고 자세를 낮추며 충격에 대비했다.


그리고 곧바로.


콰아아앙!!!!


굉음과 함께 기체가 흔들렸다.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 여객기.

곧이어 곳곳에서 비명소리가 난무했다.


“꺄악!!!”

“뭔 일이야?!”

“떨어진다!”

“으, 으아아아아!!!”



대체 이게 어찌된 영문인지 모른 채로.

여객기는 바다로 추락했다.


*


지평선이 보이는 태평양 한가운데.

무언가가 그 위를 부표 마냥 둥둥 떠다닌다.


멀리서 보면 사고를 당한 변사체가 아닌가 싶겠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생김새가 인간과 무척이나 상이했다.


머리에 자라난 뿔과 인간에게선 찾아볼 수 없는 파란 피부색.

그것은 꼭 민간설화 속의 도깨비 혹은 성경 속 악마의 외견과 닮아 있었다.


만약 남지훈이 목격했다면 기겁했을 그것은, 상공 위를 날아가는 비행기를 보며 생각에 잠겼다.


저 비행체 안에 자신의 숙적이 타고 있다.

우주의 떠도는 공허 에너지와 행성 자연의 기운을 제멋대로 행사하는 불결한 존재.


당장이라도 찢어발기고 싶은 욕구가 샘솟았지만 참았다. 아직은 때가 아니라 들었으니까.


심해의 지배자, 군주께서 직접 당부하셨으니, 심복으로서 감히 그 분의 지시를 거스를 순 없었다.


끓어오르는 증오심을 억누르며 몸을 웅크린다. 다른 동지들 몰래 별을 구경나왔던지라, 이참에 심해로 돌아갈 참이었다.


바다 속 깊이 잠수하여 게이트를 통과하려 다짐한 순간.

괴물은 뭔가 이상하다는 걸 인지했다.


약하다.

놈이 보유한 에너지가 너무나 미약했다.


전사로서 미달인 수준.

에너지 보유량만 놓고 보면 자신이 훨씬 우위였다.

동지들이 자신이 뭘 모른다고 겁을 준 것이 아닐까 의심이 들었다.


그사이 적이 멀어진다.

고작 저런 것을 상대로 도망쳐야하다니.

수치스럽기 짝이 없다.


파지직-


순간의 성미를 참지 못하고 탈 것을 향해 체내의 기운을 광선으로 뿜어내고 말았다.


콰아아앙-

광선을 맞은 비행체는 크게 휘청거리더니 바다로 떨어진다.


완전히 산산조각 낼 작정이었는데.

거리가 멀었던 탓일까.


기세를 잃고 고꾸라지고는 있지만 비행체의 외관은 멀쩡해 보였다.

분명 그를 기분 더럽게 만든 존재는 생존할 것이다.


당황하여 어찌해야 하나 싶을 무렵.

괴물은 좋은 방법을 떠올렸다.


그냥 싹 다 죽이면 된다.


잘 되었다는 듯 씨익 미소를 짓고는. 곧바로 적이 추락한 장소로 향했다.



작가의말

행복하고 즐거운 추석 명절 보내시기 바랍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영화 기반 게임 속 밸런스 파괴범이 되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시간은 일~금 저녁 6시 20분입니다. 24.09.02 11 0 -
17 공적 NEW 3시간 전 1 0 13쪽
16 기사회생 24.09.18 5 2 11쪽
15 심해의 괴물(2) 24.09.17 8 2 12쪽
» 심해의 괴물 24.09.16 12 2 13쪽
13 질문 타임 24.09.15 13 2 12쪽
12 대화 자세 24.09.13 14 2 12쪽
11 등장인물 24.09.12 13 2 12쪽
10 훌륭한 스타트 24.09.11 18 3 12쪽
9 미지의 적 24.09.10 18 2 13쪽
8 불쾌한 기억 24.09.09 20 2 12쪽
7 전리품 24.09.08 25 3 13쪽
6 특별 상품 목록 24.09.06 25 2 12쪽
5 역할 24.09.05 25 1 13쪽
4 다섯 24.09.04 29 2 12쪽
3 괴한 24.09.03 31 1 13쪽
2 기가 막힌 우연 24.09.02 38 1 17쪽
1 프롤로그. 취미 + 1. Movie licensed game. 24.09.02 47 1 1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