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 게임 속 영웅을 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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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2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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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1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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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죽거나 죽이거나 (1)

DUMMY


도끼 한 방에 페이즈 2라니.

사실 나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던 건가?


그랬다면 이런 고생은 하지 않았겠지.

빌어먹을.


토마의 전신이 주홍빛으로 물들었다.

그가 페이즈 2에 진입했다는 증거, 스킬 [맹종].


[미싱 피스]에 존재하는 열두 영웅은 모두 한 가지 영웅 스킬을 지니고 있다.

잃어버린 파편이 제공하는 힘.


[맹종]은 그중 한 가지, 타우러스의 성을 받는 영웅들이 지니는 스킬이었다.


전신이 주홍빛으로 달아오른다.

자신과 시선을 마주한 이들이 자신을 따르게 한다.

또한 능력으로 인해 추종하는 이를 포함, 자신을 따르는 이들의 수에 따라 신체 능력이 상승한다.


단순한 증강형 스킬.

하지만 그것이 영웅 같은 놈들이 사용한다면 말이 다르다.

안 그래도 미친 스펙이던 육체가 한층 더 강해진다는 뜻이었으니까.


더군다나 쟤는 저 스킬로 끝이 아니거든.


토마의 전신에서 황금빛 마력이 넘실거렸다.


“조합 스킬.”


[미싱 피스]는 기본적으로 다섯 개의 스킬 슬롯이 존재한다.

너무 적은 수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

그 다섯 개의 슬롯에 적절한 스킬을 집어넣으면 새로운 스킬이 탄생하기 때문이었다.


스킬 슬롯의 개수 제한에서 벗어나서 쓸 수 있는 스킬, 조합 스킬.

그 중 하나가 지금 토마가 쓰고 있는 것, [사자 사냥]이었다.


[사자의 앞발], 그리고 [돌진]과 [포효]의 조합으로 만들어지는 스킬.

동시에 그가 ‘성난 황소’라는 이명을 지니게 해준 스킬이었다.


왜냐고?

자, 저 앞을 봐봐.


주홍빛으로 달궈진 몸은 화가 난 것 같고, 몸을 두른 황금빛 마력은 소의 형상을 띄고 있다.

딱 봐도 황소지?

그것도 화가 아주 많이 난.


[ 고요가 한층 더 강하게 발동됩니다. ]

[ 고요 (상)이 발동 중입니다. ]


콰앙!


토마가 마치 포탄처럼 쏘아졌다.

눈으로 따라갈 수 없는 쾌속함.

그 속도에서 터져 나오는 파괴력.


콰아앙!


내가 방금까지 서 있던 곳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곳은 분명 던전의 벽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거대한 구멍이 되어있을 뿐이었다.


“미친.”


아까보다 더 괴물이 됐네.


나는 놈이 뽑아 던진 도끼로 달려가 그것을 움켜쥐었다.

후, 좀 안정되는 느낌이군.


“마족-!!”


아, 느낌만 그래.

저기 성난 황소가 오고 있어서 말이야.


드드드드!


땅이 뒤흔들린다.

토마가 포탄처럼 쏘아진다.

나는 몸을 날려 그것을 피한다.


다행히 직선적인 공격.

그렇기에 피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하도 구르니까······.


힘들어 뒤지겠네.


“어차피 그 몸을 차지해도 너희는 던전 밖으로 나갈 수 없다. 알고 있지 않은가?”


그러니까 전 인간이라니까요?

어차피 말해도 안 듣겠지.


그럼 내가 내릴 선택지는 이번에도 단 하나다.

죽인다.


그게 아니면 내가 죽으니까.

죽거나 죽이거나.


마리 때와 같다.


도끼를 토마에게 겨누었다.


[ 메인 스토리 퀘스트 : 영웅의 자격이 진행 중입니다. ]

[ 획득한 조각 0 / 12 ]

[ 잃어버린 조각 중 하나가 근처에 있습니다. ]


“글쎄요.”


콰앙!


다시금 토마의 돌진이 시작됐다.

나는 그 즉시 던전 안쪽을 향해 내달리기 시작했다.


지금 내 힘으로 저 괴물을 잡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면 주변을 이용하는 수밖에.


그건 바로 몬스터를 이용하는 것.

몬스터의 어그로를 모아다가 토마에게 선물로 주는 것이다.


알데바란 지하 1층에 주로 출몰하는 몬스터는······.


“고르곤, 오우거, 스톤 골렘, 혼 러쉬.”


하나 같이 괴력이 특징인 몬스터들.

그리고 그중 둘은 돌진 스킬을 보유하고 있다.


돌진엔 돌진으로 맞서는 법.

그것을 이용한다.


카가가가각!


나는 내달리며 도끼를 이용해 던전의 내벽을 긁어냈다.

소리와 진동을 통해 몬스터들을 끌어모으기 위함이었다.


콰앙!


뭐, 이게 아니라도 뒤가 하도 시끄러워서 모일 거 같지만.


직선으로 움직이기에 나는 이리저리 방향을 바꾸며 놈을 피했다.

때문에 사방을 깨부수며 다가오는 토마.


아무리 던전이 입구가 열리는 시기마다 고쳐진다고 해도 너무 다 부수는 거 아니요?


뭐, 덕분에 몹은 가득 모였네.


“쿠에에에에!”

“우오오오!”


수많은 몬스터가 우리의 주변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일인가?”

“몬스터가 왜 이렇게······?”


모험가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들이 잡던 몬스터가 갑자기 뛰어가거나, 수많은 몬스터가 몰려가고 있으니 구경하고 싶은 건 당연한 거겠지?

그리고 그것은 토마에게 조심성을 심어줄 것이다.


내 생존성이 더 올라간다는 거지.


“저, 저건······?”

“영웅?”


‘성난 황소’, 그 이름은 꽤 유명하지?

게임 설정상에도 그랬으니까.


웬만한 영웅 중에서도 진짜 영웅이라고 불리는 존재.

그게 너잖아.

실제로는 아니겠지만··· 대중적인 모습은 그렇지.


그러니까 모험가들이 많아진 상황에선 아까 같은 돌진은 할 수 없다.

너 덩치랑 다르게 시선을 신경 쓰는 놈이잖아.


“머리를 잘 쓰는군.”


콰앙!


뒤쪽에서 굉음이 터져 나왔다.

그것과 동시에.


콰과과과!


수많은 몬스터의 사체가 밀물처럼 밀려왔다.


미친.

그걸 한 방에 다 죽였다고?

아무리 영웅이라고 해도 그 수라면 막힐 텐데?


몬스터 사이엔 고르곤이 섞여 있었다.

놈이 쓰던 강철몸의 스킬을 가지고 있는 몬스터.

그런데 그걸 한 방에······?


고개를 돌려 토마를 바라보았다.

그의 몸 주위를 달구던 주홍빛이 더욱 짙어지고 있었다.


빌어먹을, [맹종]의 능력!


자신을 따르는 사람이 많을수록 강해진다.

그리고 능력을 통해 그 수를 늘릴 수 있다.


이곳에 모여든 모험가가 오히려 그의 힘을 늘려준 것이었다.


놈을 막아줄 거라 생각했더니 오히려 힘을 주다니.

이런 쓸모 없는 놈들!

놈한테 좋은 일만 해줬잖아.


몬스터들은 쟤 [사자 사냥]이라도 빼줬는데 말이야.


토마 몸 주위에서 넘실거리던 황금빛 마력이 사라졌다.

방금의 일격에 모조리 쏟아부은 것이었다.


역시 게임이랑 다르게 스킬도 응용하기 나름인가.

덕분에 시간은 벌겠군.


곧바로 스킬을 다시 킬 수는 없을 거 아냐?

그럼 다시금 도망을 이어간다.


“놈의 몸에 마족이 빙의했다! 나, 토마 테투스 타우로스가 명예를 걸고 보상을 약속하겠다! 모험가들이여 마족을 막아라-!!”


뒤에서 터져 나오는 외침.

[포효]를 같이 쓴 건가?

던전 전체가 울리는 듯한 느낌이었다.


“마족?”


그러자 주변에서 빠져나오는 모험가들이 내가 가야 할 길을 막아섰다.

망할, 꼬일 대로 꼬이는구나.


“이제 도망칠 곳은 없다 마족.”


저 멀리서 토마가 천천히 다가왔다.

그의 전신에서 미약하게나마 황금빛 마력이 일어나는 것을 보아하니 곧 [사자 사냥]이 발동된다.


젠장, 젠장, 젠장, 젠장.

이대로 죽는 건가?

활로는 없나?


퀘스트 창!

특전 더 줘!

이대로 죽어도 되는 거냐고!


그러나 그것이 보여주는 것은 여전히.


[ 메인 스토리 퀘스트 : 영웅의 자격이 진행 중입니다. ]

[ 획득한 조각 0 / 12 ]

[ 잃어버린 조각 중 하나가 근처에 있습니다. ]


그대로인 퀘스트 창.

추가로 지급되는 특전 따위는 없다.


[ 고요 (상)이 발동 중입니다. ]


점차 다가오는 죽음.

고요가 발동 중임에도 심장이 터질 듯이 빠르게 뛴다.


미노타우로스, 그리고 마리와 싸울 때와는 또 다르다.

그가 내뿜는 위압감이 전신을 억누른다.


그것이 점차 다가오며 내게 죽음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 고요가 최대치로 발동됩니다. ]

[ 극심한 스트레스로 고요를 통한 정신 안정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

[ 스킬 : 고요가 일시적으로 한계를 뛰어넘습니다. ]


두근.


심장이 멈출 것 같은 그때였다.


[ 스킬 : 고요의 시간이 발동됩니다. ]


나의 심장을 대신한 모든 것이 멈췄다.



***



모든 것이 멈췄다.

다가오던 토마도 내 뒤를 막던 모험가들도.

그리고 나의 머리도.


이게 뭔 상황이여?

갑자기 흑백전환이 되면서 모든 게 멈춘다고?

죽기 전에 시간이 느리게 간다 그런 건가?


나는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주변을 살폈다.

그런데 내 몸은 이 현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맘대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이었다.


아, 설마 죽어서 이랬으면 좋겠구나 꿈을 꾸고 있는 건가.


짜악!


뺨을 후려쳤다.

얼얼한 통증이 흘러나오는 것을 보니 꿈은 아니군.

그럼 뭐지?

설마 새로운 특전?


그것 밖에는 없다.

무려 시간을 멈추는 특전이라니.

이거 개꿀이잖아.


그런데 이 불친절한 시스템은 뭐 알려주는 게 없네.

무슨 스킬인지, 어떻게 쓰는 건지, 시간이 얼마 남았는지는 알려줘야지.


사실 뭐라고 중얼거린 거 같긴 한데 정신이 없어서 못 듣긴 했어.

하지만 뭘 보여줘야 제대로 알든가 하죠.


젠장, 여하튼 빠르게 머리를 굴려 본다.

이 상태에서도 고요는 유지되는지 머리가 상황을 빠르게 받아들였다.


얼마나 되는지 모르는 시간의 정지.

그것을 이용해 활로를 찾는다.

그것은 바로 토마 테투스 타우러스를 죽이는 것.


놈도 결국엔 인간, 목을 가르면 죽는다.

그리고 지금 몸을 지키며 폭발적인 위력을 내는 [사자 사냥]이 꺼진 상황.


기회가 있다면 오직 지금.

빠르게 접근해 이 도끼로 목을 가른다.


그것을 위해 필요한 것은 재빠른 접근.

그것은 때마침 토마와 나 사이에 예쁘게 준비되어 있었다.


그가 [사자 사냥]으로 깨부순 몬스터들이 쏟아낸 스킬이다.


벌써 스킬을 맞출 생각은 없었는데 말이지.

스킬을 막 먹으면 망캐가 된다고.


하지만 세상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 법.

살기 위해선 두 눈 꾹 감고 먹어야 한다.


그의 앞을 가로막던 몬스터는 고르곤과 오우거.

나는 그중 고르곤의 스킬, [돌진]을 먹어야 한다.


때마침 저 스킬은 [돌진]이었다.


판을 이렇게 짜준 건지.

아니면 운이 좋은 건지.


“후.”


나는 숨을 크게 내쉬며 발걸음을 딛었다.

그때였다.


[ 고요 사이에 소음이 끼어듭니다. 고요의 시간이 뒤흔들립니다. ]


그러자 주변이 온통 일그러지며 시스템의 목소리가 귓가를 파고들었다.

이런 빌어먹을.

[고요의 시간]이라더니 큰 소리를 내면 깨지는 거야?


그냥 진정할 시간을 주는 개같은 스킬이었군.


하지만 아직 시간은 멈춰있다.

스킬이 깨지기 전에 [돌진]을 먹고 놈의 목을 친다.


파박!


나는 곧장 빛무리를 향해 내달렸다.


[ 고요 사이에 큰 소음이 끼어듭니다. 고요의 시간이 한계에 달합니다. ]


조금만 더 참아 이놈아!

지금 깨지면 그냥 죽음으로 돌진하는 거라고!


그렇게 빛무리와 맞닿고, 내가 스킬을 얻는 순간이었다.


[ 고요가 깨집니다. 고요의 시간이 종료됩니다. ]


공간이 일그러지며 마치 물감을 부어버린 듯 색이 입혀지기 시작했다.


바로 써야 한다.

어차피 잘 알고 있는 스킬이니까 상관 없다.


[ 스킬 : 돌진을 사용합니다. ]


더군다나 토마랑 미노타우로스가 쓰는 걸로 잘 봤거든.


콰앙!


나의 오른발이 바닥을 크게 박차며 토마를 향해 쏘아졌다.


“으아아아아아아-!!”


죽거나 죽이거나.

모 아니면 도.


단 한 번에 끝낸다.

돌진을 통해 만들어진 속도와 힘.

노리는 곳은 내가 이전에 냈던 상처.


쩌억!


나의 몸이 토마와 충돌하기 직전.

도끼가 휘둘러지며 토마의 목을 갈랐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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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 게임 속 영웅을 죽였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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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주도 알데바란 (2) NEW 4시간 전 6 0 12쪽
16 주도 알데바란 (1) 24.09.17 12 0 12쪽
15 던전 탈출 (4) 24.09.16 18 1 11쪽
14 던전 탈출 (3) 24.09.15 20 1 12쪽
13 던전 탈출 (2) 24.09.14 22 1 12쪽
12 던전 탈출 (1) 24.09.13 26 2 12쪽
11 죽거나 죽이거나 (2) 24.09.12 30 2 12쪽
» 죽거나 죽이거나 (1) 24.09.11 33 2 12쪽
9 영웅 (3) 24.09.10 40 2 11쪽
8 영웅 (2) 24.09.09 44 3 12쪽
7 영웅 (1) 24.09.08 49 3 12쪽
6 아무도 모른다 (3) 24.09.07 52 3 12쪽
5 아무도 모른다 (2) 24.09.06 53 3 12쪽
4 아무도 모른다 (1) 24.09.05 63 3 12쪽
3 데스 게임 (3) 24.09.04 78 4 12쪽
2 데스 게임 (2) 24.09.03 94 4 12쪽
1 데스 게임 (1) 24.09.02 133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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