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 게임 속 영웅을 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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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2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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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4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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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탈출 (2)

DUMMY


쿵!


스킬, [돌진].

발을 구르는 것을 전조로 몸을 빠르게 쏘아낸다.

위력은 대충 짐승의 몸통박치기 정도?

인간이 맞으면 꽤 크게 다친다.


빠른 속도의 접근, 준수한 위력.

하지만 그렇게까지 좋은 스킬은 아니다.


단점이 꽤 크거든.

충돌 전까지 멈추지 않는 질주.


장애물이 없거나 목표가 없으면 병신처럼 뛰기만 하는 거다.


“큭! 모두 공격해!”


[돌진]을 피한 붉은 머리 마법사가 소리쳤다.

동시에 내게 완드를 겨누었다.


“파이어볼!”


세상에 파이어볼이라니.

내가 쓰던 스태프보다 더 좋은 마법 아니야?


휴대도 간단한데 더 상위 마법이라니.

귀한 걸 쓰는 구나.


적색 모험가라고 했나?


화르륵!


그의 완드 끝자락에 화염이 몰려들며 구를 이루었다.


아, 참고로 나는 마법사가 피해서 벽에 들이박은 상태야.

어깨로 박아서 다행이지 머리였으면 미노타우로스가 될 뻔했어.


그나저나 너 민첩한 게 생긴 것처럼 전사답네.

전사는 힘 아니냐고?

아니, 내가 겪어보니까 민첩해야 하더라.

힘만 좋으면 뭐해, 느려서 칼 맞아 뒤질 거 같은데.


“죽어라!”


완성된 화염구가 쏘아졌다.

맞으면 죽겠군.


나는 빠르게 다리를 놀려 사냥꾼 놈들이 몰린 곳으로 달려갔다.


네 동료들도 같이 날려보시지?


“도, 도망쳐!”


사냥꾼 놈들이 내가 달려오자 일제히 흩어지기 시작했다.

그것과 동시에.


콰아아앙!


배후에서 들려오는 폭음과 덮쳐오는 충격파.


“크윽.”


몸을 던졌기에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등짝이 터져 나갔을 것이다.

이곳에 빙의한 뒤로 하루종일 굴러다니기만 하는군.


나는 바닥에 굴러 다니는 메이스와 동그란 방패를 집어들었다.


흠, 망치가 아니군.

저런 놈들한텐 망치가 제격인데.

특히 흉측한 돈가스 망치로.


그래야 사냥꾼 짓을 관두지.

흉터를 볼 때마다 잘못이 떠오를 거거든.


“마법사 주제에 돌진을 하다니. 지팡이를 잃어 정신이 나간 거냐?”


붉은 머리 마법사가 다시금 완드를 겨누었다.

사냥꾼들이 울타리처럼 나를 가두기 시작했다.


[ 고요 (중)이 발동 중입니다. ]


뒤는 벽, 나머지 공간은 사냥꾼.

이게 진퇴양난이라는 것인가?


와중에.


팍!


머리를 노리고 쏘아지는 화살.

나는 빠르게 방패를 든 손을 움직여 그것을 막아냈다.

[맹종]으로 강화된 반사 신경이 아니면 그대로 죽었겠네.


아직 내 [맹종]은 토마처럼 폭발적인 능력치 뻥튀기를 주지 못 한다.

추종자의 수가 적기 때문이었다.


약간의 신체 능력과 반사 신경 상승.

현재로선 이것이 전부였다.


아니지, [맹종]의 추종 기능도 있긴 해.

지금처럼.


빠르게 눈을 굴려 포위망을 구축하고 있는 놈들과 눈을 마주했다.

시선이 확실하게 교차되자, 놈들의 눈동자에 주홍빛이 깃들었다.


그 수가 하나씩 늘수록 점점 강해지는 이 기분.

역시 [맹종]은 개사기 스킬이 맞아.

그야 영웅 스킬이잖아?


단점은 쿨타임이 길고 마력 소모가 큰 게 있지만······.

초반부엔 이만한 게 없다.

보통 혼자 싸워야 하는데 아군까지 만들어 주니까.


“포위망을 뚫어라!”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배신을 때리는 [맹종]의 추종자들.


이래서 너희 같은 애들은 안 돼.

사람을 죽이는 놈들이 어떻게 사이좋게 지내겠어?

벌써 이렇게 틀어졌는데.


“이게 무슨······!”

“이봐, 정신 차려!”

“뭐하는 짓인가!”

“정신계 마법이다! 모두 조심해라! 놈과 눈을 마주치지 마라!”


조심하긴, 이미 늦었어.


너희가 서로 싸우는 동안 난 거리를 좁혔거든.

바로 너희의 리더한테 말이야.


“큭, 파이어볼!”


붉은 머리 마법사가 다시금 마법을 시전했다.

나는 그 즉시 들고 있던 방패를 내던졌다.


화살로 데코까지 한 멋있는 방패랍니다.


콰아앙!


쏘아지는 파이어볼.

날아가는 방패.


그 둘이 허공에서 충돌하며 폭발을 일으켰다.

사방으로 방패의 파편이 비산했다.


이걸로 마법은 빠졌고, 그럼 내 차롄가?

폭연을 비집고 다시 거리를 좁힌 나는 메이스를 크게 휘둘렀다.


카앙!


하지만 손맛이 썩 좋지 못했다.

허공에 나타난 푸른 방어막이 막아냈기 때문이었다.


포스 실드인가.

역시 개사기 직업.


공격도 되고 방어도 좋다.

초반에나 좀 고생하지 키운다면 확실하게 사기가 되는 직업.


아무래도 힘이 부족한 거 같네.

그럼 더 큰 힘으로 때리면 되겠지 뭐.


나는 뒤로 물러선 후, 사람들이 가득한 방향으로 달려갔다.

그곳은 바로 사냥꾼들이 억제하고 있던 모험가들이 있는 곳.


그곳에서 나와 눈을 맞은 이들이 추종자가 되며 내게 힘을 보태주었다.


으음, 눈만 마주쳐도 근육이 늘어나는 이 기분.

헬창들이 가졌다면 환장할 스킬이군.


자, 이제 가서 너희 무기를 되찾아!


언제까지 병신처럼 당하고만 있을 거니.

애초에 무기를 그렇게 쉽게 내주다니.


“이, 이대로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사냥꾼들을 몰아내자!”

“몰아내자!”


““와아아-!!””


모험가들이 사냥꾼들을 향해 몰려들기 시작했다.

쪽수는 당연하게 이쪽이 위.


원래 싸움에서 머릿수는 절대적이거든.


저 놈들은 모험가들의 선에서 정리될 것이다.

이제 화살도 안 날라올 테니 남은 건 리더인 마법사 하나.


콰아앙!


아까보다는 배는 증가한 힘이 메이스를 통해 터져 나왔다.


“이제 스킬을 쓰는 법 좀 알겠네.”


[맹종]을 통해 증가하는 스탯을 모조리 힘으로 옮긴 것이었다.

처음에는 자동으로 퍼지게 했는데 쓰다보니까 요령을 알 것 같아.

어떻게 한 곳에 힘을 집중하는지 말이야.


쩌저적.


포스 실드가 그 위력을 견디지 못하고 금이 가기 시작했다.

“너··· 뭐냐? 마법사가 맞냐?”


뭐긴 뭐야.


“모험가다. 쓰레기 새끼야.”


지금까지 눈치채지 못했으며 그냥 죽어야겠지?


다시 한 번 휘둘러진 메이스가 포스 실드를 산산조각냈다.


잠깐만.

죽이는 것보다 추종자로 만드는 게 낫지 않나?


[맹종]의 추종 효과는 갱신하지 않는 이상 일주일은 이어진다.

그렇다면 놈을 쓸 수 있는 거잖아.

무려 사냥꾼 무리의 리더라고?

더군다나 적색의 모험가라고 했으니 쓸만하지 않을까?


나는 메이스를 멈추고, 눈을 부릅떴다.


“큭!”


그러자 고개를 꺾으며 눈을 감는 그.

얘, 그냥 마주하렴 포기하면 편해.

안 그러면 이 메이스의 맛을 보여줄 테야.


“파이어볼!”


놈이 눈을 감은 채로 완드를 내밀었다.


이 몹쓸 놈!


퍼억!


놈이 완드를 붙잡은 손에 메이스로 교육을 선사해주었다.


“크아아악!”


그러자 그 교육이 마음에 들었는지 감탄의 소리를 토해내는 마법사.


감동이야 학생.

내 교육이 마음에 들었구나?

어떻게 반대 팔에도 똑같이 해줄까?


그렇게 다른 팔도 똑같은 훈훈함을 선사해주려고 할 때였다.


서걱!


어디선가 휘둘러진 칼이 내 어깨를 갈라냈다.

피하지 않았으면 그대로 목이 갈라졌을 공격.


아직 더 신경 써야 할 놈이 남아있었나?


잿빛 머리칼에 얼굴에 있는 큰 흉터.

흉터가 잘 어울리는 날카로운 눈매.


누가 봐도 나쁜 짓을 잘하게 생겼다.

아, 이런 건 편견이지.


하지만 나도 당했는걸.

그래서 그 얼굴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알아.


걱정하지마.

나는 이해하니까 잿빛 친구.


“······.”


놈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검을 치켜들었다.

머리 위로 올라가 금방이라도 날 내리찍을 것 같은 검.


흠, 보아하니 네가 이 사냥꾼 무리의 2인자구나.

인식표도 붉은 걸 보니 마법사랑 동급이고.


이놈을 데려가도 될 거 같네.

사실 난 마법사보다 근접 딜러가 더 좋더라.


나는 눈을 번뜩였다.

하지만 그 역시 알고 있는지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검을 휘둘렀다.


오, 마음의 눈으로 본다.

뭐 그런 건가?


검을 피하자 그 자리에서 미약하게 일어나는 바람.


아니, 스킬이잖아?


잿빛 머리 남자 몸 주위에서 일어나는 바람.

그것은 [바람의 가호]였다.


알데바란 지하 3층에서 출현하는 몬스터, 스톰의 스킬.

그렇다는 건 적색 모험가는 최소 지하 3층에서 활동한다는 뜻인가?

그런 실력을 가지고 1층 모험가들이나 사냥하고 있다니.


“부끄러운 줄 알아라. 쟤네 벗겨야 얼마나 나온다고.”

“······.”


놈이 다시금 검을 휘둘렀다.


“혹시 말을 못 하니?”


[바람의 가호]는 전신에 바람을 두르는 스킬.

그것만으로 감지, 방어, 공격, 모든 면에서 활용이 가능한 스킬이었다.


마치 올인원 스킨 같은 고효율 스킬이지.

전사한테도 좋고 궁수한테도 좋고 말이야.


나도 [돌진]말고 저거나 먹었으면.

그래도 뭐, [맹종]을 먹게 됐으니.


맞설 수는 있다.

전신에서 솟구치는 주홍빛 기운이 힘을 더 해준다.


기교는 떨어지지만 힘으로 밀어붙인다.


카앙! 캉!


검과 메이스가 반복해서 교차했다.

보통이라면 놈의 검은 날이 나가야 했을 터.

하지만 [바람의 가호]가 있기에 그의 검은 예리하기 그지 없었다.


더군다나 공격을 피해도.


서걱.


바람이 검의 범위를 넓혀 내 몸 곳곳을 갈라냈다.

아오, 쓰라려.


몸이 순식간에 피범벅이 됐다.

이대로 계속 갈라지다간 과다출혈로 죽어버리겠니.


망할 스킬.

망할 빙의.


애초에 나는 이런 무기를 쓰는 싸움을 최근 들어서야 해봤다고.

이 평생 여기서 산 놈아.

좀 봐줘!


현실에서 익혔던 격투기를 사용한 지도 어언 몇 년인가.

그것을 제대로 다룰 수 있다고 해도 지금과 같이 목숨을 건 싸움은 다르다.


[ 고요 (중)이 발동 중입니다. ]


물론 고요가 내 정신을 붙잡아주고 있긴 하지만 말이야.

그래, 그렇기에 기회가 있다.


나는 냉철하게 현재를 바라보고 있으니까.


다행히 그 스킬의 약점을 알고 있거든.

특히 너같이 다루는 방식은 말이야.


쾅!


이젠 승부수를 던질 때다.


바닥을 강하게 구른다.

강화된 육체이기에 가까이 있는 물건이 공중으로 떠오를 정도였다.


예를 들면 완드 같은 거라던지?


붉은 머리 마법사의 완드가 허공에 떠올랐다.

나는 허리를 숙여 그것을 곧바로 낚아챈 후, 시동어를 읊었다.


“파이어볼.”


화르륵.


완드 끝자락에서 응축되는 마력의 화염.

다 모이고 발사될 것을 기다릴 필요는 없다.

그저 화염이 필요했을 뿐이거든.


완드를 마치 메이스처럼 휘둘렀다.


“큭!”


그러자 소스라치게 놀라며 뒤로 물러나는 그.

어라, 너 알고 있구나?


“너 이 자식······!”


그제야 목소리를 들려주는 잿빛 머리.

듣고 싶었어.

하지만 작별이란다.


선택해.

불타 죽을래 메이스에 맞아 죽을래.


오른손에 들린 메이스를 크게 휘둘렀다.

놈은 [바람의 가호]를 통해 그것을 막으려 했고.


“아, 안······!”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왼손의 화염구가 놈을 노렸다.


“돼!”


화르륵!


파이어볼이 거칠게 쏘아지며 바람에 휘감겼다.

그것은 놈의 몸을 감싼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퍼졌으며, 그대로 구워버렸다.


몸에 휘감긴 바람이 그를 가두며 열기를 묶는다.

바람을 풀면 파이어볼이 폭발하거나 메이스가 머리를 두드린다.


좀 잔인하네.

하지만 어쩔 수 없어.


가만히 있으려고 했는데 너희가 먼저 건드렸잖아.

지하 3층에 갈 수 있으면 거기서 파밍이나 할 것이지 뉴비나 괴롭히고.


“크아아아악!”


놈이 비명을 내질렀다.


인과응보다.

다음 생엔 착하게 태어나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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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 게임 속 영웅을 죽였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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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던전 탈출 (1) 24.09.13 27 2 12쪽
11 죽거나 죽이거나 (2) 24.09.12 31 2 12쪽
10 죽거나 죽이거나 (1) 24.09.11 33 2 12쪽
9 영웅 (3) 24.09.10 40 2 11쪽
8 영웅 (2) 24.09.09 45 3 12쪽
7 영웅 (1) 24.09.08 49 3 12쪽
6 아무도 모른다 (3) 24.09.07 53 3 12쪽
5 아무도 모른다 (2) 24.09.06 53 3 12쪽
4 아무도 모른다 (1) 24.09.05 63 3 12쪽
3 데스 게임 (3) 24.09.04 79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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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데스 게임 (1) 24.09.02 133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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