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가 둔재가 기억을 되찾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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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다귀0
작품등록일 :
2024.09.03 02:06
최근연재일 :
2024.09.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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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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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EP 0 - 시작

DUMMY

“야, 이우진 네 메일로 보내놨다.”

“어, 고마워.”

“야···! 이 게임 이제 절판돼서 구하고 싶어도 못 구하는---.”

“아, 그래그래. 고맙다, 만식아. 약속대로 준다는 건 꼭 줄게.”

“진짜지! 너 안 주면 진짜···! 이게 어떠---.”

“어, 그래그래.”


뚝.

아우, 진짜 당하고만 살았나.

내가 얼마나 신용이 높은 사람인데···.

전화를 끊은 나는 컴퓨터를 두들겨 만식이 녀석에게 첨부파일을 담은 이메일을 보냈다.

여기 첨부파일에 담긴 건 앞으로 있을 기말고사 시험의 모든 족보.

내가 이걸 얻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는지···.

놈들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있는 짓 없는 짓을 다 한 나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했다.


“아··· 내가 손해 보는 거 아니야?”


이렇게 힘들게 얻은 걸 나는 대학 동기인 만식이에게 방금 줬다.

아, 정확히 말하면 교환했다.

이것과.

타탁.

나는 만식이 녀석이 보낸 메일을 클릭했고, 거기에 첨부된 첨부파일을 다운 받기 시작했다.

아티오스.

내가 지금 다운 받고 있는 첨부파일의 이름이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오픈 월드 RPG 게임.

만식이 피셜로 엄청난 퀄리티를 자랑하지만 이유도 모르게 망해버린 기묘한 게임이었다.


“···.”


그래도, 망한데는 다 이유가 있지 않을까?

버그가 있다거나, 난이도가 비상식적으로 어렵다거나··· 분명 그런 이유가 있을 거다.

그런 의심을 품은 채, 나는 모니터 너머에 나타난 게임을 보기 시작했다.

우선 캐릭터부터 만들어 볼까?

타닥.

내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캐릭터 생성 버튼을 누르자 눈앞에 남성 형태의 캐릭터가 떴다.

외모, 키, 성별, 체격 등 다양한 것을 조절할 수 있는 창이 떴지만, 나는 그저 다음을 누를 뿐이었다.

우선, 처음은 맛보기다.

내가 만식이 녀석에게 듣기론 이 게임에···.


“이거다.”


눈앞에 뜬 시작 특전이라는 큼지만 한 글자, 그리고 그 옆에는 페널티라는 붉은 글자가 있었다.


‘야! 아티오스가 갓겜인 이유는 바로 특전에 있어! 어떤 특전을 선택하냐에 따라 게임의 양상이 완전히 달라진다고!’


이걸 보니 왠지 흥분하며 말을 하던 만식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았다.

쿵, 쾅.

만식이의 호들갑이 조금은 긍정적인 영향이 있었던 걸까?

나는 조금 신이 나기 시작했다.

강의, 과제, 공부··· 이런 무료한 일상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감정을 음미하며, 나는 특전들을 보기 시작했다.

적절한 타이밍, 즐긴 피부, 뾰족 귀··· 등등.

다양한 특전들이 눈에 보였다.

최소 100개는 넘어 보이는 특전들의 수.

그러나 내가 이것들 다 보기에는 내 시간이 너무나 아까웠기에, 그리고 조금은 더 빨리 이 게임을 하고 싶었기에, 나는 필터 기능을 사용했다.

하, 중, 상··· 그리고 최상급.

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최상급을 눌렀다.

그러자 뜨는 8개의 특전들.

나는 그것들을 찬찬히 보았다.


“대마법사, 소드마스터. 무한, 행···.”


이름만 들어도 어마 무시해 보이는 특전들.

··· 그래, 이렇게 하자.

아주 잠시 고민 후, 나는 어떤 특전을 고를지 갈피를 잡았다.


“어차피 처음은 파악용이었다.”


그러니··· 8개의 특전을 다 고른다.

8개의 특전이 실제 게임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 파악한다.

그리고 나서 그중에서 내 스타일인 특전을 고르면···.

그다음은 매우 순조로울 거다.

고른 최상급 특전을 기준으로 나머지 특전들을 고르면 되니깐.

그렇게 나는 마우스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



탁, 탁!

··· 됐다.

대마법사, 소드마스터, 무한, 행운아, 고귀한 피, 용안, 역행자, 이색.

눈앞에 있는 특전창을 나는 웃으며 보고 있었다.

그리고 동시에 보였다.

붉은 글씨의 페널티들이.

메마른 마나, 유리 몸, 시한부, 저주받은 자, 종말.

선택 가능한 특전의 총량을 나타내는 게이지를 줄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고른 것들이었다.

대마법사지만 마나의 총량이 1이고, 소드마스터지만 체력이 1인 캐릭터라···.

뭔가 전혀 실용성 없는 조합, 망캐였다.

그치만 상관없다.

애당초, 이 캐릭터는 그저··· 확인용이니깐.

그렇게 나는 캐릭터 생성 버튼을 누르··· 려는 찰나, 내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


전화가 온 나의 폰, 그 대상은 다름이 아닌 만식이었다.


“어··· 만식아 왜---.”

“비밀번호!”

“··· 어? 뭐라고?”

“비밀번호! 족보에 비밀번호 걸려있다고!”


··· 이런.

몰랐다.

족보를 받기만 했지, 한 번도 열어본 적이 없으니깐.


“야, 만식아 미안하다. 내가 비밀번호를 몰라서, 선배한테 여쭤볼게.”

“아, 오케이. 알아내면 바로 문자 줘. 야··· 근데, 게임 어떠냐?”


순간, 만식이의 목소리 톤이 올라갔다.


“재밌지? 내 말 맞지!”

“··· 그게 아직 안 해봐---.”

“아니! 그걸 아직---.”

“그니깐 이제 해볼게.”


뚝.

나는 못 눌렀던 생성 버튼을 눌렀고, 이내 캐릭터는 생성됐다.

광활한 월드와 함께 말이다.


“와···.”


나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내 입에서는 감탄이 나왔다.

섬세한 그래픽과 게임 캐릭터의 자연스러운 움직임, 마치 실제 현실을 보는 것 같았다.

··· 아니, 만식이 말이 맞았다.

아직 게임을 하지도 않았지만 나는 본능적으로 느꼈다.


“갓겜이다.”


그렇게 나는 내가 선택한 특전을 하나하나씩 확인하기 시작했다.

이 갓겜을 더 잘, 즐기기 위해서 말이다.



//



“이쯤이면 됐네.”


대충 대부분의 특전을 확인했다.

비록 몇몇 특전은 게임 후반부에 그 진가가 발휘되는 것도 있는 것 같지만, 그런 건 과감하게 패스했다.

그 이유는 먼저 그런 시간이 아까웠고, 시간도 없었다.

나의 시간이 아니라, 캐릭터의 시간이 말이다.


[페널티, 시한부 : 이 캐릭터의 남은 수명은 1년입니다.]

[페널티, 종말 : 이 세상은 10년 안에 멸망합니다. 무조건.]


“그래, 이 정도면 됐다.”


대충 빌드는 짰다.

내 취향은 마법보다 검이기에, 소드마스터 특전만 선택하고··· 추가적···.

?

그렇게 게임을 나가려는 찰나, 모니터에 작은 창이 떴다.


[숨겨진 조건 달성! 히든 특전을 얻겠습니까? (Y/N)]


이건 또 뭐야?

숨겨진 조건이라니, 이런 것도 이 게임에 있는 거야?

나는 자연스럽게 마우스를 움직였고, 커서를 Y에 놓았다.

그리고 이네···.

딸각, 하고 그것을 눌렀다.


[축하합니다! 당신은 ‘빙의’ 특전을 획득하였습니다.]


“음···?”


빙의?

나는 자연스레 폰을 들었다.

이 게임의 고인물인 만식이에게 물어보기 위해.

오.

때마침 족보 비번을 보낸 선배.

그럼 이것도 알려줄 겸···.

나는 만식이에게 전화를 걸었다.

뚜우··· 뚜우···, 하고 울리는 통화음.

왜 바로 전화를 안 받지?


“좀만 더 기다려보자.”


왠지 조금만 더 기다리면 받을 거 같은 느낌이었기에, 나는 조금 더 통화음을 들었다.

그러나.

통화는 채 연결되지 않았다.

아니, 어쩌면 통화는 연결됐을 수도 있다.

그치만 적어도 나는 그와 통화하지 못했다.

나는 이미, 그곳에 없었으니깐.


“여보세요? ···여보··· 야, 이우진 빨리 답해. 재미없어.”


나는, 게임 속으로 들어갔으니깐.

말 그대로 빙의였다.


“야! 이우진!!! 비번 알려달라고!!!”



//



[특전, ‘빙의’의 효과로 다른 특전 및 페널티의 효과가 조정됩니다. (긍정적인 쪽으로)]

[특전, ‘행운아’의 효과로 조정되는 효과가 매우 긍정적인 쪽으로 조정됩니다.]

[페널티, 메마른 마나 -> 마나 절맥]

[페널티, 유리 몸 -> 약골(骨格)]


···.

눈앞에 뜨는 무수히 많은 창 그리고 그것과 별개로 눈앞에 보이는 모니터 속, 그 세상.

매우 혼란스러운 순간이었다.

여기는 어디지?, 이건 갑자기 뭐지? 라는 오만가지 생각이 든다.

그래도 애써 긍정적인 생각을 해본다.

심신을 안정시키기 위해.


“그래도 마나 1이랑 체력 1은 피했네.”


그래, 일단 최악은 피했다.

말 그대로 행운을 엄청 높여주는 특전, 행운아.

이것만 있으면 그래도 어찌저찌 될 것···.


[페널티, ‘저주받은 자’가 사용자의 수준에 맞는 저주사를 찾습니다···.]

[특전, ‘행운아’의 효과로 조정되는 효과가 매우 긍정적인 쪽으로 조정됩니다.]

[페널티, ‘시한부’의 기간이 28살로 변경됩니다.]

[페널티, ‘종말’의 기간이 미상으로 변경됩니다. 그러나 세상은 무조건 멸망합니다!]


나는 결국 20대에 죽고 세상은 결국 멸망한댄다.

조금 많이 충격적인 결과.

그러나 이상하게도 정신이 혼란스럽거나 그러진 않았다.

이상하게도, 나는 평온했고 내 머리는 재빠르게 집중해야 될 걸 알려주고 있었다.

페널티, 저주받은 자.

그것에 집중 해야 된다고, 내 신체의 모든 신호가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특전, 대마법사가 대마법사의 두뇌로 변화합니다!]

[특전, 소드마스터가 소드마스터의 신체로 변화합니다!]

[특전, 역행---]


무수히 뜨는 많은 창, 그러나 내 눈이 집중하는 건 오직 ‘저주받은 자’ 뿐이었다.

저주받은 자, 페널티 중에서도 최상급 페널티로 게임을 시작할 때 사용자의 수준에 맞는 적이 저주를 내리는 페널티다.

그치만 전에는 행운아의 효과로 대부분 상쇄되던가 감소···.


[페널티, 저주받은 자 : 저주사를 찾았습니다! 그 대상은···.]


이어서 작은 창이 올라왔다.


[그 대상은, 대마왕입니다.]


“뭐···!”


대마왕이라니, 딱 봐도 강해 보이는 이름 아닌가!

분명 전에 게임으로 할 때는 그냥 그런 마왕이었는데···!


[대마왕이 저주를 내립니다.]

[고질병, 추남 그리고 죽음의 저주가 내려집니다.]


“···.”


죽음이라는 무시무시한 이름의 저주.

그치만 나는 침착했다.

앞으로 나타날 일들이 예상되기에.

한 번 경험해 봤던 거니깐.


[특전, ‘행운아’의 효과로 저주가 삭제 및 감소됩니다.]

[고질병, 추남의 저주가 삭제됩니다. 죽음의 저주가 고통의 저주로 감소됩니다!]


그래 이게 맞다.

이게, 내가 고른 행운아라는 특전의 위력이다.

아무리 너희들이 나를 괴롭혀도, 세상은 결국 내 편이다.

운은 나를 따르기에.

그치만, 나는 이내 눈이 커지고 말았다.


[대마왕이 잠시 고민합니다.]

[···]

[···]

[페널티, 종말과 대마왕이 시너지를 일으킵니다!]

[대마왕, 그가 결정을 했습니다.]

[대마왕이 영구적으로 생명력을 소모해 진명을 들어냅니다. 이에 따라 그의 저주의 위력 역시 강해집니다!]

[대마왕, 아르고트가 우선적으로 무능의 저주를 내립니다.]

[저주, 당신의 특전 ‘행운아’가 무능력해집니다.]


“무슨···!”


믿었던 행운아가 사라질 상황, 머리가 순간 새하얘졌지만, 나는 재빨리 다른 해결책을 찾으려 했다.

특전, 대마법사의 두뇌의 영향이었다.


[특전, ‘행운아’가 발동하였습니다! 그것의 효과로 무능의 저주가 감퇴의 저주로 바뀝니다.]

[행운아 -> 천재일우]

[그다음으로 아르고트가 계속해서 저주를 내립니다.]

[아날로그, 둔재의 저주를 내립니다.]


“···.”


이 창이 뜨자마자 갑자기 눈앞에서 사라진 안내창들.

··· 아날로그, 그것 때문인가?

조금 불편해졌다.

게다가 둔재의 저주··· 이것 때문에 앞으로 성장률은 0으로 수렴할 거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내가 이미 완성이···.

이때 눈앞에 갑자기 안내창이 나타났다.


[특전, 역행자의 효과로 일시적으로 아날로그를 역행합니다.]

[아르코트가 마지막 저주를 내립니다.]

[그 저주는···.]


이어서 창이 올라왔다.


[망각의 저주입니다. 당신은 모든 기억을 잃습니다.]


“아니! 무슨!!!”


특전 덕분에 좀처럼 침착하던 나였지만 이번 만큼은 그것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충격으로 인해 사고가 정지하거나 하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기에 나는 재빨리 내가 할 수 있는 걸 했다.

바로 망각하지는 않을 거다.


[특전, 역행자의 효과로 일시적으로 망각을 역행합니다.]


일단 가장 중요한 걸 적어야 된다.

나는 재빨리 눈앞에 있는 팬을 잡았고, 그것을 움직였다.

소드마스터의 신체 덕분에 내 움직임은 거침이 없었다.

글자를 쓴다.


‘한’

‘국’


지금 쓰는 게 효과가 있을 건지 아닌지 확신이 없지만 그럼에도 행동한다.

그것이 최선이니.

그렇게 인, 이라는 글자를 쓰려는 찰나···.


[망각의 저주가 발동합니다.]


나는 모든 기억을 잃고 말았다.

그렇게 모든 걸 잃는 과정 속에서 한 생각이 내 머릿속을 스쳐 갔다.

아··· 만식이한테 비번 말해줬어야 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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