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가 둔재가 기억을 되찾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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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다귀0
작품등록일 :
2024.09.03 02:06
최근연재일 :
2024.09.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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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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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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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2 - 변하는 것

DUMMY

가치란 원래 가변적이다.

그렇기에 이렇게 변할 수도 있는 거겠지.

그런 생각을 품으며 나는 옆에 있던 얼음 동상을 깨트렸다.

죽인 거였다, 던전의 보스를 말이다.

던전에서 보스를 잡으면 그 던전은 이내 형태를 잃는다.

그러니 결국 보스가 던전의 마무리인 셈, 그렇기에···.

끝나야 되는데···.

···?

뭐지, 이 가상현실이 끝나지가 않는다.

시스템 에러인가?

그렇게 생각하던 찰나 나는 이내 그것이 아니란 걸 알았다.

왜냐면, 저 멀리서 뭔가 오고 있었으니깐.

쾅쾅!

거대한 굉음을 내며 나에게 다가오는 몬스터.

이 던전의 진짜 보스, 고블린 대족장이었다.

허, 너무하군.

고블린 대족장은 엘리트급 몬스터, 애당초 아카데미 수준을 훨씬 넘어선 존재였다.

탁, 그런 존재가 내 앞에서 멈춘 채 나를 내려보았다.


“인족, 넝마가 되었군.”


엘리트급 이상 몬스터들은 전부 말을 할 수 있었기에, 대족장은 거만한 목소리로 말을 하고 있었다.


“항복을 해라. 그럼, 목숨은 살려주지.”


그래, 살긴 하겠지 동시에 시험도 끝날테고.

그렇기에 내가 할 말은 오직 하나였다.


“싫다. 아쉽게도 항복할 생각은 없다.”

“하, 웃기군. 인간, 네놈에게 선택권이 있을 거 같냐? 거만하다.”


녀석이 거대한 몸뚱이를 들어 올렸다.


“그냥 죽어라, 벌래.”

“···.”


죽여야겠네.


“체인.”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허공에서 무수히 많은 체인들이 나와 녀석의 온몸을 속박하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무슨 잔재주냐!!!”


고함을 지르며 온몸을 움직이려 하는 녀석, 그러나 녀석은 꼼짝도 못 했다.

··· 일부러 힘을 숨겼다.

나는 엘리안을 봤다.

내 친구 좀 성장 시켜주려고.

그러니 이제는 힘을 숨길 필요가 없을 거 같다.


“끝이니깐.”


나는 들고 있던 단검에 검기를 씌웠다.

파지직!!!

엄청난 위력의 검기, 그런 검기를 두른 단검을··· 나는 아주 세게 던졌다.

어깨가 빠질 정도로 말이다.


“뭐냐!!! 도대체 어떻게, 이런 수준---.”


푹!

고블린 대족장의 머리를 뚫고 나가는 단검.

급소인 머리를 뚫었기에 무조건 죽는 견적이었다.

그럼··· 됐군.

녀석이 죽었다는 확신이 들자 나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하··· 하···.”


분명 나는 가만히 있는데 하늘이 빙빙 돌았다.

기절한다는 의미였다.

안 그래도 마나량이 부족했는데 4서클 마법을 썼으니··· 게다가 검기까···.

슥, 나는 그대로 눈을 감아버리고 말았다.



//



“란스! 란스!!! 일어났구나!!!”


내가 눈을 뜨기 무섭게 눈가가 촉촉한 엘리안이 보였다.

그리고 그 너머에는 익숙한 보건실 풍경이 보였다.

가상 던전에서 돌아왔다는 뜻이군.


“몸, 괜찮아? 어디 아픈 곳 없어???”

“어, 어···. 괜찮아.”

“엘리안 다문스, 보건 선생님도 아무 이상이 없다고 했다. 그러니 이 정도로 호들갑을 떨 필요는 없다.”

“교수님 그래도···.”


교수님까지 계시군.

왜인지 모르게 보건실에 있는 교수님 그리고 또 이유를 모르게 그는 나를 보고 있었다.


“가란스 브리시온. 솔직히 좀 놀랐어. 자네가 이렇게 강할 줄이야.”

“아··· 감사합니다.”

“근데, 왜 이런 강함을 감춘 거지? 그 이유가 있나?”


교수님은 우리 팀의 중간고사 시험을 담당했던 사람, 그러니 당연히 실시간으로 우리 시험을 봤을 거다.

어떻게 보면 이런 의문을 가지는 게 당연한 상황.

그치만 나는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만약 말하면 어디서부터 말해야 되나라는 의문부터 이걸 말해도 되나라는 고민까지, 신경쓸게 너무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말하기 힘든 사정이 있습니다, 교수님.”

“음···. 그래, 뭐 그럴 수도 있죠. 일단은, 뛰어난 학생의 존재를 알았다는 사실에 감사해야겠군요.”


그가 웃었다.


“다음 강의 때 봅시다. 가란스군.”

“네···.”


나는 본능적으로 느꼈다.

앞으로의 교수님의 모든 관심이 나에게로 향할 것을 말이다.

아··· 귀찮아지겠네.

그렇게 밖으로 나가는 교수님, 그가 나가기 무섭게 의외의 사람이 보건실로 들어왔다.

데일···?

저놈이 왜···.

이런, 가야겠다.


“리안 이제 슬슬 가자.”

“어! 알겠어.”


데일, 저놈 때문에 뭔가 귀찮은 일에 또 엮길 거 같은 느낌.

그렇기에 나는 재빨리 밖으로 나갔다.

결국 그러지는 못했지만.


“가란스님!”

“···.”

“가란스님!!!”


무시하고 가려는 나의 팔을 데일 저놈이 잡았다.


“놔.”

“제발! 한 번만 들어주십쇼.”

“싫다.”

“제발! 이렇게 한 번 부탁드립니다!!!”


갑자기 극존칭을 쓰는 데일, 거기에 더해 그는 나를 향해 무릎까지 꿇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냥 지나갈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터.

그리고 난, 그 많지 않은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


“리안 가자.”

“··· 그치만, 여기 데일이···.”

“가자. 안가면 먼저 갈게.”

“어! 알았어. 같이---.”

“저를 가르쳐주십쇼!!!”


이렇게 밖에 나가려는 순간 내 귀에 들린 목소리, 데일의 애절한 목소리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제가 멍청했습니다! 가란스님의 진가를 알아봐도 못할망정, 오히려 무시하고 말았습니다! 죄송합니다!”

“···.”

“그래도··· 이 잘못을 한 번만 눈감아주고···. 저를 제자로 삼아 주신다면···.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어떤 방법인지는 몰라도 저 녀석이 내 실력을 눈치챈 모양.

전에 알려 줄 때는 아무 말도 없더만··· 이제 와서 이렇게 행동하다니, 역겨웠다.

게다가···.

나는 아주 잠시 데일을 눈에 담았다.

그의 주변에는 미약한 검은 아우라가 보이고 있었다.

신의도 없는 속물 같은 놈이군.


“싫다.”


그렇게 말한 뒤 나는 밖을 나갔다.

짐승 새끼를 키울 필요는 없지 않은가.

···.

그나저나 어떻게 내 실력을 안 거지?

수면 마법이 중간에 풀렸나?

아니면 교수님이 알---.


“란스! 근데, 너 엄청 강하더라! 물론 나한테 마법을 알려줄 때부터 범상치 않다고는 느꼈지만---.”

“잠만, 너도 내 실력을 알아?”


그럼 역시 교수님이 알려주신 건가···?

그렇게 생각에 잠겨 복도를 걷던 찰나 나는 보았다, 복도에 붙어 있는 한 마도구를 말이다.

복도 중간 중간에 배치돼 영상이나 공지 사항을 보여주는 역할 하던 마도구, 그 마도구에 내가 나오고 있었다.


“체인.”

“이게 무슨···! 무슨 잔재주냐!!!”


정확히는 내가 고블린 대족장을 죽이는 모습이 말이다.

아, 이것 때문에 아는 거였구나.


“봐봐 여기에 네 모습이 다 나오고 있어!!!”


비록 내가 생각에 잠겨 대답은 못 했지만 옆에서 종종 떠들던 엘리안이 보였다.

··· 이상하다.

이 정도로 사람의 이미지가 바뀌면 분명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대우도 바뀌는 건데···.


“넌 한결같이 나를 대하네, 리안.”


그게 싫은 건 아니야, 오히려 좋은 쪽이지.

배경을 안 본다는 건 그만큼 타산적이지 않다는 거니깐.


“? 당연한 거 아니야? 변한 게 없잖아.”

“어, 너 말이 맞아. 난 변한 게 없어.”


그치만 세상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겠지.

하··· 그렇게 피했건만, 이미 가장 귀찮은 일에 엮였구먼.

앞으로의 학교생활이 많이 변하겠어, 나 그대론데 말이야.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멍하니 앞에 있는 영상을 볼 뿐이었다.



//



아카데미 둔재가 알고 보니 S급 천재?, 현 상황을 표현하면 이렇게 되는 건가?

··· 아무튼 내 처지가 바꼈다, 그것도 아주.


“이상입니다.”

“그래! 아주 훌륭했네, 가란스 군.”


고작 지목받아 교수님의 질문에 대답했을 뿐인데, 나에게 무수히 많은 선망의 시선이 꽂힌다.

그리고 몇몇은 박수까지 치고 있다.


“캬! 역시 가란스님이야!”


아, 몇몇이 아니라 1명이다.

쨌든 어떤 사람이 봐도 기분 좋은 상황이었다.

그치만 그 당사자인 나는···.

아무렇지도 않네.

어차피 이런 인기도 언제 사라져도 이상하지 않을 거품과 같은 것, 또한 나는 여전히 변치 않았기에 내 감정 역시 그대로였다.


“이상으로 강의를 마치겠다.”

“저기 란스! 우리랑··· 놀러 갈래?”


이것만 기다렸는지 강의가 끝나기가 무섭게 옆에 있던 수인족 여자들이 이렇게 말했다.

그러고 보니 이제는 다들 내 근처 앉으려고 하네.

그런 잡생각을 하며 거절하려는 찰나, 엘리안의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란스, 너 바쁜 일 있다며.”

“··· 어, 그렇지. ···말 걸어줘서 고마운데, 나---.”

“빨리 가자, 란스.”


그녀가 재빠르게 내 팔을 당겼기에 나는 그만 수인족 애들에게 말을 끝까지 못하게 되었다.

그렇게 순식간에 바뀌는 장소, 어느새 나는 3층 강의실에서 1층 복도로 내려와 있었다.

너무 빨리 가는 거 아니야?


“야, 리안. 좀 천천히 가자.”

“아··· 내가 너무 막무가내로 팔을 잡아당겼나? ··· 근데 주변에 경계할 사람이 한 둘이 아니라서···.”


경계 할 사람?, 주변 여학생을 칭하는 건가?

그도 그럴게···.


“요즘 나한테 말을 거는 여학생들이 부쩍 많아졌지?”

“어! 맞···.”


갑자기 너무 흥분했다고 느꼈는지 그녀는 잠시 텀을 가진 뒤 찬찬히 말을 이었다.


“큼, 요즘 인기가 엄청나더라 너.”

“그래도 얼마 안 갈걸?”

“그건 모르지.”


그녀의 얼굴에서 약간의 불안함이 보였지만 그녀는 최대한 웃으며 그것을 감췄다.


“아, 이러다가 나 버림받는 거 아니야?”

“에이, 인기가 많아졌다고 널 버리는 일은 없을 거야.”

“흐음··· 왠지 그 소리가 말고 다른 거 때문에 날 버린다는 소리 같은데···.”

“에이. 무슨···. 리안, 나 먼저 갈게.”

“어, 봐봐! 지금도---.”

“하하, 미안.”


나는 멋쩍인 웃음을 지으며 재빠르게 그녀와 헤어졌다.

여자의 감이란···.

그렇게 한참을 걸어 대충 도착한 인적이 드문 곳, 그곳에서 나는 허공을 보며 말했다.


“정당히 따라오지? 불쾌한데?”

“아, 죄송합니다.”


그러자 갑자기 눈앞에 투명 마법을 쓰고 있던 록시가 나타났다.

이 정도 수준의 마법이 간파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애는 아닌데···.


“설마, 벌써 내가 시킨 걸 다한 거냐?”

“! 아닙니다. 일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완전히 끝낸 건 아닙니다. ···제가 도련님을 찾아온 이유는, 도련님이 시킨 다른 일 때문입니다.”


?, 아··· 그게 있었지.

잠시 고민했던 나는 과거의 내가 시켰던 한 일을 기억해 낼 수 있었다.

그래, 그럼 지금쯤 한 번 만나는 게 맞겠네.

시켰으니깐, 매달에 1번···.


“아카데미에서 브리언이 한 일을 보고해라, 내가 그런 명령을 내렸었지?”

“네, 맞습니다. ···그래서 이번 달 보고 할---.”

“됐어. 이제는 할 필요 없어.”

“네? 갑자기요?”

“그래.”


내가 이 일을 시킨 이유는 내가 약했기 때문.

그러나 나는 이내 기억을 되찾았고, 내가 충분히 강하다는 사실도 안다.

이제는 브리언이 아카데미에서 뭘 하든 나에게 큰 영향을 못 준다.

나도 결국 본질은 변하지 않았지만 이런 식으론 변했군.

나의 눈에 나의 이런 결정이 이해가 안된다는 듯한 록시가 보였다.

그치만 내가 그걸 꼭 이해시킬 의무는 없을 터.

그렇기에 나는 그저 지나갔다.


“가마.”

“알겠습니다. 주말 잘 보내십쇼.”


··· 벌써 주말인 건가.

그래, 이제는 슬슬 해도 되겠다.

거대한 폭풍이 불겠군.

이런 생각을 하며 나는 저택으로 향했다.

또 다른 변화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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