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가 둔재가 기억을 되찾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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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다귀0
작품등록일 :
2024.09.03 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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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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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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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1 - 정도

DUMMY

그 산사태를 겪고 나서 나는 일주일을 기절해서 누워있다.

사실, 진짜 내가 기절한 기간은 3일이다.

나머지 4일은 내가 그저 선택한 것이었다.

이렇게 누워있는 걸 말이다.

그런 선택을 한 이유는 오직 하나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운 좋게 정신을 차렸지만, 머릿속에는 새로운 정보가 너무나 많았다.

그렇기에 나는 4일 동안 누워서 그저 생각할 뿐이었다.

머릿속에 있는 새로운 정보를,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를···.


“···.”


나는 조용히 창밖을 보고 있었다.

밝은 대낮.

그리고 내 방에는 오직 나만 있을 뿐이었다.

아니, 중간에 밥을 주기 위해 왔던 샤를린을 제외하고선 내 방에 온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단 한 명도 말이다.

오늘은 내가 공식적으로 정신을 차린 첫날.

그럼 아버지는 몰라도 동생들은 얼굴을 내비쳐야 되는 거 아닌가?

그게 맞는···.

나는 고개를 저었다.

그래, 지금 상황에서는 이게 맞는 걸 거다.

말만 장남이지 실상은 사람 취급도 못 받는 상태니.

··· 그런 생각을 곱씹으며 나는 책상 위에 있는 공책을 폈다.

공책이 빼곡하다.


‘읽을 만한 책’

‘해볼 만한 시도’


그곳에 적힌 글들은 전부 나와 관련된 글들이었고.


‘체질 개선을 위한 훈련 과정’

‘마나량을 늘리는 법’


그리고 거기에 적힌 것들은 대부분, 나의 성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살아야 됐기에.

그리고··· 꿈이 있었기에.


‘가주가 되리라.’


공책의 구석, 아무한테도 발견되지 않게 아주 작게 적혀진 문장이 내 눈에 들어왔다.

브리시온 가문의 가주가 되는 것, 그것이 나의 소박한 소망이었다.

그치만 그 소망은 아마 이루지 못할 거다.

이미 나는 썩은 동아줄이고, 내 동생 브리언이 다음 가주가 된다는 소문이 기정 사실이었기에.

그치만.


“과거의 이야기다.”


그렇다.

나는 기억을 되찾았고, 나에게는··· 9개의 특전들이 있었다.

그러니 과거는 안녕이다.

화르륵!

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마법을 이용해 공책을 태웠다.

내 지난 삶의 모든 기록이었지만, 아쉽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야··· 의미가 없으니.

나는 대마법사의 두뇌에 소드마스터의 신체를 가진 몸이다.

그러니 공책에 적혀있던 성장과 가주 같은 건 이미 시시한 소리다.

나는 이미 완성된 존재고, 결국···.


“가주가 될 사람은 나니깐.”


그러니 이런 작은 꿈 말고 더 큰 꿈을 가져본다.

고민 따위는 없었다.

그런 것 따위는 이미 기절한 척하고 있을 때 다했다.

그렇기에 나는 새로운 목표를 가슴에 새겼다.

자유롭게 살겠다.

하고자 하는 건 다 하겠다.

그리고···.


“살고 싶은 삶을 살겠다.”


···.

그런 삶을 살기 위해, 나는 문제가 될 것들을 떠올렸다.

시한부, 둔재, 종말 등등 많은 문제들이 떠올랐지만 그런 건 지금 당장 신경 쓸 게 아니었다.

약골 그리고 마나 절맥.

이 두 개가 지금은 가장 큰 족쇄다.

지금 가장 필요한 건 무력이니.

그래도 해결 방법이 있다.

특전, 역행자.

시스템을 조금 거스를 수 있는 힘이다.

이 특전 덕분에 소드마스터와 대마법사의 특전을 동시에 선택하는 게 가능한 것.

그러니 가능할 것이다.

약골과 마나 절맥의 페널티를 극복하는 게 말이다.

··· 뭐, 물론 역행이라는 건 서서히 되는 거기에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다.

그치만 괜찮다.

중요한 건, 극복할 수 있다는 거니깐.


“그럼 해볼까?”


그리고 또한 역행자의 효율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고안해낸 방법도 있다.

그러니 이 방법을 쓰···.

똑똑.

그때, 누군가가 내 방을 두들겼다.

··· 설마···.

동생들이 나를---.


“도련님, 접니다.”


아, 아니군.

샤를린의 목소리였다.


“왜 그렇냐 샤를린.”

“그게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손님이라.

만약 가족이라면 샤를린이 이렇게 직접 안내를 안 한다.

그렇다는 건 외부인이라는 소리.

··· 누군지 알 거 같군.


“됐다. 안 만난다고 해라.”

“··· 알겠습니다.”


어차피 만나봤자 그닥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이다.

그때, 내 방문이 왈칵 열린다.

소음과 함께 말이다.


“아가씨 안 되···.”

“뭐가 안 돼! 네놈 따위가 뭐라고. ···란스···!”


곤란한 표정의 샤를린이 눈에 보였다.

그리고 동시에, 딱 봐도 아름다운 여성이 보였다.

큰 눈과 갸름한 턱선 그리고 컬 들어간 노란 색 장발이 어울리는 여성, 엘리안이었다.

엘리안, 그녀는 나와 어렸을 때부터 친분이 있었던 아이였다.

그리고 유일하게, 지금까지 그 친분을 이어오고 있는 아이기도 했다.

··· 이해가 안 되는군.

어렸을 때는 내가 영재 취급을 받았기에 친하게 지냈던 또래들이 많았다.

그러나 내가 둔재라는 소문이 나자 다들 떠났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내 동생인 브리언에게로 갈아탔다.

그런 그들이 솔직히 역겹지만, 이해가 되지 않는 건 아니다.

그러나, 눈앞에 있는 저 여자의 행위는 지금까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도대체 나한테 계속 남아있는 이유가 뭐지?

실상은 다를지라도, 남들에게 알려져 있는 나는 엮여봤자 좋을 게 없을 사람인데···.

뭐가 그렇게 좋은지 나를 보며 실실 웃는 그녀.

나 역시 그런 그녀를 보고 있었지만, 동시에 다른 것도 보고 있었다.

내 특전, 용안.

대상에 대한 가치를 알 수 있는 특전이다.

이 특전 덕분에 내가 미술 컬렉터로 이름을 날렸던 것.

그리고 내 알아볼 수 있는 가치는, 한정적이지가 않다.

내 눈에는 보인다.

엘리안의 가치가 말이다.

내 눈으로 어떤 걸 보면 주위에 아우라가 보인다.

아우라의 종류는 너무나 많기에 일일이 설명은 못 하지만, 확실한 건 아우라가 안 보이는 사람은 가치라는 기준에서는 쓸모가 없다는 소리였다.

나는 엘리안의 아우라를 찾았다.

그러나, 보이지 않았다.

애당초 없었기에.

··· 여전하군.

아쉽다.

이렇게 나에게 우호적인 사람이 최악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니.

역시 내 시간을 투자하기에는 아까운 존재이다.


“오랜만이네? 몸 상태는 어때? 괜찮아?? 내가 얼마나 많이---.”

“어, 괜찮아.”


그래도 그녀 역시도 가치 없다 평가받는 나와 우정을 이어간 건 사실, 그렇기에 최소한의 예의를 갖춰서 나는 말을 이었다.


“내가 요즘 바빠서. 미안. 찾아와 줘서 고마웠어.”

“아니··· 어···. 리안!!!”


나를 보며 뭔가 짜증 난다는 표정을 짓는 그녀, 그 모습이 퍽이나 귀여웠기에 다른 남자가 봤으면 자연스레 웃었을 거다.

나는 그러지 않았지만 말이다.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미안, 가라. 샤를린, 부탁할게.”

“네. 알겠습니다. 아가씨···.”

“아, 잠시만. 아니, 가란스! 너무하네! 오랜만에 봤는데 반갑지도 않냐? 내가 너를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어!”

“··· 샤를린.”

“넵.”

“아니! 이거 놔! 이거 노라고!!!”

“죄송합니다 아가씨.”

“아아!!!”


반강제적으로 끌려가는 그녀.

그녀가 내 방을 나가기 직전, 그녀는 나에게 외쳤다.


“야! 아카데미는 가는 거냐? 어?!”

“아니, 안 가.”

“아니, 무슨! 도대···. 아아악!!!”


어디에 빨려가듯이 내 방을 나가는 그녀.

그런 모습을 본 뒤 나는 원래 하려고 했던 걸 시작했다.

특전, 역행자의 이용.

역행자의 발동 조건은 간단하다.

원래 게임 시스템이 발동하면 그거를 역행한다.

어느 정도를 역행하는지는 불분명하다.

그러나 상관없다.

중요한 건, 역행을 한다라는 사실이니깐.

나는 샤를린에게 부탁한 철검을 들었다.

··· 무겁다.

들기만 해도 느껴지는 엄청난 무게, 그렇기에 손이 바들바들 떨리고 있었다.

그 후 나는 검을 휘둘기 위해 그것을 조금 들어 올렸다.

그 순간, 탁하는 소리가 내 귀에 들렸다.

그리고 느껴지는 엄청난 고통.

약골 페널티 덕택에 팔이 부서진 거였다.

상상이 이상이군.

적어도 검을 휘둘면 부서질 줄 알았는데···.


“···.”


그래도 괜찮다.

애당초 노린 게 이것이었으니.

방금 전 약골이 발동함으로써 동시에 역행자도 발동했을거다.

분명 약골의 효과가 감소했을 터,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하면 된다.

그리고 덤으로.


“드레싱.”


마법으로 상처의 피해를 완화 시킨다.

그리고 이 행위는 결국, 마나 절맥을 완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거다.

어느새 부서진 뼈 위치에 생긴 흙빛의 얇은 막, 그것이 생기자 조금 더 움직임이 자연스러워졌다.

계속하자.

그렇게 나는 계속해서 훈련을 하기 시작했다.



//



“···.”


해가 중천이다.

이미 낮이라는 소리였고, 내가 늦잠을 잤다라는 소리였다.

너무 무리했나.

나는 내 온몸을 본다.

온몸에 붙어 있는 흙빛의 막, 성치 않은 곳이 없었다.

확실히 무리를 했군.

그치만 어쩔 수 없었다.

내가 미래를 볼 수 없기에 미래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고, 지금의 나는 나무나 약했기에.

현재는 그저 바람에 흩날리는 갈대일 뿐이다.

그렇기에 하루라도 빨리 강해져야 됐다.

구대기 같은 몸뚱아리를 한치라도 빨리 정상궤도에 올려, 세상의 거대한 흐름에 휩쓸려 갈 수밖에 없는 신세를 탈피해야 됐다.

난 흐름 따위에 얽매이지 않을 테니깐.

그리고 난···.


“가고자 할 곳으로 갈 테니까.”


그렇기에 계속해서 무리를 할 거다.

지금조차도.


“힐.”


4서클 마법 힐, 2서클 마법 드레싱의 상위격인 마법이었다.

그리고 그만큼··· 마나를 많이 잡아먹는 마법이었다.

흙빛의 얇은 막이 있는 곳에서 노란빛이 나타났고, 곧이어서 내 몸의 부상들이 회복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동시에.


“아, 이런.”


마나 부족으로 인해 눈앞이 어지러워지기 시작했다.

충분히 휴식을 취했기에 버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어.”


그때 노크 후, 샤를린이 내 방에 들어왔다.

벌써 점심··· 아니, 아침을 먹을 때인가.

사실, 아침도 아니지만 말이다.


“도련님, 식사 가지고 왔습니다.”

“됐어. 이번 식사는 안 하지.”

“네? ··· 왜 그러십니까? 오늘 식사로 나온 음식들의 수준이 상당히 훌륭합니다.”

“괜찮다.”

“아···. 알겠습니다.”


탁, 조심스럽게 다시 닫히는 문.

그 소리가 들리자마자 나는 곧장 침대로 들어갔다.

눈앞이 어지러워서 숟가락도 못 들판인데 무슨 식사냐.

잠이나 자야겠다.



//



“하··· 하···.”


잠에서 깬 나는 거센 숨을 내쉬고 있었다.

꿈을 꿨다.

공부를 하는 꿈을 말이다.

악몽이었다.

공부가 좋은 사람이 어딨겠는가?

온몸이 식은땀으로 흥건하다.

우선···.


“하···.”


숨을 내쉬면서 정신을 차린다.

그렇게 좀 안정을 취하니 배가 좀 고픈 것 같다.

샤를린에게 밥을 달라고 해야겠군.

그렇게 그녀를 찾으려는 순간, 내 눈에 한 여성이 보였다.

의자에 앉은 채 나를 지그시 바라고 있는 그녀.

아니 도대체 왜···?

처음에는 샤를린인 줄 알았기에 가만히 있었던 나지만, 이내 그것이 틀렸음을 알아차리고 나는 재빨리 침대에서 일어났다.

전혀 예상치도 못한 사람이었고, 너무나 의외인 사람이었다.

가족이 내 병문안을 온 것보다 놀라운 상황, 그렇기에 좀처럼 놀라지 않는 나 역시 조금은 긴장을 하였다.


“어··· 쩐 일로 여기까지 왔습니까?”


긴장을 할 수밖에 없었다.

내 앞에 있는 사람은, 아카데미의 최강자니깐.

내 말은 이어졌다.


“학생회장님.”


학생회장 나달리 하이든, 4대 가문의 자제 중 한 명이자 엘프라는 이종족이기도 하다.

은발과 종족 특유의 뾰족한 귀, 그녀의 모습이 내 눈에 담겼다.

그리고 동시에 담겼다.

여전하시군.

그녀의 주위에 있는 엄청난 크기의 아우라, 그것 역시 내 눈에 담겼다.

아우라가 보이지 않던 엘리안과는 대비되는 가치였다.

그치만 그거에는 약간 어폐가 있었다.

그 누구와 비교해도 나달리의 가치를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거다.

왜냐면···.

그녀는 내가 만났던 사람들 중에서, 가장 최고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니깐.


“오랜만이군. 가란스 브리시온.”


최강이자 최고.

그런 평가를 받고 있는 그녀가 지금 내 앞에 서 있었다.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내 앞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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