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가 둔재가 기억을 되찾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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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다귀0
작품등록일 :
2024.09.03 02:06
최근연재일 :
2024.09.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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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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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1 - 정도

DUMMY

“듣자 하니···. 죽을 뻔했다지?”

“아··· 그 정도는 아닙니다. 그냥 사소한 사고였습니다.”

“흠···.”


학생회장, 나달리가 나에게 서서히 다가왔다.


“거짓말 치지 말지.”


탁, 그녀가 내 코앞에서 멈췄다.


“어떤 일이 났는지 다 알고 왔으니깐 말야.”

“그렇습니까? 별것도 아닌 걸 굳이 크게 만들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기분 나쁘셨다면 사과를 드리겠습니다.”

“···. 기분 나쁘군.”

“그렇다면, 죄---.”

“아니, 난 자네의 사과를 받고 싶은 게 아니야. 그냥 단지, 표현하고 싶은 거뿐이야.”


그녀가 내 눈을 보았다.


“자네가 방금 말한, 별것도 아닌 이라는 표현이 짜증 났다고 말이야.”

“아···. 알겠습니다. 그럼, 제 병문안 때문에 여기에 오신 겁니까?”

“음··· 자네 변했군.”


그녀는 다시 의자 쪽으로 돌아갔다.


“분명, 아무런 피해가 없었다고 들었는데···. 그렇다는 건··· 이 변화는 일시적인 후유증인가?”


티가 난 건가?

당연히 과거의 기억이 돌아왔으니, 변한 부분이 조금은 있을 거다.

그러나 그건, 아주 조금일 거다.

기억을 잃었든 안 잃었든, 나라는 본질은 결국 변하지 않으니깐.


“제가 변했습니까?”


나의 질문을 들은 그녀가 특유의 잔잔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어. 자네는 확실 변했어.”

“어떤 부분이 말입니까?”

“지금 이 순간, 그리고···.”


우리는 서로를 보고 있었다.


“나를 보는 이 눈빛도. 자네는 완전히 딴사람이 된 거 같군. 전에는 내 눈도 못 보고 말 한마디도 못 하는 사람이었는데···.”

“··· 죽을 위기를 겪으니깐 조금 생각이 변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깨달았습니다. 제가,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걸.”


그 말을 듣자 그녀는 웃었다.

비웃음이 아니었다.

기쁘기에 웃는 그런 웃음이었다.


“하하. 축하해. 드디어 그 진리를 깨달았어. 최소 5년은 걸릴 줄 알았건만···. 엄청난 행운이군. 그래서, 아카데미로는 언제 돌아오는 거지? 자네는 학생회 서기 아닌가. 자네가 없으니 학생회 일이 잘 돌아가지가 않아.”

“··· 죄송합니다. 돌아갈 생각이 없습니다.”


이게 목적이었군.

그녀가 말했다시피 나는 학생회 소속으로 서기 역할을 했다.

그렇지만 그닥 중요한 역은 아니었다.

그냥 누구나 할 수 있는 그런 역이다.

그렇기에···.


“서기는 다른 사람에게 시키고 학생회에서 저를 잘라도 상관없습니다. 솔직히 언제까지 아카데미에 안 갈지도 모르겠습니다.”

“··· 가란스.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뭐지? 학교에서 누가 자네를 괴롭히나?”

“아닙니다. 그냥··· 지극히 사적인 개인적인 문제입니다.”

“사적인 문제라···. 그럼 일주일 주겠어. 그 안에 해결하도록.”

“예···?”

“그 이상은 안 돼. 그럼 일주일 뒤에 보지.”

“잠시만요! 회장···.”


그대로 밖으로 나가는 회장.

아니··· 왜 이렇게까지···.

나는 이해할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멍하니 앉아 있을 뿐이었다.

내가 고른 특전 때문인가···?

분명 영향이 없지는 않을 거다.

특전, 이색.

이종족과 쉽게 융화 될 수 있는 특전.

이 특전 덕분에 인족들을 싫어하는 이종족들의 기조에서 나는 벗어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것과 좋은 상황이 겹쳐, 어거지로 내가 서기를 하게 된 거였는데···.


“하···.”


자연스레 한숨이 나온다.

지금 상황은 뭐지···?

뭔가가 꼬인 거 같다.

이런 생각이 내 머릿속에 강하게 박혔다.



//



13 그리고 5.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는가?

13은 숫자다.

지난 1달이라는 기간 동안 엘리안이 나를 찾아온 횟수 말이다.


“란스! 오늘 학교에서 데이비---.”


그녀는 이렇게 나를 찾아와 그날 학교에 있었던 얘기를 해준다.

그다지 실용적인 얘기는 아니다.

그니깐 지금 내가 안 듣지.

그냥 귀찮을 뿐이다.

그치만··· 차마 가라고는 못 하겠다.

그녀가 보여주는, 그리고 여태까지 보여줬던, 의리를 배신할 수는 없었다.

그러니 그저 눈치 줄 뿐이었다.

나는 근처에 있는 샤를린을 지그시 봤다.

그러자 내 신호를 눈치챈 그녀가 조심스레 움직였다.


“도련님 지금---.”

“가란스, 여기 있나.”


···이런.

샤를린이 일이 있습니다 도련님, 작전을 치려는 순간 누군가가 내 방에 들어왔다.

그 사람은 나달리였고, 13 그리고 5였던 숫자는··· 13 그리고 6으로 변하였다.


“흠··· 엘리안 다문스. 자네도 여기에 있었군.”

“··· 오랜만입니다. 회장. 요즘 자주 뵙네요. ···혹시 무슨 일 때문인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학생회 관련 일 때문이다. 그러니 나가 줄 수 있겠나? 엘리안.”

“아··· 알겠습니다.”


뭔가 분해 보이는 표정을 지었던 그녀, 그러나 그녀는 그저 순순히 나갈 뿐이었다.

이상할 정도로 집요해···.

샤를린도 자연스레 나갔길래 나달리와 단둘이 있게 된 상황이었지만, 내가 할 일은 정해져 있었다.


“가란스 브리시온. 이제 슬슬 학교로---.”

“죄송합니다. 제 생각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래---.”

“그럼 이만.”


어차피, 회장과는 의리 같은 게 없다.

그러니 나는 자리에서 그저 일어나 밖으로 나갈 뿐이었다.

도망이었다.


“···.”


집 앞 근처 정원으로 나온 나는 품에서 검을 꺼냈다.

이 모습을 차남인 브리언이 본다면 곧장 시비를 걸 수 있었지만, 정원이 원체 넓은 데다 거기에 더해 내가 일부러 구석진 곳으로 갔기에 다행히도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후···.”


한 달이라는 훈련 기간 동안 나는 나름의 성장을 이뤘다.

이제는 철검을 들 수 있게 되었고, 힐 마법을 써도 눈앞이 안 어지러워지게 되었다.

그치만, 딱 거기까지다.

내가 검을 들어 올리기 무섭게, 탁! 소리는 내며 팔이 부서진다.

철검을 들 수만 있을 뿐 나는 여전히 그 검을 한 번도 못 휘두는 상태였다.

그리고 이런 관점에서 보면 내 마법 실력도 사실은 제자리걸음이었다.


“드레싱.”


지금도 이 마법을 쓰고 있으니.

힐 마법을 이제는 쓰고 버틸 수는 있지만, 능숙하게는 못 쓴다.

힐 마법을 쓰면 여전히 온몸이 피곤한 지경이었으니깐.


“하···.”


아무리 달려도 제자리구나···.

갈 길이···.


“꺄아아악!!!”


그때 내 귀에 매우 날카로운 소음이 들렸다.

듣기만 해도 불쾌한 소리, 난 그 소리의 원인을 알고 있었다.


“또 저놈이군.”


눈앞에 있는 나무, 거기 위에 동물 하나가 앉아 있었다.

윰브레오, 앵무새를 닮은 조류과 동물로 화려한 깃털이 특징이다.

그것 말고 또 다른 특징이라고 하면···.

매우 비싼 동물이다 그것도 아주.


“꺄아아악!!!”

“···.”


어디서 났는지 모르겠는 거울을 가지고 온 녀석이 빛을 반사시켜 내 눈에 갖다 댄다.

이런···!

방해된다.

그렇기에 순간 한 손에 마나를 모아보지만, 그것을 포기한다.

··· 비싼 동물만 아니었으면 바로 죽였을 거다.

이 녀석이 나를 방해했던 게 한두 번이 아녔던바.

2주 전부 터 계속해서 나를 방해하고 있었다.

여기 정원 위치가 내 방 근처기도 하니깐.


“가란스 브리시온. 기껏 밖에 나갔으면 안 보이는 곳으로 가는 게 맞지 않나? ···아, 아니면 일부러 자네 방 창문에서 바로 보이는 곳으로 간 건가? 일종에 도발인---.”

“꺄아아악!!!”


시끄러운 소리에 나달리는 귀를 막았다.


“가까이서 들으니 더 시끄럽군. 아라디---.”


그런 후 정체불명의 주문을 외치는 그녀.

주문이 끝나기 무섭게 새가 다른 곳으로 날아갔다.

고대마법인가···?


“고대마법을 쓰신 겁니까?”

“하하, 아니다. 이런 건 굳이 마법을 쓰지 않고도 할 수 있지. 우리는 자연과 벗이니. 그저 녀석과 대화를 한 것뿐이라네. 잠시 가주라고.”

“아, 그렇군요.”

“항상 시험 성적이 좋던 자네도 이런 실수를 하는군.”


대마법사의 두뇌, 그리고 빙의되기 전의 경험.

이런 두 가지 이유 때문에 나는 시험을 잘 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방금 전 상황도 사실 어쩔 수 없던 거였다.


“몰랐습니다. ··· 엘프들이 동물과 떠들 수 있는 걸 알긴 했지만, 직접 본 적은 없어서··· 몰랐습니다. 게다가 저는 고대마법도 본 적이 없어서···.”

“래날---드리--.”


또 부분 부분만 알아들을 수 있는 주문이 끝나기 무섭게 초록 색깔의 기운이 내 몸을 휩쓸었다.

뭐지?

그 기운이 사라지자 내 몸이 더 활력이 넘치는 것 같았다.

또한 온몸에 피로 역시 사라진 거 같았다.

··· 고대마법인가···.

엄청난 위력, 내가 이 마법만 구사할 수 있었다면, 내 성취는 더더욱 더 높아졌을 거다.

그치만 불가능이다.

고대마법은 이종족들만 쓸 수 있고, 마법과는 결이 다른 무언가니깐.

애당초 대마법사가 되었다고 해서 쓸 수 있는 그런 마법이 아니었다.


“근데 갑자기 왜 이걸···?”

“자네가 못 봤다고 했지 않나? 그래서 직접 이렇게 보여준 거지.”

“감사합니다 회장. ···그런데,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막 보여줘도 되는 겁니까?”


이종족만 쓸 수 있다는 특징과 인족 자체를 싫어하는 이종족의 특성 때문에 고대마법은 보기가 아주 힘들다.

그런데 인족 출신인 내가 그걸 보다니···.

이게, 이색이라는 특전의 힘인가?

아니면···.

나는 말 없이 나달리를 봤다.

그녀는 이렇게까지 할 정도로 나를 데리고 오고 싶었던 건가.


“학생회로 돌아와라 가란스 브리시온. 학생회에는 자네가 필요하다.”

“죄송합니다.”


그래도, 나는 돌아가지 않을 거다.

설사 고대마법을 배울 수 있더라도 말이다.


“학교로 돌아갈 일은 없을 겁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말이죠.”

“무슨 일이 있어도라···. 이게 이렇게까지 할 일인가?”

“··· 죄송합니다 회장. 저에게는 지금, 아주 중요한 때입니다.”

“··· 알겠네.”


그녀가 은은한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나 역시 포기할 수는 없군. 자네는 결국 학생회로 돌아오게 될 거야.”


말이 이어졌다.


“무슨 일이 있어도.”

“···.”

“오늘은 이만 가지. 나중에 또 찾아오겠네, 가란스 브리시온.”


그렇게 떠나는 그녀, 뭔가 완고했던 그녀의 표정이 머릿속에 선명했다.

··· 다시 내가 학생회로 돌아간다라···.

믿을 만한 구석이 있는 건가?

그래도··· 글쎄다.

학생회로 돌아가는 일은 거의 없을 거다.

내가 그렇게 하기로 마음먹었으니깐.


“꺄아아악!!!”


나달리가 사라지기 무섭게 다시 나타난 새.

본능적으로 인상이 쓰여졌다.

이 짓도 오늘까지다.


“샤를린.”

“··· 네, 도련님.”


멀리서 나를 보고 있던 그녀가 잽싸게 대답했다.


“내가 알아보라고 했던 건 알아봤나?”

“네, 알아봤습니다.”


이 새의 존재를 처음 알았을 때, 나는 그녀에게 이 새의 주인을 알아보라고 했다.

윰브레오는 그 아름다운 깃털 때문에 고위층이 주로 키우는 동물.

그렇기에 함부로 처리하기에는 약간의 리스크가 있다.

주인이 예상 밖의 인물이면 무슨 불똥이 튈지 모른다.


“저 새의 주인이 누구냐? 내가 아는 사람인 거냐?”

“네. 도련님도 잘 아시는 분입니다.”


말이 이어졌다.


“이블린 브리시온. 도련님의 막내 여동생입니다.”

“그래, 고생했어.”

“꺄아아악!”


저 새의 주인이 내 가족이었다니.

문뜩 이런 생각이 든다.

어쩌면 내가 다시 학생회로 돌아갈 수도 있겠다고.

아무리 내가 그러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단들, 미래는 아무도 모르는 거니깐.


“씁쓸하군.”


만약 동생들의 얼굴을 보게 된다면, 그건 그들이 나를 직접 찾아올 때라고 생각했었다.

그 예상은 완전히 틀렸지만 말이다.

나는 막냇동생, 이블린을 만나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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