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가 둔재가 기억을 되찾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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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다귀0
작품등록일 :
2024.09.03 02:06
최근연재일 :
2024.09.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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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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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EP 1 - 정도

DUMMY

거래는 카드게임과 같다.

누가 더 좋은 카드를 가졌는지 겨루는, 그런 카드게임 말이다.


“됐고! 빨리, 내 뽀끼나 돌려줘!”

“··· 싫다면?”

“뭐!!! 그런 게 어딨어!!! 이---.”

“돌려준다고 한적은 딱히 없는 거 같은데? 안 그러냐 동생아.”


나는 경고하듯 그녀의 두 눈을 봤다.


“나는 오직, 죽일 수 있다고만 말했다. ···그리고 이 발언은 아직도 유효하고 말이다.”

“무슨 이런, 거지 같은···!”


뭔가 억울하다는 표정을 짓는 그녀.

그치만 이 게임은 그녀가 지는 게임이다.

무조건 말이다.


“하···. 그래서, 원하는 게 뭔데.”

“··· 말이 짧다.”

“아이!!!”

“···.”

“하···. 원하는 게 뭔데요. ···오빠.”


그래, 이렇게 나와야지.

다시 말하지만 거래는 카드게임이다.

강한 패를 가진 사림이, 결국 판돈을 가진다.

그러니.

판돈을 가져갈 때였다.


“내가 원하는 건 간단하다. 사과와 약속.”


내 말은 이어졌다.


“네가 지금까지 나에게 했던 실수들을 사과하고, 다시는 그런 짓을 안 하겠다고 약속해라. ···그러면, 그 새를 돌려주마.”

“무슨···!”


내 말을 듣자 그녀의 표정은 심하게 굳었다.


“싫어! 내가 뭘 잘못했는데!!! 싫어!”

“이게, 마지막 기회다. 다음은 없다.”

“어! 그래! 그까짓 새 다시 사면 돼! 비싸면 얼마나 비싸다고···.”


하··· 조금 기분이 나쁘군.

무슨, 같잖은 블러핑인가?


“이건 무슨 연기지? ···이렇게 하면 내가 굽힐 줄 알았나?”

“무, 무슨 연기야!!! 나는 진심으로---.”

“그래, 알겠다. 그러면 죽이는 수밖에.”


나는 그대로 방을 향해 걸었다.

그러나, 그 후에 일어날 일들은 이미 다 예상이 갔다.

우선, 그녀는 나를 잡을 거다.


“잠깐, ···오빠···!”


그리고 그런 다음엔···.

굽힐 것이다.

그럴 수 밖에 없으니.

그녀가 나를 향해 허리를 굽혔다.


“미안해 오빠. 내가 장남인 오빠를 무시한 것, 그리고 내가 오빠 앞에서 막말을 한 것, 그리고···. 오빠 앞에서 마··· 흑으윽···!”


갑자기 울기 시작하는 그녀, 그녀는 흐느끼며 말을 이었다.


“내가 다 미안해 오빠···! 다시는 이런 행동을 안 할 테니깐···. 그니깐···. 뽀끼를 돌려줘···. 흑으으윽! 부탁···.”


내 눈에 눈물을 흘리고 있는 그녀가 보였다.

사실 이렇게 될 걸 예상하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되는 걸 원한 건 아니었다.

어쩔 수가 없었다.

이것이 내 목표로 가기 위한 유일한 길이었으니깐.


“알았다.”


원하는 바는 이뤘다.

이제는 동생은 다시는 나를 무시 못 할 터.

그러니 약간의 씁쓸한 마음을 품은 채, 나는 방으로 돌아갔다.

거래는 끝났으나, 아직 끝내지 못한 거래가 있었다.


“···.”


내 방 옷장을 열자 그곳에서 잠을 자고 있는 붉은 깃털의 새가 보인다.

여전히 자고 있군.

샤를린이 탄 수면제가 어지간히 독한 모양, 나는 말 없이 그 새를 봤다.

··· 처음에는 무슨 새인지 몰랐다.

그러나 몇 번 더 보니 이 새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아니, 모를 수가 없었다.

이 새는···.


“엄마의 마지막 유산이니깐.”


엄마, 라필라 브리시온.

그녀가 생전 키우던 애완동물이 바로 이 새이다.

그렇기에, 내 손패는 최강의 손패였던 셈이었다.


“···.”


나는 재빨리 새를 안았다.

새를 보니 울고 있는 여동생을 얼굴이 생각났기에, 그리고 오늘도 빡센 훈련이 있었기에, 나는 재빨리 이 새를 돌려주러 떠났다.

비록 카드게임이 거래와 같을지라도 그것이 가족에게는 성립하는 게 아니기에, 나는 기꺼이··· 판돈을 나눠줬다.



//



며칠이 지났다.

그 며칠 동안 나는 훈련을 하였고 지지부진한 성취를 얻었다.

그리고 오늘도 평상시와 같았다.

평상시처럼 훈련을 하였고 평상시와 비슷한 성취를 얻었다.

음··· 어쩌면 아닐 수도 있겠다.


‘아니···. 어떻게 훈련을 하면 할수록 성장이 느려지냐?’


··· 쨌든, 평상시와 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불과 몇 분전만 해도 말이다.


‘도련님! 가주님이 부르십니다!’

‘뭐···?’


갑자기 나를 방으로 부르는 아버지.

아플 때도 아무런 관심이 없던 그였기에, 나는 조금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나는 재빨리 움직였고···.

지금 여기에 있었다.


“다 온 거 같군.”


책상에 앉은 채 나를 보는 아버지, 그치만 그가 나만을 보는 건 아니었다.

내 옆에 있는 또 다른 사람, 차남 브리언 역시 보고 있었다.

··· 얘는 또 왜 여기에 있는 거지?

도대체···.

갑작스러운 상황에 생각이 많아지려는 찰나,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렸다.


“가란스, 오랜만이구나.”

“··· 네. 안 그래도 바쁘신데 이렇게 시간을 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음···. 하하!!!”


갑자기 아버지가 웃기 시작했다.

뭐지? 내가 뭘 잘못한 건가?


“혹시 제가 실수를 한 겁니까?”

“하하! 아니다. 그냥 의외여서 그렇다. 나는 분명히 나를 원망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고맙다니! 그래서 웃었다. 하하!”

“··· 제가 아버지를 원망할 게 뭐가···.”


아, 병문안을 안 왔기에 내가 삐졌을 거라고 생각한 건가?

음··· 솔직히 조금은 섭섭하지만 이해는 된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으니깐.


“요즘 몬스터들 때문에 난리지 않습니까. 그런 한시가 급한 상황에서 병문안입니까. 그런 것보다 아티오스 국민들을 지키는 게 더 이롭고, 옳은 길입니다.”

“음···. 가란스, 오랜만에 만나서 그런가. 분위기가 바꼈구나.”


바꼈다라···.

글쎄다, 난 여전히 나다.

전에도 말했지만 기억을 잃든, 아니면 내 몸이 불구가 되든, 내 본질은 바뀌지 않는다.

그렇기에 나는 그에게 외쳤다.


“아버지, 저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여전히 접니다.”

“음···. 브리언, 넌 네 형의 말에 어떻게 생각하냐.”

“··· 여전하다고 생각합니다.”


왜인지 모르지만 뭔가 떳떳하지 못해 보이는 동생, 그럼에도 그의 입은 계속해서 움직였다.


“저 사람은 여전히 한심하고, 무능합니다. 그러니···.”


그가 나를 보며 말을 이었다.


“여전하다고 생각합니다. 절대 변할 수 없는, 그런 사람입니다.”


이게 무슨··· 아니다 참자.

그래도 지금은 아버지 앞, 진짜 아빠가 아닐지라도 형제들끼리 싸우는 모습은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그러니, 이 순간만큼은 내가 참---.


“브리언, 지금 형 앞에서 무슨 말을 한 거냐. 저 사람이라니, 이게 맞는 말이냐!”

“죄송합니다. 아버지. 그래도···! 저는 제 말이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놈은 그냥 오점 덩어립니다! 그리고 전에 말했다시피---.”


음···.

일이 내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내가 참기만 하면 그저 넘어갈 줄 알았던 일이 아버지에 의해서 넘어가지 못했고, 동생의 의해서 점점 커지고 있었다.

지금조차도 말이다.


“---그래서 제가 아버지를 찾아 간 거 아니었습니까!”


마음속에 있는 응어리를 토 해내듯이 쉴 틈 없이 말을 내뱉었던 동생.

그 덕분에 나는 몰라도 될 사실 몇 가지를 알게 되었다.

우선, 내가 이블린을 울리는 걸 저 녀석도 봤다.

설마 그걸 봤을 줄이야.

··· 사실 좀 더 솔직하게 말하면 녀석이 이블린의 모습을 보는 건, 어느 정도 계산이 돼 있던 거긴 했다.

그런데 솔직히 이건 예상하지 못했다.

이렇게 화가 난 녀석이 바로 아버지한테 달려갈 줄은.

난 아무리 심해도 녀석이 칼을 들고 나를 찾아오는 선에서 끝날 줄 알았다.

그런데 안 그래도 몬스터들 때문에 바쁜 아버지한테 바로 가다니.

저 녀석이 16살의 어린 나이이기 때문일까?

비록 18살이지만 25살의 지능을 가진 내가 보기에는, 그저 아쉬운 일 처리였다.

그 사실은 아마 브리언도 지금쯤이면 눈치챘을 거다.

내가 적절한 답을 보여줬으니깐.


‘요즘 몬스터들 때문에 난리지 않습니까. 그런 한시가 급한 상황에---.’


어쩐지 이때 녀석의 표정이 굳어지더라.

이런 실수 했기 때문일까?

어쩐지 내 눈에는 그가 조급해 보였다.

그리고 이런 조급함은 결국 나에게 득이 될 것이다.

조용히 말을 들은 아버지가 이내 입을 열었다.


“할 말은 다 했나. 브리언.”

“네. 다했습니다.”

“그래서··· 네가 원하는 바가 뭐지? 네 형이 이블린에게 사과하는 걸 원하는 건가?”

“네. 이건 기본입니다. 거기에 더해서 저 자가 저희 가문에서 사라지는 걸 원합니다.”

“흠··· 브리언.”


뭐야.

순간, 아버지의 몸에서 압도적인 위압이 뿜어져 나왔다.

이미 완성된 몸을 가진 나는 괜찮았지만, 그렇지 않은 동생은 조금 힘들어 보였다.

음 그래도···.

바로 기절할 줄 알았던 그가 이렇게 떳떳하게 서 있는 모습은 조금 놀라웠다.

그리고 나는 또 한 번 놀랐다.

동생, 이 자식이 생각보다 더 막무가내인 스타일이라서.


“아버지! 이번만큼은 저도 물러서지 않을 겁니다! 저도 참을 만큼 참았습니다!!!”


내가 듣기로는 브리언은 소드액티듀트 초입, 조금만 더 노력한다면 마스터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는 위치였고 16살이라는 나이를 고려해 봤을 땐 엄청난 재능이었다.

그치만, 딱 거기까지다.

세상은 넓고 강자는 많다.

바로 근처만 봐도 그렇다.

비록 하자가 많지만 여기 나라는 소드마스터도 있고, 저기···.

세계 최고의 소드마스터도 있지 않은가.


“그만. 이건, 경고다.”


흐읍!

전보다 10배는 강한 위압, 조금 숨이 막힌다.

내가 이럴 정도라면···.


“흐읍···!”


배를 잡고 몸을 움츠린 동생, 동생 또래의 사람이었으면 기절하는 게 당연한 상황이었다.


“브리언, 화난 건 알겠다. 그치만···.”


말이 이어졌다.


“네 수준을 알 거라.”

“읍···. 죄, 죄송합니다. 아버지. 그치만 저도···.”


허··· 대단하군.

이런 극악의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자신의 할 말을 하려는 동생, 보통사람은 하기 힘든 행동에 나는 감탄을 그칠 수가 없었다.

대단한 정신력, 이런 정신력을 가지고 있으니 그는 분명 마스터의 경지에 오를 것이다.

내 눈에 보이는 아우라가 이것을 말하고 있고, 이미 마스터인 내 감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그러니···.

이쯤에 한 번 밟아줘야겠다.


“아버지, 제가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 음, 그래 뭐지?”


나를 바라보시는 아버지.

원래 내 사전 계획에는 아버지가 있지 않았다.

그냥 나와 동생만이 있는 계획이었지만··· 일이 커졌다.

아주,

그치만, 그게 무슨 상관인가.

모로 가든 서울로만 가면 되고, 어떻게 가든 결국 목적지에만 도달하면 된다.

그러니, 중요한 건.

내가 목적지에 도달했다는 거다.


“저와 동생이 대련을 하는 게 어떻습니까?”



//



툭.

철로 된 검을 위로 들기가 무섭게 내 어깨가 빠졌다.


“드레싱.”


그치만 나는 익숙하게 조치를 하고 다시금 훈련에 집중했다.

그러면서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들을 생각했다.


‘음···.’


동생과 대련을 하고 싶다, 그런 나의 제안을 들은 아버지가 잠시 고민을 하였다.

그치만 그 고민은 그다지 길지는 않았다.

상대방도 동의를 했거든.


‘아버지, 저는 좋습니다. ···이왕 싸울 거 차기 가주 자리를 놓고 싸우는 게 어떻습니까!’

‘음··· 브리언 진심으로 하는 말이냐?’

‘네! 저는 진심입니다!’

‘네 뜻도 그렇다면··· 알겠다.’


그렇게 성립된 대련.

대련을 하는 날은 정확히 일주일 뒤.

그리고 몇 가지 조건들도 붙었다.


‘우선, 대련에 보상은 없다. 네가 말했던 차기 가주를 놓고 싸우는··· 그런 짓은 하지 않을 거다. 그리고. 진검으로 싸우지 않는다.’


그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


‘나는 내 자식들이 다치는 꼴은 못 본다. 알겠냐.’

‘아니, 아버지! 아무리 그래도 아무것도 안 걸고 싸우는 건---.’

‘추가적인 의견은 안 받는다. ···동의하지 못하겠으면, 하지 마라. 그러면 된다.’

‘하··· 알겠습니다.’


아쉬운 듯한 표정을 짓는 동생, 그때 그의 표정이 아직도 머릿속에 선했다.

욕심은···.

아무리 걸려있는 게 없는 대련이라고 하더라도 얻는 건 있다.

승패와 그에 따른 명예, 그것은 절대 무시할 수 없는 걸 거다.

게다가 지금 같은 가문 분위기에서 동생이 이긴다면··· 차기 가주는 따 놓은 당상일거다.

뚝.

이런.

이번에는 왼쪽 팔에 문제가 생겼다.


“드레싱.”


이번에도 간단한 조치 후, 품에서 포션을 꺼낸다.

포션은 아주 비싼 물건이다.

이런 걸 훈련용으로 쓴다는 건 엄청난 낭비.

그치만.


“그만큼 효율적이지.”


툭, 다 먹은 포션을 뒤로 던진 후 잠시 생각을 한다.

··· 이번 대련은 아주 중요하다.

대련에서 진다면 그 손해는 엄청날 거지만, 그만큼 이긴다면 돌아올 이득 역시 엄청날 터.

그렇기에 나는 동생과 싸우는 걸 계획했고, 지금 내 계획의 끝자락에 도달해 있었다.


“이긴다.”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훈련을 계속했다.

대련 전 마지막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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