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가 둔재가 기억을 되찾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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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다귀0
작품등록일 :
2024.09.03 02:06
최근연재일 :
2024.09.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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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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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 2 - 변하는 것

DUMMY

가상 던전, 이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는 조금 이해가 안 됐다.

단어의 뜻을 이해하지 못한 게 아니라 가상현실 같은 첨단 기술을 실행시킬 기술이 정녕 이 세계에 존재하는지가 의야 했다.

그도 그럴게 차가 아닌 말을 타고 다니고 키보드 대신 깃펜을 쓰는 세상 아닌가.


“···.”


그리고 지금, 나는 내 모든 생각이 틀렸음을 깨달았다.

엄청나군.

나는 눈앞에 있는 수십 개의 마나 수정들과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마도구들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딱 봐도 대단한 물건이지만, 대마법사인 나의 눈에는 더 정확하게 이 물건의 가치가 보인다.

중간 중간에 박힌 아티팩트의 수준이나, 그것을 개조한 정도들의 미세한 차이 그리고···.

내 마법적 지식으로도 이해하기 어려운 마법 술식의 복잡함까지.

마법 공학이라는 단어가 저절로 생각나는 작품이었다.


“교수님, 이 작품은 도대체 어떤 분이 만드신 겁니까?”

“아, 이 물건 말인가? 교장 선생님이 만드신 작품이야. 딱 봐도 대단하지.”

“네···.”


이걸 만든 분이 교장 선생님이라···.

이런 곳에 장이니 대단한 분인 건 알았지만···.

내 상상보다 더 대단한 분이었군.


“간단한 설명을 시작하겠다.”


고요한 침묵을 깨는 교수님의 목소리, 그는 설명을 이어 했다.


“이 시험은 진짜 현실이 아닌 가상이기에 시험 중에 다치더라도 시험이 끝나면 다시 원상태로 돌아온다. 그치만.”


진중한 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시험 중에 느껴지는 고통은 100% 전달된다.”

“··· 교수님 이 시험, 안전한 게 맞나요.”

“음. 솔직히 장담은 못 한다. 시험 중에 받은 충격으로 기절해 있는 학생들도 몇몇 있거든. 상태를 봐서 영 좋지 않으면 치료를 위해 교단으로도 보낼 생각이다.”


그 말을 듣자 표정이 무거워지는 팀원들, 교수님은 이미 이런 상황에 익숙한 듯 막힘 없이 말을 이었다.


“이제 곧 시험을 시작하겠다.”


지이잉!

교수님이 레버를 당기자 거센소리를 내며 입구가 열리는 돔.

그 너머에는 그저 칠흑 같은 어둠만이 보일 뿐이었다.


“여기로 들어가면 시험은 시작한다. 포기하고 싶으면 언제든 포기해도 된다. 다만, 포기한 학생이 있는 팀의 점수는 최하점으로 채점 될 거다. ···혹시 그만두고 싶은 사람이 있냐?”


왜인지 모르게 나를 보고 있는 교수님, 얼마 지나지 않아 빅칸의 목소리가 들렸다.


“없습니다. 그리고 추후에도 없을 겁니다.”


그렇게 말을 하며 그는 입구로 걸어갔다.

그래, 이번 만큼은 맞는 말이네.

내가 그렇게 만들 테니까.

나 역시 입구로 들어갔다.



//



내가 던전을 가본 적이 없기에 잘 모르지만 책에서든 아니면 직접 가본 사람이든 하나 같이 하는 말이 있다.

던전은 예측할 수가 없는 곳이다.

그리고 지금 나는 그 의미가 무엇인지 대충은 알 거 같았다.


“···.”

“아니··· 어떻게···.”


지금 우리 앞에 있는 건 거대한 나무와 덩굴들, 암흑과 수십 가지의 함정을 극복하고 나니 눈앞에 보이는 것들이었다.

던전 테마에서 갑자기 정글 테마라니··· 뜬금없다.

그래도, 할 건 해야겠지.


“리안, 저쪽에 파이어볼을 날려봐라.”

“어, 어···. 파이어볼.”


내 가리킨 나뭇가지 쪽으로 날아가는 화염구, 그리고 그것은 이내···.

퍽.

홉 고블린을 맞췄다, 은신해 있던.

수준 낮은 마법은 다 내 눈에 보인다.

그녀 눈에는 아닐 테지만 말이다.


“어! 뭐야. 린스, 분명 아무도 없었는---.”

“조용. 집중해야 된다. ···빅칸, 데일 진영을 갖춰라.”

“깨애애액!”


한 명이 죽자 곧바로 은신을 푸는 녀석들.


“뭐야···.”


우리는 어느새 수십 명의 고블린한테 둘러싸여 있었다.


“리안, 베리어를 써라.”

“못 써. 그건 4서클 마법··· 꺄아악!”


챙.

엘리안을 향해 날라온 다트, 나는 그것을 손에 든 단검으로 무덤덤하게 쳐냈다.


“아, 그랬지. 그럼 바람 마법이라도 써서 다트들을 쳐내라.”

“어···. 알겠어!”

“그리고 데일이랑 빅칸은··· 알아서 잘하군.”


나무 위에서 다트를 발사하는 고블린 들은 빅칸이 처리하고, 지상 위에 있는 고블린 들은 데일이 처리한다.

그리고 나는··· 그저 그 광경을 구경하고 있었다.

수인족의 운동신경이 사기긴 하네.

재빠르게 나무에 올라 나뭇가지 위를 점프하며 자유롭게 와 다니는 빅칸, 그 모습을 보면 감탄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솨삭.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고블린의 머리가 두 개로 갈라진다.

그렇게 다 사라진 적들, 다시금 앞으로 나아가야 될 때였다.

그럼 가---.


“잠깐.”


데일이 뭔가 화가 난 듯한 눈빛으로 나를 본다.


“너는 왜 아무것도 안 하냐.”

“어··· 음···.”


말문이 막혔다.

나름이 이유가 있긴 했지만 그걸 말하면 또 다른 문제로 이어질 거 같았기에 할 수 있는 말이 없었다.

그렇게 어와 음만 반복하고 있자 저 멀리서 빅칸이 다가왔고, 그때쯤 데일이 고개를 저었다.


“됐다, 물어본 내가 바보지. 짐만 되지 마라.”

“야! 뭐해! 빨리 가자!”

“어! 어··· 알았어!”



//



시험은 순조로웠다.

가끔씩 혼자 했던 걱정이 기우였던 것처럼, 팀원들은 제 역할을 해줬고 빅칸은 데일을 괴롭히지 않았다.

모든 게 좋았다, 아쉬울 정도로.


“하하! 덤벼라!!!”

“쿠애액!!!”


쾅! 쾅!

엄청난 굉음, 고블린 전투 대장과 빅칸이 싸우면서 내는 소리였다.

혼자서 싸우지만 어찌저찌 비벼지는 상황 게다가 이놈이 던전의 보스 몬스터인 거 같으니···.

던전이 막바지라는 소리였다.

뭐 생각보다 편한 것도 좋지.


“리안, 저쪽에 지원 좀 해야겠다.”

“어! 알겠어. 아쿠아 에로우.”


저쪽에서 잡몹들과 싸우는 데일 근처로 수십 개의 물화살이 날라간다.

처음 봤을 때보다 확연히 높아진 화력.

아, 좀 그만 더하면 3서클이··· 어?


“데일, 조심해라!”

“···!”


도와야겠군.

피한다고 피했지만 주술사의 주문에 스친 녀석, 나는 재빨리 그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음··· 이런.

그의 상태를 보며 최대한 빠르게 갔지만, 그의 눈이 빨갛다.

책에서 읽었던 증상이다.

광란, 공격성이 아주 높아지고 적에게 저돌적이게 되는 현상인데···.

왜 그쪽으로 가냐.


“뭐, 뭐야!!!”


갑자기 빅칸에게 달려가는 데일, 그래도 빅칸이 전투 센스는 있는지 천부적인 감각으로 녀석의 공격을 피한다.

그치만···.

쾅!

갑작스럽게 움직이느라 신체 밸런스를 잃은 빅칸이 결국 보스몹과의 힘싸움에서 밀려 뒤러 밀려난다, 그리고 설상가상으로···.

솩, 빅칸의 발목을 데일의 검이 스쳐 간다.


“야! 뭐 하는 짓이야!!! 이 자식아 너 죽고 싶냐!!!”

“복··· 수···.”

“뭐라는··· 아, 이런.”


베리어, 나는 미처 빅칸이 막지 못했던 공격을 방어막으로 막았다.

그리곤 외쳤다.


“빅칸, 뒤로 빠져라. 무리다.”

“야, 뭐라는 거야!!! 난 아직···.”

“숙면풍, 한숨 자라.”


내 마법에 잠에 드는 데일과 빅칸, 1분 1초가 중요한 상황이었기에 이렇게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 이제 남은 건···.

고블린 3마리와 고블린 샤먼 1마리 그리고··· 저 녀석.


“쿠애액!!!”


고블린 전투 대장이 고함을 지르며 나에게 다가왔다.

흠··· 우리 팀의 전력은 나와 엘리안, 유리몸 검사와 2서클 마법사였다.

승부수를 둘 때다.


“엘리안, 상황이 안 좋다.”

“어, 내가 뭘 해야 될까? 린스.”


나의 대답을 기다리는 그녀, 그런 그녀를 힐끔 보며 나는 말했다.


“3서클 마법, 그게 필요하다.”

“어···.”


뭔가 고민하는 듯한 그녀 그리고 이내 그녀는 입을 열었다.


“··· 알았어, 될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 해볼게.”


됐군.

그녀가 해보기로 했다.

그리니 이제 내가 해야 될 건··· 그녀를 믿고 버티는 것뿐이다.


“최대한 시간을 끌겠···.”

“케애액!!!”


쾅!.

나를 향해 내려오는 도검을 여유롭게 피한 뒤 대장 놈과 거리를 둔다.

그리고 순식간에.


“깨액!”


고블린 잡몹 3마리의 목을 벤다.

안되는 건가.

중간 중간에 엘리안을 봤지만 그녀는 아무런 성과를 못 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도 나름 노력은 하는지 땀을 주륵주륵 흘리는 그녀.

그래, 아직까지는···.

그런 그녀를 보며 나는 고블린 샤먼의 목을 벨 뿐이었다.

잡몹들은 다 처리했다.

이제 남은 건 고블린 전투 대장뿐, 그가 쇄도하듯 나에게 검을 휘둘렀다.


“케애액!”


나름 재빠른 칼날이 내 옆을 스친다.

그치만 딱 거기까지였다.

나는 검을 다 피할 수 있었으니깐.

하지만 나 역시도 그게 끝이었다.

검을 맞대면 내 몸이 박살 나니··· 피하는 게 나의 최선이었다.

아직 까지는 말이다.


“엘리안.”


나는 본능적으로 느꼈다, 이 짓도 더 이상은 한계라고.


“시간이 슬슬 없어지고 있다.”

“하, 하···. 미안, 나도 나름 노력을 해보고 있는··· 데.”

“···.”

“잘 안 되네.”


당장이라도 쓰러질 거 같은 그녀의 모습이 보였다, 그녀도 이미 한계였던 거였다.

여기까지인 건가.

그렇기에 나는 마지막으로 물어봤다.


“더 이상은 못 할 거 같냐. 엘리안.”

“하, 하··· 그게···. 솔직히 말하면 그래.”

“그런가, 그럼 수---.”


솽솽, 매섭게 날라오는 칼날.

그것들을 피하는 와중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두 눈이 보였다.

그 눈을 보자 나는 이내 눈치챌 수 있었다.

말을 하던 내 목소리가 그녀의 목소리에 의해서 끊긴다.

그리고 동시에 내 생각은 이어졌다.

그녀의 눈빛은···.


“그래도!”


··· 포기하려는 자의 눈빛이 아니다.


“끝까지 계속해볼게!!!”


···.

놀랍다.

이런 상황에서 평범한 사람이 이런 결정을 해도 놀라겠지만, 아무런 아우라가 없는 그녀가 내린 결정이었기에 더더욱 놀라웠다.

혹시나 해서 보지만 여전히 없는 아우라, 용안 특전이 꼭 절대적인 건 아닌 건가?

유동적으로 바뀔···.

이런저런 상념이 내 머릿속을 차지했다, 그러나 그건 오래 가진 못했다.

상황이 좋지 못했으니깐.


“캐액!!!”


이런.

내가 계속 공격을 피해서 화가 났던가?

나와 대치 중이던 고블린 전투 대장이 그만 공격대상을 자고 있는 빅칸과 데일로 바꾸고 말았다.

매서운 속도로 그들에게 달려가는 그, 이대로 두면 시험이 종료될 게 뻔했기에 나는 녀석의 앞을 막을 수밖에 없었다.

··· 외통수 군.

눈앞에 있는 녀석을 붙잡아야 되는 상황.

마법을 쓰는 게 최고의 선택이었지만···.

4서클 마법 베리어, 3서클 마법 수면풍··· 마나가 여유 있지 않았다.

그렇다면 남은 건.


“캐액!!!”


맞대는 거뿐이겠지.

나를 향해 날라오는 도검, 그것을 피하면 녀석이 뒤로 달려갈 게 뻔했기에 나는 녀석의 검에 내 검을 맞댈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가상이니 팔이 아작나도 상관없다.

그래도 그 고통은 감내해야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양손에 들고 있던 단검을 보았다.

보이고 있었다.

내 단검들에 가까워지는 녀석의 도검이 말이다.

멈춤 없이 그리고 점점 더, 그것은 내 단검과 격차를 줄였다.

그리고 이내 검과 단검 사이의 거리가 0에 수렴했을 때.

솨아악!!!

그 도검은 멈춰버리고 말았다.

아니, 얼려지고 말았다.


“글레시아···!”


3서클 마법 글레시아, 그것이 내 눈앞에서 실현된 거였다.

··· 해냈군.

나는 몸을 돌려 엘리안을 봤다.

거센 숨을 쉬며 몸을 바들바들 떨고 있는 그녀, 그녀와 내가 눈을 마주치자 그녀는 해맑게 웃었다.


“란스! 해냈---!”


말을 이내 마치지 못하고 쓰러지는 그녀, 마나 부족으로 인한 실신이었다.

바로 옆에는 얼음 동상이 있고 다른 사람들은 다 쓰러져 있는, 가히 고독한 상황.

나는 그런 정숙함을 느끼며, 말했다.


“대단하네, 엘리안.”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념, 기절할 정도의 간절함, 그리고··· 이것들이 모여서 만든 빛나는 성과.

그녀는 이렇게 기절할 자격이 있었다.

그녀 스스로가, 그녀 자신을 변화시켰기에.

지금 눈앞에 보이는 것처럼 말이다.

미세하지만, 그녀의 주위에서는 아우라가 보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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