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가 둔재가 기억을 되찾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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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다귀0
작품등록일 :
2024.09.03 02:06
최근연재일 :
2024.09.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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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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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EP 1 - 정도

DUMMY

“1서클 바람 마법을 써서···.”


간단한 게 저 새를 처리할 계획을 세운 뒤 창문을 열었다.


“꺄아아악!!!”

“이런.”


창문을 열자마자 굉음으로 나를 맞이해주는 새.

오냐, 너가 이럴 수 있는 것도 여기까지다.

한 손에 간단하게 마나를 모은다.


“윈···.”


그렇게 마법을 사용하려는 찰나, 내 눈에 어떤 물건이 보였다.

아··· 이게 있었지.

샤를린이 만든 죽, 그 음식에서 나오는 아우라의 빛깔 역시 검은빛이었다.

아마 수면제겠지.

그녀는 종종 음식에 수면제를 탔다.

아마 이번에도 그럴 터.

뭐 아닐 수도 있지만 사실 그건 중요하지 않다.

이걸 먹는 자는 내가 아닐 테니까.

저 죽을 보니 좋은 생각이 났다.

그러니.


“계획변경이다.”



//



“아이고 이 늦은 시간에 무슨 일입니까 도련님!”


너무 잠을 잤는지 잠이 안 온 나는 밀린 일을 하기로 했다.

그렇기에 지금, 수도에 박물관에 와 있었다.


“···.”


여기를 오려다가 죽을 뻔했지···.

그래서 이번에는 최대한 안전한 길로 갔다.


“도, 도련님?”

“아··· 미안하군, 자크. 잠시 딴생각에 빠졌었어.”

“아! 아닙니다. 제가 작품을 보는 중인데 방해를 했군요. 정말 죄송합니다.”

“그런 건 아니고. 이거 나 받게.”

“이게 뭡니까···?”


허름한 수레 위에 쌓여있는 물건들, 그것들은 포장이 되어있었기에 그 정체를 알아보기가 힘들었다.

자크가 조심스럽게 그 포장을 열었다.

그러자 보이는 그림들, 하나같이 비싼 값을 자랑하는 명화들이었다.


“아니··· 이걸 왜···.”

“왜긴 왜야. 팔려고 왔지.”

“네···? 이걸 갑자기 왜 파십니까? 하나같이 놔두기만 하면 스스로 값이 오르는 명화들인데!!!”

“뭐, 파는데 이유가 있나? 상황이 급하니깐 그렇지.”

“아니··· 설마···.”


나를 미친놈처럼 보던 자크가 뭔가 깨달았다는 표정으로 나를 봤다.


“가란스 도련님···. 혹시, 뭐가 보이는 겁니까? 천재 컬렉터의 눈에 뭔가가 보인 겁니까? 그래서 이렇게···.”

“하, 아니다. 그런 이유는 절대 아니다. 그냥··· 개인적인 사정이다.”

“아··· 알겠습니다. 그럼··· 제가 잘 판단해서 처리하겠습니다.”

“그래, 돈은 소포로 주게. 늘 받던 방식으로 말야.”

“아··· 알겠습니다···.”


이미 눈이 돌아갔군.

이미 대답은 뒷전인 자크.

그는 어느새 돋보기안경을 낀 채, 내 그림들을 보고 있었다.

그래, 이 편이 오히려 낫지.


“나는 박물관 구경이나 하겠네.”

“···. 알겠습니다.”


그렇게 나는 박물관의 물건들을 하나하나씩 보기 시작했다.


“음···.”


1층부터 시작해서.


“이건 좀···.”


3층까지 말이다.

그러다 난, 접선이라는 그림을 유심히 쳐다봤다.


“···.”


정말 사기적인 특전이야.

둔재 소리를 듣던 내가, 예술품을 사는 일에서만큼은 천재 소리를 듣는다.

이 눈, 특전 용안 덕택에 말이다.

그냥··· 금빛 아우라를 띄는 물건을 사면 된다.

그럼 자연스레 그 물건의 값이 오르고, 자연스레 사람들이 나를 천재 컬렉터라고 부른다.

그냥 예술품만 사면 돈이 벌리고 명예를 얻는 상황.

그러나,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역시 구려.

나는 접선이라는 그림의 아우라를 봤다.

금빛은커녕 노란빛도 안 보이는 상황, 그냥 졸작이었다.

현실이 이렇다.

대부분이 이런 졸작이다.

그러니, 조금의 명작을 사고파는 것만으로는 내가 원하는 삶을 살 수가 없다.


“하하, 이 그림이 마음에 드십니까?”

“아니.”


갑자기 나에게 말을 건 사내.

안경을 쓰며 웃고 있는 이 사내는 박물관 안내인이다.

그리고···.


“그렇습니까? 천재 컬렉터님이 이렇게 말하---.”

“장난은 그만하지 얀.”

“아···! 죄송합니다 도련님. 제가 주제를 모르고···.”

“이 층과 바로 아래층. 이 공간에 있는 건 오직 너와 나뿐이다. 그러니 굳이 연기를 할 필요는 없다.”

“하하하.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만약 내가 착각 한 거라고 하더라도 그 책임은 네놈한테 묻지 않으마. 모든 건 내가 책임지겠다.”

“아···.”


말을 듣자 갑자기 웃는 걸 멈추는 그, 그러곤 특유의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봤다.

그래, 이게 그의 본모습이다.

그는··· 내가 심어 놓은 사람이니깐.


“도련님, 이거 오랜만이네? ···갑자기 무슨 일이지?”

“의뢰할 게 있다.”


박물관 안내원인 척 변장해 있는 이 자의 실질적인 소속은, 비밀 청부단체 쉐이든.

힘이 없던 과거의 내가 많은 도움을 받은 단체였다.

이 단체 덕분에 샤를린의 정체를 알았지.


“오, 그래. VIP의 의뢰는 언제나 환영이지. 근데··· 좀 문제가 있어서.”


그가 웃으며 말을 이었다.


“도련님이 미납하신 돈이 있네?”

“이건 이미 처리했다. 작품을 판매한 돈을 자크가 소포로 부칠 거니, 네가 배달을 하면서 중간에 가져가면 된다.”

“캬. 역시 똑똑하다니깐. 그러면 깔끔하겠네. 게다가··· 도련님 옆에 딱 붙어있는 쥐새끼년도 눈치채지 못하겠고. ···좋아 좋아! 그래서, 의뢰가 뭐지?”

“여전히 그건 불가능한가?”


내가 말하는 그거는, 살인을 청부할 수 있냐는 소리.

그러나 그건 안될 거다.

그것은 VIP가 아닌 그 이상의 등급만 가능한 요청이니깐.


“아! 쉽게도! 안 되지. 그건 오직 상위 1프로의 고객님들, 블랙만이 가능한 거야. 고작 상위 10프로에 드는 도련님 수준으로는··· 택도 없지! 진짜 원하면, 돈을 더내!”

“얼마를 더 내야 되지.”

“오호. 이번에는 꽤 진지한가 보군. 어지간히 거슬린가 봐? 옆에 있는 시종이?”

“··· 대답만 하지.”

“아하하! 오케이 오케이! 잠시만···.”


잠시 생각하던 그가 말을 이었다.


“한, 10억? 그 정도면 되겠네.”


압도적인 수치.

내 모든 전재산을 쏟아부어도 불가능한 수치였다.

그렇기에 나는 미리 적어뒀던 종이를 건넸다.


“이 의뢰나 청부하지.”

“아! 네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4대 가문이라도, 10억은 무리인가 봐요?”


나를 보며 웃는 그.

경고가 필요하겠군.

원래, 깐족대는 캐릭터긴 하지만, 선을 넘었다.

그러니···

나는 약간의 위압감을 내뿜었다.


“적당히 하지. 얀.”

“··· 아, 이런. 내가 실수 한 건가? 그럼 이렇게 사과를 하죠.”


말투는 장난스럽지만, 최대한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는 얀.

그리고 그는 고개를 들며 말을 이었다.


“근데··· 그 절벽 사건 이후로 사람이 변했다는 소문이 사실이었군요. 역시 사람은 위기를 통해 변하는 건가? 그 착하던 도련님이 이렇게 변하다니!”

“···.”


착하다라··· 그보다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게 더 정확한 표현일 거다.

쉐이든, 이 단체가 과거의 나의 유일한 Plan B였으니깐.

그러니 100만 실링이라는 거금을 매달 회비로 낸 거 아니겠는가.

쉐이든의 VIP 직위를 유지하기 위해서 말이다.


“가겠다. 의뢰는 잘 부탁하겠어.”

“아, 알겠습니다. 아··· 근데! 밀린 돈들을 처리할 때, 미리 다음 달 회비를 가져가도 되겠습니까? ···도련님의 주위에 항상 감시자가 있다 보니깐··· 가져갈 수 있을 때 미리 한 번에···.”

“아니, 다음 달 회비는 가져가지 마라.”

“···? 예···?”


내 말을 이해 못 한 듯한 표정을 짓는 얀.

나는 그런 그를 그저 떠날 뿐이었다.


“가겠다.”

“···! 아, 알겠다. 도련님, 급하게 쓸 돈이 필요하시구나! 그래서···.”

“아니다.”


그래, 아니다.

그저 쉐이든이라는 단체가 필요 없어진 거였다.

이제는 더 많은 선택지들이 있으니깐, 그리고··· 더 많은 플랜들이 있으니깐.


“···.”


옛날의 나는 정말, 처절하게 살았다.

그러니, 이제는 그만하겠다.

이렇게 사는 건 말이다.



//



“편히 가십쇼!!!”


미술관장, 자크의 작별인사를 받으며 나는 박물관을 떠났다.

탈그락 탈그락.

나는 마차에 타고 있었고 내 옆에는··· 샤를린이 있었다.

끈질기군.

날도 늦었고 그녀는 죽까지 만들었기에, 이번 이동에서는 빠지라고 말했지만··· 끝내 그러지 않았다.

사실 그럴 걸 예상했었다.

그녀는 박물관이나 아카데미같이 특별한 장소가 아닌 이상, 항상 나를 따라오니깐 말이다.

감시를 위한, 집요한 추적.

토가 나올 지경이다.

그녀의 말을 듣고 있는 지금 이조차도 말이다.


“도련님, 갑자기 예술품을 파신 이유를 여줘봐도 되겠습니까?”

“팔아야 될 때가 돼서 판 거다.”

“아··· 그렇습니까. 그런데··· 제가 알고 있는 기록상 이 작품들은 추후 10년은 거든하게---.”

“질문이 많군.”

“아, 죄송합니다.”


··· 말 그대로다.

팔아야 될 때라서 팔았다.

앞으로의 계획을 실행시키기 위해선, 아주 많은 돈이 필요할 테니깐.

그렇기에 명화들을 판 것도 모자라 값비싼 조각들도 팔았다.

그 조각들을 보는 자크의 표정이 얼마나 행복해 보이던지···.

그런데 이걸 어쩌나, 그림은 몰라도 조각들은 가격이 떨어질 게 확실한데···.

아우라가 금빛에서 노란빛으로 바꼈거든.

미안하게 됐습니다 자크.


“피곤하군, 잠을 자겠다. 도착하면 깨우지.”

“알겠습니다.”


그렇게 나는 눈을 감았다.

물론 진짜 잘 생각은 없었다.

어떻게 옆에 적이 있는데 잠을 잘 수가 있겠는가.

그냥··· 말을 안 하기 위한, 약간의 간계였다.

문뜩 방금 전 샤를린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제가 알고 있는 기록상 이 작품들은 추후 10년은 거든하게---.’


10년은 거든하게라.

당장 내일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입장인데, 무슨···.

아니, 칼을 든 당사자가 이렇게 말했으니 최소 10년을 살려주는 건가?


“···.”


어이없군.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너무 우스웠기에.

그리고, 웃고자 해도 마음대로 웃을 수 없는 이 상황이 너무 이상했기에.

나는··· 그저 가만히 눈을 감고 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마차는 달렸다.



//



“도련님, 도착했습니다.”


그렇게 마차는 도착했고.


“그래, 고마워.”


나는 그곳에서 내렸다.

이제 다시금 훈련을···.

그렇게 이제 해야 될 것들을 상기하며 걷고 있을 찰나, 내 귀에 한 목소리가 들렸다.


“가란스!!!”


저 멀리서 나를 향해 다가오는 소녀.

이블린이었다.

오호, 생각보다 행동이 더 빠르군.

새 관련으로 나를 찾게 될 거란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빠르게 올지는 몰랐다.


“너! 내 뽀끼 얻다 놨어!!!”

“뽀끼···? 아, 그 시끄러운 새를 말하는 거냐. ···그거라면, 말한 데로 처리했지.”

“···! 아니, 무슨! 너 미쳤어. 도대체 왜 그런 거야!!!”

“왜 그랬냐니.”


나는 그녀의 두 눈을 보며 말을 이었다.


“동생아, 약속을 먼저 안 지킨 건 너잖아. 안 그래?”

“아니···! 그건···.”


잠시 말문이 막힌 그녀, 그러나 그녀는 곧바로 돌파구를 찾아냈다.


“그건! 너무 시간이 짧았잖아! 내가 기절하고 일어난 지 얼마 안 됐는데, 어떻---.”

“거짓말. 그 마법을 쓴 사람이 나다. 그런데 네가 얼마나 기절했을지도 모를 거 같냐?”


아무리 길어봤자, 10분.

그 이상은 못 넘어간다.

애당초 그 이상의 위력으로 쓰기에는 마나가 부족하거든.

근데··· 이놈, 왜 이렇게 답답하게 행동하지?

분명히 알 텐데···.

어쩔 수 없지.

조금 등 떠밀 수밖에.


“이블린, 떠보는 건 그만하지. 이미 나는 알고 있다. 네 놈이 그 새에 어떤 마법들을 걸었는지 말이다.”


그 새에 걸려있던 마법은 단, 2개.

기초적인 마법 차단 마법과··· 예속 마법이었다.

그러니 그녀는 알 수밖에 없을 거다.

내가···.

실은, 새를 안 죽였다는 사실을 말이다.


“어···! 그래! 마, 맞아!!! 이거 참 말이 쉬워지겠네! 내 뽀끼 얻다 둔 거야! 빨리 내놔!!!”


예상했던 것과는 다르게 대화가 흘러간 모양, 그녀는 나름대로 감추려고 했지만 당황한 티가 곳곳에서 드러났다.

그런데 어쩐가.

내 계획은, 이제 시작이다.


“이블린. 언제부터 내가 이딴 식으로 나를 불러도 된다 했지? ···분명 내가 한 말이 있을 텐데.”

“아니! 갑자기 이건 무슨 소리야! 됐고 빨리 뽀끼나 내---.”

“뽀끼는 죽을 거다. 네가 계속 이딴 식으로 나오면 말이다.”

“아니 그게 무···.”


나는 위압감을 내뿜었다.

자연스레 그걸 느끼는 그녀, 그러니 그녀 역시 눈치챘을 거다.

내가 한 말이 진심이라는 걸.


“···.”

“어서 다시 말해봐라, 이블린.”

“뭘···! 어떤 걸 말하라는 거야!!!”

“···.”

“아, 진짜!!! 오···!!! 아!!! 싫어! 못하겠다고!!!”

“아쉽게 됐군.”


이 말을 끝으로 나는 방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한 발자국.

그리고 두 발자국.

마지막으로···.


“오빠!!!”


세 발자국.

단 세 발자국 만에 그녀는 꼬리를 내렸다.

됐다.

나는 주위를 둘러봤다.

정문 바로 앞이라는 적절한 위치.

그리고 주변에 있는 무수히 많은 사용인들.

마지막으로··· 손을 바들바들 떨고 있는 그녀까지.

무대, 관객, 배우.

그 모든 게 준비가 되었다.

그러니 이제는 시작할 때였다.

오직, 한 사람을 위한 쇼를 말이다.


“그래, 동생아.”


나는 그녀를 보며 웃었다.


“드디어 나를 오빠라고 부르는구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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