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혼한 북부대공의 데릴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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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반한그릇
작품등록일 :
2024.09.04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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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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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9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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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DUMMY




‘가고일이 왜 여기에 있는 거지?’


가고일은 던전의 문지기 역할을 하는 마물이다.


평소에는 석상의 모습을 하고 있다가 침입자가 오면 활동을 개시한다.


강인한 방어력, 비행, 하물며 마법을 쓰는 개체도 있어 까다로운 마물이다.


‘귀찮겠군.’


던전의 수준이나 개체의 차이가 있지만 보통 중급에서 상급을 오가는 마물.


상급 가고일은 상위 기사인 튜더 나이트 정도는 돼야 잡는 수준일 정도로 강하다.


‘아마 상급이겠군.’


기사 두 명을 잡을 정도의 무력, 중급 마물에게선 불가능한 기예다. 


그렇다면 상급으로 보는 게 적절한 판단이다. 


또한-.


“···너희 모두 죽인다.” 


인간의 언어를 할 수 있는 마물은 극소수에 불가하다.


그러나 어눌하지만 저 가고일은 분명 인간의 말을 하고 있었다. 


유진이 아는 상식에서 아무리 강한 개체라도 가고일이 말하는 걸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었다.


그렇다면 예상할 수 있는 건 하나였다.


“어느 잡것의 힘을 부여했지?”


유진이 가고일을 향해 물었다. 


신과 악마 둘 중 어느 하나의 개입이 있었을 것이다. 


“···.”


그러나 가고일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손에 들고 있던 아레스의 수급을 바라보았다.


“기사. 약하다.”


그리고 땅바닥에 내버렸다. 


“아레스 경의 시신을 수습하도록.”


유진이 병사들에게 명령했다.


하지만 병사들 중 그 누구도 움직일 생각을 하지 못했다. 기사 둘이 당했다는 현실에 패닉에 빠진 것이었다.


덜덜 떨고 있는 병사들을 보고 유진은 외쳤다.


“쯧. 모두 자작가로 돌아가도록!”


하는 수 없이 귀환을 명하였다. 어차피 기사 둘을 이기는 마물이다.


평범한 병사들로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모두 죽고 전멸할 가능성만 높다.


“네···넵!”


유진이 소리치자 그제야 병사들이 한둘 흩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가고일은 또한 도망치는 병사들을 뒤쫒지 않았다.


“기다려주니 고맙군.”

“네···가 가장 강하다.”


가고일은 무리에서 유진이 가장 위협적인 적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꼈다.


그래서 함부로 도망치는 병사들을 추격하지 않았다. 등을 돌리다간 당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본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죽게.”


스윽-.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 가고일에게 다가간 유진이 검격을 날렸다.


무신류 제 1식-환몽(幻夢)


***


환몽(幻夢)은 적을 현혹시키는 검.


피하거나 막기 위해선 일정 이상의 조건이 필요하다.


아예 맞지 않는 거리 밖에 있거나, 일정 이상의 검술을 익히고 있거나. 신체 능력이 유진 보다 월등하게 뛰어나다든지.


그렇지 않은 이상 피할 수 없다.


‘맞았군.’


그러니 마물에게는 기사만큼이나 무신류가 효과적이었다. 


검기가 실린 무신류의 검격이 정확하게 가고일의 목을 노렸다.


그러나-.


“호오?”


깡! 목덜미에서 나서는 안 될 소리가 울려퍼졌다. 마치 검끼리 부딫칠 때 나는 소리.


‘과연-.’


지이잉. 검을 휘두른 손이 천천히 저려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가고일의 목에는 약간의 흠집만이 났을 뿐이었다. 말도 안 되는 강도다.


‘이올의 팔보다 단단하군.’


과거 죽였던 폴리곤의 사도의 무식한 팔보다 확실히 단단했다. 검기를 버틴다. 하물며 무신류를 쓴 공격임에도 말이다.


아레스와 쿠반이 가고일을 이기지 못한 이유가 여기 있었다.


공격이 먹히지 않는 데 이길리가 없다.


“흐음.”


이 정도의 충격량이면 분명 검에도 무리가 있을 터. 유진은 슬쩍 칼을 쳐다보았다.


그러나 흑철검에는 아무런 균열도 있지 않았다.


‘단단하군.’


흑철로 만든 검이 아니었다면, 검기로 보호했다고 한들 부러졌으리라. 


“···죽인다.”


유진에게 선공을 당한 가고일이 알 수 없는 언어로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바람이 손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점점 압축되더니 이윽고 작은 공이 만들어졌다.


“작은 돌풍이로군.”


가고일이 유진에게 작은 돌풍을 던졌다. 그 즉시 유진은 몸을 날려 옆으로 피했다.


주인을 찾지 못한 공같은 바람이 나무에 부딪혔다.


콰과광! 거대한 거목에 커다란 구멍이 뚫리더니 옆으로 부러졌다.


‘맞으면 골로 가겠어.’


확실히 위협적이다. 하나라도 허용하다간 시체도 찾지 못하게 되리라.


그러나-.


“맞아 줄 생각은 없네.”


유진은 요리조리 가고일의 마법을 모두 피했다. 그 대치가 상당 시간 이루어졌다.


그것이 마음에 안 들던 가고일은 비장의 수를 썼다.


***


“호오.”


가고일의 육신에는 붉은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하지만 다른 누구가 와도 그 사실을 알 수 있는 건 유진 뿐이었다.


유진의 한쪽 눈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그 후 완전한 역안으로 바뀐다. 혜안이 일을 시작하는 것이다.


“악마에게 힘을 부여받았군.”


기사 두 명을 홀로 쓰러뜨리는 강함.


또한 가고일 주제에 인간의 언어로 쓰는 이유가 밝혀졌다.


마물 주제에 악마의 힘을 받은 것이다.


‘어떤 악만지 궁금하군.’


하지만 그건 쓰러뜨리면 자연스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안 그래도 지금 혜안이 외치고 있다.


얼른 저것을 먹어 치우라고 말이다.


“···넌 지금 죽는다.”


좀 전보다 확연히 강해진 기운, 그리고 그에 맞게 마법 또한 강화되었다. 


신체의 강도가 더 강해진 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정도였다.


그러나 그럼에도 유진은 슬며시 웃었다.


“악수를 택했군.”


혜안이 더욱더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


가고일의 본능이 외치고 있었다. 조금 전과는 모든 게 다르다는걸. 


분명 자신은 더욱 강해졌지만, 저 눈앞에서 압박감을 느끼고 있었다.


“안 들어오나?”


그럼에도 다가갈 수 없었다.


“그렇다면 내가 가지.”


처음의 선공과는 몹시 달랐다. 유진은 그저 차분히 걸으면서 다가가고 있었다.


그러나 위압감이 좀 전과는 차원이 달랐다.


가고일은 무의식중에 뒷걸음질을 치고 있었다. 그 행위를 본 유진은 피식 웃었다.


“마물도 공포를 느끼지.”


그런 가고일은 의미에서 현명했다. 목숨은 소중하니 이길 확신이 없다면 싸우지 말고 도망치는 것이 낫다.


 그러나 고작 뒷걸음질로는 이 상황을 벗어날 수는 없었다. 


그래서 가고일은 날개를 펼쳤다. 빠르게 비행해서 이 자리에서 도망칠 생각이었다. 


“도망가지 말도록.”


그러나 그 시도는 유진이 흑철검을 가고일에게 던진 것으로 끝났다.


가고일이 마법으로 바람을 일으켜 황급히 튕겨냈다.


흑철검이 멀리 날아간다. 허나 다시 집어 오지 않았다. 


“자 이건 쿠반의 몫이라네.”


그 찰나, 유진은 가고일에게 접근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고선 주먹으로 가고일의 얼굴을 후려쳤다. 


좀 전 검기가 실린 검으로도 흠집을 낸 게 끝일 정도의 단단함. 


원래대로라면 유진의 주먹 따윈 기별도 가지 않는다.


“···크엑.”


그러나 좀 전과는 다른 소리가 숲속을 가득히 채웠다. 


쩌억. 유진의 주먹이 닿은 부분에 금이 갔다. 검으로 벨 때와 비슷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또한 가고일은 그 충격으로 인해 그대로 바닥에 내리꽂혔다.


“···무슨 일?”


가고일이 당황한 듯 유진을 보며 물었다. 그러나 유진은 심드렁한 표정을 지었다.


마물의 지능으론 말해 준 들 이해 하지 못할 게 뻔했으니 말이다.


‘입만 아프지.’


좀 전까지 유진은 분명 가고일에게 큰 타격을 주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바로 혜안의 봉인 된 능력을 발현시켰기 때문이다.


‘악마 사냥이라고 해야 하나.’


악마의 천적이라고 할 수 있는 혜안의 능력 중 오로지 악마를 죽이기 위한 능력. 


악마 사냥.


유진은 그렇게 이름을 붙였다.


악마 사냥을 발현한 순간부터 유진은 악마와 관련된 것에 절대적인 우위를 점한다. 


정말 악마의 천적이나 다름없는 능력.


적은 약화시키고 자신의 힘은 배로 만든다.


‘빨리 끝내야겠군.’


그러나 아직은 오래 지속할 수는 없었다. 좀 전부터 머리를 망치로 맞은 것처럼 지끈거렸다. 


“음.”


유진이 욱신거리는 주먹을 탈탈 털어냈다. 아무리 그래도 때릴 때 기를 둘렀지만 맨손은 아팠다. 


“역시 난 검이 맞는군.”


그러고는 떨어진 흑철검을 다시 주웠다. 


유진은 몰래 비장의 마법을 준비하고 있는 가고일에게 다가갔다.


파동이 커지고 마법이 시전 되기까지 바로 직전, 유진은 검을 휘둘렀다.


시전까지 찰나도 남지 않는 간극. 


무신류 제 2식-섬광(閃光)


“···나 왜 누워있지?”


스릉-. 


가고일이 인지하기도 전 육신과 머리가 분리되어 있었다.


“글쎄. 빛의 신이 벌이라도 내린 게 아니겠나.”


***


‘좋은 곳으로 갔기를.’


유진은 죽은 아레스의 시신을 수습하고 조용히 합장했다. 


여신 헤스테아를 믿는 교황청의 신도들처럼 신앙을 가진 건 아니다.


그래도 죽은 이에 대한 예우 정도는 기리는 게 가능했다.


“죽겠군.”


유진은 삐걱거리는 육신의 한탄을 하였다. 무신류의 반동보다는 검강을 쓴 부작용이다. 


가고일의 마법이 발현되기 전 선수를 치려면 어쩔 수 없었다.


무신류 제 2식-섬광(閃光)


환몽으로 상대를 베지 못할 때 쓰는 두 번째 무신류다.


그저 신속하게 속전속결로 적을 처리하기 위한 최속의 쾌검. 그게 바로 섬광이다. 


다만 폭발적인 속도를 내기 위해 근육을 혹사하는 만큼 무리는 환몽보다 심하다.


또한 절사력을 높이기 위해 검강까지 같이 발현했다. 덕분에 정신적이든 육체적이든 몹시 힘들었다. 


‘요즘 들어 계속 연전이로군.’


흑랑 무리의 대장에 이어서 악마의 힘을 받은 가고일까지 쉬운 놈들이 없다.


“이제 정체를 나타내도록.”


유진은 가고일의 몸에 손을 올렸다.


스르륵. 혼과도 같은 기운이 유진의 몸 안으로 흡수되었다.


***


폴리곤은 누군가 무단으로 제 영역을 침입한 것을 느꼈다.


“반갑네.”

“누구냐.”

“누굴 것 같나?”


상대의 장난스러운 말투에 폴리곤은 짜증을 느꼈다. 영역에 멋대로 침범했으면서 말장난을 하다니.


악마는 대다수 충동적이고 파괴적이다. 폴리곤은 기운을 끌어올리고 자신의 권능을 발휘했다. 


영역 내부가 쑥대밭으로 변했다.


“지금의 나에겐 소용이 없다네.”


그러나 상대방은 아무렇지도 않아 했다.


마치 이곳에 존재하는 것 같으면서 없는 감각. 지상에 일시적인 강림 할 때와도 유사한 감각이었다.


“다른 곳에 있군.”


오래 살아온 악마답게 폴리곤은 곧바로 답을 알아차렸다.


“정답이라네.”


짝짝짝. 유진은 박수를 쳐주면서 축하해주었다.


“오늘 이곳에 온 건 별거 없다네.”


유진이 차분히 말을 이었다.


“지상에 씨앗을 많이 뿌려뒀더군.”


지상. 악마들이 현세를 지칭하는 단어였다.


“그게 불만이라 찾아온 건가.”

“그건 아니라네. 내가 악마였어도 강림 하려면 그렇게 했을 것이니.”


폴리곤의 말에 유진이 대수롭지 않게 긍정했다.


“단지 경고를 해주러 왔다네.”


그 말에 폴리곤의 이마가 꿈틀거렸다. 경고? 악마인 자신에게 경고?


“예언하지. 자네는 얼마 안 있어 처참하게 죽을 것이네.”


갑작스런 죽음의 암시. 폴리곤의 이성을 터트리기에 충분했다.


“이 잡것이. 이 폴리곤에게 어느 입이라고 함부로 놀리느냐! 내 당장 너를 찢어 죽이리라!”


폴리곤은 분노했다. 지금 유진을 당장 죽이지 않으면 화가 풀리지 않으리라.


‘찾았다.’


이곳은 폴리곤 자신의 영역, 얼마 안 있어 미세한 연결의 끝을 찾았다. 


이게 있으면 직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세할 수 있다. 곧바로 거슬러 올라갔다.


그러자-.


“호오 이곳까지 찾아왔나.”

“···무슨.”


본능적으로 폴리곤은 느꼈다. 붉게 타오르고 있는 태양. 그 앞에 하찮게 작아진 자신을. 


본능적인 공포감이 온몸을 감쌌다. 그 직후 태양이 폴리곤을 집어삼켰다. 


***


유진은 턱을 쓰다듬었다.  


가고일의 기억을 읽고, 힘을 흡수했다. 그러나 일부로 정화를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정화하기 전 힘을 준 악마의 정체를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혜안의 힘으로 가느다란 실처럼 희미한 계약의 연결 부분을 거슬러 올라갔다.


그리고 결국 악마의 본체를 확인했다.


‘이 녀석이 폴리곤이였군.’


그리고 간단한 대화를 했다. 물론 도발을 해주는 것도 있지 않았다.


예상대로 미쳐 날뛰는 악마의 꼴이 몹시 우스웠다. 


여기까지는 유진의 예상대로였다.


‘설마 쫒아 올 줄은 몰랐군.’ 


그러나 그 직후, 폴리곤이 역으로 연결을 거슬러 올라온 건 의외였다.


물론 유진의 영역인데다 혜안이 있었기에 별 위해를 가하진 못하고 쫒겨났지만-.


만약 다른 이였다면 오히려 먹혔을 수도 있으리라


‘나름 괜찮은 소득이로군.’


그저 악마의 정체를 확인 한 것이지만 나쁘지 않다.


‘이런 놈들이 모여서 세계가 멸망했겠지.’


현세에 영향을 끼칠 악마를 과거에 미리 확인 했으니 말이다. 


‘죽여야겠어.’


이놈을 죽이면 멸망으로 가는 미래가 조금이라도 바뀌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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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사냥 24.09.16 36 0 11쪽
10 검강 24.09.15 44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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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도발 24.09.07 75 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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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쟁 24.09.05 123 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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