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남이 종말을 찢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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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우(必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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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시 50분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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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4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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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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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초(超)능력

DUMMY

11.





“5군단으로부터의 연락, 평양 탈환 성공했습니다. 7군단장의 연락입니다. 수기사가 우선 북진하겠다고 합니다.”

“거기까지는 당연히 예상했습니다. 문제는 다음입니다.”


원래도 우리가 북한을 건드리지 않았던 이유가 무엇인가.

그 위에 있는 땅 큰 놈 하나 그리고 저 멀리 있는 큰 형님 때문이다.

아래에 이상한 놈이 하나 있는데 그건 제외하자.


순서대로 중국과 미국이다.


미국은 현재 이쪽에 간섭 불가, 그렇다면 중국은 어떨까?


“수기사단 제 1여단, 함경도로 진입. 드론으로 사태 파악 중.”

“중국의 움직임은?”

“없습니다.”


함경도와 황해도로 한국군이 진입하는 데 중국의 움직임이 없다?


“······잠깐, 저기 확대 좀 부탁드립니다.”


다른 사람들이 주먹을 불끈 쥐고 드론의 화면을 보는 순간.

이현이 굳은 표정으로 한 구석을 가리켰다.


“오크?”


피부가 검은 오크 하나가 보였다.


“블랙 오크······.”

“뭔지 알고 계시는 겁니까?”


김창식은 어려 보이는 이현을 향해서도 존댓말을 해왔다.

뭔가 눈치챈 것이 있는 걸까.


어찌 됐든 이현의 심상치 않은 반응에 김창식이 물었다.

궁금한 건 이쪽도 매한가지였다.

사람들의 시선이 모여들었다.


“오크 기사급에 해당하는 개체입니다. 미국이 현재 맥을 추리지 못하는 것도 전부 저것 때문이겠죠. 저건 수류탄을 던져도 막을 수 없습니다.”


김창식이 의문을 표시했다.


“그걸 어떻게 아시는 겁니까?”

“······각성 능력입니다.”


회귀했다는 사실을 밝힐 의지는 없어 보였다.

그렇다면 내가 보증하는 수밖에.


“현의 도움은 저도 많이 받았습니다. 아마 맞을 겁니다.”

“···그렇습니까. 남궁혁 씨가 그렇다면, 뭐 그런 거겠죠. 이게 맞다는 전제하에 미국도 어찌하지 못하는 상대가 지금 우리 앞을 막았다는 건데···.”


김창식은 머리가 아프다는 듯 관자놀이를 주물렀다.


“미사일을 쏘는 건 어떻습니까?”


대통령이 물었다.


“그건 안 됩니다.”


국방부 장관이 받았다.


“위치를 자세히 살펴보면, 민가와 상당히 가까운 부분입니다. 차라리 기동타격대를 보내 보는 것이······.”

“아니요, 애초에 그런 공격은 전부 소용이 없습니다.”


이현이 모든 의견을 한데 모아 쓰레기통에 넣었다.

김창식이 물었다.


“설명 가능합니까?”

“블랙 오크, 즉 3 위계부터는 온몸에 마력을 흘리고 다닙니다.”

“3 위계? 지금 우리가 1 위계이지 않습니까? 이 위계에 대해 무언가 알고 있는 게 있는 겁니까?”


저 블랙 오크가 3 위계라.

원래의 역사에서 오크가 나오기까지 한 달은 걸렸다고 이현은 말했었다.

그렇다면 충분히 대비할 시간이 나왔을 것이다.

다른 국가들도 이렇게 주변에 눈을 돌릴 여유가 없지는 않았겠지.

북한과의 전쟁도 이렇게 불거지지는 않았을 거다.


‘나비의 날갯짓 정도가 아닌데.’


그야말로 폭풍의 중심이었다.

아마 이 폭풍을 일으킨 건 이현의 회귀보다는 아까 예상했든 둠의 회귀가 있겠지.


제 특성을 잃은 채로 회귀했을 텐데도 이 정도의 영향력이라니.


‘강력하다.’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주변의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같은 존재감이다.

잠시 그것에 대해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몸이 떨리는 것 같았다.


‘재밌네.’


이게 생존이라는 것 아닐까.

생존 욕구라는 욕망으로 잃어버린 감정을 불러왔다.


열정.


무미건조하고 흑색이던 세상에 색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하려는 일에 장애물이 턱턱 생겼다.

난 달랐다. 이 상황이 너무나 기꺼웠다.


내 생각대로 되지 않는 이 상황 자체가 내겐 재밌는 모험과도 같았다.

이러한 감정을 드러낼 생각은 없었다. 난 확실히 이질적인 감정을 느끼고 있으니까.


입꼬리를 올려 박장대소를 하는 대신, 타인의 말을 듣기 시작했다.


“1레벨부터 9레벨까지. 그러니까, 1 위계에는 스탯이 하나 오릅니다. 특성도 F급에 해당할 테고요.”


이현은 위계에 대해 나머지 넷에게 조금씩 설명하고 있었다.


“2 위계부터는 다른 겁니까?”

“다릅니다, 그때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깥의 오크가 2 위계에 해당하며, 몸에 마력이 희미하게 흐르기 시작하죠. 스탯도 2씩 오르고 말입니다.”


위계가 오를수록, 레벨업 시 얻는 스탯이 1씩 증가한다.

그렇기에 특성의 등급이 중요한 것이다.

특성의 등급에 따라 한계 레벨이 정해진다.


한계 레벨이 정해진다는 것은 천장이 생긴다는 것.

나중에는 1 위계 차이로도 엄청난 결과를 일으킨다.


“도대체 그 마력이라는 게 뭡니까? 저희도 어떻게든 분석하려 했지만 아직은 알아낸 것이 없습니다.”

“마력은 현상입니다.”

“예?”


대체 그 뜬구름 잡는 소리는 무엇인가.

나를 포함한 모두가 이해하지 못한 분위기였다.

사람들의 시선이 다시 모여들었다.


“왜 마력이 흐른다고 총알이나 미사일이 안 먹히는 줄 아십니까?”

“혹시··· 물리력 그 자체가 줄어드는 겁니까?”

“예, 맞습니다. 그것 때문에 위계가 차이 나면 승리가 불가하다고 할 수도 있는 겁니다.”


김창식이 날 바라봤다.


“남궁혁 씨의 레벨은 어찌 됩니까? 오크들을 벌레 잡듯 잡았다고 들었습니다.”

“8에 가까운 7입니다.”

“이상한 것 아닙니까? 왜 위계가 차이 나면 잡을 수 없는 괴물을 남궁혁 씨는 잡을 수 있는 겁니까?”


이현이 잠시 머뭇거렸다.


“이건 순전히 제 추측입니다만, 아저씨의 마력은 무언가 이상합니다.”


이현이 단도의 끝에 푸른 마력을 일으켰다.

녀석은 일렁이는 불꽃과 같은 그것을 내게 내밀었다.


“이거 잡을 수 있어요?”

“···이렇게?”


난 초능력으로 녀석의 마력을 붙잡았고.

이리저리 모양을 바꾸었다.

그러자, 이현이 식은땀을 흘리며 마력을 거두었다.


“돼, 됐습니다. 역시······ 제 추측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나를 포함한 사람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단순히 마력을 쥔 것이 아닌가?


“다들 뭘 몰라서 그런 표정을 짓는 겁니다.”

“그럼, 경악이라도 하게 설명해 주지 않겠나?”

“아까 제가 목을 베는 장면을 제대로 본 사람 있습니까?”


그런 장면을 제대로 봤느냐 하면 보통 고개를 젓는 게 정상이지만, 이 자리에 있는 건 죄다 어디 하나가 돌아버린 사람들이었다.


“봤지. 당대표의 목 부근이 철처럼 변하던 걸 그 마력이 불태우지 않았나. 그러고 보니, 불태웠다기보다는 밀어내는 느낌이었지?”

“정확합니다. 왜 그런 건지는 알겠습니까?”


대통령의 말에 이현이 물었다.

그 답은 다른 곳에서 들려왔다.


“······간섭?”

“호오?”


김창식의 말에 이현이 감탄했다.


“이걸 보기만 하고 알아요?”

“학자라면 뭐든 의심해야 하는 법이니까.”

“예, 맞습니다. 마력은 간섭입니다. 정확히는 내가 바라는 것을 상대에게 요구하는 것이죠. 이 모든 건 힘 싸움입니다.”

“아, 그래서 물리력이 듣지 않는 건가?”


김창식이 이해했다는 듯 손뼉을 쳤다.

이걸 듣고 대체 뭘 이해했다는 건가.


“쉽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김창식이 손가락을 들었다.


“마력은 호소력입니다.”

“호소력?”

“예, 상대에게 우리가 무언가를 호소할 때 그 수단은 목소리가 될 수도, 얼굴이 될 수도, 또 다른 무언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가진 특성의 방법이 바로 호소의 재능입니다.”

“아, 재능이 뛰어나면 호소력이 짙으니 마력 또한 뛰어나겠군.”


목소리가 크거나, 감수성 있게 말하거나, 압도적으로 돈이 많거나 하는 사람의 호소력은 대단하다.

그걸 말하는 듯했다.


“그래서 재능입니다. 노력으로 레벨을 올릴 수는 있지만, 한계는 뚜렷합니다. 특성의 등급이 높으면 한계 레벨이 늘어나니 상대방의 마력을 짓누를 수가 있는 거죠.”


김창식의 시선이 내게 닿았다.


“그렇기에 이상한 겁니다. 아무리 재능이 뛰어난다고 한들, 상대방의 마이크 자체를 뺏어버리는 게 가능한 겁니까? 제가 비유를 이렇게 해서 그렇지. 마력에 대입하면 그건 더 말이 안 됩니다.”

“···마이크를 뺏어버린다.”


우리가 하고 있는 게임은 그런 게 아니다.

당연히 불가능한 방법이다. 그런 ‘룰’ 따위는 없으니까.


갈고 닦아 호소력을 더 짙게 할 수는 있다.

하지만 아무리 내 호소력이 높아진다고 한들, 상대방의 호소력 그 자체를 손에 쥐고 흔들 수는 없는 거다.


“근데, 그게 남궁혁 씨는 가능합니다. 상당히 이질적이죠. 상대의 마력보다 강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호소력으로 상대를 짓누를 수는 있죠.”


하지만, 그걸로 상대가 가진 호소력의 성질 자체를 바꿔 버릴 수는 없다.

내 목소리가 크다고 상대의 얼굴이 바뀌거나 계좌 속의 잔액이 바뀌는 건 아니지 않나.


근데 난 그걸 하고 있다는 거다.

내가 들어도 명백히 이질적.


“이제야 이해가 되는군.”

“아까 당대표의 특성이 밀려난 것은 이쪽의 마력이 더 강했기 때문이군.”

“맞습니다. 그렇기에 마력을 잡고 마음대로 한 남궁혁 씨가 더욱 이상한 겁니다.”


이런 건 호소력이 아니다.


“초능력······.”


이현이 작게 중얼거렸다.


“그래, 그런 거였어.”


잠시 보고 있으니, 이현의 얼굴이 확 올라왔다.


“모든 것을 뛰어넘는 힘. 그렇기에 초(超)능력.”


그게 바로 당신이다.

라고 이현이 말하는 듯했다.


“왜 아저씨가 둠을 상대로 그렇게 선전할 수 있었는지를 알겠네요. 아저씨에게 위계는 의미가 없어요.”

“······.”


이쯤 되니 나도 알 수 있었다.


“상대의 호소력은 내게 먹히지 않는다는 건가.”

“맞아요, 아저씨는 그냥 자연재해라고 생각하면 돼요. 상대가 얼마나 잘생겼던, 예쁘던, 돈이 많던, 적던 그딴 건 의미가 없는 거죠.”


내가 원하는 상태로 상대를 고정해 버린다.

그저 바라는 것만으로도 상대의 호소력을 지운다.


“물론 외부로 나오는 것만 가능하겠지만요. 마력으로 몸의 신체 능력 자체를 높이는 것 자체는 어떻게 하지 못할 거예요.”


그렇겠지.


“제 추측이지만, 아저씨가 둠에게 졌던 건 아마. 위계에서 차이 나는 마력 때문이 아니라, 신체 능력의 차이 때문이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이 드네요.”


내가 생각해도 그랬다.

둠은 분명 10 위계 그 위로 올라갔을 거다.


전 차원을 뒤져도 신을 제하면 10 위계에 오른 존재조차 적으니, 마력이 아니라 신체 능력에 집중했을 거다.

그렇기에 신체 능력만으로 날 상대하는 게 가능했을 터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화면 속의 블랙 오크를 보니, 가슴에서 뭔가 올라오는 듯했다.


‘싸워보고 싶다.’


내가 깨달은 것이 정말로 적용되는지 일반 오크 따위가 아닌, 그보다 위의 것에게 실험하고 싶었다.

내 힘이 저런 괴물에게도 먹힐까?


낯선 뜨거움이 올라왔다.


“그런 데 둠이라는 게 도대체 뭡니까?”


순간 분위기에 말려서 이현이 말해버린 단어.

둠.


“둠은 먼 미래에서 회귀한 전 차원적 존재입니다.”

“그걸 어떻게···?”


이현은 잠시 한숨을 내쉬었다.


“제가 가진 특성은 전지(全知) 계열입니다.”

“남들보다 많은 정보를 가졌다는 게 그런 건가요?”

“일단은 그렇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회귀를 이렇게까지 숨기는 이유가 있는 건가?


그것을 모르기에 이현이 말하는 것에 호응했다.

흐름에 탑승해 내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고자 했다.


“그런 것보다도, 어차피 북한 탈환이 제1 목적 아닙니까?”

“예, 그렇긴 합니다만. 오크들이 저렇게 버티고 있어서야···.”


북한을 완전히 탈환하면 그 군인들을 다시 돌릴 수 있게 된다.

전 세계가 혼란스럽다면 모두의 발전이 늦춰진다.

북한 수복 자체에 필요한 리스크가 줄어든다.


“저 오크들은 내가 가서 잡겠습니다. 가능합니까?”


모두의 시선이 쏠렸다.

약간의 놀람, 아직은 약하지 않나? 하는 의심.


“지금 대한민국에 당신만 한 각성자가 없습니다.”

“대신 저것들을 상대하면 엄청난 성장을 하겠죠. 어떤 나라보다도 뛰어난 각성자가 대한민국의 소속이 되는 겁니다.”

혼자라면 갈 수 없었을 곳을.

다른 인간의 힘을 빌려 간다.


더 커다란 것을 얻기 위해.


“제가 가겠습니다. 준비해 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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