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아카데미 못 만들면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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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소리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9.04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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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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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0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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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DUMMY

창공을 나는 한 마리의 자유로운 새처럼 아름다운 비행을 상상했던 아리아와 카일이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더 높게 날면 안 돼?”

“앞이 하나도 안 보여!”


두 사람의 목소리에서 긴장감이 가득 묻어나오고, 가로바를 잡은 손에서는 땀이 나고 있었다.

북쪽 숲의 평균 나무 높이는 20m 정도.

일반적인 안개는 지표에서 100m 높이까지 형성되지만, 그건 자연 발생한 경우.

지금처럼 마법의 힘으로 안개 지대를 형성할 때는 그렇게까지 높게 할 이유가 없다.

숲을 살짝 덮은 정도의 안개가 깔린 상태였고, 행글라이더는 나무 꼭대기 닿을락 말락 하면서 아슬아슬한 비행을 하고 있었다.


“더 높게 날면 아카데미 첨탑에서 마나광선포가 날아올걸?”

“왜? 우리가 침입자는 아니잖아!”

“정체불명의 비행 물체 밑에 매달린 세 명의 수상한 사람으로 판독하지 않을까?”


투명한 삼각형의 날개 밑에 매달린 세 명의 사람.

심지어 마나를 쓰지도 않고 아카데미 본관으로 비행 중인 상황.


‘수상해!’


아리아는 납득하고 말았다.


“바람을 즐겨봐. 꽤 신선하지 않아?”


순풍을 타고 행글라이더는 쭉 아카데미로 비행했다.

카일은 본인이 그동안 열심히 수련해 왔다고 생각했지만, 이번 경험을 계기로 아직도 자신의 수련이 부족하다는 걸 깨달았다.

카일이 보기에 옆에서 보는 에반의 표정은 덤덤하기 그지없었다.

나무에 부딪히는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듯한 평온한 표정.

에반을 향한 카일의 존경심은 한층 더 깊어졌다.


“얼마나 날아가야 해?”

“15분쯤.”

“근데 이거 어떻게···내려?”


카일의 질문에 정적이 흘렀다.


“···에반?”

“그건 아직 생각중이야.”

“설마 추락하는 게 착륙이라고 말하는 건 아니지?”

“그건 아니지. 아직은 어디서 이 안개가 시작됐는지 아직은 몰라서 계획을 미리 세우는 의미가 없어. 만약, 숲이 끝나는 지점에서 안개가 끝난다면··· 아카데미에 있는 지대공 마법진이 발동돼서 꽤 곤란한 상황이 올지도?”


아카데미 북쪽 숲과 본관까지의 거리는 약 1km 정도.

비행한다면 2분 남짓한 시간이 걸리겠지만, 방어 마법진에 감지되고 2분이나 멀쩡히 나는 걸 기대하긴 어렵다.


“안개가 어디서 끝나는지 미리 알 방법은 없어?”

“가까워지면 알 수 있지. 그때까지 바람을 즐겨~ 걱정은 그때 가서 하자고.”


*****


본관에는 20명 정도의 대학원생이 방황하고 있었다.

새벽에 갑자기 호출당해 교장과 교수의 불호령에 시달리며 아카데미 방어 마법진의 일부를 변형하는 철야 작업을 한 이들의 눈에는 생기가 없었다.


기사부나 마법부 대학원생이라면 이미 여러 대형 길드나 황실에서도 환영받는 인재지만, 이들은 어젯밤에 자신의 무기력함을 뼛속까지 느꼈다.

8 서클 대마법사 앞에서는 그저 까라면 깔 수밖에 없는 처지라는 것을.

이들의 눈물겨운 철야 작업 끝에 아카데미 중심부는 제외하고 나머지 지역을 짙은 안개로 덮을 수 있었다.


‘이거 언제 또 원상복구 하지···.’


시험이 끝나면 다시 원상태로 방어 마법진을 돌려놔야 한다는 끔찍한 생각에 한숨이 나왔다.

다들 한마음 한뜻으로 안개를 쳐다보며 마음속으로 빌었다.

제발 아무나 빨리 이 본관으로 걸어와서 정신 나간 교장을 만족시키길.


그런 간절한 대학원생들의 기도를 들은 걸까.

갑자기 안개를 뚫고 무언가가 본관을 향해 날아오기 시작했다.


‘날아···온다?’


맑은 하늘이었기에 맨눈으로도 선명하게 보이는 비행 물체.


“독수리의 눈.”


마법부 대학원생 중 한 명의 눈앞에 마법 렌즈가 만들어졌다.

먼 곳에 있는 물체를 자세히 볼 수 있기에 마법.

다른 대학원생들은 독수리의 눈을 사용한 대학원생 주변에 모여서 관측 결과를 기다렸다.


“신입생···인가?”

“정말로?”

“3명의 사람이 투명한 비행 물체 밑에 매달려서 날아오고 있어. 명부 좀 줘봐.”


그러자 다른 마법부 대학원생이 손짓 한 번으로 문서 뭉치를 불러왔다.


“뭐야? 명부 위치 좌표를 메모라이즈 하고 있었어?”

“새벽에 한 30번쯤 이 사람 저 사람에게 가져다주니까 외워지더라.”


고생을 이해한다는 듯이 다른 대학원생이 어깨를 토닥여 줬다.

독수리의 눈을 사용 중인 대학원생은 신입생들의 인상착의가 적힌 명부를 주르륵 넘기다가 멈췄다.


“두 사람은 얼굴을 숙이고 있어서 제대로 확인이 안 되는데 가운데 있는 사람은 얼굴을 들고 있어서 확인이 가능해. 이 신입생이 맞아.”

“에반 코스모스?”

“확실하지?”


-지잉 지잉-


본관 건물 꼭대기에 있는 감시 마법진이 소리를 내면서 주황색으로 빛나기 시작했다.

감시 마법진은 환영이나 신기루 같은 실체적인 존재가 없는 대상에게는 반응하지 않는다.


“뭐야?”

“감시 마법진이 인지 했나 봐.”

“저게 허상은 아니라는 거네.”

“우리의 기도가 통했어!”

“역시 공신 가문이야! 우릴 구하러 와주고 있어!”

“우와아아아.”


기쁨도 잠시.


-위이잉-


“···?”


대학원생들은 감시 마법진 밑에 있는 방어 마법진이 푸르게 빛나기 시작하자 서로의 눈치를 봤다.


“저거 왜 작동하냐?”

“설마 미확인 물체라고 인지한 건 아니겠지?”

“저런 형태로 하늘을 나는 건 본 적이 없긴 해. 그래도 마나 동력 장치를 이용한 거 아닐까? 아티팩트로 인식하면 공격하진 않고 분석하겠지.”

“저거 마나로 비행하는 거 아닌데?”

“···뭐?”

“다들 느껴지지 않아? 마나 반응이 없어.”


대학원생들은 침묵에 휩싸였다.

사실, 대학원생들도 저런 비행 물체는 처음 보는 거긴 했다.

마나를 사용하고 있지 않는데 하늘을 비행하고 있는 물체가 아카데미로 접근한다.


‘수상한데?’


방어 마법진이 미확인 물체로 인지하면 마나 광선 포가 발사된다.

뭔지 모르겠는 대상을 일단 다가오지 말라고 위협하는 정도로.

하지만 대학원생들은 애써 부정했다.


“에이, 설마 그래도 신입생을 공격하겠어.”


하지만 설마가 사람을 잡았다.

방어 마법진이 푸르게 빛나면서 한 줄기 빛이 뿜어져 나왔다.

정확하게 날개 쪽을 향해 발사되는 섬광.


-콰과광-


마나 광선이 대지와 충돌하면서 진동과 흙먼지가 발생했다.


“으아아아아아악!”


대학원생들은 절규하면서 마법진이 있는 곳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1초라도 빨리 마법진 작동을 중단해야 한다.

위협하는 용도로 발사됐지만 재수 없게 저 광선에 맞고 추락하면 죽을 수도 있다.

아무리 마법진이 대상을 잘못 판단해 광선을 발사했다고 하지만, 신입생 시험 도중에 죽는 건 아카데미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

심지어 오랫동안 은거한 가문이지만 공신 가문의 자제가 시험 도중에 죽는다?

비명이 절로 나오는 상황이었다.


“전부다 마법진으로 가지 말고 몇 명은 남아서 상황 파악하고 몇 명은 신입생 구하러 달려가!!”


그나마 나이가 제일 많아 보이는 대학원생이 정신을 부여잡고 지휘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됐어?”

“모르겠어. 거리가 너무 멀어.”


미확인 물체가 마나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마법부 대학원생들의 마나 감지로는 흙먼지 너머의 상황을 정확하게 알 수 없었다.

기감이 뛰어난 기사부 대학원생들도 거의 1km 밖에 있는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웠고.


다들 흙먼지가 자욱한 곳에 시선이 집중됐을 때 흙먼지를 가르고 에반의 행글라이더가 솟구쳐 올랐다.


*****


“다들 고개 들고 좀 봐봐. 하늘에서 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으니까.”


에반의 말에 카일과 아리아는 고개를 살짝 들고 눈을 떴다.


거대한 고딕 양식의 성채.

솟아있는 뾰족한 첨탑들.

회백색 외벽에 새겨져 있는 룬 문자들.

본관 중앙에 걸려 있는 거대한 마법 시계탑.

일러스트를 빼닮은 루티오 아카데미가 눈앞에 펼쳐졌다.


하지만 두 사람의 감상 시간은 짧았다.

본관 첨탑의 마법진 중 하나가 발동되면서 주황빛으로 바뀌었기 때문.


“설마?”

“저 마법진은 괜찮아. 감시용이니까.”


에반의 말을 듣고 두 사람은 안심했다.

하지만 그 안심도 10초를 채 가지 못했다.

마법진의 색깔이 변했기 때문.


“푸른색은 방어 마법진이잖아!”


아리아의 비명에 가까운 목소리가 허공에 울려 퍼졌다.


“우릴···안 쏘겠지?”

“음···기도하면 안 쏘지 않을까?”

“그게 무슨 말이야, 에반.”


에반의 말을 듣고 카일은 직감적으로 이 비행의 마지막이 좋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제발 쏘지 마세요!”


아리아는 이미 열렬한 기도를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의 간절한 기도는 아마 닿지 않는 듯했다.


푸른색 점이 진해지는 것을 본 에반이 나지막하게 말했다.


“슈리엘.”

“재밌는 일이 있어?”


[자연력이 50 소모 됩니다. 650/1,000]


실프의 청소년 버전인 바람의 중급 정령 슈리엘.

중급 정령은 아직 소환만으로도 자연력이 소모되기에 신중하게 소환하는 에반이지만, 지금은 자연력을 아낄 상황이 아니었다.


“에반, 다 계획이 있지?”


아리아는 중얼거리고 있는 에반을 바라보며 물었다.


“꽉 잡아.”

“뭘?”

“가로바 말이야. 동아줄이라고 생각하고 절대 놓지 마.”


싱긋 미소 짓는 에반.

그 미소에 불안감을 느낀 아리아가 다시 물었다.


“뭘 하려고오오아아악!”


아리아의 세상이 갑자기 90도로 꺾였다.

슈리엘의 돌풍에 행글라이더 오른쪽 날개가 꺾이면서 짜릿한 비행이 시작됐다.


-콰과과광-


마법진에서 발사된 마나 광선의 폭발음은 아리아의 귀를 먹먹하게 만들었다.

동시에 밀려드는 흙먼지에 아리아는 눈을 감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눈을 감아도 몸이 붕 뜨는 감각은 사라지는 게 아니었다.


“[정령 결속]”


에반은 흙먼지 때문에 시야가 가려지자, 슈리엘의 시선에서 주변 상황을 살피며 빠르게 판단을 내렸다.

그 판단에 두 사람은


“으아아아악!”

“꺄아아아악!”


아낌없이 비명을 질렀다.

위장이 입으로 나오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은 두 사람은 온 힘을 다해 가로바를 꽉 쥐었다.


다시 한 번 빛나는 마법진.

그리고 섬광.


“끄아아아아!”


이번에는 위로 몸이 붕 뜨는 두 사람.

에반이 실프로 다시 밀어 넣지 않았으면 정말 추락하는 한 마리의 새가 됐을지도 모르겠다.


곡예비행을 하다 보니 매서운 바람이 얼굴을 후려쳤다.

마나 광선이 대지와 충돌할 때마다 발생하는 충격파.

슈리엘의 강렬한 돌풍.

아래로 떨어질 때 발생하는 가속도.


바람의 3단 콤보가 두 사람의 피부를 사정없이 할퀴고 갔다.

특히, 아리아의 머리카락은 거의 채찍처럼 본인 얼굴을 때리고 있었다.

하지만 아픔을 잊을 정도로 아리아의 세상은 빙글빙글 돌았다.


카일의 세상도 돌고 있었다.

검을 쥐던 손으로 어렵지 않게 가로바를 붙잡고 있었지만, 어지러움 때문에 미쳐버릴 지경.

그저 아침을 먹지 않았다는 사실에 감사하고, 제발 에반이 실수하질 않길 기도할 뿐.


에반은 폭풍 속에서도 비행한 경험을 살려서 차분하게 행글라이더를 몰았다.

물론, 본인만 차분한 것 같았다.

헝클어지고 일그러진 양옆 사람과는 비교되는 상황.


어찌저찌 땅에 상당히 가까워졌지만, 속도가 줄지 않은 상태.

이번에는 두 번 연속으로 번쩍이는 섬광.


“돌아라!”


[자연력이 50 소모 됩니다. 500/1,000]


이번에는 슈리엘의 말처럼 아예 360도 돌아버렸다.

카일과 아리의 의식도 돌아버렸고.


“워후!”

“슬슬 피하기 어려워질 것 같은데?”


에반도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완벽했던 360도 회전.

본관과의 거리는 점점 가까워지고 있지만, 슈리엘의 말처럼 회피하는 것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었다.

경우의 수는 두 가지.

격추되거나 아니면 건물 벽에 가깝게 붙어서 첨탑 마법진 발사각에서 벗어나거나.


빙글빙글 도는 세상에서 아리아의 두 눈에 푸른 점이 보였다.


‘엄마, 아빠···.’


여기서 죽는 건가 싶어서 마지막 기도를 올리는 아리아.

그때 하나의 신형이 푸른 점과 행글라이더 사이에 끼어들었다.


-카앙, 콰과과광-


폭발음에 앞서 낯선 소리가 들렸다.

기사부 대학원생이 오라 소드로 마나 광선의 경로를 틀어버린 것.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제대로 본 사람은 세 사람 중에 에반뿐이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에반은 시험 감독관들이 이 사태를 수습하려고 한다는 걸 알아차렸다.


에반은 회전을 멈추고 전속력으로 건물로 돌진했다.

그런 행글라이더를 정조준하는 마법진.


-위이잉-


이번 광선은 더욱 푸른 빛이 짙었다.

반드시 미확인 비행 물체를 격추하고자 하는 마법진의 의지.


-치이익-


하지만 그 의지는 실현되지 못했다.

로브가 땀에 다 젖을 정도로 부리나케 뛰어온 마법부 대학원생들이 마나 공급을 차단했기 때문.


“속도 줄여야 해!!”


마나 광선을 쳐낸 기사부 대학원생이 외쳤다.

대학원생들의 마법으로 돌진하는 행글라이더와 같은 위력의 돌풍을 일으키는 건 어렵지 않았지만, 그랬다가는 안에 타고 있는 신입생들이 다칠 확률이 100%.

제발 비행 물체를 조종할 힘이 남아있기를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자연력이 100 소모 됩니다. 200/1,000]


행글라이더가 건물 벽에 충돌하기 전에 90도로 세워지면서 아슬아슬한 평행 비행에 성공했다.

충돌에 대비해 건물 근처에서 대기 중인 대학원생들의 머리카락이 강한 바람에 흩날렸다.


“슈리엘, 두 사람을 받아줘.”


[자연력이 50 소모 됩니다. 150/1,000]


-드드드드-


땅과 부드럽게 마찰하면서 행글라이더가 멈췄다.

본관 정문 앞에 멋들어지게 착륙한 에반은 날개 밑에 죽은 듯이 널브러진 두 사람을 보며 안도했다.


“휴.”


행글라이더 날개 밖으로 나간 에반은 주변에 수많은 시선을 느꼈다.

몇몇 대학원생들은 허겁지겁 에반에게도 뛰어왔다.


눈앞에 보이는 룬 문자가 새겨진 건물 벽.

루티오 아카데미 본관에 도착했다는 게 실감 났다.


“안녕하세요, 선배님들.”

“와아아아아!”

“신입생이 멀쩡하다!”



*****



[1등: 에반 ]


어쩌다 보니 1등을 했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대학원생들의 다소 격렬한 환호도 받았다.

[대학원생들의 호감도가 상승합니다. 0% → 50%]


무사히 도착해 줘서 정말 고맙다는 인사를 받을 정도였으니 호감도도 많이 올랐다.

아마 내가 안 다치고 본관에 도착해서이지 않을까.

사실, 방어 마법진은 잘못 한 게 없긴 하다.

미확인 물체를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게 더 이상한 일.


[아카데미 수업 자유이용권을 획득했습니다.]

[1학년 기숙사 최고층 1인실 이용권을 획득했습니다.]


하지만 카일과 아리아는 이러한 성과의 기쁨을 즐기기도 전에 시험 감독관들이 회복실로 보냈다.

작지 않은 심적인 충격이 있었나 보다.

그래도 호감도가 떨어지지 않아서 다행이다.


[현재 메인 시나리오 에피소드 1의 진행률은 10%입니다.]


웬일로 6%나 올랐다.

역시, 1등을 하는 게 좋은 건가.

하지만 등수에 집착하는 건 좋지 않다.

중요한 건 정령사 스킬을 계속 올려서 내실을 다지는 것.


대학원생들에게 물어본 결과 내 예상대로 아카데미에는 정령부가 없다.

거지 같은 시스템 같으니라고.

그나마 하급 정령사일때는 시스템이 퀘스트를 가져다줬다.

바람 1만 시간 동안 맞기, 물속에 1만 시간 동안 있기 등 다소 정신 나간 퀘스트였지만.

어쨌든 일종의 정해진 커리큘럼 같은 것이 있었는데 중급 정령사가 되면서 그런 것도 싹 없어졌다.


그렇다고 손 놓고 시스템만 기다릴 수는 없다.

이 게임은 자유도가 높다.

꼭 정해진 루트를 통해서만 강해질 수 있는 게 아니고, 다른 방식으로도 깨달음이나 기연 같은 걸 얻으면 성장할 수 있다.


실제로 나도 제작, 채광, 요리 같은 걸 하면서 정령 친화력이 오르기도 했고, 아카데미까지 걸어오면서도 친화력과 자연력이 계속해서 올랐다.

경험상 정령사는 절대 골방에서 책보고 공부하고 암기한다고 실력이 오르지 않는다.

직접 자연 속에서 경험하고 체험하고 하는 방식이 맞다.


그러려면 여러 부를 돌면서 교수나 교수 조교에게 일일이 찾아가 수강 신청을 해야 하는데···.

아까 보니 대학원생들이 대거 밖에 나와 있어서 이 시험이 종료될 때까지 묶여있을 것 같았다.

원래는 그렇지 않은데 아마 교장 때문이겠지.

교수들은 대부분 개강 전에는 아카데미에 없을 거고.


하지만 탐험부 교수면 무조건 있다.

이 교수는 대륙 각지에서 가져온 희귀 식물을 기른다고 아카데미를 떠나는 거의 없으니까.

교수가 관리하는 온실에 가면 만날 수 있을 것 같았다.


탐험부는 미지의 지역을 탐사하는 탐험가를 육성하는 학부.

여러 수업이 매 학기 열리지만, 수강생은 적다 못해 없는 편.

다들 기사나 마법사나 연금술사가 되고 싶어 하지 탐험가가 되고 싶은 학생은 극히 드물었다.


탐험부 수업 중 매 학기 열리는 수업이 있다.

[희귀 식물 관리학]

식물 기르기?

대수림에서 15년간 살다 온 정령사에겐 어렵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단순히 식물을 기를 생각은 없다.

나에게 필요한 식물을 길러낼 볼 계획이니까.

그러려면 별로 내키진 않지만, 교수의 호감도를 올려놓을 필요가 있다.

수업의 방향을 내가 원하는 쪽으로 유도할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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