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급 드래곤을 병아리로 착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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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시최
작품등록일 :
2024.09.04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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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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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7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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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각성자 스카우트, 윤향해

DUMMY

[ 김진솔 님의 공략 점수 : S급, 2145점 ]

[ 축하합니다. 크레이더슨 던전 1층, 명예의 전당 1위에 오르셨습니다. ]

[ 1위 : 김진솔 / 2145점 ]

[ 2위 : 문도은 / 2144점 ]

[ 3위 : 제로니모 / 1455점 ]

[ 4위 : 검신 / 1393점 ]


[ 명예의 전당에 오르실 별명을 적어주세요. ]

[ 본명으로 진행하겠습니까? ]


나는 잠깐 시스템 앞에서 얼어붙었다.

뇌리의 사고가 멈췄다.


‘나 뭔데?’


나 점수가 왜 이렇게 높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물론 고블린이 한방에 나가떨어지긴 했다만······.

마음먹고 클레이더슨 던전을 공략하는 고인물들도 웬만해선 고블린 정도는 원콤낼 텐데.

내가 그들과 뭐가 다르다고?

심지어 문도은 헌터와 단 1점 차이······.


문도은.

대한민국 2등 길드, 흑령의 S급 헌터.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S급 각성자가 고작 6명뿐인 걸 감안하면, 그녀는 국가권력 급의 위력을 지닌 헌터이다.


‘그녀의 별명은 어둠의 마검사.’


마치 그녀가 휘두르는 검술이 흑마법 같다는 이유로 붙은 별명이다.

한참 고교 시절, 나 역시 그녀의 영상을 찾아보며 한동안 푹 빠져있었다.


‘아니, 그것보다!’


정신이 번쩍 돌아왔다.

그녀와 1점 차이 밖에 나지 않는 내 공략 점수.

믿기지 않는 사실이지만, 어쩌다 보니 이게 현실이었다.


우선 여기서 나가자······.

어두침침한 동굴 탓인지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질 않는다.

슬슬 스산한 기운도 몸을 감싸온다.

나는 시스템을 다시 확인했다.


[ 명예의 전당에 오르실 별명을 적어주세요. ]

[ 본명으로 진행하겠습니까? ]

[ 예 / 아니오 ]


본명?

······아니.


‘내 본명으로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


불필요한 길드와의 접촉이 생길 수도 있고.

문도은 헌터의 눈초리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뒤라도 안 밟히면 다행이다.

더욱이, 내 이름이 세간에 알려지면 각성자로서의 책임도 따르게 된다.

그러나 난 아직 그런 책임을 질 만한 힘도 없다.


‘나는 이제 막 각성한 지 이틀 차 라고···.’


게다가 말도 안 되는 EX급 스킬에, 초월급 소환수까지.

해외 각성자 브로커들에게 생체실험이라도 안 당하면 다행이다.


너무 예민하게 구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각성자 커뮤니티나 헌터 뉴스를 조금만 찾아봐도, 실종된 각성자에 대한 기사가 즐비했다.

아직 나를 경호해 줄 길드도 없었고,

괜한 이목이 쏠리느니 우선 가명을 쓰자.

나중에 충분한 힘이 생긴 다음에 유명해져도 늦지 않을 테니까.

조급해하지 말자.


“삐야아아앙?”


이 병아, 드래곤과 함께라면 앞으로의 성장은 무궁무진할 거야.

스스로 결연한 다짐을 하며 시스템에 뜬 [ 아니오 ] 를 클릭했다.


[ 각성자 별명을 적어주세요. ]


음···.

잠시 고민하다 결정했다.


[ 드래곤 ]


그래.

가명은 드래곤으로 하자.


‘너희가 알고 있는 병아리가 사실 초월급 드래곤이다!’


라는 취지는 아니고.

그냥 멋있잖아. 내 소환수가 신화에서나 나올 법한 드래곤이라는 게.

그렇게 별명을 입력하고 확인을 눌렀다.


[ 드래곤 님, 명예의 전당 1위에 등단을 축하합니다! ]

[ 1위 : 드래곤 / 2145점 ]

[ 각성자님의 임의의 능력이 순위를 유지 기간 동안 상승합니다. ]

[ 각성자 데이터, Loading······. ]


순위를 유지 기간 동안 임의의 능력이 상승한다라.

역시 내가 알고 있던 사실과 다름없었다.

과연 어떤 능력이 오를까 궁금해하는 찰나.

시스템에서 푸른 빛이 흘러나와 내 몸에 흡수되었다.


[ 명예의 전당 특수 효과로 각성자 님의 최대 마력이 50% 상승합니다. ]

[ 110 → 165 ]


특수 효과는 최대 마력 50% 상승이었다.


“50% 상승?”


퍼센트로 증가라···.

앞으로 드래곤의 레벨을 올려 최대 마력을 높인다면.

꽤나 기하급수적으로 마력이 늘어나겠어.

마력이 생명줄인 마법사에게 이보다 완벽한 보상이 있을까.

곧이어 던전 보상 관련 시스템과 함께 보상이 우르르 쏟아졌다.


[ 각성자님의 크레이더슨 던전 1층, S급 공략 보상이 주어집니다. ]


「 보상 」

— S급, 달콤한 사탕 1개

— A급, 푸른숲의 단검

— C급 마석 5개


“와.”


이게 S급 공략 보상인가?

1층 치고는 너무 후하잖아?

푸른숲의 단검은······마법사인 내게 어울리지 않으니 거래소에 내놓아야겠다.

A급 단검 정도면, 어마어마한 돈을 벌 수 있다.

C급 마석은 뭐. 모아두면 돈도 되고, 마법사의 심장에 좋다는 포션 재료로도 쓸 수 있으니 일단 보관해 두자.


문제는 S급 보상이었다.


‘달콤한 사탕이 뭔데?’


나는 인벤토리에 들어온 달콤한 사탕을 클릭했다.


「 달콤한 사탕 」

— 등급 : S급

— 분류 : 소환수의 간식

— 소환수가 사탕 등급에 따른 경험치를 얻습니다.


“삐약! 삐삐! 삐야야악!”


내 인벤토리를 본 드래곤이 미친 듯이 날뛰기 시작했다.


“이거 너한테도 보이는 거였냐?”

“삐약!”


전투에서 경험치 얻은 것만으로도 신나 하더니, 이젠 아예 간식까지 달라고 야단이다.

이거, 간식으로 조련도 가능할 것 같은데?

드래곤 조련 한 번 해봐?


“손.”

“삐약.”


너 드래곤 맞긴 한 거야?

녀석은 당연하다는 듯 내게 손을 내밀었다.


“반대 손.”

“삐약삐약.”


어이가 없다.

내가 알던 전설 속의 드래곤이 맞냐고.

아무리 갓난아기 수준의 해치 드래곤이라지만, 너무 위엄이 없잖아.

안 되겠다.


“너는 해치 드래곤 동안엔 별명이 ‘병아리’야. 알겠어?”

“삐약! 삐약! 삐야아아악!”


아예 각 잡고 병아리라 놀리면 싫어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별명이 생겨 좋아 죽겠다는 표정이다.

나는 달콤한 사탕을 하늘 높이 던졌다.


“삐야아아앗!”


이럴 때는 초월 드래곤급 반사신경이네.

천장에 닿을 듯 높이 던졌는데, 눈 깜짝할 새 날아가 물었다.


“삐······.”

“어때? S급 달콤한 사탕의 맛이?”

“삐야아아악!”


병아리가 사탕을 씹자마자 허공에 멈췄다.

그러더니 시스템 창이 시야를 가렸다.


[ 소환수 레벨이 상승합니다. ]

[ Lv 4 → Lv 8 ]


[ 소환수의 레벨 상승에 따라 각성자의 최대 마력이 상승합니다. ]

[ 110 → 150 ]


「 정보창 」

— 각성자 : 김진솔

— 등급 : F

— 마법 계열 : 소환

— 마력 : (70/225)

(최대 마력 150, 명예의 전당 50% 효과 적용)


소환수 레벨업에, 최대 마력 증가까지.

벌써 최대 마력이 225나 됐다.

몇 분 전만 해도 100이었는데.

말 그대로 마력이 기하급수적 성장이다.

이거, 공략할 맛 나잖아?

갑자기 대견해 보이는 병아리를 쓰다듬으며 던전을 빠져나왔다.


“분위기 좀 살필 겸, 공용 사냥터에 들러볼까?”


***


서울특별시 종로구.

대한민국 3위 길드, 화이트실드 사옥.

화이트실드의 각성자 스카우트 윤향해는 이른 아침부터 열을 올리고 있었다.


“아니, 이게 몬스터의 흔적이라고요? 너무 단순한 추측 아닌가요?”


화이트실드의 수뇌부.

홍보팀 실장은 그녀의 의견을 반박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향해 씨. 향해 씨 같으면 그런 능력을 갖췄는데 공용 사냥터에서 사냥을 하겠습니까?”

“그건 장담할 수 없죠. 거기다 아직 마수라는 정확한 증거도 없고. 헌터정부조차 불명확한 증거만 내세우고 있잖아요.”

“인간이라는 증거도 없잖아요. 확률에 기반한 추측일 뿐이죠. 마수, 혹은 마인일 확률이 높으니까. 그리고 마족이 아닐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보이면, 대중들의 불감증은 더 심해질 겁니다. 헌터정부도 나름의 생각이 있을 거예요. 나라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인데.”

“그건······.”

“향해 씨의 마음 이해합니다. 하지만 일단 향해 씨도 참으세요. 스카우트로서의 생각은 알겠지만, 아직 확실한 증거가 없어요. 우린 정부 정보에 따른 기사만 내는 겁니다.”

“아무리 그래도······!”


윤향해는 홍보팀 실장이 올린 불명확한 기사에 분노가 치솟았다.


“아니, 이게 몬스터라니. 말이 돼?’


사무실로 돌아와서도 그녀의 의문은 가시지 않았다.


[ 클레이더슨 의문의 마족, 우연한 사각지대에······ ]


아니, 몬스터가 우연찮게 사각지대에서 스킬을 사용했다고?

그것도 고작 고블린을 잡으려고?


“말도 안 돼.”


물론 마족들 사이에도 위계질서가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들끼리 무의미한 전투를 벌일 확률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것도 하필이면 정부의 관할인 클레이더슨 던전 공용 사냥터에서.

이건 분명 인간, 각성자의 소행임이 분명하다.


유일한 단서, 카메라에 담긴 마지막 불길.

그것은 마법사의 마법, 혹은 헌터의 스킬일 게 분명했다.

윤향해는 인맥을 총동원하여 불과 관련된 기술을 쓰는 각성자들을 리스트업하여 연락을 취했다.


“············.”


그러나 그녀는 원하는 답을 얻지 못했다.

최근 그들 중 클레이더슨의 공용 사냥터에 들어간 이가 없었던 것이다.


결국 윤향해는 의자에 걸려있던 겉옷과 취재용 카메라를 챙긴 채 회사를 나섰다.

백문이 불여일견.


‘내가 직접 가봐야겠어.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하기 전까진 아무도 안 믿을 거야.'


*


“사람들이 많네.”


이번 이슈 때문인지, 클레이더슨 던전 공용 사냥터는 인파로 북적였다.

윤향해의 시선이 특히 한 무리에 꽂혔다.


“저기는 왜 저렇게 붐비지?”


공용 사냥터의 휴식 공간에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유명한 각성자라도 왔나 보네. 우리 길드 사람인가?”


윤향해는 자연스럽게 가방에서 6mm 카메라를 꺼냈다.

혹시 모를 정보를 얻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인파를 뚫고 들어간 그녀는 예상 밖의 광경에 당황했다.


“아구 귀여워!”

“만져봐도 돼요? 제가 본 생물 중 가장 귀여운 거 같아요?”

“이거 진짜 소환수 맞아요? 어떻게 얻었어요? 던전에서 얻을 순 없나요?”

“펫 스크롤 같은 것으로는 못 얻나?”

“이름이 뭐예요? 귀여워!”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병아리같아.”


이게 뭐야?

사람들은 정체불명의 남자가 데리고 있는 병아리 소환수에 열광하고 있었다.

물론, 윤향해 역시 병아리를 카메라에 담았다.

그녀 역시 귀여움에 빠져들었다.


“어떻게 말을 이렇게나 잘 듣지? 처음 보는 케이스네.”


사람 손길을 피하기는커녕 오히려 배를 까며 더 만져달라고 울고 있다.


“삐야아아아앗!”


윤향해도 병아리를 만지며 흠뻑 빠져버렸다.


‘그런데······그럼 이 남자는 마법사인가?’


순간 직업병이 발동해 소환수보다 각성자에 관심이 쏠린 윤향해는 소환자에게 살짝 속삭였다.

다른 이들이 듣지 못하도록.


“마법사님?”

“네?”

“혹시 이번 사건에 이 병아리가 관련 있나요?”


윤향해는 말과 달리 환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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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월급 드래곤을 병아리로 착각당했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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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 차원 게이트 NEW 10시간 전 16 1 11쪽
15 (2) 바보 병아리 24.09.17 32 2 11쪽
14 (1) 바보 병아리 24.09.16 38 4 12쪽
13 (2) 누가 제 던전을 건든 것 같아요. +1 24.09.15 43 6 11쪽
12 (1) 누가 제 던전을 건든 것 같아요. 24.09.14 56 4 11쪽
11 (2) Lv10 병아리 +1 24.09.13 66 5 12쪽
10 (1) Lv10 병아리 24.09.12 62 5 11쪽
9 (2) 운명의 주사위를 굴리는 자 24.09.11 63 6 11쪽
8 (1) 운명의 주사위를 굴리는 자 24.09.10 72 4 11쪽
7 (1) 먹이(Nourishment) 24.09.09 80 6 12쪽
6 (2) 각성자 스카우터, 윤향해 24.09.08 85 6 11쪽
» (1) 각성자 스카우트, 윤향해 24.09.07 91 7 11쪽
4 (3) 드래곤 맞아? 24.09.06 103 6 11쪽
3 (2) 드래곤 맞아? 24.09.05 147 6 11쪽
2 (1) 드래곤 맞아? 24.09.04 197 7 12쪽
1 프롤로그 24.09.04 199 9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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