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급 드래곤을 병아리로 착각당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새글

준시최
작품등록일 :
2024.09.04 19:33
최근연재일 :
2024.09.18 17:21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1,351
추천수 :
84
글자수 :
76,922

작성
24.09.13 10:16
조회
66
추천
5
글자
12쪽

(2) Lv10 병아리

DUMMY

「 정보창 」

— 각성자 : 김진솔

— 등급 : F

— 마법 계열 : 소환

— 마력 : (9/360)

(최대 마력 180, 명예의 전당 100% 효과 적용)


*


「 마법 」

1. 미니 브레스

— 등급 : EX

— 설명 : 봉인된 불멸의 브레스를 발현합니다.

— 부가 효과

a. 범위가 소폭 증가 합니다. (10Lv) (마력 소모량 5 증가)

— 소환수가 일정 레벨에 도달할 시 부가적인 효과를 부여받습니다.


*


2. 드래곤의 강철비늘

— 등급 : EX

— 설명 : 각성자의 특정 신체 부위가 즉시 드래곤의 비늘로 변합니다. 강력한 방어력과 내구성을 갖게 됩니다.

— 쿨타임 : 5초

— 효과 : 선택 부위의 방어력이 50,000% 증가.

— 지속 시간 : 1초. 이후 원래 상태로 돌아온다.

— 소환수가 일정 레벨에 도달할 시 부가적인 효과를 부여받습니다



*


「 소환수 : 드래곤(Dragon) 」

— 등급 : 초월

— 성장 : 해치

— Lv : 10


“우와아아···.”


나는 침대에 누워 멍하니 시스템 창을 감상했다.

아니, 감탄했다.


‘한 번에 이렇게 많은 능력을 얻을 수 있다니···!’


우선 첫 번째.

미니 브레스의 범위 증가.

소폭 증가에 불과한 아쉬운 효과였으나, 그 강력한 브레스라면 말이 다르다.

‘소폭’ 이라는 단위가 어느 정도를 의미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브레스 자체가 파괴적인 위력임은 분명하니까.

소폭이어도 대만족이다.


‘그것보다 10Lv을 달성하니까, 부가적인 효과가 붙었네.’


아마도 5Lv, 아니면 10Lv 단위로 부가적인 효과가 붙은 모양이다.


“삐야?”


그리고 두 번째.

드래곤과 연관된 또 다른 스킬을 배웠다.


「 드래곤의 강철비늘 」


내가 선택한 신체 부위를 순식간에 드래곤의 비늘로 변화시키는 마법이란다.

드래곤의 비늘?


“삐야!”


옆에서 병아리가 툭툭 친다.

뭐야?

상당히 의기양양한 표정이다.

자신이 전승한 마법을 지금 즉시 사용해 보라는 표정 같은데.


“삐.야.”


이내, 내 속마음을 읽은 병아리가 고개를 끄덕인다.

예. 예.

병아리는 천진난만한 웃음을 지으며 방바닥을 경쾌하게 뛰어다닌다.


“후우······.”


나는 눈을 감았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드래곤의 강철 비늘을 떠올렸다.

그러자, 푸른 마력이 정신을 가득 메웠다.

마력은 내면을 격렬히 헤집어놓았다.


—치지직!


번개처럼 연쇄작용을 일으키는 마력.

우뇌로 뻗기도 하고, 좌뇌로 뻗기도 하며 머릿속을 간지럽혔다.

이내 마력의 흐름이 갑작스레 멎었다.


‘······마력이 안정을 찾았어.’


불완전하던 마력은 사라지고, 정제된 마력만이 두뇌를 거쳐 심장으로 흘러 들어갔다.

아주 순수한 마력임이 느껴진다.

그때였다.

오른팔에 의식을 집중하자 피부가 벗겨지는 듯한 이질적인 감각이 전해졌다.

······—! 강철 비늘의 감각.


“후······.”


나는 천천히 눈을 떴다.


“삐야?”


대박.

의식을 집중했던 팔꿈치 부분이 정말로 드래곤의 단단한 비늘로 변모한 것이다.

나는 꺼두지 않은 정보창을 재빨리 확인했다.


— 마력 : (9/360)


— 마력 : (5/360)


정확히 4의 마력이 소모된 것을 확인했다.

나는 더 넓은 범위의 강철비늘을 의식했다.

그 순간 심장에서 마력이 격류처럼 솟구쳐 올랐다.


찰나의 순간.


오른팔 전체가 드래곤의 비늘로 변모했다.

······!


‘아.’


그러나 자세히 보니 완벽한 변모는 아니었다.


나는 오른팔 전체의 변모를 의식했으나,

손가락과 삼각근 부위는 여전히 인간의 피부를 유지하고 있었다.


‘마력의 부재겠지.’


마력이 부족하여 그런 것일 터.


— 마력 : (5/360)


— 마력 : (0/360)


예상대로 보유한 마력이 0이었다.


‘마력만 여유롭다면 어느 부위든 강철 비늘을 발현할 수 있겠네.’


1초 후, 드래곤의 비늘로 변했던 오른팔이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거, 미니 브레스에 버금가는 개사기 마법 같다.

이제 보니 강철 비늘 역시 등급이 EX 급이었다.


선택 부위의 방어력이 50,000% 증가.

지속시간 1초.

쿨타임 5초.


‘대박이다······!’


마법사가 가진 유일한 단점.

유리 몸에서 벗어난 것이다.


“삐야아?”


나는 감격에 젖어 기특한 병아리를 감싸안았다.


“삐야!!!!삐야!!”


미니 브레스와 드래곤의 강철비늘.

이 두 마법만으로도 A급 마법사까지는 순식간에 도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내가 아직도 F급인게 의아할 정도.


‘뭐, 때가 되면 알아서 오르겠지.’


내 품 안의 병아리를 하늘로 들어 올렸다.

마치 애기를 들어 올릴 때처럼 말이다.

그리고 물었다.


‘너는 언제 진화하냐?’


이 녀석은 아직 드래곤의 초기 형태인, 해치.

해치는······정확한 정보를 찾을 순 없었지만,

진화 단계상 해츨링보다도 더 이전 단계일 것이다.


“삐야. 삐야.”


꼭 붙잡힌 채 병아리가 고개만 끄덕인다.

맞구나.

해츨링도 드래곤의 유아기라던데,

해치는 얼마나 초기 단계인 거지?


“삐야! 삐야!”


해치라는 건, 어쩌면 아직 드래곤이 아닌 거 아닐까.

늘 그렇듯 내 손에 들린 이 ‘드래곤’은 드래곤의 모습이 아니었다.

언제나처럼 병아리 그 자체였다.


“삐야아아아!”


병아리는 자신이 병아리가 아니라고 열심히 부정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너가 병아리처럼 생긴 걸 어떡해.”

“삐이······.”


서운해하긴.

아! 그러면.


나는 무심코 병아리에게 물었다.

딱히 아무 생각도 거치지 않고.


“그럼 언제 해츨링으로 진화하는 거야?”


그러자, 갑자기 침묵이 흘렀다.

병아리는 무표정으로 능청맞게 주변을 둘러봤다.

마치 아무것도 못 들었다는 듯이.


“말 못 하는 거야?”


평소에도 느끼긴 했지만, 병아리는 모든 질문에 답해주진 않았다.


가령, 마력이 어떻고. 간식이 어떻고. 미니 브레스가 어떻고 등.

지금 내게 주어진 능력 안에서는 거의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방금처럼 아직 정해지지 않은, 내가 모르는 미래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 대답하지 않는다.


“이런 건 대답 못 해주는 거냐?”


삐약.

울음도 없이 고개만 끄덕인다.

알았어.

예민한 질문은 안 할게.


“삐야···.”


고마워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쳇. 쓸모없는 자식.”


나는 병아리를 천장 높이 던지고 이불 속으로 기어들어 왔다.

그리고 내일 일정을 짰다.


‘내일 던전 3층을 공략해야겠다.’


새로운 스킬과 효과.

3층에서 직접 시험해 봐야겠다.

나는 그렇게 다짐하며 눈을 감았다.


······.

······.


창에 비친 달빛이 방을 은은하게 비출 때.

병아리, 아니 드래곤도 어느새 내 이불 속으로 들어왔다.


“삐이···.”


축 처진 모습이 미안하다는 표정 같은데.

뭘 미안해할 게 있다고.

이 정도 능력으로도 충분하다.

그 이상은 내 욕심에 불과하다.

애초에 그런 욕심을 부린 적도 없고.


······온갖 망상과 함께 서서히 밀려오는 졸음에 눈을 감았다.


***


[ 13 : 18 ]


땅을 지지는 열기가 무르익을 무렵.

나는 클레이더슨 던전 앞에 도착했다.

입구에 서서 천천히 몸을 풀었다.


“삐야아아아아앙!”


그리고 저어 멀리.

샛노란 꼬리를 찰랑이며 무리의 시선을 사로잡은 한 조류가 있다.

그 존재는 어마무시하게도 초월급 드래곤.

그러나 사람들은 초월급 드래곤을 병아리로 착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별명은 병아리다.

나는 멀리서 휘파람을 불었다.


“휘이—!”


보통 이러면 주인을 따라오는 법인데.

저 녀석은 내게 일절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짝! 짝! 짝!”


박수도 연이어 쳐봤지만, 여전히 무심한 반응뿐이었다.


‘저들은 저게 뭐가 그렇게 신기할까.’


하프 플레이트 아머를 장착한 헌터.

장검을 허리춤에 메고 있는 헌터.

체인메일 갑옷을 걸친 헌터.

당장에 스테이크라도 썰 것처럼 생긴 포차드를 들고 있는 헌터.

만화 속 중세의 여검사들이 자주 들던 레이피어를 걸친 여헌터까지.


병아리는 그들의 열렬한 환호 속에서 재롱을 떨고 있었다.

결국 나는 직접 병아리르 붙잡아 던전으로 데려갔다.


“삐약! 삐야아아아앍!”

“따라와. 앞으로 마력 안 준다?”

“삐야아아앙······.”


마력을 안 준단 위협에 고개를 푹 숙이는 병아리.

역시 짐승은 간식으로 달래야한다.

나는 이미 지친 기색으로 입구 시스템에 손을 얹었다.


[ 공용 사냥터 ]

[ 클레이더슨 1층 ]

[ 클레이더슨 2층 ]

[ 클레이더슨 3층 ]

[ ··· ]



“준비됐지?”

“삐야앙!”


— 마력 : (55/360)


—슈우우우웅. 쿠구구궁.


우여곡절 끝에 우리는 3층에 입성했다.

이전 층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풍경.

똑같은 동굴의 모습이다.

다만 한 가지 특이점이라면, 시야가 어둡지 않다는 것.

시작부터 앞이 환히 보였다.

나는 천천히 발을 내디디며 슬슬 마력을 움직였다.


‘느껴진다.’


체내에 잠들어 있던 마력들이 온몸을 유영하기 시작했다.

마력을 온몸으로 느끼며 오른팔을 휘휘 돌리던 중,

정면에서 공간을 압도하는 힘찬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꾸오와아아아아아아아!”


이 목소리는?


쿵쿵! 팍!

팍! 쿵쿵!


정면에서 자신의 가슴을 격렬히 두드리며, 철통같은 하체로 지면을 거세게 내리치는 마수가 등장했다.


‘오우거.’


인간을 실제로 포식하는 괴물.


지금 내가 보고 있는 오우거는 하(下)급 마수로 인간를 잡아먹을 정도는 아니겠지만,

중급 이상의 오우거만 돼도 인간을 주식(主食)으로 삼는다고 한다.

나는 그런 오우거와 눈을 마주쳤다.


“꾸오? 끄아아아아아아!”


귓전을 찢는 듯한 오우거의 포효에, 사방에서 오우거의 발소리가 울려 퍼졌다.

좋다.

내가 원하던 그림이다.


“덤벼라.”


정면에서 8마리의 오우거가 지축을 박차며 나를 향해 달려왔다.


***


군집을 이룬 8마리의 오우거.

그들의 눈에는 당당히 걸어오는 한 인간이 먹잇감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침을 질질 흘리며 이성을 잃은 채, 그들은 인간을 에워쌌다.


먹잇감.


오우거들은 동시에 느꼈다.

눈앞에 잘 익은 먹잇감이 자신을 먹어달라 애원하고 있다.

대장 오우거를 필두로하여 8마리의 오우거가 한 명의 인간을 에워쌌다.


“구오오오오!”


오우거 8마리가 포효하며 일제히 달려들었다.


‘···!’


그러나 그들의 이빨이 인간에게 닿는 순간,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구오오오오오오오오!

—구오오오오오오아!

—꾸꾸오오오오오!

—꾸오오와오오!

—꾸오오오오오···.

—꾸오오오오···?

—꾸오오오?

—꾸오···



처음엔 맹렬했던 포효가 점차 의문으로 바뀌더니, 마침내 당혹감으로 가득 찬 신음으로 변했다.


“구오···!”


인간을 물어버린 오우거들의 이빨이 산산조각 났다.

욕심을 부린 오우거부터, 의문을 품은 오우거까지.

대장을 제외한 7마리에 달하는 오우거들이 전부 앞니를 잃은 것이다.


“구오오오오!”


뒤로 물러서는 오우거.

그제서야 그들은 깨달았다.

이건 결코 인간의 피부가 아니었다.


······자신들이 모르는 고등체의 비늘이었다.


이내, 그 비상한 비늘은 다시 평범한 인간의 피부로 돌아왔다.

오우거들은 당황했다.

그들의 혼란이 극에 달했다.


“오우오오오···.”


그때, 대장 오우거가 울부짖으며 땅에 몽둥이를 내리쳤다.


“꾸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하위 개체들이 전부 길을 열었다.


대장 오우거는 몇 초간의 준비 자세 후,

번개 같은 속도로 인간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결과는 똑같았다.

대장마저 앞니를 잃었다.


“꾸오······.”


너무 힘이 들어간 탓에, 대장의 얼굴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뭉개져 버렸다.


“큭······크크크큭.”

“삐야아! 삐야아!”


그들의 웃음소리에 오우거들은 서로를 마주 보며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인간과 그 옆의 하찮아 보이는 짐승이 신나게 웃어대는 것이다.

오우거들의 뿔이 격렬히 떨리며 피부가 울그락불그락 움직이기 시작했다.


“꾸오오오오오오오!”


분노와 굴욕감이 뒤섞인 아우성.

그들은 방심한 인간에게 일제히 달려들었다.

이빨을 모두 털린 채로.


“꾸오오오오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초월급 드래곤을 병아리로 착각당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6 (1) 차원 게이트 NEW 10시간 전 16 1 11쪽
15 (2) 바보 병아리 24.09.17 32 2 11쪽
14 (1) 바보 병아리 24.09.16 38 4 12쪽
13 (2) 누가 제 던전을 건든 것 같아요. +1 24.09.15 44 6 11쪽
12 (1) 누가 제 던전을 건든 것 같아요. 24.09.14 56 4 11쪽
» (2) Lv10 병아리 +1 24.09.13 67 5 12쪽
10 (1) Lv10 병아리 24.09.12 62 5 11쪽
9 (2) 운명의 주사위를 굴리는 자 24.09.11 63 6 11쪽
8 (1) 운명의 주사위를 굴리는 자 24.09.10 72 4 11쪽
7 (1) 먹이(Nourishment) 24.09.09 80 6 12쪽
6 (2) 각성자 스카우터, 윤향해 24.09.08 85 6 11쪽
5 (1) 각성자 스카우트, 윤향해 24.09.07 91 7 11쪽
4 (3) 드래곤 맞아? 24.09.06 103 6 11쪽
3 (2) 드래곤 맞아? 24.09.05 147 6 11쪽
2 (1) 드래곤 맞아? 24.09.04 197 7 12쪽
1 프롤로그 24.09.04 199 9 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