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급 드래곤을 병아리로 착각당했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새글

준시최
작품등록일 :
2024.09.04 19:33
최근연재일 :
2024.09.18 17:21
연재수 :
16 회
조회수 :
1,359
추천수 :
84
글자수 :
76,922

작성
24.09.11 17:12
조회
63
추천
6
글자
11쪽

(2) 운명의 주사위를 굴리는 자

DUMMY

「 단검 주문서 (계열 : 도박) 」

— 등급 : S급

— 분류 : 주문서, 단검

— 설명 : 운명의 주사위를 굴리는 자, 그 손에 운명의 단검을 쥐리라.


— 효과

1. 대상 단검의 모든 기존 효과 및 능력치를 완전히 제거합니다.

2. 새로운 도박형 효과를 부여합니다. (매 공격 시 1~777 사이의 무작위 공격력 적용.)


— 주의사항

1. 한 번 사용하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 (거래 및 교환 불가)

2. 운이 좋으면 천상의 일격을, 운이 나쁘면 속절없는 일격을 선사할 것입니다.

3. 본 주문서는 C급 이상의 단검에만 적용할 수 있습니다.



나는 의아한 표정으로 주문서를 바라봤다.

세상에 이런 주문서가 다 있나?

주문서 계열이 도박이라는 것부터 뭔가 수상하긴 했다.

처음에는 주문서의 성공 확률이 도박이라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공격력 자체가 도박의 대상이었다.


‘설마 그 내용이 문자 그대로 ‘도박’ 일 줄이야.’


나는 천천히 그 내용을 음미했다.

······황당하네.


“그러니까, 단검의 모든 속성을 백지화하고 새로운 도박형 효과를 부여한다? 게다가 1부터 777 사이의 무작위 공격력이라고?”


최근 획득한 A급 단검의 추가 공격력이 +70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아무리 무작위라 해도 777 공격력은 가히 압도적인 수치였다.


‘70 이상의 공격력만 나와도 본전 뽑는 거 아닌가?’


사실상 확률 조작이 없다면 70 이하의 공격력이 나올 확률은 고작 10% 정도.

즉, A급 단검 이상의 데미지를 입힐 수 있는 확률이 무려 90%나 되는 셈이다.

나는 참을 수 없었다.

흥분을 억누를 수 없었다.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이미 마음은 주문서를 사용으로 기울어져 있었다.


“아아. 그 전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커뮤니티에 주문서 관련 정보를 검색했다.


[ 단검 주문서 ]

[ 확률 주문서 ]

[ 확률 ]

[ 단검 확률 ]

[ S급 주문서 ]


계열 불문하고 S급 주문서의 평균값은 거의 1억 원대.

특히나 무기와 관련된 주문서의 가격은 배로 뛰었다.


“흠······없네?”


그러나 내가 찾고자 하는 S급 도박 주문서에 관한 정보는 전무했다.


“설마 내가 처음인 건가?”


그럴 리는 없겠지.

아마 이 주문서를 얻은 모든 각성자가 유혹을 이기지 못했을 것이다.


‘나 역시도 순간 못 참을 뻔했으니까.’


쓰는 게 이득일지.

파는 게 이득일지.

기회비용을 따져보려 했지만 딱히 참고할 만한 정보가 없었다.


‘쯧. 어떡하지.’


골머리가 아파온다.

결단의 시간이다······!


“그냥 주문서를 바르고 단검은 종결짓자. 그리고 앞으로의 수익은 전부 마력 템에 투자하는 거야.”

“삐야아아아!”


병아리도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정답이 없는 딜레마에 깊이 빠질 필요는 없다.

그냥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면 되지.

직관에 따를 뿐.

그렇게 나는 스스로 합리화했다.


‘괜찮겠지? 평타 이상이 나올 확률이 95%니까···!’


그 자리에서 주저 없이 단검을 꺼내 들었다.


[ C급 치명적인 단검에 「 단검 주문서 (계열 : 도박) 」 를 부여하시겠습니까? ]

[ 경고 : 복구 불가 ]

[ 예 / 아니오 ]


“예.”


나는 단호하게 ‘예’ 버튼을 클릭했다.

그러자 주문서에서 황금빛이 우아하게 흘러나왔다.


—수으으으으. 번쩍!


황금빛에 휩싸인 단검이 찬란하게 빛났다.

이윽고, 단검에는 신비한 기운이 깃들었다.


“삐야아아아?”


병아리도 신기한 눈으로 쳐다본다.

나는 즉시 시스템을 열어 단검의 변화를 확인했다.


「 치명적인 단검 」

— 등급 : C급

— 분류 : 한손단검

— 효과 : 단검 치명타 확률 50% 증가

— 공격력 : +20

— 마력 + 10


에서,


「 치명적인 단검 」

— 등급 : S급

— 분류 : 한손단검

— 효과 : 새로운 도박형 효과를 부여합니다. (매 공격 시 1~777 사이의 무작위 공격력 적용.)

— 설명 : 운명의 주사위를 굴리는 자, 그 손에 운명의 단검을 쥐리라. 운이 좋으면 천상의 일격을, 운이 나쁘면 속절없는 일격을 선사할 것입니다.


“오호.”


단검의 이름을 제외한 모든 정보가 수정됐다.

무려 등급은 S급.

그러나······.


‘이런.’


간과한 점이 있었다.

치명적인 단검에 부여되어 있던 서브스텟, 마력 +10 효과가 사라졌다.


— 마력 : (2/340)


마력 10의 손실로 인해,

최대 마력이 20 감소했다.

순간, 괜히 했나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아니다.’


곧 마음을 다잡았다.

마력 정도야 앞으로 장비도 맞추고 돈도 투자하면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

드래곤의 성장은 아직 시작도 안 했고.


“후우. 한 번 써볼까?”


나는 곧장 단검을 들고 허공을 갈랐다.


“삐야아아!”


뭔가 단검도 더 무거워진 기분.

마침, 주변에 견고해 보이는 바위 세 덩이가 눈에 들어왔다.


“테스트하기 좋아 보이네.”


나는 첫 번째 바위를 향해 단검을 휘둘렀다.


“흐아아아악!”


까앙—!


[ 공격력 4에 당첨되었습니다. ]


아오!

격통이 손을 관통했다.

손이 저리다.

바위는 고사하고 단검이 부서지지 않은 것에 감사해야 할 지경이다.


“아오, 계속 아프네. 공격력 4? 고작 4? 이건 꽝인가?”


나는 연이어 옆에 있던 바위를 힘차게 내리쳤다.


“흐아압!”


까앙—!


[ 축하합니다! 공격력 770에 당첨되었습니다. ]


—퍼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구그그그그!


“삐야아아아아아아!”


아니······뭐야?


—쿠구구구구구궁······.


큰일이다.

땅이 꺼졌다.

예상을 뛰어넘은 파괴력에 아연실색했다.


“아니, 뭐야?”


바위는 온데간데없고, 내가 내리친 자리에 거대한 싱크홀이 생겼다.

뭐야······?

던전 속의 던전을 만들어버린 꼴이다.


“큰일 날뻔했네.”


다행히도 던전층 내부는 외부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대박.


“이게 공격력 770의 위력······?”


세 번째 바위까지 시험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이미 극과 극을 경험한 터였다.


“······확률이 아예 극악인 건 아니네.”


하지만 그것이 무슨 대수랴.

애초에 이 주문서를 사용할 때부터 나는 각오했다.


“All in or Nothing”


모 아니면 도.

죽거나 죽이거나.

승부수를 던진 이상, 후회는 무의미하다.


“흥.”

“삐야?”


······라고 허세 가득하게 떠들어봤지만···!

실상은 다리가 후들거린다.

지리기 일보 직전이다.


“빨리 나가자······.”


불안정해진 지반 때문에 내가 서 있는 땅마저 서서히 꺼지기 시작했다.


“삐야아아아아!”


병아리가 자꾸만 내 등을 쪼아댄다. 이 병아리 새끼!


“미안해. 달콤한 사탕은 집에 가서 줄게.”

“삐야아아아아아!”

“이러다 죽는다고! 이 녀석아!”


나는 황급히 탈출구로 달려가 도망치듯 빠져나왔다.


“삐야!”


***


황혼의 노을이 서서히 지평선 너머로 잠겨갈 무렵.

화이트실드 사옥 내부는 소란에 휩싸여 있었다.


“이탈리아에 파견 나가 있던 문도은이 입국 즉시 서해로 향했다고 합니다.”

“흑령의 문도은이 다시 서해에 출현했다고? 확실한 정보 맞아?”


그들은 분주히 현 상황을 분석하며 의견을 교환했다.


“예. 저희 길드 정보원 아시지 않습니까. 무조건입니다.”

“보고는. 설마 본부장님한테도 보고한 건 아니지?”

“예. 그럴 리가요. 절대 안 했습니다.”

“······그래.”

“부장님 저희도 남습니까?”

“아니······. 별일 없을 거다. 먼저들 퇴근하게.”


화이트실드 헌터관리부장 이재헌.

이재헌은 주간 근무임에도 퇴근을 미룬 채 이 소동의 근원을 파악하고자 애썼다.


클레이더슨 던전의 여왕······문도은이 또다시 서해에 모습을 드러낸 이유는 무엇일까.

아무도 그 진의를 꿰뚫지 못했다.


‘정확한 원인을 모르겠어······.’


지금 당장 이재헌의 추론으로는 두 가지의 가능성이 대두되었다.


1. 누군가 문도은의 명예의 전당을 건드렸다.


2. 최근 이슈가 된 클레이더슨 마족의 행방을 알아냈다.


‘흠, 문도은의 명예의 전당을 꺾을만한 각성자?’


이재헌은 머리를 굴렸다.


‘에이, 말도 안 돼. 그런 각성자가 있을 리가.’


그렇다는 건.


‘설마······며칠 전 논란이 된 클레이더슨 마족의 행방을 눈치챈 건가?’


만약 그렇다면 사태는 심각하다.

화이트실드가 그 마족의 행방을 추적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인력을 투입하고 있는데······!


현장에 남겨진 불길의 흔적.

그을린 벽자국.

산산조각 난 바위.

정체불명의 발자국.


이러한 증거들을 토대로 화이트실드는 상위급 마족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진행 중이었다.

정부의 허가를 받아 던전까지 가행하며, 국가보다 한발 앞서 나가고 있었다.


[ 화이트실드, 클레이더슨 던전 본격 조사. A급 마법사 대거 투입. ]

[ 속보, 화이트실드 측. “국가 안보에 위협이 감지될 시 S급 마법사 투입 예정 ]

[ 화이트실드,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이번 사건을 화이트실드가 해결함으로써 명성을 드높일 절호의 기회인데.

이재헌은 미간을 찌푸렸다.


‘문도은이 아무런 조짐도 없이 갑자기 클레이더슨 던전으로 가다니.’


그녀의 행보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더군다나 그녀 정도의 세력이 움직일 정도면 ‘흑령’ 길드에선 이미 마족의 정체를 간파한 것은 아닐까?

이재헌은 사무실에서 안절부절못했다.


‘흑령은 도대체 어떻게 파악한 거지?’


이번 일에 전혀 관여하지 않는 줄 알았는데.

괜히 어둠의 조직이라는 별칭이 붙은 게 아니었다.

자신조차도 파악하지 못한 사실을,

어둠의 그림자가 이미 파악한 것이다.


“제기랄! X발! 뭐냐고!”


이재헌은 확신에 이르렀다.

그들이 마족의 정체를 파악했다고.


화이트실드는 2위.

흑령은 3위.

이번 사건이 만약 흑령의 손아귀에서 놀아난다면, 길드의 순위변동은 불가피할 것이다.

이재헌은 터질 듯한 머리를 감싸 쥐었다.


어떻게 해야 하나.

어떻게 이번 일을 무마해야 하는가.


스마트폰을 켠 이재헌은 연락처 목록을 열었다.


‘헌터본부장, 김산덕.’


본부장에게 보고를 올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쉽지 않다.

흑령 길드에 예민한 김산덕에게 보고했다간 이번 일이 어떤 끝을 맺을지 예측 불가다.

최악의 경우······이 길드에 더 이상 내 자리가 없을지도.


‘하.’


극심한 갈등에 시야마저 흐려졌다.


“X발!”


그때였다.


끼익—!


누군가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왔다.


“누군데 노크도 없이······!”


이재헌은 성난 목소리로 내뱉던 호통을 급히 삼켰다.

불같이 치솟던 분노를 간신히 억눌렀다.


“왜요? 노크해 드릴까요? 자, 여기. 똑. 똑.”


이윽고, 그녀와 마주한 이재헌은 자신의 시야가 게워짐을 느꼈다.


“향, 향해씨······!”


스카우트, 윤향해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초월급 드래곤을 병아리로 착각당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6 (1) 차원 게이트 NEW 11시간 전 16 1 11쪽
15 (2) 바보 병아리 24.09.17 32 2 11쪽
14 (1) 바보 병아리 24.09.16 38 4 12쪽
13 (2) 누가 제 던전을 건든 것 같아요. +1 24.09.15 44 6 11쪽
12 (1) 누가 제 던전을 건든 것 같아요. 24.09.14 56 4 11쪽
11 (2) Lv10 병아리 +1 24.09.13 67 5 12쪽
10 (1) Lv10 병아리 24.09.12 63 5 11쪽
» (2) 운명의 주사위를 굴리는 자 24.09.11 64 6 11쪽
8 (1) 운명의 주사위를 굴리는 자 24.09.10 73 4 11쪽
7 (1) 먹이(Nourishment) 24.09.09 81 6 12쪽
6 (2) 각성자 스카우터, 윤향해 24.09.08 86 6 11쪽
5 (1) 각성자 스카우트, 윤향해 24.09.07 91 7 11쪽
4 (3) 드래곤 맞아? 24.09.06 105 6 11쪽
3 (2) 드래곤 맞아? 24.09.05 148 6 11쪽
2 (1) 드래곤 맞아? 24.09.04 197 7 12쪽
1 프롤로그 24.09.04 199 9 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